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선호가 말했다.“당신은 날 선택했잖아.”구나린은 방금 엄선호의 청혼을 거절했다. 이 상황에서 더 말을 보태 농담처럼 흘려버리면, 오히려 그를 더 아프게 할 것 같았다.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청혼 이야기는 그렇게 정리됐다.그런데 ‘구름바다’ 아파트 단지에 있는 집으로 돌아온 뒤, 이번엔 딸 입에서 결혼 이야기가 나왔다.서하는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엄마, 결혼하실 거예요?”솔직히 말하면, 마음속의 이기적인 생각을 따른다면 서하는 구나린이 결혼하지 않았으면 했다.지금의 구나린은 서하의 엄마였다.하지만 결혼하면, 구나린은 가장 먼저 엄선호의 아내가 된다.법적으로 엄선호는 구나린과 가장 가까운 관계가 된다.그런 조건들을 모두 제쳐 두고 생각해도, 구나린의 곁에는 누군가가 필요했다.구나린을 챙기고, 아끼고, 지켜 줄 사람.그 사람이 서하일 수도 있지만, 서하가 영원히 곁에 머물 수는 없다.지금 서하는 은혁과 함께 있고, 이한도 자라날 것이다.그 이후에는 누가 구나린 곁에 남을까?서하는 조용히 말했다.“엄마, 저는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엄 시장님이랑 함께하신다면, 저는 그냥 축복할 거예요. 그리고 엄 시장님은 정말 좋은 분이잖아요.”구나린은 가볍게 웃었다.“그럼 나... 몇 년 지나서 다시 생각해 볼게.”서하가 다시 무언가 말하려는 찰나, 구나린이 먼저 화제를 돌렸다.“너는? 너희 둘은 얼마나 더 만날 생각이야? 결혼하면, 그때는 내가 큰 선물을 할 생각이야.”은혁과 서하의 첫 결혼은 양가 친척들만 모신 작은 자리였다.소박했고, 조용했다.그래서 서하가 은혁의 아내였다는 사실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3년이 훌쩍 지난 지금, 두 사람이 다시 결혼한다고 해도 서하는 굳이 결혼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아이가 이렇게 큰데, 다시 결혼식이라니.하지만 구나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구나린은 단호하게 말했다.“내 딸이 시집가는데, 당연히 다 제대로 해야지. 다들 보라고, 내 딸이 얼마나 행복한지. 게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