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는 떠나기 전 본가에서 마지막으로 식사했다. 아마 이번 주의 마지막 식사일 것이다.내일 아침이면 서하는 학교로 가고 아이는 오감놀이 수업에 간다.그 이후로는 본가에서 오래 머물지 않을 예정이다.주말쯤에만 어르신들을 뵈러 들를 수 있을 것이다.구나린과 함께 ‘구름바다’ 아파트 단지에 있는 집으로 언제 이사하느냐는 문제도 아마 며칠 안에 결정될 일이었다.월요일 저녁, 서하는 모든 약속을 거절하고 혼자 자신이 사는 집으로 돌아왔다.은혁은 원래 함께 저녁을 먹자고 했지만, 서하는 이한만 데려가 달라고 했다.조경은 휴가 중이었다.그래서 집에는 서하 혼자였다.며칠 동안 구씨 가문 본가에서 지내는 동안, 사람들은 모두 서하에게 친절했고, 환경도 편안했다.침대도, 베개도 이곳보다 훨씬 포근했다.그럼에도 서하는 이 작은 집이 더 좋았다.자유롭고, 눈치 볼 필요가 없었다.아마도 예전부터 혼자 지내는 데 익숙해졌기 때문일 것이다.임범철 부부가 자신에게 크게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에 서하는 늘 혼자였다.은혁과 결혼했을 때조차 서하 편에 서주는 사람은 없었다.이혼 후에는 모든 걸 혼자 감당해야 했다.상처도, 약해지는 마음도, 서러움도.서하는 늘 혼자 삼키고, 혼자 정리했다.지금의 생활과 분위기가 싫은 건 아니었다.다만 조금... 낯설었다.‘이렇게까지 잘 대해 줘도 되는 걸까?’가끔은 하늘이 자신에게 너무 관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모든 게 꿈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꿈에서 깨어나면, 지금 가진 걸 전부 다시 거둬 가는 건 아닐까?그런 생각이 우습다는 걸 알았다.손등을 꼬집어 보니 아팠다.꿈은 아니었다.서하는 마음속으로 자신에게 말했다.지금 이 시간을 누려도 된다고.잃게 되면 어떡하느냐는 걱정은 하지 말자고.서하는 잃는 게 두렵지 않았다.정 안 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면 된다.혼자서.예전처럼.게다가 예전으로 완전히 돌아가는 것도 아니었다.엄마는 진짜였고, 서하에게는 아들도 있었다.서하는 침대에 누운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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