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첫사랑만 구한 남자: Bab 311 - Bab 320

439 Bab

제311화

과거 변도영과 이나은이 연애하다 변씨 가문에 의해 강제로 갈라졌다는 사실은 이미 연성시 업계에서는 다 아는 이야기였다.결혼 후에도 그는 아내 신지아를 냉대하고 대놓고 이나은을 감싸며 지켜주는 모습이 여러 번 목격되었다.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사랑에 솔직한 남자라며 미화했고 둘이 다시 이어지길 바라는 이들도 많았다.결국 이번 약혼은 ‘운명적인 재회’라는 이름 아래 세간의 축복 속에서 진행되었다.연성시 상류층 대부분은 두 사람의 결합을 반겼다.그러나 아무도 몰랐다.약혼식 전날 밤, 변도영이 신지아에게 한 통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을.[이게 마지막 기회야. 지금이라도 후회한다면 돌아와. 다시 시작하자.]신지아는 메시지를 읽은 지 10초도 되지 않아 그의 번호를 차단 목록에 추가했다.그리고 다음 날, 연성시의 모든 언론은 변도영의 약혼으로 떠들썩했다.[변씨 가문 장남 변도영, 이나은과 약혼.]신지아는 그 소식을 보며 잠시 화면을 응시했을 뿐 아무런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조용히 노트북을 켜고 자신이 모은 증거 파일들을 하나씩 검토했다.밤마다 신지아는 여전히 병원에 들러 박수미를 찾아갔다.단, 갈 때마다 항상 먼저 도우미에게 연락해 변씨 가문의 다른 식구들이 없는 걸 확인했다.이젠 그들과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그리고 그들 또한 자신을 보고 싶지 않아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어느 날 피할 수 없는 순간이 찾아왔다.그날도 평소처럼 병실로 향하던 길, 복도 끝에서 가방을 두고 돌아오던 변하늘과 마주쳤다.변하늘은 그녀를 보자마자 눈을 치켜떴다.“여기 또 왜 왔어요? 우리 오빠 나은 언니랑 곧 약혼하는 거 몰라요?”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말을 이어갔다.“아무리 연기해도 소용없어요. 우리 오빠는 다시는 신지아 씨한테 안 돌아갈 거예요. 참, 혹시 모르고 계세요? 두 사람 이미 웨딩화보 촬영까지 마쳤어요. 드레스랑 턱시도도 오빠가 직접 디자이너 찾아서 맞췄대요. 신지아 씨랑 결혼할 땐 그랬나요? 제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그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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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신지아는 머리카락 위의 먼지를 몇 번이고 털어냈다.방금 돌아오면서 이미 정리를 한 번 했지만 윤형우와 마주 선 순간 두 사람의 대비가 너무 뚜렷했다.그녀는 자신이 유난히 초라해 보인다는 걸 깨달았다.요즘 들어 자신을 꾸밀 마음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조금 부끄러웠다.“제 사람 앞에서 좀 편하게 있는 게 더 좋지 않나요? 형우 씨도 좀 편하게 해요. 매일 머리 그렇게 세팅하느라 시간 너무 쓰는 거 아니에요? 너무 아까워요. 그 시간.”신지아는 정교하게 세팅한 윤형우의 헤어스타일을 힐끗 보았다.‘최소 3시간은 걸렸겠다.’요즘의 그녀는 화장하는 데 30분만 써도 버겁게 느껴졌다.윤형우는 거울을 보듯 손가락으로 머리카락 한 가닥을 정리하며 대답했다.“낭비는 아니지.”그의 목소리는 담담했다.“머리 손질할 때 뉴스도 듣고, 주식도 보고, 다른 일도 처리하니까. 그리고 내가 안 하면 우리 집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일자리 잃어.”신지아는 그 말에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제가 괜한 말을 했네요.”‘정말 사람과 사람 사이엔 레벨 차이라는 게 있구나.’신지아가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자 윤형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메이크업 아티스트 세 명 있는데 한 명 붙여줄까?”“아니요, 됐어요!”신지아는 손사래를 쳤다.그런 사치는 자신에게 맞지 않았다.그리고 공장 한복판에서 풀메이크업을 하고 있으면 진짜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 게 뻔했다.윤형우는 더 이상 고집부리지 않고 부드럽게 말했다.“그럼 타. 오늘은 체육관 말고 다른 데 갈 거니까.”“어디요?”“바다. 밤바다 풍경이 예쁘대.”그녀는 의아했지만 별다른 의심 없이 차에 올랐다.이윽고 차가 출발하자 윤형우의 휴대폰이 차량 중앙 화면과 자동으로 연동되었다.그 순간, 화면에 떠오른 뉴스 한 줄이 신지아의 눈에 들어왔다.[변도영, 이나은 약혼 소식 공개.]짧은 문장이었지만 그녀는 즉시 윤형우의 의도를 알아챘다.‘혹시 일부러 이 화면을 보여준 게 아닐까?’신지아가 이 뉴스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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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신지아는 이곳에서 변도영을 마주치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놀란 그녀와 마찬가지로 변도영 역시 신지아를 보는 순간 멈칫했다.그러나 그 찰나의 동요를 눈치챈 이는 따로 있었다.이나은이 그의 팔을 더 세게 감싸 쥐며 아무 일 없다는 듯 미소를 띠고 신지아 쪽으로 다가왔다.신지아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그날의 유산이 단순한 사고일지도 모른다는 의심만 했을 뿐이었다.하지만 지금 그 모든 게 이나은의 의도적인 짓이었다는 증거를 그녀는 직접 손에 쥐고 있었다.그 사실을 떠올리자 심장이 불붙은 듯 쿵쿵거렸고 숨이 막힐 정도의 분노가 가슴을 가득 채웠다.신지아는 이나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봤다.그 입가의 미소는 점점 비틀려 마치 ‘이겼다’는 듯한 도발적인 웃음으로 변해갔다.신지아는 이를 악물었다.온몸이 떨렸고 한 발짝만 더 다가가 이나은의 멱살을 움켜쥐고 싶었다.그 순간 윤형우의 손이 조용히 그녀의 어깨 위로 닿았다.단단하고 따뜻한 손길에 신지아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이내 윤형우가 말했던 그 문장이 떠올랐다.“상대와 싸울 거라면, 한 번에 끝내야 해. 확실히 무너뜨릴 수 있을 때까지는 절대 먼저 움직이지 마.”신지아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고 이미 눈빛은 아까와 달리 냉정하게 가라앉아 있었다.그 변화는 이나은의 눈에도 고스란히 담겼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살의를 머금던 시선이 금세 평온해진 걸 보고 이나은은 속으로 조금의 경계와 비웃음을 동시에 느꼈다.‘역시 남자 품에만 들어가면 금방 진정되네.’이나은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카운터 위에 있는 반지에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도영아, 이 반지 예쁘다. 약혼식 준비는 거의 끝났는데 반지만 아직 못 정했잖아. 이걸로 하면 되겠다. 독특하고 괜찮네.”그녀는 계산대 쪽으로 돌아서서 점원에게 상냥히 말했다.“이거 포장 좀 해주세요.”그러자 점원이 당황한 듯 미소를 지었다.“죄송하지만 이건 윤 대표님이 직접 디자인해 신지아 씨에게 선물하신 개인 주문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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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이나은은 신지아의 손을 잡았다.입가에는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손끝엔 노골적인 힘이 실려 있었다.신지아는 손가락이 순간 찌릿해지며 아팠다.그리고 빠르게 이나은의 의도적인 도발을 알아차렸다.‘일부러 이러는 거구나.’가슴속에서 불길이 일었다.손을 뿌리치고 싶은 충동이 치밀었지만 신지아는 한숨처럼 미소를 지었다.그러고는 되레 이나은의 손목을 붙잡았다.“괜찮아요. 제가 직접 할게요.”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손의 힘은 점점 세졌다.며칠 전 윤형우에게 배운 상대를 은근히 제압하는 방법이 떠올랐다.힘의 균형이 크게 차이 날 때는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상대의 어깨나 팔을 단번에 제압할 수 있다고 했던 그 말.그녀는 정확히 그 위치를 찾아냈다.이내 손끝을 비틀 듯 꾹 누르자 이나은의 이나은의 비명이 매장 안에 울려 퍼졌다.그리고 그녀의 팔은 힘없이 축 늘어졌다.“신지아, 너 지금 뭐 하는 거야?!”이나은이 분노와 당혹이 섞인 얼굴로 소리쳤다.신지아는 천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했다.“네? 제가 뭘 어쨌는데요?”그때 윤형우가 다가와 이나은의 팔을 가볍게 움직여보더니 담담히 말했다.“탈구됐네요.”“어머!”신지아는 씩 웃으며 걱정하는 척 말했다.“이나은 씨, 몸이 너무 약한 거 아니에요? 살짝 건드렸을 뿐인데 팔이 빠지다니... 이건 정말 몸이 안 좋다는 거예요. 저한테 반지 안 끼워주셔도 되니까 햇빛 좀 자주 보세요. 너무 어두운 데만 있으니까 칼슘이 모자라서 그런가 봐요. 이번엔 탈구지만 다음엔 골절일 수도 있겠네요?”이나은은 한쪽 팔을 부여잡은 채 분노로 입술을 깨물었다.그리고 옆에 있던 윤형우가 가볍게 웃으며 변도영에게 시선을 돌렸다.“변 대표님, 약혼녀 관리 잘하셔야겠네요. 지금은 팔이지만 결혼식 당일엔 손가락이라도 빠지면 반지 끼우기 곤란하잖아요?”“그러게요.”신지아가 재빨리 맞장구쳤다.“상한 건 이나은 씨지만 체면을 잃는 건 변씨 가문일 테니까요.”그 말에 변도영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버렸고 눈빛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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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신지아는 순식간에 몸이 굳었다.입을 틀어막은 손, 낯선 힘.그녀는 본능적으로 반지를 더듬었다.손끝으로 작은 버튼을 찾아 눌러 칼날을 튀어나오게 하려는 순간 그 남자가 멈췄다.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로 내려오더니 몸을 뒤집어 세게 벽으로 밀어붙였다.눈앞의 남자는 익숙한 사람이었다.거친 숨소리, 눈빛엔 피곤함과 분노가 뒤섞인 붉은 기운이 드러나 있는 남자.신지아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그 눈빛은 그녀가 단 한 번, 아니 딱 두 번 본 적 있는 눈빛이었다.첫 번째는 몇 년 전, 둘이 함께 엘리베이터에 갇혔을 때였다.전원이 나가 어둠이 깔리고 변도영은 폐쇄공포증으로 몸이 굳어버렸다.그때의 그는 지금처럼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모든 게 망가진 듯한 연약함에 잠겨 있었다.그 기억이 스쳐 가자 신지아의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렸다.“신지아, 너 도대체... 나한테 어떻게 하라는 거야?”변도영은 손에 힘을 풀며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재혼을 거절한 것도, 지금 질투 때문에 나은이를 다치게 한 것도 너야.”그제야 신지아는 깨달았다.그가 이러고 있는 이유.이나은의 복수를 대신하려 온 것이다.잠깐이나마 달라졌나 싶었던 기대가 우습게도 무너져 내렸다.신지아는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질투요? 그만 좀 하세요, 변도영 씨. 저흰 이미 끝난 사이잖아요. 당신이 누구랑 있든, 누구랑 결혼하든 저랑은 상관없어요.”그녀의 단호한 목소리에 변도영은 헛웃음을 터뜨렸다.“그럼 나은이 팔은? 팔 다치게 한 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 네가 한 짓 아니야?”방금 전 매장에서 변도영은 두 사람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 다 지켜보고 있었다.신지아는 그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내며 조용히 대답했다.“그래요, 제가 했어요. 그래서 어쩔 건데요? 이나은 씨 대신 저한테 복수라도 하실 건가요?”변도영은 그녀의 눈빛을 보면 볼수록 점점 불쾌하고 답답해졌다.‘아까 윤형우 씨 앞에서는 안 이러더니.’그는 옅은 한숨을 내쉬며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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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신지아는 그의 행동을 바라보며 자신이 이렇게 많은 세월 동안 느껴왔던 서러움이 한순간에 밀려와 더없이 처량하고 우스웠다.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이 자신을 밀어내고, 비웃고, 조롱해도 변도영은 단 한 번도 제대로 봐 주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변도영과 이나은은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그녀를 위해 앞길의 장애물을 치우고 있다.딱히 화가 나고 속상하다기보다는 그저 아쉬울 뿐이었다.신지아가 말한 건 연애 감정이 끝났다는 뜻이었다.하지만 그녀의 아이를 위한 복수는 이제 막 시작일 뿐이었다.신지아는 그 말을 굳이 내뱉지 않았고 변도영이 더는 막지 않자 망설임 없이 뒤돌아 걸어 떠나버렸다.문을 나설 때쯤, 마침 윤형우가 차를 천천히 몰아 나오는 중이었기에 그녀는 문을 열어 조수석에 올라탔다.이내 윤형우는 신지아의 안색이 좋지 않은 걸 보고 잠깐 생각하더니 침착하게 이유를 짐작했다.“변도영 씨가 아까 너 찾아왔지?”신지아는 말이 멈칫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어떻게 알았어요?”의아해진 신지아가 묻자 윤형우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아까 매장에서 널 보는 눈빛이 좀 이상하더라. 그래서 곧 따로 찾겠구나 싶었지.”“그럼 형우 씨는...”신지아는 말을 흐리다 결국 묻지 않았지만 윤형우는 그녀의 마음을 알아챘다.“왜 내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너한테 말을 안 해줬냐고 묻고 싶은 거지?”신지아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말해봤자 소용없어. 그 사람 성격 알잖아. 널 찾고 싶으면 결국 찾을 거야. 피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차라리 도망치지 말고 딱 정리하는 게 나아.”더군다나 솔직히 윤형우가 변도영을 막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변도영은 자기 결혼을 자기 손으로 한 발 한 발 막다른 길로 밀어 넣고 있었다.윤형우 입장에서는 그 꼴을 보는 게 속이 시원했고 오죽하면 폭죽이라도 터뜨리고 싶을 정도였다.물론, 이런 속내를 신지아에게 말할 필요는 없었다.신지아도 그의 말이 맞다고 느꼈는지 고개만 끄덕이고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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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마침 그때, 이나은도 변도영을 발견했다.그녀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온화한 표정을 띠며 입가를 살짝 올렸다.“도영아, 돌아왔어?”변도영은 그제야 정신이 들었고 굳어 있던 얼굴을 조금 풀었다.“팔은 좀 어때?”“아직 조금 쑤시긴 하지만 많이 괜찮아졌어.”이나은은 살짝 손목을 돌려 보였다.그녀는 변도영의 어두운 얼굴을 살피더니 조심스레 말했다.“도영아, 지아가 화내는 거 너무 탓하지 마. 나도 그 마음 이해할 수 있으니까.”이나은은 잠시 말을 멈추곤 먼 곳을 바라보았다.“비록 홧김에 그만두겠다고 결심했어도 돌아서서 후회하는 순간은 늘 있어. 그러니까 지아가 나랑 네가 같이 있는 걸 보고 화난 것도 이해가 돼. 사실 이건 내 잘못이기도 해.”이나은은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지아가 분명 나 때문에 화가 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 자리에 나타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 생각이 너무 가벼웠던 거지. 난 지아가 그렇게까지 날 미워할 줄은 몰랐어. 난 지아한테 남자 친구가 생긴 줄 알고... 그래서 예전보다 덜 미워할 줄 알았거든.”그 말을 들은 변도영은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아까 신지아의 손가락에 끼워진, 윤형우가 또다시 선물한 그 다이아몬드 반지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왠지 마음이 편치 않아진 그는 저도 모르게 이런 말을 내뱉었다.“윤형우 씨는 원래 바람기 있는 사람이야. 지아랑은 미래가 없어.”아마 신지아도 그걸 알고 있으니 이나은에게 저렇게 큰 적의를 드러내는 걸지도 몰랐다.이런 생각이 스치자 변도영은 이상하게 몸의 긴장이 풀렸다.이나은은 그의 변화를 정확히 느껴 표정이 굳어버렸고 두 주먹을 꽉 쥐었다.변도영이 방금 전 신지아와 윤형우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을 때 분명 기뻐하는 것 같았다.그녀는 그동안 어떻게든 스스로를 속여 왔지만 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변도영은 신지아와의 몇 년간의 결혼 생활 속에서 이미 감정이 생겼다.아주 깊은 감정은 아니지만 만약 신지아가 먼저 이혼을 요구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자신이 그 작전을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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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차에서 내리자마자 짭조름한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쳤고 바람 사이로 바닷물 특유의 비릿한 냄새도 섞여 있었다.어둑한 밤하늘 아래 하늘과 바다는 멀리서 자연스럽게 이어져 하나의 희미한 선을 이루고 있었다.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반짝이는 별들이 바다 위에 흩뿌려진 것 같아 지나치게 아름다웠다.신지아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마구 날리는데도 그걸 개의치 않고 저 멀리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며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와, 진짜 예쁘네요.”“이보다 더 예쁜 것도 있어.”윤형우는 씩 웃으며 턱으로 먼 곳을 가리켰고 신지아는 그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았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까맣게 잠겨 있던 바다 위에 불빛들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불빛이 점점 많아지자 신지아는 그것이 거대한 크루즈선의 윤곽이라는 걸 알아차렸다.“가자.”윤형우가 앞으로 걸어가자 신지아는 그를 뒤따랐다.크루즈가 천천히 트랩을 내리자 두 사람은 그 길을 따라 배에 올랐다.갑판 위는 한낮처럼 밝았다.손님들은 화려하게 차려입었고 말투와 분위기 모두 고급스러웠다.여기저기서 잔이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신지아는 원래 자신과 윤형우 둘뿐이거나 많아야 친구 두어 명 정도일 줄로만 생각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거의 중형 파티 수준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러니 윤형우가 굳이 옷을 갈아입으라고 하며 쇼핑할 때 그렇게 진지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상황을 확인하자 신지아는 긴장감이 스멀스멀 올라와 몸이 점점 굳어버렸다.그러자 윤형우는 그녀의 허리를 살짝 감싸안았다.“긴장할 필요 없어. 다들 그냥 평범한 사람이야.”그는 부드럽게 달랬다.더군다나 정말 긴장해야 하는 쪽이 있다면 그건 오히려 이 사람들이었다.윤씨 가문이 연성시에서 갖는 영향력을 생각하면 말이다.“윤 대표님, 신지아 씨.”그때 누군가 와인잔을 들고 다가와 환한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신지아는 반사적으로 허리를 숙여 깊게 인사했지만 사실 표정은 굳어 있었다.상대는 그저 가볍게 인사만 하려던 터라 그녀가 과하게 예를 갖추자 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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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신지아의 눈이 순간 반짝였다.그녀는 놀란 듯 윤형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윤형우는 그런 신지아의 표정을 보자 어딘가 기쁜 듯하면서도 마음 한편이 복잡해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그녀의 이런 뭐든 도전하고 꿈꾸는 성격을 진심으로 좋아했다.하지만 동시에 가끔은 질투심이 들기도 했다.자기 앞에서 신지아가 기뻐하는 대부분의 순간은 거의 항상 UME의 미래 때문이었다.그는 바랐다.신지아가 UME의 미래만큼 둘의 미래 역시 같이 생각해 주기를.“형우야, 여기 있었구나.”순간 부드러운 여자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신지아가 돌아보니 긴 웨이브 머리에 원피스를 곱게 차려입은 여자가 걸어오고 있었다.가슴에는 고풍스러운 브로치가 하나 달려 있었고 손에는 와인잔이 들려 있었다.기품 있고 온화한 분위기가 흐르는 사람.신지아는 여자를 보는 순간 묘하게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았다.어딘가에서 본 적 있는 것만 같았다.그리고 윤형우를 부르는 호칭도 꽤 친밀했다.신지아는 자연스럽게 윤형우를 흘끗 바라보았다.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눈을 마주치는 걸 보며 속으로 조용히 짐작했다.‘혹시 전 여자 친구?’“이분이 바로 신 디자이너님 맞지?”신지아가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여자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신지아는 아주 잠깐 멈칫했다.수년 동안 사람들은 그녀를 본명이나 변씨 가문 며느리, 혹은 ‘신 팀장님’ 같은 호칭으로만 불러왔다.하지만 ‘신 디자이너님’이라는 호칭은 정말 오랜만이었다.그 순간, 마음이 복잡하게 흔들렸다.원래 신지아의 꿈은 뛰어난 지능형 로봇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었다.그러나 몇 년의 결혼 생활 동안 그 꿈이 점점 희미해져 마치 잊혀 가는 사람처럼 돼버렸다.그리고 지금 신지아를 ‘디자이너’라고 불러준 첫 번째 사람이 눈앞에 있었다.이 사실이 떠오르자 신지아는 그 여자에게 갑자기 큰 호감을 느꼈다.“우리 고모야. 이름은 윤세은이고.”이윽고 윤형우가 여자에 대해 소개하자 신지아의 눈이 살짝 커졌다.“고모요? 이렇게 젊으신데요?”도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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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그래서 윤세은은 더 지켜볼 수 없었다.신지아를 병원으로 데려간 뒤, 어떻게든 머리를 써서 고이진이 해외에 있었던 것처럼 흔적을 조작해 윤재혁을 그 방향으로 돌려세웠다.그제야 신지아는 숨을 돌릴 틈을 얻었다.윤씨 가문에서 태어나 윤재혁 편에 선 사람들을 윤형우는 수도 없이 봐왔다.그는 이보다 더 잔혹한 처벌도 본 적이 있다.윤재혁은 광기 그 자체였고 정상이라고 부르기 어려웠다.윤씨 가문에서는 더 잔인한 자만이 살아남는 게 현실이었다.그런데 지금 그는 윤재혁에게, 그리고 과거의 자신에게조차 끌어올릴 수 없는 혐오를 느꼈다.‘이러면 안 되는 건데.’신지아처럼 밝고 따뜻한 미래와 눈부신 앞날을 가질 수도 있는 사람이 누군가의 욕망이나 보복 때문에 모든 걸 잃어야 한다는 건 그 자체가 거의 파괴에 가까운 일이었다.거의 한 시간이 지나 신지아와 윤세은이 선실에서 나왔다.둘이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표정만 봐도 잘 통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둘 다 표정이 밝았고 분위기도 좋았다.곧, 윤세은이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잘 부탁해요.”신지아도 손을 맞잡으며 웃었다.“저도 잘 부탁드립니다.”“그럼 두 사람 더 얘기해요. 전 방해 안 할게요.”윤세은은 두 사람 사이를 슬쩍 바라보고 눈웃음을 짓더니 자리를 떠났다.“무슨 얘기 했어?”윤형우는 그녀의 환한 미소를 보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비밀이에요.”윤형우는 더 캐묻지 않고 그저 미소 지으며 신지아의 머리를 가볍게 헝클어뜨렸다....그날 밤, 병원.박수미는 조금 호전됐다.아직 일어날 수는 없었지만 의식이 돌아와 간단한 말을 할 정도였다.몸은 여전히 약했지만 짧게 몇 마디는 할 수 있었다.소식을 들은 변하늘은 숨도 제대로 못 쉬고 급히 달려와 박수미의 침대 앞에 엎드려 콧물 눈물범벅이 된 채 엉엉 울었다.그리고 변승주와 고미애도 다급하게 몸 상태를 물었다.“할머니 이제 막 깨어나셨습니다. 너무 몰아붙이지 마세요.”변도영이 옆에서 조용히 말했다.그제야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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