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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의 아내: Chapter 971 - Chapter 980

1070 Chapters

제971화

“뭐라고? 무슨 일이야?”채건이 큰소리로 물었다.“설명할 시간 없어! 빨리 나와 봐!”황해진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듣기만 해도 겁에 질려 있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배다현과 채건의 얼굴이 동시에 굳었다.“진짜 무슨 일 난 거 같은데. 빨리 올라가 보자.”배다현이 성혜림을 힐끗 바라봤다.“그럼 이 여자 어떡해?”“지금 저 꼴인데 혼자 둬도 도망 못 가!”채건이 이를 악물었다.“밖에 진짜 문제 생겼으면 지금 저 여자 챙길 상황이 아니야. 빨리 올라와!”배다현은 잠시 망설였다.하지만 채건은 더 기다리지 않고 계단으로 뛰어 올라갔다.“너 안 올 거면 말고! 진짜 일 터졌는데 혼자 살겠다고 하지 마!”결국 배다현도 불안한 마음으로 뒤따라 올라갔다.어쩌면 황해진이 또 혼자 겁먹고 헛짓하는 걸 수도 있었다.두 사람이 지하실에서 올라오자, 황해진은 출입구 근처에 멍하니 서 있었다.손에는 맥주가 든 비닐봉지가 들려 있었다.하지만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입술은 공포 때문에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뭐 때문에 사람 놀라게 해? 무슨 일이야!”배다현이 버럭 소리쳤다.황해진은 입술만 감빨았다.“저... 저기...”“뭐 저기야! 말 좀 해!”채건 역시 짜증 섞인 목소리로 다그쳤다.그 순간, 어디선가 갑자기 여러 그림자가 튀어나왔다.채건과 배다현이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두 사람은 그대로 바닥에 눌렸다.“움직이지 마! 경찰이다!”우렁찬 고함에 채건은 그 자리에서 오줌이라도 지릴 듯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배다현 역시 거의 기절 직전이었다.덜덜 떨며 고개를 들자, 어느새 눈앞에는 수많은 사람이 서 있었다.경찰, 경호원들, 의료진, 그리고...차에서 막 내린 소유영도 있었다.소유영은 심하온과 함께 차에서 내리자마자 배다현을 발견했다.순간 그녀의 눈빛에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치솟았다.“역시 너였어. 배다현!”그 말을 듣는 순간, 배다현은 직감했다.‘끝났다.’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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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소유영은 정신없이 달려갔다.엄마에게 아직 숨이 붙어 있다는 걸 확인한 순간, 가슴이 미어질 만큼 아프면서도 동시에 안도감이 밀려왔다.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성혜림의 몸을 묶고 있던 밧줄을 풀었다.눈을 가린 천을 벗기고, 마지막으로 입에 붙은 테이프까지 조심스럽게 떼어냈다.“엄마... 괜찮아요? 저예요, 유영이... 엄마, 제가 너무 늦었어요. 죄송해요...”소유영의 목소리가 끝내 울먹였다.성혜림은 힘겹게 눈을 떴다.“유영아...”“엄마!”“난 괜찮아... 걱정하지 마...”간신히 그 말을 남긴 성혜림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하지만 어머니를 찾은 뒤로 소유영은 오히려 이전보다 침착해졌다.그녀는 급히 의료진을 불렀다.함께 들어왔던 의료진은 곧 성혜림을 들것에 조심스럽게 옮겨 눕히고 곧바로 지하 사무실 밖으로 이동했다.성혜림은 당장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야 했다.소유영 역시 당연히 함께 따라갔다.지하실 밖으로 나온 뒤, 소유영은 수갑이 채워진 배다현을 차갑게 노려보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감히 우리 엄마를 납치해?”그녀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배다현, 각오해. 널 평생 감옥에서 못 나오게 만들어 줄 테니까.”배다현은 본능적으로 되받아치려 했다.하지만 ‘평생 감옥’이라는 말이 들리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납치, 감금, 협박, 금품 요구....소유영이 유능한 변호사를 붙인다면 정말 평생 감옥살이를 할 수도 있었다.무엇보다 이제 그녀에겐 뒤를 봐줄 사람도 없었다.그동안은 소정빈만 믿고 버텨왔지만, 이제 소정빈이 자신을 도와줄 리 없었다.오히려 더 짓밟지 않으면 다행이었다.두 아들... 소현민은 이미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상태였다.소규민은 그나마 낫지만 그마저도 소유영이라는 여우한테 완전히 빠져 있었다.결국 다 황해진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 멍청한 배신자가 일부러 자신들을 밖으로 유인해 경찰에게 넘겼다고 말이다.배다현의 독기 어린 시선을 느낀 황해진은 겁먹은 얼굴로 움찔했다.억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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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다행히 상황이 아주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응급처치 이후 상태는 빠르게 안정됐다.의사는 소유영에게 차분히 설명했다.“큰 문제는 없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다만 며칠은 충분히 안정을 취해야 해요.”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덧붙였다.“이번 일로 정신적인 충격이 꽤 크신 것 같아요. 가족분들이 곁에서 잘 돌봐주시고, 트라우마가 남지 않도록 신경 써 주세요.”“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소유영은 연신 고개를 숙였다.“별말씀을요.”병실 안, 성혜림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소유영은 병상 곁에 앉아 어머니를 바라봤다.초췌해진 얼굴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미어질 듯 아팠다.그래도 무사히 구해냈다.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숨이 조금은 쉬어졌다.이번 일 동안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이 떠올랐다.곁을 지켜준 심하온, 그리고 정윤재에게 마음속 깊이 감사했다.잠든 성혜림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자, 소유영은 얼른 손을 뻗어 한 손으로 어머니 손을 꼭 잡고, 다른 손으로는 조심스럽게 미간을 펴주었다.“엄마, 이제 괜찮아요.”그녀가 작게 속삭였다.“제가 있잖아요. 다 끝났어요.”잠시 후 성혜림의 표정은 다시 편안해졌다.소유영은 그제야 숨을 내쉬었다.그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강한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예전에 소정빈의 외도를 알게 됐을 때도, 빠르게 정신을 다잡고 이혼을 결심했다.그리고 자신과 딸의 몫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워냈다.하지만 납치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평범하게 살아온 사람이 어떻게 그런 일을 겪고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겠는가.놀라고 무너지는 게 당연했다.어머니가 깊이 잠든 걸 확인하자, 소유영 역시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다.어머니가 납치된 뒤부터 그녀의 신경은 단 한 순간도 풀어진 적이 없었다.그런데 이제야 겨우 마음이 놓이자 그녀는 병상 옆에서 잠들어 버릴 뻔했다.그때 문득 심하온과 정윤재가 밖에 있다는 게 떠올랐다.소유영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 밖으로 나갔다.두 사람은 아직도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아주머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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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심하온과 정윤재는 병원을 떠났다.하지만 소유영은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봤다.이번에 배다현과 채건의 은신처를 이렇게 빨리 찾아낸 것도 전부 심하온 덕분이었다.심하온은 문득 채건이라는 존재를 떠올렸고, 그 사실을 바로 경찰에 전달했다.배다현이 납치범일 가능성이 크다면, 채건 역시 공범일 확률이 높다고 했다.배다현 혼자서 이런 일을 벌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게다가 아이의 진술에서도 남자들이 개입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소유영이 제공한 사진을 토대로 경찰은 금세 채건의 신상을 찾아냈다.그리고 그가 예전에 작은 회사에 다녔던 기록도 확인했다.물론 그 회사는 이미 오래전에 폐업하고 수사까지 받은 상태였다.경찰은 바로 그 회사가 있던 장소로 갔지만, 처음엔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그러나 아이가 진술했던 내용도 수사에 큰 도움이 됐다.경찰은 승합차가 달아난 방향을 따라 주변 CCTV를 전부 뒤졌다.범인들은 최대한 감시카메라를 피해 움직였지만, 지금 시대에 완벽하게 흔적을 지우는 건 불가능했다.특히 한 부유한 사업가가 최근 매입한 거리 하나가 결정적이었다.그 거리에는 납치 하루 전에 새 CCTV가 설치됐는데, 범인들은 그 사실도 모른 채 아무렇지 않게 그 길을 지나가며 그대로 찍혔다.그 단서를 따라 추적한 끝에, 경찰은 결국 폐업한 회사 조사 결과와 연결점을 찾아냈고, 마침내 그 지하 사무실 위치를 특정해냈다.경찰은 우선 사복형사 한 명을 보내 조심스럽게 접근했다.그리고 안쪽에서 사람 움직이는 소리를 확인했다.문제는 장소가 지하였다는 점이었다.성혜림이 아직 인질로 잡혀 있었기에 함부로 진입했다간 범인들이 극단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었다.경찰이 진입 방법을 논의하던 그때, 근처에서 잠복 중이던 형사들이 황해진을 발견했다.황해진이 맥주를 사러 나왔다.사실 경찰은 채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황해진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황해진은 전과 기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조사 결과, 그는 잔혹하거나 대담한 인물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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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잠에서 막 깬 탓에 순간 현실감이 흐릿했다.하지만 곧 정신이 돌아왔다.‘소규민.’소유영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굳었다.“누가 들어오랬어?”그녀는 싸늘하게 내뱉었다.“당장 나가.”하지만 소규민은 움직이지 않고 아무 말 없이, 그저 무겁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그녀 눈 속에 담긴 감정을 똑똑히 읽을 수 있었다.혐오, 그리고 증오...방금 그런 일을 겪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그걸 알면서도 가슴이 아팠다.소규민의 침묵은 오히려 소유영의 화를 더 키웠다.그녀는 침대 위 베개를 집어 그대로 던졌다.“나가라고 했잖아! 말 안 들려?”베개가 소규민 몸에 맞고 떨어졌지만 그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소유영은 더 화가 치밀었다.뭔가 단단한 걸 집어 던지고 싶었지만 병실 안엔 마땅한 게 없었다.그때, 소규민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미안해.”소유영은 비웃듯 말했다.“미안해?”그녀 눈빛이 얼음처럼 식었다.“난 그 세 글자 안 필요해.”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말했다.“내가 원하는 건 배다현이랑 채건이 평생 감옥에서 썩는 거야. 죽을 때까지.”그리고 차갑게 덧붙였다.“그리고 넌 그 사람들 아들이잖아. 소규민.”그녀의 목소리에는 노골적인 적의가 담겨 있었다.“그런 네가 어떻게 내 앞에 얼굴 들고 나타나?”사실 소유영은 아직도 이번 사건에 소규민이 얼마나 연관돼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다.만약 소규민 역시 가담했다면 그녀는 절대 그를 용서하지 않을 생각이었다.마치 소유영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소규민이 낮게 말했다.“난 정말 몰랐어.”그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엄마가 이런 짓까지 벌일 줄은 진짜 몰랐어. 알았으면 무조건 막았어.”소유영은 싸늘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그래서?”그녀가 차갑게 되물었다.“결국 일은 벌어졌잖아.”소유영의 눈가가 붉어졌다.“우리 엄마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하온이랑 정 대표님, 그리고 경찰분들 아니었으면 아직도 그 사람들 손에 붙잡혀 있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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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6화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있는 소유영은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다.“소규민, 너 진짜 미쳤어?”그녀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쏘아붙였다.“차라리 그때 내가 널 도와주지 말 걸 그랬어! 그냥 그 사람들한테 맞아 죽게 놔둘걸!”사실 그녀는 어머니 납치 사건 자체를 소규민 탓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었다.꿈에서 자기 이름을 불렀다고 해서 배다현의 범죄가 정당화되는 건 아니니까.하지만 소규민이 꿈속에서까지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화가 났다.‘대체 무슨 생각인 건데? 네가 한 번 도와줬고, 소규민도 나를 도와준 적이 있으니까 그걸로 둘 사이에 무슨 특별한 감정이라도 생길 거라 착각한 건가?’“너 진짜 미친놈이야.”소유영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소규민은 뺨을 맞고도 화내지 않고 그저 조용히 그녀를 바라봤다.그의 눈도 붉어져 있었다.한참 뒤, 그가 자조하듯 웃었다.“맞아. 나 미친놈이지.”그는 낮게 덧붙였다.“어쩌면 이 얘기 안 하는 게 맞았을지도 몰라. 그래도 너한테 숨기고 싶진 않았어.”“꺼져.”“푹 쉬어. 갈게”소규민은 마지막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결국 돌아서 병실을 나갔다.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소유영은 힘이 빠진 듯 뒤로 주저앉았다.사실 예전부터 눈치채지 못한 건 아니었다.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고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그런데 지금 문득 깨달았다.자신은 마음 한구석에서 계속 소규민이 이번 일과 관련 없기를 바라고 있었다는 걸.‘왜 그런 바람을 가졌던 걸까.’만약 소규민도 공범이었다면 그냥 대가를 치르게 하면 되는 일 아닌가.소유영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어머니를 해친 사람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라는 걸.아마 그래서였을 것이다.소규민만큼은 자신이 직접 무너뜨려야 하는 대상이 아니길 바랐던 것이다.소유영은 고통스럽게 입술을 깨물었다.미쳐버린 건 소규민만이 아니었다....심하온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그대로 쓰러져 잠들었다.성혜림이 무사히 구조됐고 큰 이상도 없다는 걸 확인한 뒤라, 이제야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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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7화

월주시에서 자신을 노렸던 청부살인 사건, 그 일에도 공민서가 연관돼 있었다.그녀는 절대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나현아는 이미 체포됐으니 이제 공민서도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했다.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월주시 사건에서 공민서는 모든 죄를 나현아에게 떠넘겼다.통화 기록이나 나현아 진술만으로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기 어려웠다.하지만 상관없었다.공민서 같은 인간이 깨끗하게 살았을 리 없으니 다른 방향으로 파고들면 반드시 뭔가 나올 것이다.공민서는 절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고 심하온은 확신했다.“무슨 생각 해?”뒤에서 들려온 정윤재의 목소리에 심하온은 휴대폰을 내려놓고는 몸을 돌려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기분이 조금 나아진 탓인지, 그녀는 일부러 장난스럽게 말했다.“윤재 씨 생각.”정윤재가 눈썹을 살짝 올리며 웃었다.“난 지금 네 옆에 있는데?”“그게 뭐?”심하온이 당당하게 말했다.“옆에 있으면 생각하면 안 돼?”그녀는 일부러 능청스럽게 덧붙였다.“윤재 씨는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진짜 모르는구나.”그 순간, 정윤재의 눈빛이 확 깊어지더니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왔다.입 맞추려는 의미가 너무 노골적이었다.심하온은 깜짝 놀라 재빨리 손으로 그의 입을 막았다.“뭐 하려고?”정윤재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심하온은 피식 웃었다.“나 이제 병원 가야 하거든? 아주머니 보러.”정윤재 표정이 눈에 띄게 시무룩해져 괜히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다.하지만 오늘의 심하온은 확고했다.“그런 표정 지어도 안 통해. 얼른 일어나. 병원 가야 해.”정윤재는 자신의 입을 막고 있던 그녀의 손을 천천히 잡아 내리고는 낮고 유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아까 했던 말 다시 한번만 해주면 보내 줄게.”“응?”심하온은 잠시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였다.“방금 네가 한 말.”정윤재가 낮게 말했다.심하온은 눈을 몇 번 깜빡이다가 방금 자신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정말 이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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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8화

성혜림은 웃으며 말했다.“납치됐을 때는 솔직히 무서웠지. 그런데 지금은 다 끝났잖니. 너도 이렇게 내 옆에 있고.”그녀는 딸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엄마를 그렇게 약한 사람으로 보는 거야?”“그럴 리가요.”소유영이 바로 고개를 저었다.“우리 엄마가 얼마나 강한 사람인데요.”그때, 간병인이 다가와 소유영 귀에 작게 뭔가를 속삭였다.순간 소유영 얼굴이 굳더니 눈빛에 노골적인 혐오감이 스쳤다.“왜 그래?”성혜림이 걱정스레 물었다.“무슨 일 있어?”“아무 일 아니에요.”소유영은 바로 일어섰다.“엄마, 저 잠깐만 나갔다 올게요. 푹 쉬고 계세요. 진짜 별일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고요.”간병인에게 어머니를 부탁한 뒤 병실 밖으로 나온 소유영은 복도 끝에 서 있는 사람을 보자마자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소정빈이었다.“유영아.”소정빈이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지만 소유영은 곧바로 병실 문을 닫아버렸다.“여긴 왜 왔어요?”목소리도 표정도 얼음처럼 차가웠다.“당연히 네 엄마 보러 왔지!”소정빈이 급히 말했다.“무사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유영아, 나 잠깐만 들어가서 얘기 좀 하게 해주면 안 되겠니?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소유영의 입가에 비웃음이 걸렸다.“걱정했다고요?”그녀는 차갑게 되물었다.“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그럼 당연하지! 아무리 그래도 부부였는데, 그런 큰일이 났으니 내가 어떻게 안 걱정했겠어?”그는 마치 정말 그런 사람인 것처럼 말했다.소유영은 그 얼굴을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당신은 그렇게 연기하면서 안 역겨워요?”그 말에 소정빈이 눈을 크게 떴다.“너... 어떻게 아버지한테 그런 말을...”“내가 당신이랑 말 섞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알아요?”소유영이 냉랭하게 잘라 말했다.“빨리 가요. 우리 엄마 귀찮게 하지 말고. 여기 와서 위선 떨지 말라고요.”“무슨 위선이야? 난 진짜 네 엄마 걱정했어! 나도 계속 사람 써서 찾으려고 했다고! 못 찾았을 뿐이지!”그는 억울하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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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소정빈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너...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해? 난 네 아버지야!”“맞아요. 내 아버지죠.”소유영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런데 동시에 나랑 엄마를 배신한 사람이기도 해요. 그러니까 난 절대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그녀는 병실 문고리를 잡았다.“가세요. 안 가면 사람 불러서 내보낼 거예요. 그때 가서 체면 다 구기지 말고.”말을 끝낸 소유영은 미련 없이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그리고 단호하게 문을 닫아버렸다.소정빈은 분노에 얼굴이 새파래졌지만 곧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방금 소유영 눈빛은 농담이 아닌 것 같았다.진심이었다.지금 소유영은 서진 그룹 내 입지가 상당했고 보유 지분도 적지 않았다.정말 마음먹고 주주들과 손잡는다면 자신을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게다가 그녀의 뒤에는 심하온까지 있었다.소정빈은 뒤늦게 엄청난 후회를 느꼈다.‘차라리 며칠 동안이라도 성의 있는 척이라도 할걸.’그랬다면 소유영이 이렇게까지 돌아서진 않았을지도 몰랐다.정말 사람 불러 쫓아낼까 봐 겁이 난 그는 황급히 몸을 돌렸다.그런데 몇 걸음 가지도 못해 앞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걸음을 멈췄다.고개를 들자 심하온과 정윤재가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순간 소정빈의 얼굴이 파랐게 질렸다.이 두 사람만 보면 이제는 진짜 두피부터 저려왔다.그래도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웃으며 입을 열었다.“정 대표님, 심...”인사를 끝내기도 전에 심하온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의 옆을 지나쳐 갔다.심하온이 소정빈을 무시했으니 정윤재 역시 그를 상대할 이유가 없었다.두 사람은 정말 그를 공기 취급하며 지나쳐 갔다.소정빈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리며 가슴속 깊은 곳에서 짙은 모멸감이 치밀어 올랐다.차라리 심하온이 화를 내며 따지거나 비웃었으면 나았을지도 몰랐다.이렇게 존재 자체를 무시당하는 건 오히려 더 견디기 힘들었다.하지만 불만이 있다고 뭘 할 수 있겠는가.설마 저 두 사람 앞에서 감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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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0화

심하온이 정윤재를 돌아봤다.“지금 공민규는 잡혀가고 공석훈 회장까지 쓰러졌으니 윤조 그룹 꽤 흔들리겠는데?”정윤재도 옅게 웃었다.“얼마나 흔들릴지는 모르겠지만.송서준 입장에서는 복수하기 딱 좋은 타이밍이긴 하지.”심하온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그러게. 아마 지금쯤 송서준도 이미 소식 들었겠지.”공재범은 병실 안으로 들어섰다.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 있는 공석훈을 보자 곧바로 다가갔다.“아버지. 괜찮으세요?”“콜록... 난 괜찮다. 그보다 내 병세 알려지지 않게 막아.”공석훈은 숨을 고르며 말했다.“이미 오는 길에 처리했어요.”공재범이 곧바로 답했다.“다만 갑자기 쓰러지신 거라... 아마 이미 꽤 많은 사람이 알았을 거예요. 아까 복도에서 심하온 씨랑 정윤재도 봤고요.”그 말에 공석훈 얼굴이 확 굳었다.한동안 침묵하던 그는 결국 낮게 말했다.“이제 와 어쩔 수 없지. 너 어서 회사로 돌아가. 쿨럭...”공석훈은 한참 기침하고 나서 다시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네 형은 저 상태고 나까지 쓰러졌으니 분명 틈타 움직이려는 놈들이 나올 거다. 너 조심해. 무슨 일이 있으면 당장 나한테 알리고.”공재범의 표정이 굳었다.“하지만 아버지 상태가 지금...”“난 됐다! 여긴 사람 붙여놨으니 넌 회사부터 챙겨. 그리고 민규 보석 문제도 최대한 빨리 처리해.”공재범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공석훈은 그런 아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너도 참 많이 달라졌구나.”공재범은 담담히 웃었다.“이 정도 일 겪고도 계속 예전처럼 철없는 망나니로 살 순 없잖아요.”그 대답이 마음에 든 듯 공석훈은 여러 번 고개를 끄덕였다.이후에도 회사 관련 지시를 몇 가지 더 내린 뒤 그가 말했다.“됐다. 너 먼저 회사로 가. 이따 네 누나도 보내 줄게. 옆에서 도와줄 거야.”‘누나’라는 단어가 나오자 공재범의 눈썹이 아주 살짝 움직였다.하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다녀오겠습니다. 아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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