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효산은 머리가 지끈거렸다.하나도 버거운데 둘로 쪼개진 것처럼 복잡했다.은혁이 저렇게 정면으로 밀어붙이면, 배효산으로서는 정말 손쓸 방법이 없었다.그 아들은 진작 자기 손에서 벗어나 있었다.아니, 애초에 한 번도 자기 통제 안에 들어온 적이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배효산은 그제야 젊은 시절의 자기가 지나치게 안일했다는 걸 실감했다.아무것도 챙기지 않았고, 아무것도 알려고 하지 않았다.그저 즐기고 놀면서 편하게 사는 데만 익숙했다.그 사이 아들은 이미 제 날개를 다 키워서 훨훨 날고 있다.이제 와서 붙잡으려 해도 배효산에게는 쓸 수 있는 카드가 없었다.주인정이 말을 꺼내자, 배효산이 물었다.“무슨 생각?”배효산은 알고 있었다.주인정은 겉으로 보기엔 여리고 온순해 보여도, 속이 단순한 사람은 아니었다.물론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주인정은 늘 순진하고 깨끗한 여자처럼 굴었다.배효산 앞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보였고, 그래서 더 믿기 쉬웠다.하지만 같이 산 세월이 쌓이면서, 배효산도 조금씩 알게 됐다.주인정은 마냥 순한 사람만은 아니었다.그렇다고 이제 와서 어쩌겠는가?배효산도 나이가 들 만큼 들었고, 예전처럼 이것저것 따질 기운도 없었다.무엇보다 아들이 둘인데, 둘 다 손에서 놓칠 수는 없었다.주인정이 당시 이미 가정이 있던 배효산을 붙잡을 수 있었던 것도, 결국 보통 수완으로는 안 되는 일이었다.주인정이 말했다.“당신도 알잖아요. 성우가 이번에 그 프로젝트 맡았잖아요. 제 생각엔, 이번 기회에 은혁을 자리에서 끌어내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그렇게만 되면 당신이 회장 맡으시고, 성우가 CEO 하면 되잖아요. 두 부자가 힘 합치시면 은혁이보다 훨씬 잘할 수 있어요.”그 말을 듣는 동안 배효산의 가슴도 괜히 뜨거워졌다.마치 이미 배씨 집안 사업이 자기 손으로 다시 들어온 것처럼 보였다.자기 지휘 아래 회사가 더 크게 뻗어 나가는 장면까지 떠오를 정도였다.하지만 배효산은 곧 정신을 차렸다.“무슨 헛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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