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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첫사랑만 구한 남자: Chapter 191 - Chapter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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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지금의 답은 명백했다.이나은의 입가에 맺힌 미소에는 득의양양함이 묻어났다.변도영은 잠시 침묵했다.이나은이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하민재와 변하늘은 그에게 이나은과 다시 만나보라고 권유했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하지만 나중에 이나은이 부성 그룹을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개발하며 부성 그룹이 스마트 로봇 산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도록 하자 주변에서 재결합을 권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게다가 이나은이 거의 직설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자 변도영 또한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도 분명 고민했다. 하지만 마지막 답은 달랐다.“이혼은 가짜야.”변도영이 말했다.“신지아가 나와 이혼하는 것에 동의할 리가 없어.”이나은의 얼굴에 맺혔던 미소가 잠시 굳었지만 곧 다시 밝은 미소로 바뀌었다.“괜찮아. 기다릴 수 있어.”하지만 아마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이나은은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았다.아까 일부러 신지아의 가슴을 발로 차 물풀 덤불 쪽으로 밀어 넣었지만 변도영이 자신을 부축해 뭍으로 올라왔을 때 그쪽에는 아무 움직임도 없었다.지금까지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신지아는 나타나지 않았다.이나은은 진심으로 신지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았다.그저 변도영의 첫 번째 선택이 자신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고 그것으로 신지아가 스스로 물러나길 바랐다.그때야 변도영도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신지아가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설령 신지아가 아직 다이아몬드 반지를 찾고 있다 해도 물속에서 그렇게 오래 숨을 참을 수는 없을 터였다.잠시 후 한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강타했다.‘신지아는 수영을 못 하잖아.’예전에 신지아가 누군가에게 떠밀려 수영장에 빠졌을 때 물속에서 허우적거렸던 기억이 변도영의 머릿속을 스쳤다.‘설마...’그 생각과 동시에 변도영의 동공이 미세하게 떨렸다.그는 몸을 돌려 호수로 걸어가려 했지만 한 발짝도 채 떼기 전에 하나 아니 두 개의 그림자가 호수 위에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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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신지아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변도영의 눈빛에서는 혐오가 묻어났다.신지아는 이미 변도영이 이나은을 감싸는 모습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이번 일은 달랐다. 이번은 자신의 목숨과 직결된 일이었다.신지아는 물러서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변도영을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이나은을 가리켰다.“방금 이나은 씨가 저를 죽일 뻔했어요.”변도영은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너를 죽일 뻔한 사람은 바로 너 자신이야. 잊지 마. 아까 먼저 뛰어내린 것은 너 자신이었어.”그는 신지아의 손가락을 바라봤다. 눈엣가시 같은 다이아몬드 반지가 여전히 그녀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었다.그 순간 변도영은 자신이 어릿광대처럼 느껴졌다.‘아까 신지아가 뛰어내렸을 때 그냥 내버려둬야 했어.’신지아가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옆에서 오랫동안 침묵하고 있던 윤형우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방금 변도영 씨께서 뛰어내린 것은 사람을 구하려는 마음이 간절했다고 설명할 수 있지만 이나은 씨는 왜 뛰어내린 거죠?”그제야 변도영과 이나은은 자신들이 놓쳤던 사실을 깨달았다.아까 신지아와 함께 호수에서 나온 남자가 바로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두 사람의 시선이 그의 몸에 닿았다.윤형우는 서두르지 않고 가슴 주머니에서 젖은 손수건을 꺼내 반쯤 짜낸 후 콧등에 걸친 금테 안경을 벗어 우아하게 닦았다.‘우아해... 정말 우아하네.’분명 모두 젖어 엉망이었지만 이 남자는 연약해 보이지 않았다.변도영은 분노에 휩싸여 있었지만 유독 그만이 우아해 보였다.마치 아까 사람을 구하러 간 것이 아니라 집 수영장에서 한 바퀴 돌고 온 것처럼 평온했다.신지아는 그에게 깊이 감사했다. 아까 그가 없었다면 지금쯤 자신은 호수 밑바닥에 묻혔을 것이다.“당신은 누구시죠?”그때 변도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윤형우는 물기를 닦은 안경을 다시 쓰고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우리가 거래할 일은 많지 않을 테니까요.”“윤씨 가문 사람이에요?”변도영이 다시 묻자 윤형우는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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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이나은은 여유로운 표정이었지만 동시에 윤형우의 꿰뚫어 보는 듯한 시선에 숨이 가빠졌다.방금 신지아에게 손을 댈 때 그녀의 모든 신경은 변도영과 신지아에게 쏠려 있어 주변을 살필 겨를이 없었다.그래서 윤형우가 언제 왔는지조차 몰랐고 그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도 알 수 없었다.자신이 신지아를 거의 죽일 뻔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었지만 부정하면 윤형우가 증거를 들이대 변도영이 자신을 더 믿지 않게 될까 봐 걱정됐다.‘젠장, 저 윤형우는 대체 누구지? 왜 신지아를 돕는 거야?’이나은은 이를 악물었다.몇 초 후 그녀는 입을 가린 채 웃으며 윤형우의 말에는 직접 답하지 않고 변도영과 신지아를 번갈아 바라보며 느긋하게 말했다.“신지아 씨, 사람 복이 참 좋네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기꺼이 도와주다니. 하지만 제가 정말로 신지아 씨를 건드렸는지 아닌지는 차치하고 이런 상황에서 증거가 딱 맞춰 나타나다니 너무 우연 아닌가요?”신지아는 그 의미를 알아차렸다.이나은의 말 속에는 그녀가 일부러 이나은을 모함하고 있다는 뜻이 담겨 있었고 이는 이나은이 백 번 써도 질리지 않을 기법이었다.신지아는 어떤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는 것을 느꼈다.고개를 들어보니 변도영의 검은 눈동자가 윤형우에서 자신에게로 돌아와 있었다.어두운 밤 그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 있었고 신지아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예전과 마찬가지로 그는 자신을 의심하고 있었다.신지아는 속으로 비웃으며 무슨 말을 할까 고민했지만 윤형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이나은 씨, 주제를 돌리지 마세요. 우리 윤씨 가문 사람들은 원래 제멋대로 행동하며 다른 사람의 계획대로 되는 것을 싫어합니다. 오늘 이런 일을 벌인 것도 그저 미녀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 걸 못 보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나은 씨는 우물쭈물하며 감히 대답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저지른 일에 대해 떳떳하게 수긍할 용기는 없는 건가요?”“그렇지 않다면 바로 답을 밝혀볼까요?”윤형우는 그렇게 말하며 품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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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방금 이나은의 반응만으로도 모든 것이 분명해졌고 신지아는 변도영이 이미 진실을 깨달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녀의 생사가 달린 일임에도 그는 추궁조차 하지 않은 채 예전처럼 모든 것을 쉽게 덮어두려 했다.신지아는 냉소를 띤 채 코웃음을 흘리고 그의 손을 거칠게 뿌리친 뒤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됐어요. 굳이 데려다줄 필요 없어요. 길은 제가 알아요. 그러니까 당신은 당신에게 더 필요한 사람을 데려가세요.”그녀는 가까운 곳에 서 있는 이나은을 바라보았다. 마침 이나은 역시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윤형우 앞에서 궁지에 몰려 긴장하며 변명하던 이나은은 어느새 예전의 여유로운 태세를 되찾았다. 그녀는 입꼬리를 천천히 올리며 비웃음을 지었다.그녀의 눈빛은 어떤 상황에서도 결국 변도영이 선택할 사람은 자신이라는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신지아는 개의치 않은 듯 이나은에게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돌려줬어.’이나은은 그녀의 입가에 맺힌 잔잔한 미소와 평온한 눈빛을 보고 잠시 멍해졌다.아무리 꾸며도 눈빛만은 속일 수 없는 법이다.하지만 이상하게도 신지아의 눈빛에는 슬픔이라곤 조금도 비치지 않았다.‘가식일까? 아니면 진심일까?아니면 신지아 씨에게 아직 내가 모르는 어떤 수가 남아 있는 걸까?’그때 변도영 역시 신지아의 말에 숨겨진 의미를 눈치채고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이나은을 바라봤다.밤의 냉기가 한층 더 깊어졌다.축축하게 달라붙은 옷 때문에 몸이 점점 더 추워졌다.바람이 스며들자 이나은은 팔을 껴안고 가슴을 감싸며 가볍게 두 번 기침했다.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본 변도영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그는 이나은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있었고 또 신지아가 자신을 무시한 채 이나은을 구하러 간 일 때문에 상처받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잠시 생각에 잠긴 후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손을 주머니에 넣어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 있는 상자를 움켜쥐었다.그러던 찰나 옆에서 윤형우가 하품했다.“저 춥고 졸린데 신지아 씨, 저를 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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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그 말을 마친 변도영은 어안이 벙벙하고 창백해진 이나은의 얼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망설임 없이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떠났다.로비로 돌아온 신지아는 걸음을 멈추고 윤형우를 바라보며 말했다.“고마워요.”윤형우가 아니었다면 정말 죽을 뻔했다.우연인지 운명인지 알 수 없지만 윤형우는 매번 그녀가 가장 힘들고 도움이 필요할 때 나타나는 것 같았다.게다가 그는 이나은의 속셈을 폭로해 줄 줄은 몰랐다.신지아의 기억 속 윤형우는 여자들 사이의 갈등에 관여하지 않는 인물이었다.예전에 신지아가 윤형우를 도와 문제를 해결하려 했을 때도 그의 태도는 매우 냉담했다.그는 분명 이번 일에도 관여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신지아의 의문을 읽은 듯 윤형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여자들은 다 사랑스러워요. 싸워도 금세 사소한 다툼으로 끝나고 오늘 코가 깨지고 얼굴이 멍들어도 내일이면 가방 하나 때문에 함께 쇼핑하러 가는 사람들이잖아요. 당신들의 사고방식은 내가 이해할 수 없으니 보통은 굳이 관여할 필요를 못 느껴요. 그런데 오늘은 달라요. 당신과 이나은 씨는 달라요. 특히 그사이에 변도영 씨가 끼어 있으니 방금 벌어진 일은 단순한 너희 둘의 갈등이 아니라 그들이 합심해 당신을 괴롭힌 사건이에요. 저는 미녀가 괴롭힘당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아요.”그렇게 말하며 윤형우는 안타까운 듯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신지아는 그의 마지막 말이 농담임을 알아차렸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잠시 멍해졌다.이전에는 그런 각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의외로 타당했다.“그런데 방금 변도영 씨가 정말 그 동영상을 볼까 봐 두렵지 않았어요?”신지아가 물었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신지아는 윤형우가 동영상을 찍었는지 의심스러웠다.하지만 윤형우가 너무나 진지하게 말하자 나중에는 그 말을 정말로 믿게 되었다.윤형우가 화면을 그녀에게 보여줬을 때 화면이 완전히 검은색이라는 것을 보고 당황했고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이나은이 먼저 인정할 줄은 몰랐다.“변도영 씨는 안 볼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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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좋아요.”신지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의 어조는 단호했고 농담하는 기색은 조금도 없었다.윤형우는 그녀의 단호한 대답을 듣고 잠시 멍해진 채 물었다.“고민할 필요도 없나요? 변도영 씨와 이혼하자마자 바로 저와 사귀면 다른 사람들이 험담할까 봐 두렵지도 않은가요?”윤형우가 웃으며 말했다.신지아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변도영 씨와 이혼한 후 제가 혼자여도 험담할 거고 연애해도 험담할 거예요. 지금 연애를 해도 험담할 텐데 시간이 좀 더 지나서 연애해도 마찬가지로 제 과거를 들춰내 험담할 거예요. 그들은 그저 제가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할 뿐이에요. 그렇다면 다른 사람을 선택하는 것보다 더 뛰어난 당신을 선택하는 것이 낫겠죠. 어쨌든 당신은 잘생겼고 다정하며 여자를 기쁘게 할 줄 알고 윤씨 가문 사람이니 돈과 권력이 있으며 설령 밖에서 험담한다 해도 대부분 질투일 뿐일 거예요.”신지아의 말을 듣자 윤형우는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는 것을 참지 못했다.“하지만 고민해야 할 사람은 당신이라고 생각해요.”신지아가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저는 문제가 많으니 저와 함께하면 많은 문제에 휘말리게 될 거예요.”윤형우는 검지로 턱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웃었다.“무능한 사람의 눈에는 그것이 문제겠지만 제 눈에는 그저 연애의 즐거움일 뿐이에요.”“그럼 즐거운 연애 해볼까요?”신지아가 손을 내밀었다.윤형우는 그녀의 손을 훑어보며 웃음을 터뜨리고 고개를 들어 그녀의 옅은 분홍색 입술에 시선을 고정했다.아까 호수에서 그녀에게 입을 맞춘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다른 감정은 없었지만 지금 그녀의 입술을 바라보자 가슴속이 간질거리는 듯했다.그는 몸을 굽혀 그녀에게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갔다.그러나 그가 행동하기도 전에 신지아가 먼저 손을 뻗어 그의 안경을 벗기고 두 손으로 그의 목을 감싸며 힘껏 입을 맞췄다.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품 안에 안기자 윤형우의 눈동자가 순간 미세하게 떨렸다.3분 후 두 사람은 떨어졌다.신지아는 거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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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변하늘은 갑자기 변도영이 심각한 표정으로 휴게실로 부른 것에 다소 의아해했다.방에 들어서자 변도영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 있었고 이나은의 안색도 좋지 않았다.오랜만에 느껴보는 불안감이 변하늘을 엄습했다.예전에 변도영과 이나은이 헤어지기 전에도 싸운 적이 있었는데 싸움의 횟수는 많지 않았지만 그때마다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감돌았다.‘무슨 상황이지? 두 사람이 또 싸웠나? 그럴 리가 없는데... 최근 나은 언니와 오빠는 분명 잘 지내고 있었는데.’곧 이유를 깨달았다.‘신지아 때문이겠지. 하지만 나를 불러서 뭘 하려는 거지?’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변도영은 예전에 변하늘이 약을 먹었던 일에 관해 물었다.변하늘은 그 질문에 놀랐다.그녀는 이나은을 의아하게 바라보며 왜 그 일이 변도영에게까지 알려졌는지 이해하지 못했다.어쨌든 여자아이의 사생활과 관련된 일이라 떳떳하지도 않고 창피한 일이었다.고미애도 그녀가 힘들까 봐 아버지 변승주에게는 말하지 않았던 일이었다.변하늘의 시선을 마주한 이나은은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하늘아, 미안해. 그 일 때문에 너무 화가 나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갈 수가 없었어. 그래서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어.”이어서 이나은은 방금 신지아를 물풀 덤불로 밀어 넣었던 일을 간략하게 설명했다.그제야 변하늘은 모든 것을 이해했다.이나은이 자신을 위해 그런 일을 했다는 사실에 감동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언니, 저를 위해 그렇게 할 필요 없었어요. 그러면 오히려 신지아가 이간질에 성공할 수도 있어요.”어쨌든 변도영은 신지아에게 홀렸으니 변하늘로서는 그가 신지아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알 수 없었다.“정말로 신지아가 한 짓이라고 확신해?”그때 변도영이 다시 물었다. 변하늘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오빠를 바라보았다.“오빠, 신지아 씨에게 정신이 팔려서 친동생마저 의심하는 거야? 내가 신지아 씨를 모함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변도영은 변하늘이 아무리 신지아를 싫어해도 그런 큰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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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오늘 밤 호텔 전체를 변씨 가문에서 예약했기 때문에 위층 3개 층은 일반 손님들을 위한 휴게실로 제공되었고 그 위층은 각 가문별 개별 휴게실로 사용되었다.변씨 가문의 휴게실은 제일 위층에 있었다.신지아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문이 열리자 복도에는 고우빈이 서 있었다.그는 벽에 기대어 팔짱을 끼고 한 손으로 팔을 받치면서 다른 손의 엄지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대고 깨무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신지아는 오랜만에 고우빈이 그런 모습을 하는 것을 보았다.예전에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거나 사교적으로 긴장해야 할 때 그는 늘 그런 자세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곤 했다.‘무슨 일이 생긴 걸까?’신지아가 앞으로 나아가려 하자 고우빈은 무언가 결심한 듯 손을 내리고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왔다. 그때 고개를 들자 마침 신지아를 발견했고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고우빈은 발걸음을 멈추었다.“UME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예요?”신지아가 물었다.“아니.”고우빈은 담담하게 대답한 뒤 시선을 신지아의 몸에 두고 미간을 찌푸렸다.“옷이 왜 그래?”신지아는 몸에 흠뻑 젖은 옷을 내려다봤다.신지아는 아마 고우빈 앞에서 너무 엉망진창인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그에게는 별것 아닌 일로 보이는 것 같다고 느꼈다.신지아는 부끄러워하거나 감추지 않고 방금 겪은 모든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그녀는 변도영과의 이혼 그가 이유도 모른 채 자신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던져버린 일 이나은 때문에 물에 빠질 뻔한 사건 그리고 다행히 윤형우에게 구조된 일까지 모두 털어놓았다.“그래도 다행히 큰일은 없었고 엄마가 남겨주신 유품도 잃지 않았어요.”신지아는 손에 쥔 다이아몬드 반지를 꼭 쥐며 생각할수록 여전히 아찔한 기분을 느꼈다.그 말을 들은 고우빈은 잠시 멈칫하며 그녀의 손에 있는 반지를 바라보았다.“이게 어머니의 유품이야?”신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 모습을 본 고우빈은 모든 것을 이해했다.이 반지는 변도영에게서 온 것도 다른 남자에게 받은 것도 아니었다.마음이 놓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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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하민재는 술을 한 모금 머금으며 일부러 심오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질질 끌었다.“그것은 말이지...”그의 말을 듣자 여러 사람이 귀를 쫑긋 세웠다.“이혼은 분명히 하겠지만 언제 어떻게 이혼할지는 변도영 씨의 뜻에 달려 있어.”즉 그조차도 정확히 모른다는 뜻이었다.사람들은 동시에 쯧 하고 혀를 차며 그를 바라봤다.“변도영 씨와 그렇게 친하면서도 모르는 걸 보니 아직 이혼에 성공하지 못한 모양이네.”어떤 사람이 말했다.“하지만 이제 이혼 여부는 변도영 씨 뜻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수도 있어.”“무슨 뜻이야?”궁금해하는 사람에게 방금 말을 꺼낸 이는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어쨌든 할머니께서 신지아 씨를 너무 좋아하시잖아요. 할머니가 말씀하시지 않으면 변도영 씨가 어떻게 감히 몰래 이혼하겠어요? 게다가 할머니도 칠순이 넘으셨고...”그는 사방을 둘러보며 아무도 듣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 말을 이었다.“아마 변도영 씨는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뒤에야 신지아 씨와 이혼할 수 있을 거야.”주변은 잠시 침묵했다.거칠게 들리지만 자세히 생각하면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하민재도 그제야 깨달았다.최근 그는 변도영에게 간접적으로 이혼 문제를 물어봤지만 매번 정면 대답을 피했다.그는 변도영이 이혼할 생각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얼마 전 이나은에게서 변도영이 그녀에게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했다는 말을 들었다.그 소식을 듣고 변도영의 마음이 변하지 않았음을 확신했지만 여전히 전체 상황은 알 수 없었다.방금 들은 말로 모든 게 이해됐다.솔직히 말해서 할머니는 두 사람의 이혼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게다가 변도영은 효심이 깊고 할머니를 존경하기 때문에 할머니를 슬프게 할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그럼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거야?”한 사람이 물었다.“기다려야지. 몇 년 안 남았을 거야.”그 사람이 조용히 대답하자 하민재는 술잔을 내려놓았다.할머니의 건강검진 보고서를 본 적이 있었는데 몸은 좋지 않으시지만 큰 문제는 없어서 10년 넘게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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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신지아에게 꽂혔다.놀람 충격 부러움이 뒤섞인 표정이었다.신지아는 쏟아지는 시선을 느끼며 잠시 멈칫했다.그러나 생각할 틈도 없이 변도영이 낮고 무심한 목소리로 속삭였다.“끝나고 휴게실에서 기다려.”그는 그녀의 반응을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몸을 돌려 이나은이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수줍은 미소를 띤 이나은의 손을 잡고 가장 중앙의 원형 무대로 향했다.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듯 서로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변도영과 이나은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다시 신지아를 쳐다보았다.“내가 뭐랬어. 변도영 씨가 처음부터 이 결혼을 반대했잖아. 몇 년 동안 매년 이나은 씨를 찾아갔었고 이제 이나은 씨가 돌아왔으니 당연히 이나은 씨를 선택할 거야.”“근데 좀 이상하네. 아까 왜 신지아한테 갔을까?”“분명히 먼저 망신을 주려고 간 거겠지. 자기 첫사랑을 5년 동안이나 밖에서 고생하게 했으니까.”“정말 불쌍해.”“뭐가 불쌍해? 처음에는 자기가 다른 사람의 혼약을 깨고 얻은 결혼이잖아. 자업자득이지.”“...”신지아는 익숙한 조롱들을 무시하며 계속 디저트를 먹었다.사람이라면 이런 말을 들으면 당연히 마음이 불편했겠지만 오랜 시간 겪은 경험 덕분인지 혹은 신경 쓰지 않기로 마음먹었는지 그녀는 차분함을 유지했다.디저트를 다 먹고 나서야 신지아는 마음을 평온하게 되찾았다.주변 사람들은 여전히 흥미롭게 지켜보았다.변도영에게 버려진 신지아가 어떻게 화를 내고 슬퍼하고 혹은 무너질지 관찰하려는 듯했다.하지만 1분이 지나도 신지아는 고개를 숙인 채 디저트를 먹고 있을 뿐이었다.사람들은 그녀가 억지로 참는다고 생각하며 1분 더 지켜봤지만 신지아는 디저트를 다 먹고 드디어 발걸음을 옮겼다.“싸움 시작이야.”주변 사람들은 즉시 긴장하며 눈을 떼지 않고 신지아에게 시선을 고정했다.어떤 사람들은 옆 사람을 툭툭 치며 구경하라는 신호를 보냈다.변도영은 주변의 웅성거림을 조금씩 들으며 고개를 돌려 신지아를 바라봤고 신지아가 이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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