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Chapter 181 - Chapter 190

192 Chapters

제181화

윤경은 전문성은 몰라도, 적어도 자기 외모만큼은 누구에게도 욕먹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누구한테 하는 말이에요?!”윤경이 이를 갈았다.외모에 대한 자존심만큼은 지켜야 한다는 듯이.천후는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리며 비웃었다.“누구긴, 해당하는 사람한테 하는 말이지.”그가 낮게 웃었다.“인품도 글러 먹고, 도덕성도 없고, 잘못해 놓고도 큰소리는 치고... 부모가 사람 됨됨이도 안 가르친 거냐? 그럼 내가 대신 가르쳐줄 수 있어.”윤경은 얼굴이 터질 듯했다.바로 그때, 서하가 천후 소매를 살짝 잡아당겼다.“그만하셔도 돼요.”‘애도 아니고... 굳이 상대할 필요는 없죠.’하지만 그 말은 오히려 윤경의 억울함과 분노에 기름을 끼얹은 셈이었다.윤경은 울먹이며 소리 질렀다.“임서하 선생님, 그런 척하지 마세요! 가식 떨지 마시고요! 정말 뻔뻔하시네요!”말을 끝내자마자 윤경은 울면서 뛰쳐나갔다.신애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주먹을 불끈 쥐었다.“진짜... 윤경이야말로 뻔뻔하지! 뭐 하는 애냐 쟤는?!”신애는 곧장 서하를 돌아보며 말했다.“언니, 신경 쓰지 마세요! 윤경이 원래 저래요... 상종 못 해요!”서하는 담담히 웃었다.“괜찮아.”천후가 옆에서 물었다.“이게 끝이야?”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이제 다 끝났어요. 다들 해야 할 일 하러 가세요.”천후는 서하를 보지 않고, 대신 신애를 향해 물었다.“이 정도면 통과한 거 맞지? 그럼 축하 파티 하나 해야겠네?”신애는 갑작스러운 시선에 가슴이 벌떡벌떡 뛰기 시작했다.“어... 네. 맞아요. 합격... 이제 기중환 교수님께 보고만 드리면 됩니다.”다른 남학생이 말했다.“내가 단톡에 보고했어. 교수님 아직 답은 없으셔.”천후가 손뼉을 탁 치며 말했다.“그럼 내가 한턱 낼게. 오늘은 축하해야지.”순간, 모든 시선이 서하에게 향했다.누가 봐도, 천후는 엄청난 부자였다. 분위기며 복장이며 특히 손목의 시계 하나만 봐도 어마어마한 가격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수십억은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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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서하는 천후와 너무 가까워 보이기 싫어서 살짝 몸을 옆으로 비켜선 뒤에야 말했다.“이따가 지 대표님께 따로 설명해 드릴게요.”천후는 피식 웃었다.“나야 상관없지.”학생들과의 식사는 떠들썩하고 즐거웠다.식사 후에도 천후는 차까지 불러 학생들을 한 명씩 학교까지 데려다주었다.그리고 마지막으로, 서하만 따로 태워 데려다줬다.서하는 그제야 천후에게 하고 싶은 말을 꺼냈다.“오늘 정말 감사했어요. 사실... 그렇게 비싼 뷔페는 저도 처음 먹어봤어요.”천후는 진심으로 놀란 눈이었다.“진짜 한 번도 안 가봤어?”서하는 웃으며 슬쩍 화제를 돌렸다.“이제 하 변호사님 로펌으로 돌아가시죠?”“안 가.”천후는 단호하게 말했다.“서하 씨 데려다주고 바로 회사로 갈 거야.”“저는 지 대표님은 회사 안 가도 되는 분인 줄 알았는데요.”천후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드디어 말투가 좀 부드러워졌네. 예전처럼 비꼬는 느낌도 없고.”서하는 그 말에 잠깐 멈칫했다.그러고 보니, 천후와의 관계가 어느새 평범한 친구 관계에 가까워지고 있었다.“그게... 지 대표님이 원하던 건가요?”천후는 고개를 젖혀 하늘을 바라보았다.서하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생각해 보니까...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었네요.”“그럼, 우리가 했던 내기 얘기는...”천후가 의미심장하게 바라보았다.“제가 졌어요.”서하는 손을 내밀었다.“그럼 다시 인사드릴게요. 천후 씨, 이제... 우리 친구야.”천후는 잠시 서하의 손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서하의 몇 개 손가락만 가볍게 쥐었다.그리고 바로 놓았다.“서하 씨. 안녕, 친구야.”둘은 서로를 바라보다 거짓말처럼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천후의 핸드폰이 또 울렸다.천후는 화면을 힐끗 보더니, 바로 전원을 눌러 꺼버렸다.서하는 이상해서 물었다.“밥 먹을 때도 계속 울리던데, 왜 안 받아?”천후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귀찮은 전화.”...로펌.선우는 방금 들은 말에 혈압이 치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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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신애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얼어붙은 듯 멍하니 있다가 믿기지 않는 얼굴로 더듬더듬 물었다.“언, 언니... 결혼하셨어요...?”서하는 결혼 사실을 굳이 숨길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앞으로 공부에만 몰두할 예정이었고, 결혼이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괜히 다가오는 사람들도 줄어들 테니까.게다가 시간이 지나면 임신 사실도 숨길 수 없을 것이다.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응. 결혼했어.”신애는 눈을 여러 번 깜빡여가며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몇 초가 걸렸다.“그... 형부는 어떤 분이에요? 무슨 일 하세요? 언니가 이렇게 일찍 결혼하신 거면, 형부... 엄청 훌륭한 분이겠죠?”서하는 짧게 웃었다.“좋은 사람이야. 근데 너무 바빠.”“그럼 언니 기숙사 사시면... 형부랑 떨어져 지내야 하는 거 아니에요?”서하는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갔다.“원래 남편이 타지에 있어.”“장거리예요?”신애는 금세 마음이 짠해졌다.“그럼 많이 힘들겠다...”“익숙해.”서하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이 정도의 작은 거짓말쯤은 아무 문제도 되지 않을 것 같았다....오후, 기중환 교수는 마침내 발표 때 있었던 일을 전부 알게 되었다.단톡방에 분노가 실린 장문의 글을 올린 뒤, 윤경에게는 반성문을 쓰라고 지시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하의 핸드폰이 울렸다.“교수님.”기중환 교수는 묘하게 한숨 섞인 목소리였다.[이런 일이 있었으면서, 왜 나한테 바로 말 안 했어?]“별일 아닌데요.”서하는 담담하게 말했다.“프로젝트만 문제없으면 돼요.”[분명 서하는 억울했을 거야.]기중환 교수는 낮게 말했다.[나는 윤경이 전공 실력이 부족한 건 알았지만, 그래도 애는 괜찮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내가 잘못 봤어. 윤경이에게 너한테 사과하도록 할게.]“정말 괜찮아요. 신경 안 쓰셔도 돼요.”조용히 말하는 서하에게 기중환 교수는 웃음 섞인 목소리로 덧붙였다.“그리고 저도 들었어요. 이번 프로젝트 투자... 윤경이네 집에서 들어온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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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서하가 조용히 말했다.“너 이 방향으로 풀어보는 거, 나도 해봤어. 근데 마지막에서 막혀. 안 돼.”강민이 뒤를 돌아 서하를 봤는데, 눈빛이 묘하게 반짝인다.“그럼... 오후에 시간 있어요? 같이 연구해 볼래요, 누나?”갑작스럽게 들린 그 ‘누나’라는 단어.서하는 순간 심장이 내려앉았다.다른 대학원생들이 서하를 ‘누나’ 아니면 ‘언니’라고 부를 때는 아무렇지 않았다.실제로 동생들처럼 느껴지기도 했고.하지만 강민은 아니었다.강민은 늘 혼자였고, 대충 봐도 접근하기 어려운 성격이었으며 아무나‘누나’라고 부를 타입은 절대 아니었다.서하가 놀란 얼굴을 하자 강민이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눈매가 길고 예쁜데, 그 표정은 또 조금 순한 이미지가 있었다.“부르면 안 돼요? 다른 동기들도 임 선생님한테 다 그렇게 부르던데요.”“돼.”서하는 급히 말했다. 가슴을 살짝 누르며 강민의 미모 폭격에 숨이 막힐 뻔했다.“물론 불러도 되지.”이렇게 고급지고 예쁜, 순정만화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한 남자가 자기 앞에서 이렇게 유순하게 부르면 누가 버틸 수 있겠는가?서하도 못 버티고 옆에서 신애도 멍해져 있었다.신애는 강민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강민은 좋게 말하면 고독한 늑대, 나쁘게 말하면 까칠하고 위험한 성격이었다.누구한테도 만만하게 굴지 않는 강민.‘강민... 오늘 왜 이렇게... 순해?’‘아... 어떡해... 반전 매력 미쳤다...’강민은 곧바로 노트북을 켰고, 서하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조금 뒤, 윤경이 들어왔지만 처음엔 아무도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윤경이 먼저 강민을 불렀다.“강민아.”그제야 모두가 고개를 들었다.서하는 솔직히 윤경이 어제 일 이후 다시는 연구실에 안 올 줄 알았다.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는지... 올려다보는 눈빛들이 전부 미묘했다.윤경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말문을 열었다.“우리 집에서 다른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했어. 강민아, 너는 나랑 그쪽으로 옮기자. 여기는... 누가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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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윤경은 강민의 말에 순간 숨이 턱 막혔다.그리고 다시 말하려 했지만, 이미 기세가 꺾였다.“내가... 널 좋아하는 건... 다들 아는 일이잖아...”“너는 나 좋아해도, 나는 너 안 좋아해.”강민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그러니까 좀 꺼져 줄래?”윤경의 머릿속이 ‘쨍’ 하고 울렸다.‘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나보고 꺼지라니...’보통 여자도 견디기 힘든 모욕인데, 늘 콧대 높은 윤경에게는 그야말로 치명적이었다.“도강민!”강민은 귀를 파는 시늉을 하며 늘 그렇듯 불량하고 태평한 얼굴로 말했다.“나 지금 누나랑 문제 풀고 있거든? 나 방해하지 마. 그리고... 나 너랑 안 친해, 하윤경.”그 말에 윤경은 더는 못 버티고 울음을 터뜨리며 연구실 밖으로 뛰쳐나갔다.몇 초간 연구실은 고요했다.그리고 신애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서하 언니... 윤경이 아까 말한 그 투자 철회, 그건...”서하가 대답하기도 전에 강민이 먼저 말했다.“걱정하지 마. 새로운 투자처는 내가 알아볼게.”다른 대학원생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강민이 워낙 말이 없을 뿐.그 기품 있는 태도며 하루가 멀다고 바꾸는 고급 이어폰이며, 옷의 재질과 핏만 봐도 알 수 있다.도강민의 집안도 보통이 아닐 것이다.곁에 있던 남학생이 불안하게 말했다.“그치만... 이게 적은 금액도 아니고... 초기 투자금은 진짜 들어가기만 하지... 수익도 없고...”“내가 해결할게.”강민은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서는 서하를 보았다.“누나. 우리 계속할까요?”신애는 그 남학생을 등짝 밀어 내보내고, 뒤돌아 서하에게 엄지까지 세웠다.“서하 언니, 강민아, 계속해! 계속!”...서하와 강민은 그 어려운 문제 하나를 두고 한참 머리를 싸맸지만, 결국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강민이 핸드폰을 집어 들며 말했다.“배고프네요. 누나, 점심 같이 먹을래요?”만약 신애가 옆에 있었으면 기절하듯 놀랐을 것이다.강민은 원래 절대 누구와 식사 약속을 하지 않는다.기중환 교수 회식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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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강민의 동작이 잠시 멈췄다.서하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집에 가야지. 남편도 그때쯤 오고. 모처럼 가족이 다 같이 모이니까.”강민이 젓가락을 쥔 손에 힘을 줬고,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떠올랐다.그는 서하를 바라보았다.“누나... 결혼했어요?”신애가 잽싸게 끼어들었다.“맞아 맞아, 언니 결혼한 지 꽤 됐어!”서하는 고맙다는 듯 신애를 한번 바라봤다. 자신을 과신하는 편은 아니지만, 강민이 혹시 자신에게 마음이 있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그렇지만 서하는 모든 위험은 싹부터 잘라 없애버리는 편이었다.그래서 미리 신애에게 부탁해 두었다. 식사 중에 꼭 남편 이야기를 꺼내달라고.그 뒤로 이어진 식사는 겉보기엔 전과 다르지 않았다.하지만 서하는 알 수 있었다. 신애가 자신이 기혼이라고 말한 이후로, 강민은 단 한 번도... 심지어 공용 집게를 사용할 때조차 더 이상 자신에게 반찬을 집어주지 않았다는 것을......오후엔 다른 일정이 있어, 서하와 신애는 숙소로 돌아가 잠깐 쉬었다.신애가 먼저 입을 열었다.“언니, 나 진짜 느낀 건데... 강민이 말이예요, 언니 앞에서는 완전 순한 양 됐어요!”서하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아무래도 나랑 강민이랑 같이 문제도 풀고... 공통된 얘기가 많아서 그런 걸까?”“근데 제가 봤을 땐, 기중환 교수님 앞에서도 그런 태도는 아니던데요?”서하가 다시 웃었다.“그럼... 아마 강민이에게는 내가 좀 더 선망의 존재인가 봐.”“언니가 워낙 똑똑하고 성격도 좋잖아요. 저도 언니 좋아 죽겠는데, 남자들이라고 다르겠어요?”신애는 턱을 괴고, 두 눈을 반짝이며 서하를 바라봤다.“형부는 진짜 엄청 대단한 사람인가 봐요?”서하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가, 천천히 미소 지었다.“응, 아주... 훌륭한 사람이야.”그 뒤에도 신애는 계속 서하의 남편 이야기를 했다.‘언젠가 꼭 형부를 보고 싶다’... 뭐 그런 말도 했던 것 같다.서하는 점점 눈꺼풀이 무거워졌다.잠에 빠져들기 전, 조용히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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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소진이 서하에게 설명했다.“계약은 하 대표님이랑 한 거야. 지금 하 대표님이 사실상 우리 회사에서 제일 큰 고객이거든.”사실 계약을 따내기 전까지만 해도, 소진은 그 회사가 이미 선우에게 인수됐다는 걸 전혀 몰랐다.선우는 본업인 변호사 일만 해도 될 텐데, 여기저기 부업을 늘리고 다니는 사람이었다.소진은 그게 영 이해가 안 갔다.그렇지만 돈 되는 일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게 맞으니까.그런 상황을 마다하고 안 벌면 그게 더 바보였다.그래서 선우가 ‘큰 고객’이라는 명목으로 소진에게 축하하자고 요구했을 때, 소진은 지레 겁먹을 사람이 아니었다.바로 고개를 돌려 서하를 불렀다.선우가 어쩌겠는가?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수밖에.애초에 선우가 소진의 마음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면, 이 관계에서 지금처럼 이렇게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사람이 되진 않았을 것이다식사 자리 자체는 조용하고 평온했다.밥을 다 먹고 나서, 소진이 서하의 차에 올라탔다.“내가 태워다줄게.”그러고는 덧붙였다.“얌전히 조수석 타.”그 순간, 서하는 백미러로 보았다.선우가 소진의 빨간색, 그 화려하고 시끄러운 느낌의 스포츠카를 타고, 느릿하게 뒤를 따라오는 모습이었다.서하는 그 장면이 조금 웃겨서 말했다.“난... 하 변호사님 꽤 괜찮아 보이던데.”“그건 네가 본 모습이지.”소진이 턱을 괴듯 말하며 창밖을 흘끗 봤다.“우린 서로 안 맞아.”서하는 뭔가 더 말하려다 멈칫했다.그러자 소진이 먼저 말을 받았다.“남들이 보기엔, 배은혁도 잘생겼지, 집안 좋지, 딴 데 나가서 사고 친 적도 없지. 겉만 보면 완전히 괜찮아 보이잖아?”서하는 말문이 막혔고, 입술만 꼭 다물었다.소진이 조용히 말했다.“그러니까 우리가 보는 건... 겉모습뿐이야.”잠시 차 안이 고요해졌고, 그 후 서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배은혁은... 다른 사람을 마음에 두고 있었어. 그건 내 기준에서는 결혼생활에서 외도만큼이나 용서할 수 없는 일이야.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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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서하는 천후에게서 메시지가 왔을 때, 반사적으로 거절해야겠다는 이유가 먼저 떠올랐다.첫째, 진짜로 가고 싶지 않았다.둘이 이제 ‘친구’라지만, 사실 그럴 만큼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둘째, 아직 은혁과 이혼이 끝난 것도 아니고, 이런 상황에서 천후와 따로 만나는 건... 왠지 모르게 도리에 어긋나는 느낌이 들었다.그래서 서하는 답장하지 않았다.하지만 몇 분 뒤, 천후가 바로 전화를 걸어왔다.[왜? 도망가고 싶어?]천후의 비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친구끼리 밥 한 끼 먹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야?]서하는 작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아니... 요즘 진짜 바빠.”[안 믿어. 바빠도 밥은 먹어. 국무총리도 밥은 먹는다.]서하는 어이가 없어 말했다.“그걸 왜 비교해...”[몰라. 어쨌든 오늘 저녁 서하 씨랑 밥 먹을 거야.]“친구끼리 이렇게 강요하면 안 되지.”서하는 차분히 말했다.“친구 관계는 ‘서로 동등할 때’ 성립되는 거거든?”[나는 그런 거 몰라. 근데 서하 씨, 소진이랑은 잘만 밥 먹으러 다니던데... 왜 나랑은 안 돼?]서하는 더는 피할 수 없어 솔직히 말했다.“천후 씨랑 배은혁 사이 안 좋은 거 알잖아. 나 아직은 법적으로 배은혁 아내야. 이런 식으로 따로 만나면... 별로 좋게 볼 일 아니지.”[그게 아직도 무서워?]천후가 비웃듯 말했다.[됐어. 내가 ‘아주 조용한 곳’으로 잡을게. 그러면 되지?]“그럼... 소진이도 부를 수 있어?”[야, 적당히 해라!]서하는 웃으며 말했다.“둘이 밥 먹는 거... 그냥 좀 어색하잖아.”[뭐가 어색해? 됐고, 내가 위치 보낼 테니까 시간 맞춰 와.]더는 빠져나갈 구석이 없었다.서하는 결국 위치를 받고 ‘OK’ 이모티콘을 보냈다.그 후, 바로 소진에게 전화했다.“지천후가 밥 먹자고 불렀어.”소진은 기분 좋은 목소리였다.[가! 설마 지천후가 너한테 무슨 짓이야 하겠어?]“알아. 그냥... 어색해서 그렇지.”서하는 솔직히 말했다.“내가 소진이 부르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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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룸 안은 은근히 따뜻했다.서하는 들어오자마자 패딩을 벗었다.그때 천후의 시선이 핸드폰에서 서하 쪽으로 천천히 옮겨왔다.서하는 천후 맞은편에 앉았다.‘며칠 못 봤다고... 왜 또 잘생겨졌어? 이 남자.’그러다 의아해서 물었다.“왜 그렇게 봐?”천후의 눈빛은 서하가 아는 그 천후의 평소 시선과 달랐다.뭔가 읽히지 않는... 묘하게 눌린 감정이 섞여 있었다.그러더니 천후는 갑자기 비웃음 같은 소리를 내며 핸드폰을 ‘탁’하고 테이블 위에 던졌다.서하는 순간 직감했다.‘지천후... 오늘 컨디션 좋지 않아.’천후는 원래도 감정 기복 심하고, 기분에 따라 사람을 대하는 편이었다.그래서 서하는 이런 사람과 친구가 된다는 것 자체가 어쩐지 항상 찜찜하고 불안했다.그날 ‘친구 하자’고 했지만, 지금 다시 무르자고 하면...‘지천후 성격에... 날 진짜 죽여버리려나?’그런 생각도 들었다.오늘 천후 표정은 딱 봐도 뭔가 터지기 직전이었다.‘누가 또 지천후 건드렸냐?’서하는 조심스레 물었다.“왜 그래? 무슨 일 있어?”친구라면 서로 챙겨야 한다는 최소한의 의리로.그런데 돌아온 말은... “임서하 씨. 진짜 생각이란 걸 하고 살아? 머리는 장식으로 달고 다녀?”갑자기 욕을 먹은 서하는 어이가 없어졌다.“뭐야? 왜 갑자기 사람한테 욕해?”“욕하는 것도 아까워. 내가 소진 씨면 진작 서하 씨 한 대 때렸지.”천후는 계속해서 불을 붙였다.“참고로 난 ‘여자 못 때린다’라는 원칙도 없어.”“맞네, 맞아. 지 대표님은 여자도 때리시고! 대단하시네!”서하는 비꼬며 말했다.“뭐야? 날 때릴 거야?”“안 때려.”천후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내가 눈이 멀었지. 서하 씨랑 친구 하겠다고 한 게 제일 큰 실수야.”“지금이라도 취소할래?”서하는 태연하게 말했다.“우리 절교할까?”“임서하!”천후가 책상을 쾅 치고 일어섰다.“진짜... 바보 맞지?”“내가 뭘? 무슨 일인지 말을 똑바로 해!”서하도 소리쳤다.그러고 보니, 서하는 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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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천후가 말했다.“그건 아니고, 말이 그렇다는 거지. 서하 씨는 다른 여자들이랑 달라. 이혼도 할 거잖아!”“이혼하면 어때서? 이혼한다고 내가 애 못 낳아? 아이는 분명 배은혁의 아이지만, 동시에 내 아이이기도 해. 지금 내 뱃속에 있고, 내 피가 흐르는 애인데...”“그렇게 멋있게 말하지 마라.”천후는 서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입만 살아서 말은 참 잘해.”“사실이니까.”서하가 담담하게 말했다.“이혼할 거고, 임신도 했고... 그렇다고 해서 이 아이를 지우고 싶진 않아. 천후 씨가 보기엔, 이건 내가 애초에 이혼할 생각이 없는 줄 알았다는 뜻이지?”“진짜 은혁이랑 이혼할 생각 있었으면, 과감하게 수술부터 했겠지. 배은혁이 자기 애까지 지운 여자를 계속 붙잡을 거 같아? 근데 서하 씨는 애를 지키겠다 했지. 그럼 누가 봐도, 애 아빠한테 미련이 있단 뜻이지.”“말은 맞아. 그렇게 의심하는 사람도 많겠지. 부정하긴 어려워.”서하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그래도 난 진짜로 이혼할 거야. 앞으로 배은혁하고는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기 싫어.”천후는 비웃듯 고개를 저었다.“애 생기면 끝이야. 이혼해도 뭐 어쩔 건데. 둘이 애로 묶여버리는 건데? 배은혁은 너랑 계속 접점이 생길 수밖에 없지.”“거기까지는 아직 생각 못 했어.”“그럼 내가 대신 생각해 줄게.”천후는 단단하게 말했다.“친구니까 말해주는 거다.”“고마워.”“그 태도 뭐냐, 진짜.”천후의 표정이 굳었다.“내가 서하 씨랑 친구 하자고 한 말, 장난인 줄 알았어?”서하는 천후의 얼굴을 본다.오늘, 이 남자 얼굴에는 늘 있던 조롱도, 가벼움도, 무심도 없었다.진짜 서하를 걱정하고 있었다.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서하는 마음이 살짝 울렁였다.‘지천후가 나를... 진짜 친구로 생각한다고?’그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사실이었다.서하는 갑자기 미소가 나왔다.“왜 웃어!”천후의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이 상황에 웃음이 나와? 진짜 답답하다니까.”서하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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