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도영도 자신처럼 화를 내며 자신의 제안에 동의할 줄 알았지만 수화기 너머로 몇 초간 침묵이 흐른 뒤 냉담한 목소리로 훈계하듯 말했다.“변하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신지아는 네 올케야. 신지아와 이혼할지 말지는 내가 알아서 결정할 문제지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변하늘은 의문이 들었다.“...?”“게다가 변씨 가문에서는 결혼이 장난이 아니며 사람을 겁주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걸 가르치지 않았어? 다시는 나에게 이혼하라고 부추기면 할머니께 말씀드려 네 행동을 바로잡게 할 거야.”변하늘은 어이없었다.“...오빠, 변했어.”“그래. 더 바빠졌어. 너와 이야기할 시간이 없으니까 끊을게.”변도영은 전화를 끊었다.그는 발코니에 서서 손에 든 다이아몬드 반지를 바라보며 검은 눈동자를 멍하니 빛냈다.변도영은 어떻게 하면 신지아에게 다이아몬드 반지를 자연스럽게 건네줄 수 있을지 고민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줘도 너무 작위적일 것 같았다.그들은 이미 결혼한 지 5년이나 되었다.결혼식 날에도 주지 못했던 다이아몬드 반지를 다른 남자가 준 반지를 받은 뒤에 주다니.마치 자신이 졌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하지만 주지 않는다면...’변도영은 다시 신지아의 중지에 끼워진 다른 남자가 준 다이아몬드 반지를 떠올렸고 방금 변하늘이 신지아가 고우빈을 좋아한다는 말을 했던 것도 생각해 냈다.변도영은 신지아가 홧김에 한 말일 거라고 여겼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짜증이 났고 모든 것이 불쾌하게 느껴졌다....변하늘은 전화를 끊은 후 한숨을 쉬며 어쩔 수 없다는 듯 하늘을 올려다봤다.‘망했어. 완전 망했어. 오빠가 정말 신지아에게 홀린 것 같아.’예전에는 그녀가 그에게 고자질하면 그는 이렇게 냉담하게 대하지 않았다.변하늘은 안절부절못하며 초조해하다가 결국 화가 난 채 호텔 휴게실로 들어갔다.이나은은 휴게실에서 화장을 고치고 있었는데 잔뜩 화가 난 변하늘을 보고 눈빛이 살짝 흔들리더니 곧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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