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은은 여유로운 표정이었지만 동시에 윤형우의 꿰뚫어 보는 듯한 시선에 숨이 가빠졌다.방금 신지아에게 손을 댈 때 그녀의 모든 신경은 변도영과 신지아에게 쏠려 있어 주변을 살필 겨를이 없었다.그래서 윤형우가 언제 왔는지조차 몰랐고 그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도 알 수 없었다.자신이 신지아를 거의 죽일 뻔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었지만 부정하면 윤형우가 증거를 들이대 변도영이 자신을 더 믿지 않게 될까 봐 걱정됐다.‘젠장, 저 윤형우는 대체 누구지? 왜 신지아를 돕는 거야?’이나은은 이를 악물었다.몇 초 후 그녀는 입을 가린 채 웃으며 윤형우의 말에는 직접 답하지 않고 변도영과 신지아를 번갈아 바라보며 느긋하게 말했다.“신지아 씨, 사람 복이 참 좋네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기꺼이 도와주다니. 하지만 제가 정말로 신지아 씨를 건드렸는지 아닌지는 차치하고 이런 상황에서 증거가 딱 맞춰 나타나다니 너무 우연 아닌가요?”신지아는 그 의미를 알아차렸다.이나은의 말 속에는 그녀가 일부러 이나은을 모함하고 있다는 뜻이 담겨 있었고 이는 이나은이 백 번 써도 질리지 않을 기법이었다.신지아는 어떤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는 것을 느꼈다.고개를 들어보니 변도영의 검은 눈동자가 윤형우에서 자신에게로 돌아와 있었다.어두운 밤 그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 있었고 신지아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예전과 마찬가지로 그는 자신을 의심하고 있었다.신지아는 속으로 비웃으며 무슨 말을 할까 고민했지만 윤형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이나은 씨, 주제를 돌리지 마세요. 우리 윤씨 가문 사람들은 원래 제멋대로 행동하며 다른 사람의 계획대로 되는 것을 싫어합니다. 오늘 이런 일을 벌인 것도 그저 미녀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 걸 못 보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나은 씨는 우물쭈물하며 감히 대답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저지른 일에 대해 떳떳하게 수긍할 용기는 없는 건가요?”“그렇지 않다면 바로 답을 밝혀볼까요?”윤형우는 그렇게 말하며 품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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