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이 좋아하는 향수라면, 당연히 흔한 물건일 리 없었다.소장용 한정판, 수량이 극히 적은 제품, 이미 단종된 것들까지.돈이 있어도 구할 수 없는 향수도 적지 않을 것이다.유명인의 서예나 그림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이런 취미는 여유 있는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었다.서하는 작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엄마, 저 그렇게 돈 많지 않아요.”그 말을 들은 구나린은 오히려 더 기뻐했다.[알아. 근데 엄마는 있잖아.]서하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그럼... 감사합니다, 엄마.”서하의 이런 의존적인 태도에 구나린은 마음이 벅찼다. 혹시라도 서하가 거리를 두지는 않을까, 자신의 도움을 거절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었다.그런데 서하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자기 돈을 쓰겠다고 말해준다는 건, 구나린을 진짜 가족으로 받아들였다는 뜻이었다.사실 서하는 느끼고 있었다.구나린이 자신에게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걸.서하는 예전에 아정에게서 들은 구나린은 뭐든 해낼 수 있고, 시원시원하며, 거침없을 정도로 당당한 사람이었다.하지만 엄마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구나린은 서하 앞에서 조심스러워졌고, 쉽게 상처받을 것처럼 행동했다.무엇을 하든, 어떻게 말하든, 서하의 반응을 먼저 살폈다.구나린은 서하의 기분 나쁘진 않을까, 아니면 자신이 이렇게 해도 될까?그런 마음이 보여서 서하는 오히려 가슴이 아팠다.서하는 이미 알고 있었다.구나린이 그동안 딸에게 품었던 감정이 얼마나 깊은지.서하가 모르는 시간 속에서 딸에 대한 그 사랑을 20년 넘게 켜켜이 쌓고 있었다.그리하여 비록 구나린은 이제야 서하 곁에 서게 되었는데, 서하는 친어머니를 이렇게 낮아지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서하는 구나린이 다시 예전처럼 자신감 넘치고, 때로는 오만할 정도로 당당한 사람이 되길 바랐다.그래서 서하는 일부러 더 기대기로 했다.전화를 끊자마자, 마침 신애가 노크하고 들어왔다.“언니, 오늘은 기분 좋아 보여요.”정리된 자료를 내밀며 신애가 말했다.“무슨 좋은 일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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