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Chapter 761 - Chapter 770

795 Chapters

제761화

“혼인관계증명서를 금고에 넣는다고?”서하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혼인관계증명서가 무슨 값비싼 보석이나 귀금속도 아닌데, 왜 금고에 넣는다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이걸 누가 훔쳐 가기라도 한단 말인가?“당신은 몰라.”은혁은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가며 말했다.“나한텐 이게 정말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하도 굳이 은혁의 행동을 막지 않았다.대신 아래에서 말했다.“나 여기 가족관계증명서도 있는데...”“그것도 같이 넣어.”은혁은 이미 계단 모퉁이까지 올라간 뒤였다.“내가 같이 보관할게. 기념으로.”서하는 아래층에서 은혁을 기다리며 소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남자들은 왜 그래?]그제야 서하는 사람들이 왜 남자는 나이를 먹어도 애 같다고 하는지 조금 알 것 같았다.은혁은 가끔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다.소진은 금방 답장을 보냈다.[아마 남자들은 다 비슷한가 봐. 방금 선우한테 네 메시지 보여줬더니, 선우도 자기한테 혼인관계증명서 생기면 금고에 넣어둘 거라던데.]그 말을 보자 서하는 선우 쪽 상황이 조금 이해됐다.서하가 답장을 보냈다.[너희는 그 서류가 진짜 어렵게 생긴 거잖아.]소진이 다시 답했다.[너희도 만만치 않았어.]그 말을 보는 순간, 서하는 문득 마음이 움직였다.잠시 뒤 은혁이 내려오자, 서하는 먼저 다가가 은혁의 허리를 안았다.은혁도 바로 서하를 품에 안았다.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그저 조용히 서로를 끌어안은 채, 가만히 체온을 나눴다.“여보...”얼마나 지났는지 모를 때, 은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고마워.”은혁이 말했다.“나한테 당신을 다시 사랑할 기회를 줘서 고마워. 나는 절대 당신 실망하게 하지 않을 거야.”“나도 고마워.”서하는 은혁 가슴에 기대며 말했다.“나랑 끝까지 같이 가주겠다고 해줘서.”“배 안 고파?”은혁은 서하를 놓아준 뒤 손을 잡고 자리에 앉게 했다.“음식은 곧 도착할 거야. 오늘은 밖에 나가서 먹지 말고, 여기서 둘이 조용히 축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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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은혁이 말했다.“생리 중이어도... 할 수 있는 건 많아.”서하는 그를 한 번 흘겨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난 꽃꽂이할 거야.”서하가 아직 꽃을 다 꽂기도 전에, 은혁이 어느새 다가와 있었다.은혁은 뒤에서 서하를 끌어안고, 하얀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오늘 우리 혼인신고한 날이잖아. 이렇게 좋은 날에 아무것도 안 하면, 그건 너무 아깝지 않아?”“또 뭘 하려고?”서하는 꽃줄기 끝을 사선으로 잘라서 꽃병에 꽂아 넣었다.은혁은 서하 손을 잡아 이끌고 가서 먼저 손부터 씻게 했다.그다음엔 자연스럽게 서하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서하는 끝까지 미련을 못 버리고 말했다.“꽃 아직 다 안 했는데...”“당신이 좋으면 내가 앞으로 맨날 사줄게.”은혁이 말했다.“지금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걸 해야 해.”“뭘 할 수 있다고...”아무래도 생리 중이었으니까.그런데 막상 올라가 보니,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았다.은혁은 서하에게 오래 입을 맞추고,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며,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밤을 채워 갔다.모든 게 끝난 뒤, 서하는 녹초가 되어 있었다.팔다리에는 힘이 풀렸고, 몸 전체가 몹시 나른했다.그저 침대 위에 축 늘어진 채, 은혁 품에 안겨 있을 수밖에 없었다.이런 일에 있어서는, 남자들이 참 놀라울 때가 있었다.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자기 방식대로 다 알아내는 것처럼 보였다.서하는 오늘에야 알았다.은혁이 그동안은 꽤 점잖게 굴었던 거라는 걸.본모습을 전부 드러낸 적이 없었던 셈이었다.모르는 사람이 보면, 은혁이 경험 많은 사람인 줄 알았을지도 모른다.그런데 은혁은 그런 말을 했다.이런 건 남자한테 원래 타고난 감각이 있는 거라고.은혁은 서하 귀에 입술을 가까이 대고 낮게 말했다.“나한텐 당신뿐이야.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나는 오직 당신 하나야.”서하는 몸도 마음도 깊이 풀려 버린 상태였다.혼인신고를 마친 그날 밤은 서하에게도 기억에 오래 남을 만큼 충만하고 편안했다.혼인신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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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인제 와서는 또 자연스럽게 두자고 했다.서하가 거기에 무슨 말을 더 하겠나?그저 ‘알겠어’ 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입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이미 딴생각을 품고 있었다.‘생리 끝나면 한동안 은혁 씨 집에서는 안 자야지.’그런데 뜻밖의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그날 밤 구나린 집에 돌아가서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했다고 얘기하자, 구나린이 일부러 엄선호까지 불렀다.네 명의 어른에 이한까지, 다섯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저녁을 먹게 된 것이다.구나린이 말했다.“어쨌든 너희가 먼저 혼인신고를 했으니까 이제 법적으로도 부부잖아. 전에 같이 살자고 얘기했었는데, 너희 생각은 어때?”서하는 멈칫했다.지금 서하는... 은혁과 같이 살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었다.그런데 은혁이 이미 먼저 입을 열었다.“저는 괜찮습니다. 저한테도 집 하나 더 있고, 여기서도 멀지 않아서요. 저희 식구가 같이 살아도 충분합니다.”구나린이 말했다.“내가 있는 그 집으로 가. 내가 미리 다 정리해 놓았어. 전에 서하랑 이한이도 가봤고, 둘 다 괜찮다고 했잖아.”은혁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저는 정말 괜찮습니다.”어디에서 사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아내랑 같이만 살 수 있으면 됐다.엄선호도 말했다.“나도 괜찮아. 다만 가끔 내가 일 때문에 일찍 나가거나 늦게 들어올 때가 있을 텐데, 혹시 너희 생활에 방해가 되진 않을까 그게 좀 걸리네.”구나린이 피식 웃었다.“집이 그렇게 넓은데, 당신 나갈 때 꽹과리라도 치고 나갈 거야? 영향이 있다면 나한테나 조금 있겠지.”“최대한 조심할게.”엄선호가 웃으며 말했다.“당신 깨우는 일은 없을 거야.”이한도 무척 들떠 있었다.이한은 엄선호를 아주 좋아했다.좋아하는 어른들과 한집에서 같이 살게 된다는 말을 듣자 마냥 신이 났다.저녁을 먹고 나서, 은혁은 새로 맡은 프로젝트 이야기를 하느라 엄선호와 함께 서재로 들어갔다.도시 개발과 관련된 일이었다.서하는 구나린과 거실 소파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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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이사하는 날은 하늘이 맑고 바람도 부드러워, 모처럼 덜 더운 편이었다.유난히 더운 여름이라 이한은 더위에 지쳐 바깥에 나가 노는 것도 싫어질 정도였다.이사 자체를 서하나 은혁이 직접 할 일은 없었지만, 짐을 옮기는 기사들이 땀을 비 오듯 흘리는 걸 보고 있자니 서하도 괜히 마음이 쓰였다.너무 고생스러워 보였다.사실 옮길 짐이 아주 많은 건 아니었다.구나린 집 쪽에는 원래 갖춰진 게 거의 다 있었다.대부분은 이한의 짐이었다.장난감도 많았고, 이한이 조립해 둔 블록도 있었고, 책도 한가득이었다.서하도 책이 많은 편이었다.오후가 지나기도 전에 짐은 전부 옮겨졌다.아이와 함께 사는 집이라 그런지, 구나린은 입주하는 날도 꽤 정성스럽게 준비했다.가사도우미가 보기 좋게 음료와 과일을 잔뜩 내놓았고, 복이 들어오라는 뜻의 문구가 적힌 장식도 걸어 두었다.식구들이 집 안으로 들어설 때는 풍선에 리본 장식까지 더해져, 꽤 떠들썩하고 흥겨운 분위기가 났다.구나린과 엄선호의 안방은 1층에 있었다.이한의 방과 놀이방도 모두 1층에 마련돼 있었다.2층에는 서재와 서하, 은혁의 안방이 있었다.손님방도 몇 개 더 있었다.3층에는 홈시어터실이랑 운동 기구실, 취미 공간이 있었고, 옥상에는 유리 온실이랑 야외 수영장까지 딸려 있었다.마당도 넓었다.구나린은 한쪽에는 채소를 심고, 다른 쪽에는 꽃을 심을 생각이라며 벌써 자리를 나눠 보고 있었다.사람 마음속에는 다들 텃밭 하나쯤 꿈꾸는 마음이 있는지도 몰랐다.무엇보다 구나린은 어린 외손자와 함께 씨를 뿌리고, 자라고, 거두는 기쁨을 같이 누리고 싶어 했다.집 전체 인테리어는 전부 서하 취향에 맞춰져 있었다.단정하고 시원한 분위기였고, 가족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는 구조였다.게다가 2층에는 서하와 은혁이 함께 쓰는 안방 말고도, 서하만을 위한 방이 따로 하나 더 있었다.크기도 제법 넓었다.드레스룸으로 써도 됐고, 서하 혼자 쉬는 공간으로 써도 충분했다.그 방은 전체적으로 조금 더 공주 방 같은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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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서하가 말했다.“여긴 내 방이잖아. 혼자 잘 거야.”“그건 안 되지.”은혁이 말했다.“우린 이제 법적으로도 부부야. 부부 사이엔 공동재산도 생기고, 당신 것도 결국 내 거야.”그 말이 부부 공동재산 이야기로까지 번져갈 줄은 서하도 몰랐다.서하는 은혁이 저렇게 신난 얼굴로 굴고 있는 꼴을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어서 입을 열었다.“당신 잊었어? 여긴 우리 엄마 집이야. 내 것도 아니야.”과연 그 말에는 은혁도 바로 할 말이 없어졌다.하지만 은혁은 요즘 들어 제법 뻔뻔해지는 법을 배운 참이었다.은혁은 그대로 서하 목에 얼굴을 비볐다.“그런 건 모르겠고, 당신이 자는 데서 나도 잘 거야.”서하도 거기에는 별수 없었다.이렇게 애교로 무장한 사람을 누가 쉽게 밀어낼 수 있겠나?저녁에는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북적이게 식사했다.샴페인도 터뜨렸고, 케이크도 꺼냈다.제일 신이 난 건 이한이었다.이한의 방은 인테리어를 할 때 이한의 의견도 직접 반영했다.구나린은 이한이 좋아하는 취향에 맞춰 하나하나 꾸며 줬다.무엇보다 넓디넓은 놀이방이 따로 있었다.저녁을 다 먹고 나서도 누구 하나 바로 방으로 들어가지 않았다.다 같이 거실에 모여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엄선호와 구나린은 나란히 앉아 있었고,서하는 1인용 소파에 자리 잡았다.은혁은 이한과 함께 카펫 위에 앉아 조립 장난감을 맞추고 있었다.한참 이야기하다가 어쩌다 보니 화제가 아이들 이야기로 넘어갔다.구나린이 말했다.“서하야, 너희 둘째 생기면 그 애는 배 서방의 성을 따르는 게 낫겠다.”은혁이 고개를 들고 이쪽을 봤다.서하는 눈을 한 번 깜빡였다.“저는 괜찮아요. 전에 이한이 성도 바꿀지 물어본 적 있었는데, 이한이가 그냥 지금대로 두자고 했거든요.”그 문제는 예전에 이미 한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구나린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랬구나. 그래도 아이 하나는 아빠 성 따르고, 하나는 엄마 성 따르는 것도 나쁘지 않지. 공평하잖아.”은혁이 입을 열었다.“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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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서하가 말했다.“이제 진짜 연애 상담해도 되겠다.”“내가 책을 괜히 많이 본 줄 알아?”서하가 물었다.“그럼 우리... 예전에 끝나기 전에도 그런 책 봤어?”은혁은 서하에게 입을 맞췄다.“앞으로 그런 말 하지 마. 재수 없어.”서하는 웃음이 터질 뻔했다.그제야 은혁이 아까 질문에 답했다.“그때도 보긴 봤어.”“근데 별 효과는 없었네.”서하가 말했다.“당신이 책까지 봤는데도 우리 결국... 헤어졌잖아.”서하는 일부러 ‘이혼’이라는 말 대신 다른 표현을 골랐다.은혁은 그것도 마음에 안 들었다.“헤어진다는 말도 하지 마.”은혁이 말했다.“어쨌든 우린 지금 다시 잘됐잖아. 앞으로는 누가 와도 우리 못 갈라놔.”“응.”서하는 가볍게 답했다.은혁은 눈을 내리깔고 서하를 바라봤다.“여보, 아직이야? 그날은 끝났어?”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서하는 은혁의 몸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바로 느낄 수 있었다.정말이지, 이건 또 무슨.남자라는 존재는 몸이 먼저 반응하는 속도부터가 사람을 당황하게 했다.멀쩡히 이야기 잘하다가 대체 왜 또 이렇게 되는 건지 서하는 어이가 없었다.서하가 말했다.“아직 조금 더 기다려야해. 안 돼...”은혁 얼굴에는 아쉬움이 그대로 드러났다.“알겠어.”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렇다고 가만있을 사람은 아니었다.은혁은 계속 입을 맞췄고, 끝도 없이 서하를 달래면서 손으로 도와달라고 졸랐다.생리라는 것도 언젠가는 끝난다.서하가 피하고 싶어도 끝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서하는 느꼈다.혼인신고를 하고 나니 은혁이 더 들러붙는 것 같았다.혼인신고를 한 그날, 은혁은 바로 SNS에 글을 올렸다.은혁은 평소 지인도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었고, SNS 활동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정말 몇 년에 한 번 올릴까 말까 한 정도였다.그런 은혁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것도 놀라운데, 첫 글부터 이렇게 파급력 큰 내용이었으니, SNS 반응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서하가 봤을 때, ‘좋아요’와 댓글 숫자는 이미 아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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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서하도 은혁이 SNS에 글을 올릴 줄은 몰랐다.확실히 평소 은혁답지 않은 행동이었다.그런데 서하가 더 궁금했던 건 다른 쪽이었다.서하가 소진에게 물었다.“부럽지 않아?”소진은 못 들은 척했다.[뭐가?]“우리 결혼했잖아. 혼인신고도 했고.”서하가 말했다.“이제 우린 법적으로 부부고, 공동재산도 생기고.”[왜?]소진이 말했다.[나한테 와서 자랑하는 거야?]“너도 자랑할 수 있잖아.”서하가 말했다.“네가 원하기만 하면.”소진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선우가 너한테 얼마 줬어? 이렇게까지 열심히 선우 편 들어주는 거 보니까 뭐 받았네, 받았어.]“난 하 변호사님 편을 드는 게 아니야.”서하가 말했다.“그냥 하 변호사님처럼 괜찮은 사람, 네가 놓치면 아까울 것 같아서 그래.”[놓친 거 아니거든. 우린 계속 같이 있잖아.]소진이 말했다.[이렇게 평생 살 수도 있어.]서하는 소진에게 뭐라고 더 말해야 할지 몰랐다.사실 서하는 소진에게 이 문제를 두고 자주 말하는 편은 아니었다.소진이 이런 얘기 나오는 걸 몹시 싫어한다는 걸 서하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하씨 집안 사람들도 그렇고, 소진의 가족들도 그렇고, 다들 소진 앞에서 같은 말을 반복했다.선우와 결혼하라고, 이제는 결론을 내릴 때라고 끊임없이 이야기했다.하지만 소진이 보기엔 결혼을 하든 안 하든 무슨 큰 차이가 있나 싶었다.소진은 이미 부족할 게 없었다.그런데 왜 굳이 자신을 결혼이라는 틀 안에 넣고 가둬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물론 대부분 사람은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는 걸 자연스러운 순서로 여길 것이다.그래도 소진은 그런 식으로 살고 싶지 않았다.그게 그렇게 잘못된 일인가 싶었다.소진의 인생은 소진의 것이었다.그걸 소진 뜻대로 설계하면 안 되는 건가 싶었다.서하는 더 말하지 않았다.아이 얘기를 몇 마디 더 나누고 나서 전화를 끊었다.서하와 은혁이 혼인신고를 한 지 사흘째 되던 날, 서하는 학교에 갔다.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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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배효산은 먼저 은혁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은혁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배효산은 친구한테서 전화받고서야 알게 됐다.SNS에서 은혁이 혼인관계증명서를 올린 걸 봤다면서, 축하한다는 말을 들은 것이다.배효산은 그 일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은혁이 서하와 다시 결혼했다고?’‘혼인신고까지?’아무리 그래도 자기가 아버지인데, 이런 일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는 게 배효산은 도무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이놈은 대체 아버지인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안중에도 없는 건가?’배효산은 화가 치밀어 올라 바로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은혁은 받지 않았다.그래서 배효산은 서하에게 전화를 걸었다.서하는 전화받고서야 상대가 배효산이라는 걸 알았다.예전에 쓰던 번호는 이미 은혁이 차단해 둔 상태였다.서하는 배효산의 번호를 차단할 마음은 없었다.아무리 그래도 상대는 은혁의 아버지였으니까.그렇지만 은혁은 그런 걸 따지지 않았다.예전부터 은혁은 서하에게 분명히 말해 왔다.앞으로 배효산이 괜히 연락해서 귀찮게 굴면, 서하도 굳이 예의를 차릴 필요 없다고.그래도 서하는 배효산에게 예의를 지키며 물었다.“무슨 일이세요?”“무슨 일이냐고?”배효산은 당장이라도 화를 터뜨릴 기세였다.[나도 알아야 할 일이 있지 않냐? 너희 눈에는 내가 아버지로도 안 보이냐?]서하는 배효산이 왜 화가 났는지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자기들끼리 혼인신고를 해버린 일을 두고 화를 내는 게 분명했다.보통 집안이라면 자식이 혼인신고를 하기 전에 부모에게 알리고, 부모 뜻도 묻는 게 자연스러운 순서일 수 있었다.서하는 혼인신고를 하기 전에 구나린에게는 미리 이야기했다.하지만 배효산은 평범한 집안의 아버지처럼 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배효산과 은혁 사이 관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팽팽하게 긴장된 상태였다.특히 지난번 배효산이 배성우를 회사에 끼워 넣으려 했던 일 이후로, 은혁과 배효산 사이는 더 차갑게 식어 버렸다.서하가 말했다.“그건 은혁 씨한테 직접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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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화

“굳이 말씀드려야 해?”은혁이 말했다.“아버지 눈엔 배성우밖에 없잖아. 내가 결혼하든 말든, 아버지는 처음부터 관심도 없으셨고.”서하가 말했다.“그렇게 말하지 마. 그래도 아버님이시잖아. 일단 먼저 전화해. 정말 집에 들어가야 하는 거면, 나도 같이 갈게.”“알았어.”은혁은 그렇게 부르면서도 속이 달았다.“일단 내가 먼저 전화할게.”“말 곱게 하고, 괜히 흥분하지 말고. 알겠지?”“그럼 당신이 한 번 불러줘.”은혁이 말했다.“기분 좋아지면, 나도 아버지랑 안 부딪히고 잘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서하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당신도 참.”“나 기다리고 있는데.”서하는 결국 불러줬다.“여보, 아버님이랑 좋게 말씀드리고, 통화 끝나면 나한테 연락해.”“알았어.”은혁은 금세 기운을 되찾았다.“좀 있다가 전화할게.”은혁은 배효산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은혁이 먼저 말했다.“아까 회의 중이어서 못 받았습니다. 제 전화가 안 된다고 서하한테까지 연락하지 마세요.”[연락하지 말라고?]배효산은 어이가 없어서 목소리가 더 커졌다.[내가 며느리한테 전화한 게 왜 문제야?]“하실 말씀 있으시면 저한테 하세요.”[너희 둘, 집으로 들어와!]“무슨 일 있으십니까?”은혁이 물었다.“어떤 큰일이 있길래 꼭 집에 들어가야 합니까?”[집에 아무 일 없으면 안 들어와도 되는 거냐?]배효산이 버럭했다.[네 눈에는 내가 아버지로도 안 보이냐!]은혁이 말했다.“제가 아버지를 아버지로 안 보는 게 아닙니다. 그 집에 이제 제 자리는 없다는 뜻입니다. 아버지는 어머니랑 성우... 셋이서 잘 살고 계시잖아요.”[너도 우리 집 식구 아니야? 너도 내 아들 아니냐? 그래, 좋다. 네가 네 입으로 내 아들이 아니라고 할 거면, 우리 집 재산도 전부 다 내놔!]은혁은 낮게 웃었다.“내놓으라고요? 그 재산은 할아버지께서 직접 저한테 맡기신 겁니다. 그걸 저더러 넘기라고 하시려면, 먼저 할아버지와 상의부터 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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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은혁이 듣기엔, 자기 아버지의 말은 상식에 맞지 않았다.자신과 서하의 결혼식은 부부의 축복과 행복을 담아야 하는 자리였다.주인정 같은 상간녀는 그 자리에 낄 수 없다.은혁은 자기 결혼식에 아름답지 않은 것들, 추한 것들, 더러운 것들은 하나도 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배효산이 전화를 끊자, 옆에 있던 주인정이 물었다.“어떻게 됐어요?”배효산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제 아주 제 세상 만난 줄 안다니까!”주인정이 말했다.“진작부터 말씀드렸잖아요. 회사 일에 좀 더 신경 쓰셔야 한다고. 당신은 맨날 대수롭지 않게 넘기더니, 이제 와서 그러세요? 날개를 단 정도가 아니라, 진작에 저 멀리 날아가 버렸죠.”배효산은 젊었을 때만 해도 사실 큰 욕심이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나이가 들면서 성정이 크게 바뀌었다.예전에는 주인정과도 제법 보조를 맞추며 살아왔다.하지만 지금 배효산의 성격이 달라진 데에는 주인정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원래 주인정은 자기 아들의 재능이 뛰어난 줄 알았다.앞으로는 은혁 못지않게 자기 힘으로 자리를 잡고, 큰일도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그런데 이제는 주인정도 현실을 인정하게 됐다.성우는... 아무리 밀어줘도 일어서지 못하는 사람이었다.지금까지 손댄 투자와 사업에서 수익을 낸 적이 없었다.몇 번은 사기까지 당했다.애초에 성우에게는 사업 수완 자체가 없었다.주인정은 그제야 기대를 접었다.그리고 다시 시선을 은혁에게 돌렸다.배씨 집안 사업이 이렇게까지 커졌는데, 그걸 전부 은혁 혼자 차지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생각이었다.주인정은 날마다 배효산 귀에 같은 말을 넣었다.그 말을 오래 듣다 보니, 배효산도 어느새 은혁이 자기를 아버지로 대우하지 않고, 동생도 챙기지 않는다고 여기게 됐다.‘내가 죽고 나면, 은혁이 과연 성우를 받아주겠나?’배효산이 보기엔 절대 그럴 리 없었다.그래서 배효산은 자기가 하는 모든 일이 결국 두 아들을 위해서라고 믿었다.나중에 자기가 세상을 떠난 뒤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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