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Bab 681 - Bab 690

755 Bab

제681화

“만약 둘이 얘기가 잘 안되면, 우리 결국 따로 살아야 하는 거 아냐?”구나린은 웃으며 말했다.“우리가 지금도 사실 비슷하게 살고 있잖아?”“지금이랑은 다르지.” 엄선호가 말했다.“이제 우린 혼인신고도 했고, 법적으로도 부부잖아.”“이제 아주 당당하시네.” 구나린이 웃었다.“법까지 등에 업으니까 든든해?”“그럼.” 엄선호가 바로 말했다.“이제 난 국가가 인정한 당신 배우자야. 합법적인 남편이라고.”“알았어, 합법적인 사람.” 구나린은 웃음을 머금은 채 말했다.“걱정 마. 애들이 우리랑 같이 사는 걸 원하지 않더라도, 내가 당신 혼자 두고 가진 않을게. 그 정도 정은 있지.”“그 말이면 됐어.” 엄선호가 말했다.“당신만 나랑 같이 살아주면, 난 다른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그 사진 일 때문에 은혁은 또 한 번 출장을 가야 했다.다만 이번에는 진짜 업무보다도 상대를 떠보려는 목적이 컸다. 보여주기 위한 출장에 가까웠다. 그래서 멀리 갈 필요도 없었다. 옆 도시만 다녀오면 됐고, 다음 날이면 돌아올 수 있었다.출장 가는 길에 은혁은 서하에게 전화를 걸었다.“상대가 이번엔 사진 안 찍으면, 나 괜히 헛걸음하는 거 아니야?”서하가 말했다.[완전히 헛걸음은 아니지. 당신도 가서 계약 하나 하긴 해야 하잖아.]“원래는 부대표 보내도 되는 자리였어.” 은혁이 말했다.“이 일 때문에 내가 직접 가는 거고. 오늘 밤도 당신 안고 못 자잖아.”[당신도 그 사람 빨리 잡고 싶잖아. 다시는 이런 짓 못 하게.]“그러니까 내가 가는 거지.” 은혁은 손으로 미간을 눌렀다.“안 그래도 할 일 많은데, 꼭 이런 식으로 사람 신경 건드리는 인간이 생긴다니까.”서하가 물었다.[당신 아버지 말고, 또 의심 가는 사람 있어?]은혁이 되물었다.“혹시 당신 좋아하는 사람 아닐까? 우리 헤어지게 만들어 놓고, 그 틈 타서 들어오려는.”[내 주변에 그런 사람이 어딨어.]은혁이 일부러 한 이름을 꺼냈다.“예를 들면... 지천후.”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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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안 돼.” 은혁은 단호하게 말했다.“밥도 같이 못 먹어. H시 돌아가는 것도 네가 알아서 해.”그 말을 끝낸 은혁은 그대로 룸 안으로 들어갔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하의 핸드폰으로 또 사진이 도착했다.이번에는 서하도 사진 속 여자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봤다.구예랑이었다.사진만 보면 두 사람의 자세는 몹시 다정해 보였다. 마치 은혁이 예랑을 품에 안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이게 또 구도를 이용한 사진일 가능성이 크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눈으로 그런 장면을 보고 나니 서하의 마음은 여전히 불편했다.서하는 정말 하나같이 왜 이럴까 싶었다.‘왜 다들 내가 평온하게 지내는 걸 못 보는 거야?’‘세상에 남자가 그렇게 많은데, 왜 자꾸 남의 남자를 탐내는 건가?’‘남의 연애에 끼어드는 게 그렇게 자랑스러운 일인가?’은혁은 식사를 마친 뒤 호텔로 돌아가자마자 가장 먼저 서하에게 전화를 걸었다.“어때? 뭔가 또 들어온 거 있어?”서하는 은혁과 통화하면서 방금 받은 사진 몇 장을 그에게 그대로 전송했다.그러고는 물었다.[구예랑 씨는 왜 거기 있었던 걸까? 당신 생각엔 이게 그냥 우연일까? 아니면 이 일 자체가 구예랑 씨랑 관련 있는 걸까?]은혁은 화면을 넘겨 사진을 확인했다.그리고 차갑게 웃었다.“세상에 그렇게 딱 맞아떨어지는 우연이 어디 있어. 예랑이 나한테 같이 밥 먹자고 했고, H시 갈 때 태워 달라고도 했어. 내가 조금이라도 마음 약해서 받아줬으면, 무슨 일이 더 벌어졌을지 누가 알아.”서하가 물었다.[그럼 구예랑 씨가 맞는 거야?]“사람 붙여서 확인해 볼게.” 은혁이 말했다.“미안해. 나 때문에 우리 자기가 이런 더러운 일까지 겪게 됐네.”서하는 조용히 말했다.[뭐, 아주 못 견딜 정도는 아니야. 오히려 이런 일 겪고 나니까 더 확실해졌어. 두 사람 사이에선 결국 서로 바로 말하고 확인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거.]“맞아.” 은혁이 말했다.“그러니까 우리 앞으로는 무슨 일이 생겨도 바로 말하자.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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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서하가 그를 보며 물었다.“내가 들은 얘기인데, 구예랑 씨가 당신 첫사랑이었다고 하더라.”은혁은 바로 다급해졌다.“내가 전에 설명했잖아. 그런 거 아니라고!”“나도 알아.” 서하가 말했다.“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야.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오해 같은 게 있었던 건지. 아니면 사람들이 왜 그렇게까지 구예랑 씨를 당신의 첫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건지.”은혁은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아마 그때문일 거야. 예전엔 나한테 고백하는 애들이 진짜 많았거든. 그게 너무 귀찮아서, 예랑이가 가끔 내 옆에 붙어 있었어. 일종의 방패막이처럼. 아마 그걸 보고 사람들이 오해한 것 같아.”서하가 되물었다.“당신 옆에 붙어 있었다고?”은혁은 곧장 말을 덧붙였다.“이상하게 생각하지 마. 그때 예랑이 친척 중에 나랑 아주 친한 친구가 있었어. 예랑이는 늘 그 친척 핑계 대고 우리랑 같이 다녔고. 아마 그때 그런 말이 퍼졌던 것 같아. 난 신경 안 썼는데, 확실히 나한테 고백하는 애들은 줄었지.”서하가 말했다.“배 대표님은 어릴 때부터 인기가 많았네.”“그건 당신을 만나기 전이니까.” 은혁은 서하를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당신을 더 일찍 만났다면...”“어쩌면 당신은 나 쳐다보지도 않았을 수도 있지.”“말도 안 돼.” 은혁이 말했다.“날 설레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이야. 그건 언제 어디서 당신을 만났어도 똑같아. 난 결국 당신한테 반했을 거야.”서하는 웃었다.“이제는 정말 그런 말도 잘하네.”“당신 기분 좋아지라고 하는 말 아니야. 다 진심이야.”은혁은 서하의 손을 잡고 손가락 끝을 만지작거렸다.“난 그때 당신을 만난 게 아직도 고맙고, 이렇게 많은 일을 지나고도 결국 다시 같이 있게 된 것도 고마워. 앞으로는 우리, 서로 믿자. 알겠지?”“응. 난 당신 믿을게.”“나도.”은혁은 서하의 손끝에 입을 맞췄다.“예전에 내가 못된 말 했던 건, 질투 나서 그랬어. 당신이 다른 남자랑 같이 있는 걸 못 보겠더라.”“알아.” 서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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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딱 연애에 눈먼 사람 같았다.그래도 듣기 좋은 말은 누구나 좋아한다.서하도 마찬가지였다.두 사람은 한번 붙어 있으면 도무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한창 서로에게 빠져 있는 연인들과 다를 바 없었다.오후에 퇴근할 때도 은혁은 또 서하를 데리러 왔다.레나는 소식을 듣고 예랑에게 전화를 걸었다.“왜 아무 효과도 없는 거야? 은혁 오빠 돌아오자마자 점심도 임서하랑 같이 먹고, 퇴근할 때도 직접 데리러 갔어. 둘 사이 하나도 흔들린 것 같지 않던데?”예랑이 말했다.[조급해하지 마. 빙산도 하루아침에 무너지진 않아. 천천히 가면 돼. 의심이라는 씨앗만 심어 놓으면, 언젠가는 뿌리내리고 자라서 제 역할을 하게 돼.]“진짜 그게 통할까?” 레나는 여전히 반신반의했다.“언니는 또 무슨 다른 좋은 수가 있어?”[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예랑이 말했다.[넌 너무 깊이 신경 쓰지 마.]레나는 곧장 맞장구를 쳤다.“언니야말로 은혁 오빠랑 제일 잘 어울려. 임서하 그 여자는... 그냥 운 좋게 구나린 딸이 된 것뿐이잖아. 어쨌든 난 언니 편이야.”레나도 바보는 아니었다. 자기와 은혁 사이에 가능성이 없다는 정도는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예랑은 달랐다. 한때 은혁과 엮였던 사람이었고, 첫사랑이라는 말에는 늘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힘이 있었다.설령 서하와 은혁을 정말 갈라놓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서하 마음 한쪽을 계속 거슬리게 만들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레나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예랑 역시 레나가 무슨 생각으로 자기 옆에 붙어 있는지 알고 있었다.다만 예랑의 눈에, 레나는 애초에 경쟁 상대가 될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서하만 없었다면, 은혁은 결국 자기 쪽을 택했을 거라고 예랑은 믿고 있었다.그럼에도 예랑이 레나와의 관계를 끊지 않는 건, 언젠가 레나가 쓸모 있을 때가 올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은혁은 사람을 붙여 예랑을 지켜보게 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예랑에게서 수상한 움직임은 전혀 잡히지 않았다.‘내가 너무 예민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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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웨딩드레스는 밤낮없이 서둘러 완성한 결과물이었다.서하는 구나린과 함께 드레스 피팅을 보러 갔다. 그리고 구나린이 단상 위에 서고, 얇은 커튼이 천천히 열리던 그때, 서하는 구나린을 본 첫눈에 숨이 멎는 줄 알았다.본식 드레스는 대개 우아하고 정돈된 분위기를 중심으로 잡는다. 구나린의 신분과 나이를 함께 고려한 탓에, 이 드레스 역시 전체적인 실루엣만 놓고 보면 크게 튀지 않고 무난한 편이었다.디자인 자체는 오히려 정석에 가까웠다.그런데 세부 장식 하나하나가 전부 기품으로 채워져 있었다.서하는 눈도 깜빡이지 못한 채 한참을 바라봤다.구나린은 이제 쉰을 바라보는 나이였지만, 워낙 자기 관리를 잘해 온 덕분에 겉보기엔 30대 후반쯤으로 보일 정도였다. 그런 구나린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서 있으니, 막 결혼식을 앞둔 새 신부처럼 보였다.저 사람에게 저렇게 큰 딸이 있다는 걸, 누가 선뜻 믿을 수 있을까 싶었다.서하는 괜히 코끝이 시큰해져서 코를 훌쩍이고, 얼른 손으로 입을 가렸다.구나린이 웃으며 물었다.“예뻐?”“너무 예뻐요.” 서하는 연달아 고개를 끄덕였다.“엄 시장님도 꼭 보셔야 했는데요. 보시면 진짜 넋 놓고 보실 거예요.”“그건 결혼식 날 보여줘야지.” 구나린도 꽤 만족스러운 눈치였다.“정말 괜찮아?”“어머니한테 정말 잘 어울려요.” 서하가 말했다.“진짜 너무 예뻐요. 제가 본 신부 중에 제일 아름다워요.”서하는 끝내 참지 못하고 찰칵찰칵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엄마, 엄 시장님이랑 웨딩 촬영은 따로 얘기해 보셨어요?”구나린이 고개를 저었다.“시간이 도저히 안 나. 그건 나중에 생각해 보려고.”두 사람 다 처지가 특별했다. 특히 엄선호는 더 그랬다. 호텔 입구나 연회장 앞에 대놓고 커다란 웨딩사진을 세워두고 하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그래서 결혼식 장소는 구나린 명의로 된 작은 섬으로 정해졌다.그날은 언론이나 기자는 전부 차단할 예정이었고, 참석하는 친지들과 하객들에게도 핸드폰 촬영은 허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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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서하는 전부터 아정과 가까웠다. 그런데 이제는 피가 이어진 사촌 자매라는 사실까지 더해지면서 두 사람은 전보다 더 가깝고 편한 사이가 되었다.민석이 아정을 좋아한다는 얘기에 대해서는 서하도 굳이 한마디도 꺼낸 적이 없었다.그걸 뭐 하러 묻겠는가?생각만 해봐도 답은 뻔했다. 아정이 민석을 좋아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지난번 만났을 때 민석이 예전과 많이 달라진 건 사실이었다. 그래도 서하 눈에는 민석이 아정과 어울릴 정도는 아직 한참 모자랐다.예전에 집안 어른들 사이에서 두 사람을 엮어보려는 기류가 잠깐 있었던 적은 있었다.그때는 두 가지 이유가 컸다.하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민석이 밖에서 얼마나 문란하게 지냈는지 아무도 제대로 몰랐다는 점이었다. 그냥 집안이 비슷하고, 민석도 겉으로는 반듯한 청년 사업가처럼 보였으니까.다른 하나는, 사실 아정을 겁주려는 뜻도 조금 있었다.그 무렵 아정이 맨날 에베레스트에 가겠다고 떠들어댔기 때문이었다.다행히도 그 뒤로 구나린이 정신없이 바빠졌고, 서하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그 일은 자연스럽게 흐지부지됐다.무엇보다도, 구나린 몸 상태가 한 번 크게 흔들릴 뻔한 일이 있었고, 그 뒤로는 아정이 뭘 하겠다고 해도 서하가 쉽게 넘기지 않았다.예전에는 집안 누구도 구나린을 말릴 수 없었다. 구나린은 자기 뜻이 뚜렷한 사람이었고, 한번 마음먹은 일은 좀처럼 바꾸지 않았다.그런데 서하가 돌아온 뒤로는 달라졌다.구나린에게도 마음이 약한 부분이 생겼다.서하는 원래 억지 부리는 성격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 말 없이 맑고 검은 눈으로 조용히 바라보기만 해도, 그 부탁을 차마 외면하기 어려웠다.구나린은 예전엔 위험한 익스트림 스포츠 활동도 꽤 많이 즐겼다.서하가 그걸 알고 나서는 몇 번이고 말렸다.그때의 구나린은 마음 둘 곳도, 붙잡힐 것도 없어서 그런 위험을 여러 번 향해 갈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잃었던 딸을 다시 찾았고, 인생이 새로 시작된 셈이었다.이제는 구나린 자신도 그런 위험한 운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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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그건 내 잘못이지. 앞으로는 별일 없어도 내가 먼저 찾아와서 귀찮게 할게.”“그게 왜 귀찮은 거예요. 전 언니랑 얘기하는 게 제일 좋아요!”아정은 처음 서하를 봤을 때부터 마음이 갔다.알면 알수록 서하의 사람됨이 더 좋아졌고, 성격도 마음에 들었고, 서하라는 사람 자체가 좋았다.그러다 가족이 되고 나니, 이제는 더 마음을 주는 데 이유까지 생긴 셈이었다.“나도 아정이가 좋아.” 서하는 아정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우리 엄마 결혼하잖아. 넌 어떤 기분이야?”아정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고모가 정말 행복해 보여서 좋아요. 언니 같은 딸도 다시 찾았고, 평생 함께할 사람도 만났잖아요. 세상 사람 누구나 가족은 있지만, 진짜 자기 사람이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아요.”서하는 웃었다.“너는 진짜 생각이 깊다. 연애 한 번 안 해본 애가 말은 또 어쩜 그렇게 그럴듯하게 하니.”아정도 따라 웃었다.“남의 일은 더 잘 보이니까요. 아무튼 고모는 진짜 행복하실 것 같아요.”“그럼 너는?” 서하가 아정을 바라봤다.“아직도 마음 가는 남자 없어?”“언니, 이런 건 억지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만나야 만나는 거고. 전 아직 급하지도 않고요.”“그럼 유민석 씨는?” 서하가 물었다.“그 사람이 요즘도 너한테 연락해?”아정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언니, 무슨 뜻이에요? 설마 저랑 유민석 씨 엮으시려는 거예요? 유민석 씨가 형부 친구인 건 알지만, 그래도...”“아정아, 무슨 소리야.” 서하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내가 왜 그런 걸 하겠어? 그냥 물어보는 거야. 그리고 너한테 괜히 불편한 일 없었으면 해서.”“아, 그런 거였어요? 진짜 놀랐잖아요.”“바보야. 난 언제든 네 생각부터 하지. 은혁 씨 친구든 뭐든, 심지어 은혁 씨보다도 네가 더 중요해.”“그 말은 저 안 믿어요.” 아정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언니 완전히 아닌 척하시네요.”“됐고, 장난은 여기까지.” 서하가 웃으며 말했다.“그래서 너희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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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무슨 소리야.” 서하는 바로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아정이가 얼마나 순하고 반듯한데. 민석 씨가 어디 감히 어울려.”“민석이도 그 문제만 빼면, 다른 건 괜찮은 편이긴 하지...”“그 ‘그 문제’가 제일 큰 문제거든.” 서하는 은혁을 흘겨봤다.“설마 민석이가 부러운 거 아니지?”“무슨 말을 그렇게 해.” 은혁은 얼른 서하를 품에 끌어안았다.“이 얘기 더 했다간 괜히 나한테까지 불똥 튈 것 같아서 그래. 민석이 얘긴 그만하자.”“내가 보기엔 남자들은 다 비슷해. 다들 여자를 양손에 하나씩 쥐고 싶어 하는 거 아니야?”“그건 너무 억울한데.” 은혁이 말했다.“내가 어떤 사람인지 당신이 제일 잘 알잖아.”“그럼 민석이 편은 왜 들어?”“편드는 게 아니라 그냥 예전이랑은 좀 달라진 것 같아서...”“사람은 쉽게 안 바뀌어.”서하가 말했다.“전엔 사람만 보면 좋아하고, 눈 돌아가던 사람이 한 사람만 바라보는 게 그렇게 쉽겠어?”사실 은혁도 장담하기는 어려웠다.사람 마음만큼 알기 어려운 것도 없었다. 자기 자신이야 어떤 선택을 할지 분명히 말할 수 있었지만, 남까지 대신 보증할 수는 없었다.하물며 그 상대가 민석이라면 더더욱 그랬다. 민석은 이미 너무 많은 과거를 남긴 사람이었다.괜히 더 말했다가는 서하 기분만 상할 것 같아서 은혁은 얼른 화제를 돌렸다.“아무튼 며칠 동안 무리하지 마. 할 일 있으면 나한테 말해. 내가 할게.”서하가 말했다.“당신도 회사 일로 바쁘잖아. 사실 이제 남은 것도 그렇게 많진 않아. 직원들도 많고.”“그래도 당신은 무리하지 마.” 은혁이 말했다.“난 당신 힘든 거 보면 마음이 아파.”서하는 은혁에게 가볍게 입을 맞추고 물었다.“당신 아버지는 안 오셔도 진짜 괜찮아?”“와서 뭐 하게.” 은혁이 말했다.“그리고 무슨 자격으로 와. 우리 아직 재혼 절차도 안 했는데, 아버지는 당신이나 당신 어머니랑 아무 상관 없잖아.”이 얘기가 나오자, 은혁은 다시 배효산 생각에 마음이 불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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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비행기 안에서 엄선호는 내내 눈을 감고 있었다.이번 섬행에는 아들 엄동근과 며느리도 함께했다. 세 사람은 구나린의 전용기를 타고 들어오는 길이었다.엄선호의 신분이 신분인 만큼, 이번 일정은 이미 오래전에 관련 절차를 모두 밟아둔 상태였다.엄선호는 오는 내내 거의 눈을 감은 채 쉬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도 꽤 지쳐 보였다.착륙이 가까워졌을 무렵, 엄동근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아버지, 요즘 일 많이 바쁘세요?”엄선호는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말했다.“그럭저럭.”“많이 피곤해 보이세요.” 엄동근이 말했다.“오늘은 푹 쉬세요. 내일이 중요한 날이잖아요.”“알고 있다.”엄선호는 손을 한번 들어 보였다.“난 됐고, 넌 먼저 가봐.”엄선호는 최근 정말 바빴다.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엄선호의 길이 순탄했던 적은 없었다.정적도 있었고, 경쟁자도 있었다. 엄선호가 실수하기만을 기다리며 끌어내릴 틈을 노리는 사람도 많았다.이번 결혼도 마찬가지였다. 누구나 구나린 같은 상대와 결혼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엄선호가 사랑한 건 구나린이라는 사람이었다.하지만 많은 이들의 눈에 구나린은 먼저 막대한 재력을 가진 여자였고, 그다음은 아름다운 여자였다.엄선호는 그런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았다.그리고 구나린이 돈이 많다는 이유로 자기 진심을 접을 생각도 없었다.다만 엄선호와 구나린이 함께한다는 사실 자체가 많은 사람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둘의 결합은 누가 봐도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그동안 엄선호와 대립하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제 구나린이라는 존재까지 함께 계산해야 했다.가능하다면 아예 이 결혼 자체를 막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그럴 힘이 있는 사람은 없었다.섬에 도착한 뒤, 여러 사람과 인사를 마친 엄선호는 그제야 구나린과 함께 방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구나린이 먼저 웃으며 말했다.“당신 조금 더 늦었으면 나 다른 사람한테 시집갈 뻔했어.”엄선호는 손을 뻗어 구나린을 끌어당겼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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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두 사람 다 원래 조용한 성품을 가진 사람들이었다.그런데도 엄선호와 구나린이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충분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만한 일이었다.하물며 먼저 다가간 쪽이 엄선호였으니 더 말할 것도 없었다.엄선호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엄선호가 구나린의 재산을 보고 움직였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엄선호를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그게 아니라는 걸.예전에도 엄선호를 눈여겨본 집안은 적지 않았다.큰 재벌가의 딸이나 여동생이 마음을 보인 적도 있었고, 높은 자리에 있는 유력 인사가 자기 딸을 엄선호와 맺어주고 싶어 했던 적도 있었다.그럴 만도 했다.엄선호 같은 남자는 흔치 않았다.오랜 세월 혼자였고, 사생활도 깨끗했고, 여자 문제와는 거리가 멀었다. 일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뛰어났고, 무엇보다 사람 자체를 믿을 수 있었다.하지만 엄선호는 그 모든 제안을 다 거절했다.엄선호에게는 일이 먼저였다.그래서 많은 사람은 엄선호가 그렇게 혼자 자기 인생을 끝까지 살아갈 거라고 생각했다.구나린을 만나기 전까지는.구나린을 좋아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기 전까지는.엄선호가 누군가를 그렇게 마음에 두고, 그것도 먼저 다가가 붙잡으려 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러니 지금 엄선호와 구나린의 결혼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더구나 엄선호가 그 유력 인사의 딸을 거절한 것도 겨우 몇 해 전 일이었다.그 일 때문에 직접 전화 걸어온 사람도 있었다.그 사람은 엄선호의 오랜 지인이었고, 지금은 거의 비슷한 위치에 선 인물이었다.[너도 나이 들수록 더 답답해지는구먼. 그 사람 딸은 거절해 놓고 이제 와서 구나린 씨랑 결혼하겠다니, 그건 대놓고 그 사람 체면을 구기는 거 아닌가?]엄선호는 담담히 말했다.“왜 그렇게 생각하지. 난 그 사람 딸한테 아무 감정도 없었네.”상대는 웃으며 말했다.[우리 나이에 무슨 사랑 타령인가. 내 생각엔 자네는 너무 고지식해. 지금 자네 위치에서 얼마 동안 그대로 멈춰 있는지 자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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