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혁은 민석이 아직도 아정에게 연락하고 있다는 걸 알고, 직접 민석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민석은 나른한 목소리로 받았다.[왜.]은혁이 물었다.“술 마셨냐?”민석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내가 술 마시는 게 하루이틀 일이냐.]그러더니 비웃듯 덧붙였다.[미래 장모 결혼식 간 거 아니었냐? 그 와중에도 나한테 전화할 틈이 있네?]은혁은 돌리지 않고 바로 물었다.“아직도 아정이 못 놓았냐? 계속 연락하는 거지?”민석이 짧게 혀를 찼다.은혁의 목소리가 낮아졌다.“무슨 생각이냐? 미리 말해 두는데, 아정이는 서하 동생이고, 그럼 곧 내 동생이기도 해. 그러니까 너... 아정이한테서 손 떼.”민석은 진짜 기분이 상한 듯 말했다.[야, 우리가 형제 같은 사이가 맞긴 하냐? 내가 무슨 맹수라도 되냐? 왜 자꾸 아정이한테서 떨어지라고 하는데.]은혁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아정이는 너를 안 좋아해. 그 집안에서도 너 같은 스타일은 절대 못 받아들여. 그런데 너는 왜 굳이 사서 고생하냐?”민석은 눈을 감은 채 중얼거렸다.[내가 좋아서 이러는 줄 아냐? 진작 알았으면 그 애한테 괜히 다가가지도 않았어.]처음에는 집안에서 아정을 한 번 만나 보라고 했고, 민석은 그저 시키는 일 하나 처리한다는 마음으로 아정을 알게 됐다.민석 눈에 여자들은 대개 비슷비슷했다. 생김새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지만, 결국 자기 손안에 들어오고 나면 하나같이 비슷해졌다. 민석 앞에서는 다들 고분고분해졌고, 다정한 척 굴었고, 순한 얼굴을 했다.그런 여자에게 민석이 흥미를 느끼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몇 달이면 끝났고, 짧으면 며칠도 채 가지 않았다.상대를 자기 쪽으로 기울게 만들고, 제 앞에서 한껏 누그러진 모습을 보고 나면 이상하리만치 흥미가 식었다.민석은 처음에 아정도 그런 여자들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여자들과 별 차이 없을 거라고 여겼다.그런데 몇 번 보고, 몇 마디 나누고, 몇 차례 더 마주치다 보니 민석은 자기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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