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리는 그제야 자신이 했던 말이 생각난 듯 안색을 바꿨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은 달리 할 말이 없는지 계속 입을 꾹 다문 채로 있었다.그런데 그때,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병실에서 나온 사람은 다름 아닌 강지유였고 얼굴을 보니 친구들이 한 얘기는 듣지 못한 것 같았다.강지유는 벽을 짚은 채 천천히 움직이다가 복도 끝에 서 있는 문채아를 보고는 눈이 벌게져서 소리쳤다.“네가 여기가 어디라고 와!”강지유의 얼굴에는 아직도 문채아가 전에 남긴 손바닥 자국이 찍혀있었다. 하지만 제일 심한 건 역시 등이었다.문채아가 기자회견 때 설계해 놓은 판으로 강지유는 태어나서 처음 체벌이라는 것을 당해봤다.그래도 여자라 남자들보다는 덜 맞았지만 그럼에도 살이 찢기고 피가 철철 흘러나왔다.강지유는 간호사가 들어와 약을 갈 때마다 거의 울부짖듯 했다. 약을 바르려면 기존에 있던 붕대를 벗겨내야 하고 그러면 늘 살갗이 함께 떨어져 나왔으니까.강지유의 친구들은 하필이면 강지유가 약을 갈고 있을 때 문안을 왔고 그래서 몇 배는 더 괴롭힘당한 것이었다.빨간 머리는 문채아를 보자마자 또다시 눈을 번뜩이는 강지유를 보며 얼른 그녀 곁으로 쪼르르 다가가 일러바쳤다.“지유야, 방금 문채아가 우리 다 있는 앞에서 네 욕을 해댔어. 아무래도 네가 다쳤다는 얘기를 듣고 비웃으려고 온 것 같아.”“뭐야?!”“문채아, 너는 내가 꼭 죽여버리고 말 테니까 딱 기다려!”강지유가 몸을 부들부들 떨며 문채아를 노려보았다.“그 몸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네가?”문채아는 가볍게 웃어준 후 거북이 기어 오듯 느린 강지유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말했다.“강지유, 이건 네 새언니, 즉 네 윗사람으로서 충고하는 건데 친구 좀 가려 사귀어. 멍청하고 교활한 것들만 곁에 두지 말고. 아니면 언젠가는 그 얄팍한 우정에 뒤통수 맞게 될 거야. 그리고 남자 친구 얘기할 때도 좀 경계하고 그래.”문채아는 아까 빨간 머리가 강지유를 욕하면서 박도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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