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죄송해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문채아는 눈을 크게 뜬 채, 자신이 실수로 강재혁의 입술에 입을 맞춘 걸 깨닫자마자 급히 몸을 떼고 빠르게 사과했다.그녀의 얼굴은 단순히 붉어졌다고 표현할 정도가 아니었다. 금세 폭발할 듯 활활 달아올랐다.그리고 강재혁은 온몸이 굳어 버렸다.당장 지진이 나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던 그였지만, 지금은 말문이 막힌 채 귀 끝이 붉게 물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조금 전의 돌발 상황은 그의 첫 입맞춤이었다.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강재혁이었지만 좋아하는 사람의 입술이 닿는 순간이 이런 기분이라는 건 처음 알았다. 짧았지만 강렬해서 단 한 번으로도 지워지지 않을 기억이 되어버렸다.아쉬운 건 단 하나, 시간이 너무 짧았고 자신이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괜찮아, 앞으로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을 테니까...’격하게 뛰는 심장을 억누르며 강재혁은 그윽한 눈빛을 내리깔고 낮게 속삭였다.“괜찮아. 사과할 일... 아니야.”“아, 아니에요. 그래도... 사과는 해야죠.”문채아는 얼굴을 들지 못한 채 더듬거리며 말을 이었다.“그리고... 재혁 씨, 이사 문제는 굳이 도와주지 않으셔도 돼요. 저, 저 혼자서도 할 수 있으니까요.”“알았어.”강재혁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더는 붙잡지 않았다.왜냐하면 그 짧은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문채아는 이미 치맛자락을 움켜쥐고 바람처럼 골목 끝으로 달려가 버렸기 때문이었다.이번만큼은 강재혁도 뒤따라가지 않았다. 지금의 상태에서 더 함께 있는 건 위험했다. 문채아와 마찬가지로 그도 더는 주체하지 못하고 그 선을 넘어버릴 것만 같았다.“크흠, 대표님...”잠시 후, 안강훈의 어색한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들려왔다.그는 아까부터 차에 시동을 켜둔 채 어둠 속에 대기하고 있었는데, 혹시나 도움이 필요할까 지켜보다가 뜻밖에도 눈앞에서 믿기 힘든 장면을 목격하고 말았던 것이었다.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던 그는 결국 강재혁의 입가에 남은 옅은 립스틱 자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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