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Chapter 671 - Chapter 680

755 Chapters

제671화

서하는 점심을 막 먹고 나서 구나린의 전화를 받았다.“엄마? 식사는 하셨어요?”구나린이 웃으며 말했다.[응, 엄 시장이랑 같이 먹었어. 오늘 오후엔 그 사람도 별로 바쁜 일 없다길래, 둘이 나가서 쇼핑 좀 하려고.]“그럼 두 분 천천히 둘러보세요.” 서하가 말했다.“이한이 건 사지 마세요. 장난감이 너무 많아요.”그러자 구나린의 목소리가 살짝 달라졌다.[딸, 어디 아프니? 감기 걸렸어? 목소리가 좀 이상한데?]서하가 말했다.“아니에요. 아마 알레르기 비염이 조금 올라왔나 봐요. 아까 재채기를 몇 번 했거든요.”[그럼 다행이고. 아직 날씨 차가우니까 밖에 나갈 땐 따뜻하게 입고 다녀. 엄마가 너한테 물어볼 게 하나 있어서 전화했어.]“말씀하세요.”[엄 시장 뜻은 나중에 우리 다 같이 사는 게 어떻겠냐는 거야.]서하는 잠시 멈칫했다.“엄 시장님이 저희랑 같이 살고 싶어 하신다고요?”[우리만이 아니라 배 대표까지.] 구나린이 말했다.[그 사람 말은 너랑 배 대표도 나중에 결혼하면 다 같이 지내면 좋겠다는 거야.]“은혁 씨랑 다 함께요?” 서하는 잠깐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 저희 결혼 얘기는... 아직 멀었어요.”[언젠가는 하게 될 일이잖아.]구나린이 웃으며 말했다.[네가 더 연애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되고. 그래도 결혼은 결국 하게 될 거 아니야, 안 그래?]서하는 작게 대답했다.“네... 은혁 씨랑 상의는 해볼게요.”구나린이 말했다.[엄 시장은 원래 가족이랑 한집에서 북적이며 사는 걸 좋아할 사람은 아닌 줄 알았어. 자기 아들이랑도 따로 지내니까. 서하야, 너는 우리 눈치 보지 마. 너희 둘이 따로 살고 싶으면 그래도 괜찮아.]“엄마, 저는 나중에 결혼하더라도 엄마랑 같이 살고 싶어요. 이제 겨우 엄마랑 다시 만났는데, 결혼했다고 떨어져 살게 되면 전 너무 아쉬울 것 같아요.”[엄마도 그래.]구나린이 말했다.[그래도 이 일은 꼭 한 집에서 살아야만 하는 건 아니잖아. 지금도 같은 아파트가 아니지만,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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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다행히 학교 보건실은 주차장과 가까웠다. 서하는 간신히 차에 올라탔고, 내비게이션으로 가장 가까운 병원을 찍었다. 그런데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고 보니 어딘가 이상했다.아무래도 이곳은 여성 전문 산부인과 병원인 것 같았다.서하는 어쩔 수 없이 경비실 쪽을 향해 몸을 조금 내밀고 물었다.“감기도 봐주시나요?”경비원이 손을 휙 저으며 말했다.“외래 진료 쪽으로 가세요!”서하는 차에서 내릴 때부터 이미 머리가 멍했다. 외래에 가서는 무슨 검사를 했는지, 어떤 약을 받았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았다.다만 수납할 때만 잠깐 멈칫했다.병원비가 너무 비쌌다.그래도 서하는 다른 걸 따질 정신이 없었다. 의자 하나를 찾아 앉은 뒤, 먼저 약부터 먹고 잠깐 눈을 붙였다.병원 안은 난방이 잘 돼 있어서 춥지 않았다.눈을 떴을 때는 아까보다 한결 나아진 느낌이었다.서하는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다. 운전대를 다시 잡는 것도 불안했다. 신애에게 한마디만 해두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구나린이 걱정할까 봐, 서하는 은혁의 집으로 갔다.침대 위에 몸을 던지듯 엎드린 채, 눈을 감자마자 그대로 잠이 들었다.다시 깼을 때는 바깥이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구나린에게 메시지가 와 있었다. 쇼핑을 마치고 이한을 데리러 갔다가 벌써 집에 도착했다며, 서하가 언제 들어오냐고 묻는 내용이었다.서하는 코를 훌쩍였다. 코가 막혀 숨쉬기 답답했고,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목도 따갑게 아팠다.오후에 먹은 약은 전혀 듣지 않는 것 같았다.지금 이 상태로 집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혹시라도 구나린이나 이한에게 옮기면 안 됐다.서하는 전화를 걸지는 못했다. 목소리를 들으면 구나린이 바로 이상한 걸 알아챌 것 같았다. 대신 메시지를 보냈다.오늘 밤은 학교 일 때문에 신애 집에서 자고 올 거라고, 그래서 집에는 안 들어간다고 했다.구나린은 알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밥은 꼭 챙겨 먹으라고 덧붙였다.서하는 입맛이 전혀 없었다. 그대로 누워만 있다가, 약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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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서하는 웃기만 했다.은혁은 서하의 손을 잡고 싶었지만, 서하는 한 손으로는 운전을 잘하지 못 했다. 결국 은혁은 아쉬운 마음으로 손을 거뒀다.잠시 뒤, 은혁이 물었다.“학교 안 가?”서하는 교차로에서 왼쪽으로 핸들을 꺾었다. 학교로 가려면 오른쪽으로 가야 했다.“당신 집에 데려다주려고.” 서하가 말했다.“피곤하다며. 그럼 들어가서 푹 쉬어.”“난 괜찮아. 학교 가서 당신 일하는 거 옆에서 기다리다가, 저녁에 같이 집에 오고 싶은데.”“동료한테 전화해서 오후 회의 안 가도 돼.”“진짜?”서하는 웃었다.“응, 진짜.”두 사람은 ‘구름바다’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은혁은 서하의 손을 잡은 채 함께 올라갔고, 서하를 바라보는 눈빛은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문이 닫히자마자 은혁은 기다렸다는 듯 서하에게 키스하려고 했다.서하는 두 손으로 은혁의 가슴을 밀어냈다.“나 감기였잖아...”“상관없어.” 은혁은 그대로 입을 맞췄다.“나 몸 좋아.”얼마 지나지 않아 서하는 더는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됐다.잠깐 떨어져 있으면 더 뜨거워진다는 말은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은혁은 며칠째 굶주린 짐승 같았다. 겨우 눈앞에 원하는 걸 두고, 어떻게 쉽게 물러날 수 있겠는가?은혁이 서하를 원하고 있다는 게 너무도 분명해서, 서하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의심도 그제야 흔적 없이 사라졌다.서하는 은혁을 믿어보기로 했다.부부 사이에 대화와 신뢰가 없다면, 아무리 깊은 감정이 있어도 결국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닳아 없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마침내는 서로 등을 돌리게 된다.서하는 그런 끝을 원하지 않았다.한 번 그렇게 뼈에 사무치는 아픔을 겪었는데, 다시 같은 길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만약 소진이 이런 일을 겪었다면, 서하는 그다음 장면까지도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소진은 당장 비행기 타고 해외로 날아가 상대 여자를 확인하고, 남자 뺨부터 올려붙였을 것이다.하지만 서하는 그저 이불 속에 숨어 혼자 상처를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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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4화

“난 그냥 가정해서 물어본 거야!”서하는 정말 화가 났다.자기가 지금 몇 살인데, 엉덩이를 맞고 있냐는 생각부터 들었다.아픈 건 그다음 문제였다. 더 견디기 힘든 건 너무 수치스럽다는 점이었다.“만약도 안 돼.” 은혁은 사람을 때려놓고는 곧바로 입을 맞추며 달랬다.“아니면 당신 아직도 내 사람됨을 못 믿겠다는 거야?”서하가 대답하기도 전에 은혁은 다시 말을 이었다.“아니, 사람됨만이 아니지. 내가 당신한테 가진 마음도. 자기야, 우리 아직 이혼 안 했을 때, 당신이 나한테 얼마나 차갑게 굴었는지 알잖아. 그때도 난 다른 사람 찾을 생각 안 했어.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와서 내가 다른 여자를 찾는다고?”서하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따져 물었다.“내가 당신한테 차갑게 굴었다고? 당신은 나한테 어떻게 했는데, 그건 왜 말 안 해?”“내가 잘못했지.” 은혁은 다시 서하에게 입을 맞췄다.“그때 우리 생각하면 아직도 후회되고, 속도 상하고, 괴로워. 이미 아픈 시간은 충분히 겪었잖아. 그래서 지금이 더 소중한 거야.”“누가 무슨 말로 우리 사이를 흔들려고 하면, 난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야. 그 사람이 당신이어도 마찬가지야.”“그러니까 어떤 말은 해도 되고, 어떤 말은 하면 안 되는지, 당신도 좀 생각해.”서하는 아무렇지 않은 듯 입을 열었다.“이번 출장 가서 당신 주변에 여자 있었어?”“나재도 말고도 다른 직원들 있었고, 그중에 여자 직원 두 명 있었어. 이번에 같이 일한 상대 팀에도 여자 있었고.” 은혁이 말했다.“내가 일을 하다 보면 이성이랑 마주치는 일은 피할 수가 없어. 그래도 걱정하지 마. 나한텐 다 일하는 사람들일 뿐이야.”서하는 짧게 대꾸했다.“그래.”은혁이 혀를 차듯 말했다.“오늘 왜 갑자기 이런 걸 묻지? 당신 원래 이런 거 물어본 적 없잖아.”“왜, 물어보면 안 돼?”서하가 평소와 달리 묘하게 투덜거렸다.그걸 듣는 은혁의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풀리는 쪽에 가까웠다.서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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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그렇게까지 막무가내야?”“응.” 은혁이 말했다.“남들 사랑이 어떤지는 모르겠어. 근데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난 뒤로 내 안에는 당신밖에 없어. 다른 여자니, 배신이니, 그런 건 애초에 있을 수가 없는 일이야.”서하는 얼굴을 은혁의 품에 묻었다.“알겠어.”“당신... 아직 몰라.” 은혁은 서하를 제 쪽에서 떼어내며 말했다.“우리 이번에 분명히 약속했잖아.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말하고, 숨기지 말고, 오해하게 두지도 말자고. 그러니까 말해. 무슨 일 있었어?”서하는 입을 다물었다.은혁은 몸을 일으켜 앉았다. 드러난 상반신의 탄탄한 가슴 근육이 남자의 힘과 짙은 매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말해.” 은혁의 표정은 단단하게 굳어 있었다.“무슨 일인지.”서하는 망설였다.‘그래. 아까 우리 분명...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서로에게 말하자고 약속했잖아.’‘괜히 오해가 쌓이지 않게 하자고.’그런데 서하는 이제 더 이상 엉뚱한 상상을 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그 사진들이 분명 서하를 불편하게 만들기는 했다.그러다 서하는 문득 깨달았다. 이건 이제 단순히 자기와 은혁 사이의 문제만은 아니었다.사진을 찍은 사람, 아니면 그 여자 쪽이 앞으로 또 다른 수를 쓸 수도 있지 않을까?사랑이라는 건, 이런 의심과 오해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견딜 만큼 단단한 게 아니었다.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서하는 더는 망설이지 않았다. 핸드폰을 가져와 사진 몇 장을 열고 은혁에게 내밀었다.“여러 장이야. 넘겨봐.”은혁은 처음엔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사진을 보는 순간, 눈빛이 확 달라졌다.은혁은 두 장쯤 넘기자마자 더는 못 참고 서하의 손을 붙잡았다.“그거 믿지 마! 진짜 그런 거 아니야!”서하가 말했다.“난 당신 믿어. 그러니까 설명해.”은혁은 급히 말했다.“난 그 여자랑 아무 일도 없었어... 아, 알겠다. 이건 각도 때문이야. 이 사진 봐.”은혁은 사진을 가리켰다.“이건 내 뒤쪽에서 찍은 거잖아. 그래서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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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은혁이 돌아오고, 서하의 감기도 거의 다 나았다. 그래도 서하는 소진이 걱정됐다. 결국 마스크까지 쓰고 소진을 보러 갔다.소진은 서하를 보자 고개를 갸웃했다.“왜 그래? 집 안에 들어왔는데도 마스크를 안 벗네?”서하는 소진 맞은편에 앉았다.“나 얼마 전에 감기 걸렸잖아. 이게 좀 더 안전할 것 같아서. 너 지금은 조심해야 할 때니까, 작은 것도 신경 쓰는 게 낫지.”소진이 웃었다.“괜찮아. 나 원래 몸 튼튼해. 근데 너는 감기 걸렸는데 뭐 하러 여기까지 왔어. 집에서 푹 쉬지.”선우는 물 한 잔을 따라 서하에게 건넸다.서하는 웃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선우가 말했다.“두 분 얘기하세요. 저는 냉장고에 뭐 있는지 좀 보고 올게요. 서하 씨, 여기서 저녁 드시고 가실래요?”“저는 먹고 왔어요.” 서하가 말했다.“조금 있다가 갈 거라서 신경 안 쓰셔도 돼요.”선우는 그대로 주방 쪽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서하는 얼른 소진에게 물었다.“너희 둘... 이제 괜찮은 거지?”소진이 말했다.“괜찮아. 너는 그 일 아직도 계속 마음에 걸려? 맨날 그것만 신경 쓰고.”“괜찮다니까 다행이다.” 서하가 말했다.“난 지금 네가 빨리 애 낳고, 아무 일 없이 무사히 지나가기만 기다리고 있어.”“그럴 거야.” 소진은 곧장 되물었다.“배 대표는 돌아왔어?”서하는 평소에도 소진과 핸드폰으로 자주 연락했다. 그래서 은혁이 출장 다녀온 일도 소진은 이미 알고 있었다.“응. 나 데려다주고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어.”“왜 안 올라오라고 했어?”“너랑 따로 얘기하고 싶은 것도 있었고.” 서하가 말했다.“그리고 너한테 하고 싶은 말도 하나 있었어.”소진이 눈을 좁혔다.“무슨 말?”서하는 핸드폰을 꺼내 소진에게 내밀었다.“이거 좀 봐.”소진은 사진 한 장만 보고도 바로 욕을 터뜨렸다.“이 개자식, 배 대표 뭐야? 바람난 거야?”서하는 어이없는 듯 웃었다.“아니야. 누가 일부러 구도 맞춰서 몰래 찍은 다음, 나한테 보낸 거야.”“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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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소진은 선우를 흘겨봤다.“왜, 너는 다른 여자한테 키스할 생각도 하면서, 나는 다른 남자 하나 찾으면 안 되냐?”서하가 얼른 소진의 팔을 잡아당겼다.“무슨 말을 그렇게 해!”그러고는 급히 선우를 바라봤다.“저희 그냥 농담한 거예요. 소진이는 원래 말만 저렇게 하는 거지, 변호사님을 얼마나 좋아하는데요.”선우의 얼굴에 금세 환한 웃음이 번졌다.소진이 무심하게 말했다.“속긴. 그걸 또 믿네.”선우의 웃음이 바로 사라졌다.서하는 화가 나서 소진을 봤다.“너는 왜 맨날 이래! 지금까지 겨우겨우 여기까지 온 건데, 꼭 이렇게 사람 마음을 휘저어야겠어?”소진은 태연하게 말했다.“위기감 좀 가지라고 그러는 거지.”서하는 진이 빠지는 기분이었다.“적당히 좀 해. 진짜 사람 떠나면 그땐 네가 후회해도 늦어.”소진은 고개를 돌려 선우를 봤다.“갈 거야?”“안 가.” 선우는 고개를 저었다.“이번 생에는 못 가.”소진이 되물었다.“말투 들어보니까 꽤 아쉬운가 본데? 억지로 버티지 마. 가고 싶으면 언제든 가.”선우는 이제 대꾸할 힘도 없다는 듯 말했다.“넌 진짜 나만 보면 괴롭히고 싶지.”그 말을 남기고 선우는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 뭘 가지러 나왔는지도 잊어버린 얼굴이었다.서하는 답답하다는 듯 소진을 바라봤다.“왜 자꾸 이래!”소진은 웃었다.“알았어, 알았어. 하선우가 워낙 잘 놀라잖아. 근데 너까지 왜 그래. 난 그냥 장난친 건데.”서하는 한숨을 내쉬었다.“소진아, 그런 장난은 하면 안 돼. 사람들 말 있잖아. 두 사람이 사랑할 때는 처음에 둘이 함께 마음을 한 병에 차곡차곡 담아두는 거래.”“근데 시간이 지나면 처음 같은 마음만으로는 안되니까, 결국 그 병 안에 남아 있는 걸 꺼내 먹으면서 버티는 거라고.”“너처럼 계속 그러면, 나중엔 그 병 안에 아무것도 안 남아.”소진이 눈을 깜빡였다.“진짜야?”“당연하지.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계속 떠보고 의심하고 시험하면 못 버텨.” 서하는 소진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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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8화

소진이 물었다.“그럼 내가 하나 물어볼게. 너한테 나는 몇 번째야?”선우는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당연히 1등이지! 너보다 앞서는 사람은 한 번도 없었어!”소진은 코웃음을 쳤다.선우가 눈을 크게 떴다.“이렇게 대답했는데도 마음에 안 들어?”소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이번엔 네가 나한테 물어봐.”선우는 잠깐 멍해졌다.“뭘?”“방금 그 질문. 이번엔 네가 나한테 해.”그제야 선우는 알아듣고 물었다.“그럼 너한테 나는 몇 번째야?”막상 입 밖에 내고 나니 선우는 괜히 긴장됐다.선우한테 소진은 의심할 것도 없이 첫 번째였다.하지만 소진한테 자기가 어떤 자린지는... 선우도 장담할 수 없었다.그런데 소진은 이렇게 말했다.“너는 내 마음속에 하나뿐이야. 내 안에는 너밖에 없어.”선우는 그대로 굳어버렸다.머릿속에서 불꽃이 터지는 것 같았다.애초에 소진은 선우한테 달콤한 말을 자주 해주는 사람이 아니었다.소진은 늘 비틀려 있었고, 쉽게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고, 입으로는 더더욱 지지 않으려 했다. 어쩌면 침대 위에서나 조금 풀어질 뿐이었다.소진이 선우를 흘겨봤다.“봐. 이런 게 완벽한 답이지.”선우는 참지 못하고 소진을 끌어안았다.“소진아...”“그만해.” 소진은 선우를 밀어냈다.“하나 더 물어볼게.”“물어!” 선우는 이번엔 단단히 대비했다.“뭐든 물어봐!”소진이 입을 열었다.“만약 우리가 헤어지면, 너는 나랑 닮은 사람 찾을 거야?”선우는 곧장 말했다.“당연히 아니지! 너는 세상에 하나뿐이야! 아무도 널 대신할 수 없어!”소진은 차갑게 선우를 바라봤다.선우는 그 시선에 흠칫했다.“왜, 왜. 내가 잘못 말했어?”소진은 여전히 말없이 선우를 보고만 있었다.선우는 그제야 불안해졌다.“진짜 틀렸어?”소진이 턱을 살짝 들었다.“이번에도 네가 나한테 물어봐.”선우는 결국 그대로 따라 물었다.“만약 우리가 헤어지면, 너는 나랑 닮은 사람 찾을 거야?”소진은 짧게 말했다.“우리는 안 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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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9화

하지만 소진은 서하의 일을 잊지 않고 있었다.소진이 말했다.“그 번호, 사람 시켜서 한 번 더 파봐. 난 배 대표가 밖에서 딴짓한 거 아닌지 의심돼.”선우가 바로 말했다.“그럴 리 없잖아. 배 대표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서하 씨랑 3년이나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배 대표 주변엔 다른 여자 하나 없었어. 그런데 다시 만나고 나서 갑자기 바람을 피운다고? 말이 안 되지.”소진이 코웃음을 쳤다.“집에 있는 꽃보다 들꽃이 더 향기롭다는 말 모르냐?”선우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난 너 앞에서만 반응하는데.”“멀쩡히 얘기하다가 무슨 소리야!” 소진은 선우를 한 번 꼬집었다.“그리고 그런 말로 나 속일 생각하지 마. 남자들은 다 아래로 생각하는 동물이잖아. 불 끄면 다 똑같지 뭐.”“당연히 다르지.” 선우가 말했다.“아무튼 난 배 대표가 딴짓했을 거라고는 안 믿기는데.”“그럼 내가 직접 알아볼래.”“내가 알아볼게. 배 대표 결백은 내가 밝힐게.”소진은 금세 더 불안해졌다.“너 설마 배 대표라고 덮어주려는 거 아니지? 됐어. 내가 사람 시킬 거야. 네가 알아본 건 못 믿겠어.”선우는 억울하다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나 너한테 그 정도 신뢰도 없어?”“너희는 다 한패야!”소진 쪽은 예상보다 빨리 결과가 나왔다. 소진은 곧바로 서하에게 전화를 걸었다.“서하야, 그 번호 임시로 개통한 거라 아무 정보도 안 나와.”서하가 말했다.[배은혁도 똑같이 말했어. 됐어, 이건 그냥 넘기자. 어차피 우리한테 큰일 생기는 것도 아니고.]“난 그래도 찜찜해.” 소진이 말했다.“한 번 보냈으면 두 번도 보낼 수 있잖아. 맨날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지. 우리가 먼저 움직이자.”서하가 되물었다.[어떻게?]소진이 말했다.“그 사람 목적이 배 대표 사진 찍는 거잖아? 그럼 아예 기회를 주자는 거지. 배 대표가 또 출장 가는 척하면 돼. 우리가 뒤에서 기다리다가 딱 잡는 거야.”서하는 웃었다.[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당연하지!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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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엄선호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곁에는 자연스럽게 온갖 부류의 사람들이 생겨났다.하지만 엄선호는 원래 남에게 부탁할 일이 거의 없는 사람이었다.누군가에게 먼저 입을 여는 일도 드물었다.이번이 처음이었다. 구나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꺼낸 건.엄선호는 결혼식 절차도 틈날 때마다 많이 찾아봤다.그러다 보니 신부가 결혼식 당일에 옷을 여러 벌 갈아입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웨딩드레스도 있고, 다른 옷도 있고, 신부의 아름다움을 여러 방식으로 보여주는 자리였다.엄선호는 솔직히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왜 그렇게 옷을 많이 갈아입어야 하는지.다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구나린이 힘들지 않았으면 했다.그래서 엄선호는 친구의 아내와 상의해서 의상 여섯 벌을 맞추기로 했다.가장 공을 들여야 하는 건 당연히 본식 웨딩드레스였다.나머지 다섯 벌은 조금 편하게 가도 괜찮았지만, 본식 드레스만큼은 꼭 하나뿐인 것이어야 했다. 구나린이 가장 아름다운 신부로 보이게 해야 했다.친구 아내는 그 부탁을 듣고도 한참 놀랐다.“진짜 엄선호 시장님은 부탁한 거 맞아? 그것도 당신이 직접 말 전해달라고 한 거야? 상상이 안 되네. 엄선호 시장님 같은 분이 이런 것까지 신경 쓸 줄은...”사실 엄선호가 신경 쓰는 일은 그뿐만이 아니었다.지난번 구나린의 검사 결과가 나오고, 모두가 안도했다.하지만 엄선호는 그렇다고 해서 마음을 놓아도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이 나이가 되면 무엇보다 중요한 건 결국 건강이었다.엄선호는 구나린이 조금이라도 무리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회사 일도 전보다 덜 보게 했다.무슨 일이든 몸과 마음의 건강이 먼저였다.하지만 결혼식 준비를 엄선호 혼자 다 챙길 수는 없었다.어떤 일들은 결국 구나린이 직접 신경 써야 했다.크게 치르지 않겠다고는 했지만, 그렇다고 하객 수를 너무 줄일 수도 없었다.구씨 가문 쪽 친척들만 해도 적지 않았고, 구나린 개인의 친구들, 함께 일해 온 사람들까지 합치면 숫자가 꽤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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