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미의 마지막 한마디가 떨어지자 연회장은 순식간에 술렁였다.고미애와 변승주는 동시에 굳어버렸고 변승주가 재빨리 무대로 올라가 마이크를 낚아챘다.“어머님이 피곤하셔서 잠시 헛소리를 하신 겁니다. 얼른 모시고 들어가 쉬시죠.”고미애도 곧 정신을 차리고 부드럽게 웃으며 박수미의 팔을 붙잡았다.하지만 박수미는 움직이지 않고 오히려 문 쪽을 가리켰다.그 순간, 검은 정장을 입은 변호사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한 장의 서류를 신지아 앞에 내밀었다.“이건 주식 양도 계약서입니다.”신지아는 그대로 굳어버렸다.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박수미의 지분은 변씨 가문의 절반 가까이였다.그건 곧, 그녀가 이 문서에 사인하는 순간 변씨 가문의 절반이 자신의 손에 들어온다는 뜻이었다.변하늘이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앞으로 뛰어나오더니 변호사의 손에서 서류를 빼앗으려 하며 신지아를 노려봤다.“신지아 씨, 당신 도대체 할머니께 무슨 짓을 한 거예요? 이런 지분을 왜 외부인한테 넘기시겠어요? 약이라도 먹인 거예요?”변호사는 미동도 없이 서류를 되찾아 들었다.“변하늘 씨, 오해하지 마세요. 유언과 양도 계약은 모두 법적으로 유효합니다. 서류 작성 당시, 어르신의 정신 상태도 완전히 정상으로 판명됐습니다.”변호사는 다시 신지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서명 부탁드립니다.”신지아는 숨이 가빠졌고 머릿속이 하얘진 채 한참을 망설였다.그때, 박수미가 부드럽게 웃으며 물었다.“지아야, 내가 말했지? 오늘 무슨 말을 하든 무조건 고개를 끄덕이라고. 기억나니?”신지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호텔에 오기 전, 박수미가 굳이 불러서 한 말이었다.하지만 그때까진 이런 일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건 충동적인 결정이 아니었다.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된 일이었다.신지아는 이유를 물었다.왜 자신에게 이런 거대한 재산을 물려주려는지.박수미는 담담히 말했다.“너희 어머니가 내 아들의 목숨을 구했지. 그 일이 없었으면 변씨 가문도, 나도 지금 여기 없었을 거야. 그동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