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아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그의 눈가가 붉게 물든 걸 보면서도 도무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변도영의 말은 어딘가 모르게 앞뒤가 맞지 않았다.사실 신지아가 그를 버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모든 건 그가 스스로 걸어 나간 것이었다.이 오랜 세월 동안 그녀가 가장 많이 본 건 변도영이 떠나는 뒷모습이었다.그녀는 이제 그런 이야기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요. 변도영 씨도, 변하늘 씨도, 변씨 가문도... 한때 제가 좋아했던 당신과 관련된 모든 것들 이제는 다 내려놓을 거예요.”신지아의 말에 변도영의 눈가는 서서히 붉어졌다.그 안에는 분노, 후회, 불안이 뒤섞여 있었다.신지아는 순간적으로 한발 물러섰다.그 작은 움직임이 오히려 그를 자극한 듯했다.변도영의 숨은 점점 거칠어지더니 신지아의 머리를 잡고는 키스하기 시작했다.신지아는 그제야 그의 눈빛에 드러난 욕망을 알아차렸다.전에 아무리 빌고 빌어도 가질 수 없던 이런 스킨십.그녀는 본능적으로 손을 들어 자신의 입술을 가렸지만 변도영은 그런 신지아의 행동에 점점 더 화가 났다.곧, 그는 짜증이 난 듯 거친 손길로 그녀의 손을 치워버렸고 그럴수록 신지아는 저항을 심하게 했다.하지만 남녀의 힘은 동등할 수 없는 법, 신지아는 피하기로 마음먹고 뒤로 점점 물러섰지만 결국 벽에 가로막혀버렸다.뒤로 갈 수는 없어 옆으로 가려고 몸을 돌리는 순간, 변도영은 그런 틈도 놓치지 않고 신지아에게 가까이 갔다.얇은 천 사이로 느껴지는 그녀의 온기와 익숙한 느낌, 그리고 지금 거세게 저항하는 신지아의 모습에 변도영은 저도 모르게 그날 밤을 떠올렸다.아까 한 키스는 분노에 인해 저지른 충동적인 것이었지만 지금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변도영은 신지아를 벽에 밀어붙이고 움직일 수 없도록 만들었지만 별로 힘은 주지 않았고 신지아 또한 힘이 빠진 듯 가만히 있었다.“신지아, 넌 지금 또 누구를 위해 이러는 거야?”얼마 후, 변도영은 차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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