정윤재와 심하온의 결혼이 기정사실로 되고, 정민재는 심하온을 형수라고 불러야 했다.하지만 정민재는 형수 대신 하온 씨라 불렀다.사람들이 그 이유를 묻는다면, 아직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으니, 호칭도 바뀌지 않았다고 말하면 그만이었다.그리고 심하온은 그러한 호칭에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그날엔 일정이 있어서 못 갈 것 같아요.”사실 아무리 중요한 영화라 할지라도 심하온이 직접 시사회까지 참석할 필요가 없었다.정민재도 그걸 모르진 않았다.단지 일말의 희망을 품고, 한 번이라도 더 심하온을 만날 수 있길 바랄 뿐이었다.하지만 결국은 이뤄질 수 없는 소원이었다.“무슨 얘기 중이에요? 분위기가 좋네요.”주서경이 어느샌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정민재는 주서경을 슬쩍 보다가 무시했다.기억 속 당숙모는 강약약강인 사람이었고, 매너도 없고 성품도 별로였다.정민재는 이런 사람과는 상종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심하온은 주서경을 몰랐고 정씨 가문의 먼 친척 어른이겠거니 생각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몰래 고개를 돌려 정윤재에게 물었다.“이 분은 누구셔?”정윤재는 무표정으로 주서경을 바라보았고, 그때 주서경이 갑자기 심하온의 손을 덥석 잡더니 친한 척을 했다.“난 윤재 당숙모 주서경이라고 해. 하온 씨, 아니 하온아, 반가워.”심하온은 낯선 사람이 지나치게 가깝게 다가오는 게 부담스러웠고 살짝 인상을 찌푸린 채로 주서경에게 잡혔던 손을 빼냈다. 그리고 애써 예의를 차려 말했다.“당숙모님, 안녕하세요.”“아까부터 인사하러 오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어서 지금 왔어.”주서경은 웃는 얼굴이었지만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두 사람 정말 잘 어울리네. 축하...”“주서경!”말을 끝내기도 전에 누군가에 의해 말이 끊겼다.연미정이 굳은 얼굴로 다가와 쌀쌀맞게 말했다.“여기에서 지금 뭐 하는 거예요!”아까 연미정에 미움을 샀던 주서경은 목을 살짝 움츠렸다.“별건 아니고... 그냥 윤재랑 하온이랑 인사 나누고 싶어서요. 축하도 해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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