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너: Chapter 121 - Chapter 130

224 Chapters

제121화

...주연우와 함께 다시 병실로 돌아온 문채아는 얼마 안 가 경호원들이 거친 목소리를 내며 누군가를 끌고 가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시선을 돌려 보니 거기에는 속수무책으로 끌려가고 있는 이무현과 연다정이 있었다.이무현은 강재혁의 명이라 반격하지는 못하고 대신 그들이 연다정의 손목을 잡으려 할 때 나서서 막아주기만 했다.문채아는 그 모습을 보며 화가 풀리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어딘가 찝찝한 기분도 함께 느꼈다. 그래서 이만 커튼을 치려는데 어느새 곁으로 다가온 주연우가 그녀의 움직임을 제지했다.주연우는 이무현과 연다정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채아야, 우리도 가자. 나 때문에 두 사람을 쫓아내 준 건 고맙지만 더 이상 이 병원에 있고 싶지 않아졌어.”“하지만 너 상처는...”문채아도 주연우가 어떤 걸 마음에 걸려 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그녀의 몸 상태가 더 걱정되었다.“선생님의 말씀대로 약도 처방받으러 올 거고 검사도 다시 받으러 올 거야. 그냥 지금은 한시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 쉬고 싶어서 그래. 집에는 도우미 아주머니도 있으니까 문제없을 거야.”“알겠어. 그럼 그렇게 해.”문채아는 고개를 끄덕인 후 이내 뭔가를 떠올리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연우야, 아까 내가 홧김에 이무현 앞에서 이혼 얘기를 꺼내버렸는데 괜찮아? 혹시 기분 나쁜 건 아니지...?”주연우는 고개를 저으며 문채아를 살포시 끌어안았다.“다 나를 위해서 그런 건데 기분이 나쁠 리가 없잖아. 그리고 네가 했던 말 중에 틀린 말은 한마디도 없었어. 전에는 이혼 같은 거 생각도 안 해봤지만 지금부터는 한번 잘 생각해 보려고.”문채아가 말했던 대로 이무현이 이혼합의서를 던질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멍하니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아까 아무 말도 안 했을 때 주연우는 머릿속을 한번 정리하고 있었다.그녀는 아직도 이무현을 좋아하고 있지만 그를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래서 문채아가 박도윤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녀
Read more

제122화

“채아야, 너 여기 있으면 안 돼. 지유가 네 얼굴을 보기만 하면 이성을 잃어버려. 그러니까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문채아가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박도윤이 잔뜩 긴장해서는 거의 명령하듯 말했다.이에 문채아는 잠깐 멈칫했다가 이내 피식 웃었다.“너는 정말 한결같이 강지유가 1순위구나?”이무현은 앞뒤 상황 들어보지도 않고 주연우가 연다정을 밀었다고 하더니 박도윤은 문채아를 보자마자 강지유가 안정을 취해야 하니 얼른 눈앞에서 사라지라고 했다.둘이 친구만 안 먹었지 하는 행동은 이미 베스트 프렌드였다.문채아는 조롱하듯 눈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다시금 입을 열었다.“걱정 마. 나도 어차피 여기 계속 남아있을 생각 같은 거 없었으니까. 병실에서 나온 건 단지 퇴원 절차를 밟으러 가기 위해서야. 그리고 강지유의 새언니로서 아가씨의 연애 사업에 방해가 되면 안 되지. 안 그래?”“왜 그렇게 말해...”박도윤은 싸늘한 문채아의 얼굴을 보며 그녀가 뭔가를 단단히 오해했다는 것을 빠르게 알아챘지만 오해는 차차 풀어갈 수 있기에 거슬렸던 말부터 바로잡았다.“왜 자꾸 네가 새언니가 된 것처럼 굴어. 그런 말 하지 마. 듣고 싶지 않아.”문채아와 강재혁의 결혼이 가짜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싫었다.문채아의 곁에는 그때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언제나 그밖에 없을 테니까.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강재혁이라는 변수나 나타나기는 했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문채아의 인생에 잠깐 스쳤다가는 정도의 남자에 불과했다.문채아는 말이 통하지 않는 느낌에 박도윤의 손을 있는 힘껏 뿌리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다시 자리를 벗어났다.박도윤은 그런 문채아의 뒷모습을 아주 오랫동안 바라보다가 한참 뒤에야 다시 손을 내리고 발걸음을 돌렸다.그런데 두 걸음도 채 내딛지 못하고 다시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강재혁이 가만히 선 채 그를 빤히 지켜보고 있었으니까. 눈빛이 살벌한 것을 보니 문채아와 있었던 일을 다 본 것 같았다.“채아가 분명히 거절한 것 같은데, 박 대표
Read more

제123화

“채아는 이미 네 손을 놓고 네 곁을 떠났어. 네가 정말 채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면 채아가 다시 네 곁으로 돌아올 일 없다는 것쯤은 쉽게 눈치챌 수 있었을 거야.”강재혁은 박도윤이 생각하는 것들이 얼마나 허망한지 알려주고 싶었다.하지만 박도윤은 모르는 척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모르는 건지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믿지 않는 사람에게 구태여 더 설명할 필요는 없었기에 강재혁도 더 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았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채아는 내 아내야. 진정한 부부라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 같은데 마음대로 해. 나와 채아는 우리 페이스대로 사이를 발전시키기로 했으니까.”강재혁은 말을 마친 후 이만 자리를 벗어나려고 했다.그런데 그때 박도윤이 그의 등을 향해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강재혁 씨가 왜 이렇게까지 해서 채아와 엮이려 하는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빚을 갚기 위해서라지만 결혼까지 할 필요는 없었잖아요. 왜 자기 인생을 거는 거죠? 이러면 채아도 강 대표님도 불행해지기만 할 겁니다.”박도윤은 문채아를 사랑하지도 않는 인간이 왜 그 많은 방법을 내버려두고 자신의 남은 인생을 바쳐 문채아를 도우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아니, 사실은 언제부터인가 어떠한 생각 하나가 그의 머릿속을 배회하고 있었지만 줄곧 무시해 왔었다.강재혁은 발걸음을 잠시 멈췄다가 피식 웃더니 대뜸 뒤로 돌아 박도윤의 바로 앞까지 걸어왔다.“내가 불행한지 아닌지 네가 어떻게 알아?”박도윤이 미간을 움찔거리며 되물었다.“네?”“나 지금 너무 행복해.”강재혁은 그렇게 말한 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박도윤을 훑어보았다.“사실은 너도 눈치채고 있었잖아. 그래서 그 답을 알아내려고 나를 자꾸 건드린 거 아니야? 기왕 이렇게 된 거 확실한 답이 될 수 있게 얘기해주지. 애초에 빚 같은 건 나한테 구실이고 기회일 뿐이었어. 만약 이 기회가 영원히 내 손에 떨어지지 않는다면 그때는 늘 그래왔듯 꾹 참은 채로 있으려고 했어. 하지만 만약 이 기회를 잡을 순간이 생긴다면 그때는
Read more

제124화

강재혁의 손에는 의사가 처방해 준 진통제와 항생제가 들려있었다.주연우가 퇴원하겠다는 얘기에 그는 별다른 제지 없이 알겠다고 한 후 빠르게 절차를 밟아주었다. 그러고는 안강훈을 불러 짐과 함께 주연우를 무사히 집으로 데려다주라고 지시했다.주연우를 보낸 후 문채아도 차에 올라탔다.그녀는 창밖을 바라보며 최근 들어 강재혁과의 스킨십이 잦아졌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아직 손등에 남아있는 그의 온기를 애써 무시하며 강재혁 쪽으로는 시선 한번 돌리지 않았다.기사가 잠깐 필요한 것들을 사러 차에서 내려 둘만 남았을 때도 계속해서 창밖 풍경만 구경했다.하지만 같은 자세로 지나치게 오래 있어서인지, 아니면 강재혁의 숨결이 너무나도 안심이 돼서인지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시트에 기대 눈을 감아버리고 말았다.다시 깼을 때 그녀의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건 예쁜 별장과 된 완전히 어두워진 바깥 풍경이었다.“깼어?”그리고 익숙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려왔다.조금 놀란 얼굴로 고개를 돌려보니 강재혁이 차에 올라탔을 때의 그 자세 그대로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계속 내 곁에 있었던 거야?’문채아는 어쩐지 미안한 마음에 말을 다 버벅거렸다.“깨, 깨우지 그랬어요. 나 자는 동안 많이 심심했죠?”“별로?”강재혁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진심이었다.문채아가 꿈나라에 들어간 후 그는 지루함을 느낄 새도 없이 그녀의 자는 얼굴을 마음껏 구경했다.손가락 끝으로 촉촉하고도 예쁜 입술을 살짝 매만져보기도 하고 또 그날 느꼈던 부드러움을 다시금 떠올려보기도 했다.그랬더니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고 순간순간이 달콤하면서도 재미까지 있었다.물론 아주 잠깐 박도윤이 했던 말을 떠올리기도 했지만 말이다.박도윤 앞에서는 아주 자신 있게 문채아가 그의 곁에 돌아갈 일 없다고 했지만 감정이라는 건 그 누구도 쉽게 통제할 수 없는 것이었다. 강한 사람도 한순간에 무너지고 마는 것이 바로 감정이라는 것이었다.특히 강재혁은 박도윤이 문채아를 쌀쌀맞게
Read more

제125화

“채아야, 여기는 우리 집이야.”강재혁은 단호하게 말하고는 몸을 살짝 기울여 그녀의 안전벨트를 풀어주었다.“그리고 짐은 이미 여기로 보내오라고 했어. 그러니까 안심해.”강재혁은 이미 모든 걸 다 준비해 놓았다. 즉 문채아가 도망갈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뜻이었다.문채아는 ‘집’이라는 말에 긴장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강재혁도 워낙 리더십 있는 ‘남편’이라 문채아는 다시금 안심하며 숨을 한번 깊게 들이켠 후 그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강재혁이 얼마나 많은 신경을 썼는지 훤히 보이는 별장이었다.두 사람의 새집이자 신혼집인 이 별장은 제원시에서 제일 좋은 터에 자리 잡고 지어져 있었다.몽롱한 달빛 아래, 별장은 은은한 빛을 내며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마당에는 각종 묘목이 심겨 있었고 꽃이 심어진 길을 따라가 보니 그곳에는 흰색으로 칠해진 그네도 있었다.작업하다 힘들 때 휴식할 겸 몸을 누이기 딱 좋은 곳이었다.문채아는 어느덧 긴장을 완전히 벗어던진 채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강재혁은 그녀의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원하는 대로 바꿔도 된다고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미 디테일한 부분까지 그녀 마음에 쏙 드는 집이었으니까. 그녀가 터치할 공간 같은 건 그 어디에도 없었다.“재혁 씨, 나 여기 너무 좋아요. 다 좋아요. 디자이너님이 꼭 내 마음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아요!”문채아가 들뜬 얼굴로 말했다.“다행이네.”강재혁은 그 어떤 꽃보다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오늘은 늦었으니까 이만 안으로 들어가자. 안에 들어가면 아주머니가 방까지 데려다주실 거야.”“네.”문채아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강재혁이 먼저 2층으로 올라간 후 두 사람이 오길 내내 기다렸던 상주 도우미인 심영자가 과일과 음료를 들고 문채아의 앞으로 다가왔다.“안녕하세요, 사모님. 심영자예요. 2층 방까지는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아, 제 손에 들린 이건 이따 욕조에 몸을 담그실 때
Read more

제126화

문채아는 자신보다 더 들뜬 것 같은 심영자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대충 어떤 스타일인지는 전해 들었어요.”강재혁은 그녀가 놀랄까 봐 걱정됐는지 신혼부부와 잘 맞는 방이라고 미리 언질을 주었다. 이미 스포를 다 받은 상태였기에 문채아는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하지만 그 자신은 문을 열자마자 바로 사라져 버렸다.커다란 침대 위에는 꽃잎들이 예쁘게 흩뿌려져 있었고 하트가 그려진 풍선은 천장 이곳저곳과 바닥 구석구석에 놓여 있었다.심영자는 벙찐 얼굴의 그녀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과일과 음료를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사모님, 이것들 전부 대표님께서 준비하신 겁니다. 오늘은 두 분이 이곳에 입주하시는 첫날이라 전통에 따라 최대한 화려하게 꾸며야 하거든요.”‘그러니까 은은한 핑크빛이 도는 시트와 이불도 재혁 씨가 준비한 거고 꽃잎도 재혁 씨가 준비한 거며 풍선도 재혁 씨가 직접 세팅했다는 뜻이야?’문채아는 순간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심영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강재혁이 그 얼굴로 풍선 하나하나에 바람을 넣는 모습이 갑자기 머릿속에 확 그려졌으니까.원래 풍선은 번거로운 물건이라 손 한 번 잘못 놀렸다가는 금세 놓쳐버리고 만다. 그때의 그 상실감과 짜증남이란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었다.문채아가 이렇게까지 잘 아는 건 이미 한번 경험해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박도윤의 사촌 동생이 결혼했을 당시, 신혼방 꾸미는 걸 도와주기로 했던 신부의 친구가 갑자기 일이 생겨 오지 못하게 되는 바람에 급히 문채아가 투입되었다.그날 문채아는 신부와 함께 입이 부르틀 때까지 풍선을 불었고 새벽 2시가 거의 넘어갈 때쯤에야 비로소 쉴 수 있었다.분명 고된 작업이었고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완성된 방을 보고 있으니 부럽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래서 자신도 박도윤과 결혼하게 되면 신혼방을 이런 식으로 꾸며야겠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녀의 결혼 꿈은 이뤄지지 않았고 지금은 박도윤이 아닌 강재혁의 아내가 되었다.강재혁과는 계약 결혼이라 문
Read more

제127화

하지만 옷 상태를 확인한 후 문채아는 손 움직임을 우뚝 멈춰버리고 말았다.강재혁이 설마 신혼 요소를 잠옷에까지 넣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으니까.상의와 하의, 그리고 심지어 속옷들까지 전부 다 빨간색이었다.‘설마 이것도 재혁 씨가 직접 준비해 준 건가? 그러면...’문채아는 얼른 생각을 멈추고는 더 이상하고 위험한 상상을 하기 전에 후딱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말렸다.잠시 후, 욕실에서 나오자 타이밍 맞춰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종종걸음으로 다가가 문을 열어보니 거기에는 심영자가 아닌 강재혁이 서 있었다.강재혁도 이제 막 샤워를 끝낸 듯해 보였고 그녀와 똑같이 빨간색 잠옷을 입고 있었다. 단추 모양이나 주머니 디자인을 보니 커플 잠옷인 듯했다.다만 강재혁은 단추를 하나만 푼 그녀와 달리 두 개까지 시원하게 풀어헤쳐 놓았다. 그래서 쇄골과 가슴팍 일부분이 언뜻언뜻 아주 잘 보였다.강재혁은 늘 진중하고 금욕적인 느낌의 남자였는데 오늘은 작정하고 누구 한 명 꼬시려고 온 듯 매우 나른하고 매혹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이에 문채아는 순간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랐다. 주연우는 늘 둘만 있게 되면 강재혁이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달려들 거라고 했지만 지금은 어쩐지 상황이 정반대된 것 같았다.문채아는 이러다가 자신이 먼저 강재혁을 덮치려 들까 봐 무서웠다.“시간이 많이 늦었는데 혹시... 뭐 할 말이라도 있어요?”문채아가 잠옷 밑단을 꽉 말아쥔 채 물었다.“응.”강재혁은 문채아를 빤히 바라보다 잔뜩 긴장한 그녀의 손이 잠옷 밑단을 꽉 쥐다 못해 뚫어버릴 기세인 것을 보고서야 미소를 지으며 다시금 입을 열었다.“배 안 고파? 저녁 먹게 내려와.”문채아는 그 말에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문영란 때문에 방해받은 아침 식사를 제외하고 거의 먹은 적이 없었으니까. 아까 과일을 조금 먹기는 했지만 식사 대신이 되지는 못했다.‘강씨 가문에는 도우미가 많으니까 지금쯤 맛있는 음식들이 한 상 가득 차려져 있겠지?’문채아는 그렇게 생각하며 얼른 아래
Read more

제128화

남자들은 보통 귀찮다거나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등의 말로 아내를 가스라이팅해 그들이 원하는 로맨틱을 돈 낭비라고 치부해 버리곤 한다.하지만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면 자신의 반쪽이 남들을 부러워하게 둘 리가 없었다.침대 위에 흩뿌려진 꽃도, 풍선도 전부 옛날 감성이라 조금은 촌스러웠지만 강재혁은 그럼에도 하루 시간을 내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아닌 자기 두 손으로 모든 걸 다 세팅했다.“채아야, 네가 준 꿀물 한 잔의 가치를 과소평가하지 마. 그 한 잔이 나한테는 매우 크게 다가왔으니까.”강재혁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리고 나는 누가 더 서로에게 많은 것을 해줬냐보다는 네가 이 이 집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가 더 궁금해. 별로라고 생각되면 언제든지 네 방식대로 꾸며도 돼.”“아니요. 전부 다 마음에 들어요.”문채아는 꽃받침을 한 채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고마워요.”새집도 그렇고 전에 받았던 반지도 그렇고 문채아는 하나같이 다 너무 좋았다.“재혁 씨 덕분에 기분이 확 좋아졌어요.”“그래?”강재혁은 그녀의 말에 입꼬리를 올리더니 조금 의미심장한 얼굴로 말했다.“그럼 다음에는 다른 거로도 기분 좋게 해줄게.”“...”‘방금 말이 조금 이상하게 들리지 않았나...?’문채아는 순간 그의 말이 꼭 침대에서의 일을 암시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곧바로 다른 남자는 몰라도 강재혁은 그럴 리가 없다며 고개를 빠르게 저었다.잠시 후, 문채아는 강재혁이 차려준 잔치국수를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먹고 있다 보니 강재혁을 대상으로 이상한 생각을 했던 스스로가 점점 더 한심하게 느껴져 급하게 입에 넣은 후 곧장 방으로 돌아갔다.강재혁의 얼굴을 보지 않으면 그와 관련된 생각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으니까.하지만 방으로 돌아온 뒤에도 여전히 강재혁의 얼굴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심지어 이제는 생각을 하다못해 그의 어머니 일까지 떠올랐다.강재혁 어머니의 이름은 이수연으로 그녀는 권세 높은 교육자 집안의 외동딸이었다. 어릴 때부터 워낙
Read more

제129화

사실 문채아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이수연은 사실 자살한 게 아니라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게 된 강의준이 새로운 여자인 양현주를 위해 이수연을 베란다에서 밀어버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만약 이 추측이 맞다면 15살이 되어 다시 나타난 강재혁에게 강의준이 쌀쌀맞게 굴었던 것도 말이 되고 아예 처음 몇 년은 새엄마인 양현주가 기강을 잡게 내버려둔 것도 말이 됐다.그때 당시, 이씨 가문에는 이미 사람이 없었다.딸인 이수연이 죽은 후 두 어르신은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고 또 모두가 다 강재혁이 살아 돌아올 리가 없다고 하는 바람에 임종 전, 모든 재산을 전부 다 희망 프로젝트에 기부해 버렸다.딸과 손주가 다음 생에는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면서 말이다.그래서 강재혁은 집으로 돌아온 후 아무런 버팀목도 없었다. 하지만 그 덕에 강재혁은 오로지 자신의 능력으로 증명해 보일 수 있었고 나중에는 강의준마저 쉽게 컨트롤할 수 없는 위치까지 오르게 되었다.사람들은 강재혁을 볼 때 늘 그를 둘러싸고 있는 화려한 것들만 봤지만 문채아는 항상 그의 겉모습에 감춰진, 한층 더 깊어진 고독감과 차가움을 먼저 보았다.그야 그녀는 강재혁이 괴롭힘당했던 13년 전의 모습을 직접 두 눈으로 봤던 사람이었으니까.그날의 접점이 있어서 그런지 문채아는 강재혁과 대단히 친밀한 관계는 아니지만 늘 저도 모르게 시선으로 그를 쫓았다.언젠가 한 번 파티장에 참석했을 때도 그녀는 홀로 테라스에 있는 강재혁이 걱정돼 먼발치에 서서 그를 아주 오랫동안 지켜보았다.한 번 그러고 나니 두 번은 쉬웠고 세 번째부터는 마치 일과가 된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를 쫓았다.문채아는 강재혁이 왜 매번 파티에 참석할 때마다 아무도 없는 테라스에 홀로 서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그리고 언제부터인가 감시보다는 단순히 곁에 있는 준다는 느낌으로 그를 지켜봤다.그런데 그렇게도 순수하고 깨끗했던 관계가 지금은 변질이 되어버렸다.“채아야, 좋아?”“더 기분 좋게 해줄게
Read more

제130화

그리고 강재혁도 문채아와 똑같이 아침 일찍 샤워를 마쳤다.샤워한 후 급하게 나온 건지 정돈된 모습의 문채아와 달리 그의 목 쪽에는 아직도 물방울이 맺혀있었고 머리도 멋대로 헝클어져 있었다.문채아는 그 모습을 보며 노력이 무색하게 간밤에 꾼 꿈이 멋대로 떠오르는 것이 느껴졌다.“조, 좋은 아침이에요.”문채아는 눈을 마주치지도 않은 채 그렇게 인사하고는 얼른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급히 뛰어가는 모습이 꼭 늑대에게 쫓기는 토끼 같았다.한편 강재혁은 문채아가 내려간 뒤에도 여전히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아까 그는 충분히 대답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아무런 인사도 건네지 않았다.1시간이나 찬물로 샤워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목소리가 제대로 돌아오지 않아 문채아가 이상함을 눈치챌 수도 있었으니까.어제저녁, 강재혁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해 문채아를 꼬시려고 했다. 하지만 문채아는 그의 플러팅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고 피곤하다며 밥을 먹자마자 곧장 방으로 올라가 버렸다.강재혁은 문채아를 꼬시려다가 도리어 자기 욕구만 더 끌어올렸고 기어이 그런 꿈까지 꾸게 되었다.꿈속에서 그는 문채아의 허락을 받은 후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몇 번이나 안고 또 안았다. 하지만 문채아는 영 마음에 안 든다며 실망한 표정을 지었고 이에 강재혁은 큰 충격을 받으며 잠에서 깼다.아무래도 첫 입맞춤에서 제대로 된 반응을 못 해줬던 것이 아쉬움을 넘어 트라우마로까지 작용한 듯했다.그래서 강재혁은 머리를 싸매고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아무리 그가 재호 그룹 대표라 해도 이런 공부에서는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그때, 정신을 차리고 시선을 들어보니 문채아가 그의 앞에서 뛰어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핑크색 원피스를 입은 채 총총 뛰는 것이 공주님이 따로 없었다.그 모습을 보며 강재혁은 압박감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문채아는 지금 그와 한 지붕 아래에 살고 있다. 예전처럼 그녀의 얼굴을 보기 위해 참석하기 싫은 파티에
Read more
PREV
1
...
1112131415
...
23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