بيت / 로맨스 / 첫사랑만 구한 남자 / Chapter 291 -الفصل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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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마지막 메시지는 하루 전 신지아가 그에게 보낸 것으로 병원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내용이었다.하지만 그는 그녀가 병원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결국 신지아는 비를 맞으며 떠났다.그녀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마치 없었던 일처럼 화를 내지도 않았고 그가 만나주지 않는다고 원망하지도 않았다.그리고 오늘 신지아는 또 아무렇지 않은 척 다른 남자와 함께 웃고 떠들고 있었다.방금 그녀와 윤형우가 함께 있는 모습을 떠올린 변도영은 냉소했다.더 이상 신지아에게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병원에 있는 이틀 동안 그는 많은 생각을 하며 이미 마음을 정리했다.신지아에게 미안한 점은 있지만 그녀가 예전에 이나은에게 상처를 준 것도 사실이었다.돈을 받지 못한 신지아는 궁핍한 생활을 이어 나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나은 역시 해외에서 그녀의 질투 때문에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신지아는 아이를 잃었지만 이나은도 동일한 교통사고의 피해자였다.심지어 예전에 그녀의 질투심 때문에 이나은이 위험에 빠질 뻔하기도 했다.그는 이제 신지아와 빚진 게 없었다.변도영은 신지아와의 채팅창을 바라보다가 몇 초 후 양준명에게 연락했다.[시간 내서 별장 전체를 리모델링해. 특히 신지아가 전에 살았던 방 물건은 전부 치워버려.]이 모든 것을 마친 뒤 그는 휴대폰을 껐다.한편 신지아도 컴퓨터 옆을 지키고 있었다.UME에 대한 관심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었고 팬클럽에서도 열띤 대화가 이어지고 있었다.고우빈의 팬이 많다는 것은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보내 여러 행사를 열어 활동성을 높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신지아는 실현 가능성을 검토한 후 다음 날 서인호에게 제출할 보고서를 작성하였다.하지만 그녀가 제출하기도 전에 다음 날 아침 신지아는 UME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발단은 로봇에 관한 영화가 하룻밤 사이에 큰 인기를 얻은 것이었다.팬들은 이 소식을 발견하자마자 즉시 그 인기를 이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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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신지아는 대답을 마치고 제조업체에 연락했다.제조업체는 생산해야 할 양을 듣고 흔쾌히 승낙했다.그러나 신지아가 회사에 도착해 계약서를 보내자 그쪽에서 갑자기 태도를 바꾸었다.“정말 죄송합니다. 이 주문량을 소화하려면 최소한 생산 라인을 두 개는 더 늘려야 하는데 저희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신지아가 계산해 보니 현재 UME는 해외에서 처리 중인 주문이 일부 남아 있었고 연성시를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성장하려면 조만간 해외 주문을 전부 국내로 전환해야 했다.생산 라인을 하나 더 늘리는 것은 필수였다.그녀는 서인호와 상의한 후 제조업체에 연락해 생산 라인을 더 늘리는 동시에 UME가 자금의 절반을 부담하겠다고 제안했다.그러나 제조업체 측은 자금 전액과 고용된 노동자의 임금도 모두 UME가 부담해야 하고 거기에 더해 로봇 생산 단가를 1%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1%는 적어 보이지만 UME의 물량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었다.동의하지 않으면 이전 계약서의 수량대로 진행해야 했다.서인호는 화가 나서 책상을 쾅 내리쳤다.“너무 비열하잖아요. 이건 자기들 마음대로 가격 올려서 뜯어먹겠다는 거예요.”신지아는 직감적으로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UME의 현재 인기라면 제조업체들이 서로 협력하려고 경쟁해야 정상이다. 그런데 오히려 그들은 UME 쪽에서 먼저 계약을 해지하도록 유도하는 듯했다 .곰곰이 생각한 끝에 신지아는 윤형우에게 전화를 걸어 제조업체의 상황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윤형우는 일 처리가 빠른 사람이었다. 10분도 되지 않아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이 제조업체의 대표가 오늘 아침에 변도영 씨를 만났대.”그 말을 들은 신지아는 ‘역시나’하고 속으로 생각했다.변도영이 UME를 견제할 생각이라면 분명히 중간에서 훼방을 놓을 것이었다.“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윤형우가 물었다.신지아는 약간 낙담한 표정을 지었다.시장 방향을 바꾸면 변도영의 방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변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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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전화를 끊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인호와 다른 고위 임원들은 고우빈이 승인한 결정을 전달받았다.서인호는 그 소식을 듣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 즉시 고우빈에게 전화를 걸었다.“고우빈 씨, 이건 이렇게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에요.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 거예요? 공장 하나 짓는 데 얼마나 많은 자금이 필요한지 아세요? 나중에 공장을 운영하고 유지하는 데도 막대한 비용이 들 텐데 회사 자금으로는 절대 감당할 수 없고 해외 투자자 측에서도 절대 동의하지 않을 텐데...”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고우빈이 담담하게 말했다.“회사 자금은 사용하지 않을 거예요.”서인호는 놀라서 물었다.“고우빈 씨 사비로 이 돈을 낸다는 겁니까?”고우빈이 대답했다.“네.”서인호의 목소리는 한층 더 충격에 잠겨 있었다.“어디서 그렇게 많은 돈을 마련하셨다는 거죠?”그는 지난 몇 년간 UME의 재정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고우빈이 아무리 몇 년 동안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모아두었다 해도 그런 거액을 준비할 수는 없었다.고우빈이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없지만 고씨 가문에는 있죠.”“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고씨 가문의 자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제가 고씨 가문으로 돌아온 이유 중 하나예요.”가볍게 한 말이었지만 서인호는 쉽게 믿을 수 없었다.고우빈은 한때 고씨 가문에서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조건을 받아들인 상황이었다.고씨 가문이 그렇게 쉽게 막대한 자금을 제공하도록 허락할 리가 없었다.그래서 서인호는 조심스럽게 물었다.“혹시... 고씨 가문에 무슨 조건을 약속한 건가요?”그는 고우빈의 아버지 고청산이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몰랐지만 고씨 가문의 행동 방식은 알고 있었다.절대로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는다는 것.고우빈이 고씨 가문에서 그렇게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건 그만한 가치의 조건을 제시했다는 뜻이었다.고우빈은 숨기지 않고 말했다.“네.”“무슨 조건입니까?”서인호가 물었다.고우빈은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중요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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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그는 신지아가 고우빈을 데리고 그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반면 고우빈은 서인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전화를 끊은 후 그는 집을 나섰다.멀지 않은 곳에 작은 섬이 있었는데 섬 바깥쪽 해면은 은은하게 반짝였고 짙은 푸른색 바다는 멀리 보이는 수평선과 고요하게 이어져 있었다.섬에서 덜덜 떨고 있던 주민들은 윤재혁이 데려온 보디가드들에게 붙잡혀 고우빈의 행방을 추궁당하고 있었다.그중에는 어린아이들도 많았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품에 안겨 몸을 웅크린 채 크게 울고 있었다.보디가드들은 아이들의 울음에도 꿈쩍하지 않고 곧장 집 안으로 들어가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몇 분 후, 보디가드들은 모두 밖으로 나와 멀지 않은 곳으로 걸어오고 있던 윤재혁 앞에 멈춰 섰다.“윤 대표님, 없습니다.”“저도 찾지 못했습니다.”“이쪽에는 사람을 숨길 만한 곳이 없습니다.”윤재혁의 두 눈에는 핏발이 서 있었고 입꼬리는 사악하게 비틀려 있었다.그는 말없이 손을 내밀었다.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보디가드들은 이미 그의 뜻을 알아차린 듯 손에 들고 있던 불타는 횃불을 공손히 건넸다.“이진이가 없으니 여기도 존재할 필요가 없겠군.”윤재혁은 횃불을 움켜쥔 채 손을 들어 옆에 쌓여 있던 장작더미에 던졌다.옆에 있던 주민들은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아차린 듯 급히 울부짖으며 막으려 했지만 모두 윤재혁의 보디가드들에게 붙잡혀 움직일 수 없었다.윤재혁은 그들의 울부짖음을 외면했다.“잠깐만요.”불길이 거의 모든 것을 삼키려는 순간 고우빈이 소리쳤다.그 목소리를 들은 윤재혁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은 이미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고우빈 씨, 왜요? 직접 하시려고요?”윤재혁의 조롱에도 고우빈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한 글자 한 글자 또렷하게 말했다.“이 사람들 괴롭히지 마세요. 이진이가 어디에 있는지 제가 알아요.”...전화를 끊은 후 서인호는 신지아를 찾아가 그녀를 설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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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UME는 고우빈 씨가 혼자 힘으로 세운 회사예요. 그동안 고우빈 씨는 UME를 위해 자신이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했던 많은 일들을 감내해 왔죠. UME는 고우빈 씨에게 자식과도 같은 존재예요. 만약 그 내기에서 지게 된다면...”서인호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신지아의 얼굴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고 그녀는 복잡한 눈빛으로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서인호는 그녀가 마음을 바꾼 줄로 생각하고 가볍게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러니까 반드시 멈춰야 해요. 제조업체의 가격이 조금 더 높더라도 감수해야 합니다. 해외에서 수입하거나 다른 제조업체와 협력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매출입니다. 매출액이 6개월 안에 목표치에 도달해야 고우빈 씨의 이번 복귀가 성공으로 인정될 수 있어요.”신지아는 고개를 저었다.“하지만 만약 변도영 씨가 이 내기를 알고 해외 투자자들과 손잡고 고우빈 씨를 압박한다면요?”서인호는 그녀가 그런 말을 꺼낼 줄은 예상하지 못한 듯 잠시 멍해졌다.“아마 6개월은커녕 3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문제가 생길 겁니다. UME의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명성까지 실추될 수 있어요.”신지아는 마치 혼잣말하듯 말했다.“그러니 더 서둘러야 해요.”서인호는 그녀가 그런 의미로 말한 줄은 모르고 눈살을 찌푸렸다.“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이고 반드시 일어나는 건 아니잖아요. 하다 보면 무조건 방법이 보이는 법이에요. 지금부터 그런 일로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서인호는 그녀의 염려가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생각했다.신지아는 다시 입술을 꽉 깨물며 말했다.“그건 쓸데없는 걱정이 아니에요.”“지아 씨는 변도영 씨도 모르고 국내 시장도 몰라요.”“UME는 지금 기술과 원자재 면에서 큰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변도영 씨의 인공지능 로봇 기술이 성숙해지면 그들의 실력 앞에서 UME는 그 이점을 완전히 잃게 될 거예요.”“게다가 그때가 되면 수많은 다른 브랜드들과 경쟁해야 할 텐데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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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그 소식은 마치 폭탄과 같았고 신지아는 듣자마자 머릿속이 하얘지는 듯했으며 심장도 꽉 조여드는 것처럼 아팠다.작은 문제였다면 도우미가 굳이 신지아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을 것이다.그녀에게 연락했다는 것은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였다.지난번 박수미의 생신 잔치에서 갑자기 유언장을 발표했을 때 이미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이후 여러 차례 박수미에게 연락하려고 했지만 휴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번번이 만나지 못했다.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소식을 들으니 여전히 갑작스러웠다.신지아는 최대한 침착하려고 노력했다.“할머니께서는 지금 어떠세요?”도우미는 현재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신지아는 그제야 변도영이 이나은을 데리고 변씨 가문 본가에 갔던 일을 알게 되었다.변도영은 이나은과 함께 할머니를 찾아갔지만 오랫동안 기다려도 할머니가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모두 할머니가 이나은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일부러 나오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도우미가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할머니는 이미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어르신의 장기가 전반적으로 쇠약해지셨고 최고의 의료 환경을 제공하더라도... 최대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마지막 말을 전할 때 도우미는 목이 메었다.오랫동안 곁을 지켜온 사람으로서 그녀는 누구보다 할머니의 건강 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 오늘 일이 벌어진 것도 어쩌면 예정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신지아 씨, 어르신께서는 아직 많이 약하시지만 깨어난 뒤 가장 보고 싶어 하시는 분은 분명 신지아 씨일 겁니다. 두 분이 이미 이혼하신 건 알지만... 할머니를 생각해서라도 병원에 한 번 와주세요.”도우미는 다시 말했다.아직 하지 않은 말이 하나 있었지만 신지아라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예전에 박수미의 유언장에는 자신이 보유한 모든 주식을 신지아 명의로 넘겨주겠다는 내용이 있었다.하지만 만약 박수미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면 그 유언장은 변씨 가문의 손에 들어가게 되고 그들이 기꺼이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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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도우미가 말했다.“어르신께서 중간에 한 번 깨어나셨지만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다시 잠드셨어요. 그런데 신지아 씨, 왜 이제야 오셨어요? 좀 더 일찍 오셨어야죠. 적어도 어르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걸 변씨 가문에 보여주셔야죠.”신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그 사람들이 안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그녀에 대한 변씨 가문의 편견은 흔들리지 않았다.예전에는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가능한 한 자신을 희생하며 그들을 만족시키려고 했다.하지만 지금은 변씨 가문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그들이 그녀를 어떻게 보든, 어떤 의견을 가지든 더 이상 그녀의 마음을 흔들지 못했다.도우미는 신지아의 말에 막혀 한동안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신지아는 신경 쓰지 않고 병실로 들어가 박수미를 위해 준비한 카네이션을 병실 옆 꽃병에 꽂았다.이것은 박수미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었다.변씨 가문 사람들은 화초에 관심이 없어 정원 관리조차 집사에게 맡기고 있었기에 이런 부분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박수미는 이 꽃을 보면 신지아가 다녀갔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것이다.그녀가 박수미를 걱정한다는 사실을 변씨 가문 사람들이 아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그저 박수미가 그녀의 마음을 알아주고 그것으로 조금이나마 안심하길 바랄 뿐이었다.이 모든 것을 마친 신지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에서 나왔다.막 문에 다다랐을 때 변도영이 보였다.언제부터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그는 복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칠흑처럼 검은 눈동자는 깊이를 알 수 없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신지아는 놀라지 않았다.병원에 오기 전부터 변도영을 마주칠 거라 예상하고 있었고 마침 그녀도 이번에 변도영과 이야기해야 할 일이 있었다.“저희 이야기 좀 할까요?”신지아가 말했다.변도영은 그녀의 얼굴을 훑어보았다. 원래 평온했던 마음은 다시 불안해졌다.통제할 수 없다는 감각이 또다시 엄습해 왔고 이유 없는 감정이 거세게 휘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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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윤형우를 언급했을 때 변도영은 신지아의 얼굴에 스쳐 지나가는 어색함을 보았다.잠깐이었지만 그는 분명히 포착했다.“왜? 윤형우 씨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두 사람 사랑에 영향이라도 줄까 봐 걱정하는 거야?”변도영은 입으로는 비웃었지만 마음속의 짜증은 묘하게 한결 누그러졌다.신지아와 윤형우 사이의 감정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미묘한 것 같았고 사랑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불확실했다.신지아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변도영의 말은 그녀가 걱정하던 것 중 하나였다.그녀와 윤형우는 애초에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함께했을 뿐 감정이 깊지 않았기에 헤어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신지아는 윤형우에게 자금을 부탁하면 윤형우가 분명 도와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도와주는 것과 그가 그녀를 어떻게 생각할지 그리고 그것이 두 사람의 이별을 앞당길지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더 중요한 것은 윤형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방법이라는 점이었다.문제의 근원은 변도영에게 있었다.변도영이 계속 UME와 맞서 싸우려 한다면 그녀가 아무리 많은 돈을 마련해도 소용이 없었다.그녀가 원하는 것은 단지 이 6개월 동안만이라도 UME가 숨을 돌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었다.UME가 충분한 실력을 보여주기만 한다면 그때는 해외 투자자든 변도영이든 어쩔 수 없을 것이다.그때가 되면 고우빈의 자리도 지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도권을 잡을 기회도 생길 것이다.신지아는 입술을 세게 깨물고 말했다.“우리 사이의 일에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지 마세요.”그녀는 합의서를 변도영에게 내밀었다.“이것이 도영 씨가 주식을 되찾는 데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이에요. 이 합의서에 서명하면 나중에 할머니의 유언이든 변씨 가문의 주식이든 더 이상 저에게서 되찾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어요. 제가 제시하는 이 두 가지 조건은 도영 씨가 손만 뻗으면 할 수 있는 일에 불과해요. 서로에게 다 좋은 계약이니 잘 고려해보시길 권합니다.”변도영은 합의서를 훑어보았지만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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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변씨 가문에서는 그녀가 주식을 받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고 유언이 있더라도 변씨 가문이 고집하면 그녀는 무슨 짓을 해도 받을 수 없을 것이다.이 합의서는 그녀에게 있어 최선의 결정이었다.신지아는 평온하게 그의 가격 인하를 기다렸다.변도영은 그녀 쪽으로 두 걸음 다가와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나랑...”그가 다시 결혼하자는 말을 끝내기도 전에 벨 소리가 울렸다.“잠시만요.”신지아는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다. 윤형우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잠시 생각하던 그녀는 거절 버튼을 누르고 그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지금 일이 있어서 잠시 후에 다시 연락할게요.”그녀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변도영은 그녀의 손가락에 여전히 끼워져 있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바라보았다.가슴속에서 짜증이 다시 치밀어 올랐다.신지아는 그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감지했지만 변도영은 원래 변덕이 심해 사소한 일에도 쉽게 화를 내곤 했다.예전의 그녀였다면 어떻게든 달래거나 듣기 좋아할 말을 골라 비위를 맞추며 그의 주의를 돌리려 했을 것이다.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그녀는 그와 조건을 협상하러 온 것이지 그의 감정을 달래주러 온 것이 아니었다.“무슨 조건인데요? 말씀하세요.”신지아는 담담하게 말했다.변도영은 그녀의 평온하고 무심한 얼굴을 바라보며 가슴이 솜으로 막힌 듯한 답답함을 느꼈다.그는 냉소를 흘리며 그녀 쪽으로 다시 두 걸음 다가갔다.키 큰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약간의 압박감에 신지아는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그녀는 의식적으로 그와 거리를 두려고 했다.그 사실을 깨달은 변도영은 가슴속 분노가 다시 끓어올랐다.그는 성큼성큼 다가가 계속 물러서는 그녀의 어깨를 두 손으로 거칠게 움켜잡았다.손가락은 차갑고 단단했으며 마치 두 개의 쇠집게에 꽉 물리는 듯했다.신지아는 어깨가 조여 오는 통증에 미세하게 숨을 들이켰다.“나랑...”변도영은 차갑고 묘하게 매혹적인 어조로 말하며 몸을 숙여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가까이 댔다.“하룻밤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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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그리고 저는 이미 여기 와서 도영 씨와 조건을 협상하고 있는 이상, 협상에 임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이 조건은 과하지 않으니 약속드릴 수 있어요 .”신지아는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하는 말투로 말했다. 놀라울 정도로 냉정하고 이성적인 태도였다.말 자체는 평범했지만 변도영의 귀에는 하나하나가 묘하게 거슬렸다.‘신지아는 이걸 진짜 거래로 생각하는 건가? 게다가 이렇게 쉽게 승낙해?’변도영은 화가 치밀어 입술이 떨렸다.“신지아, 너 미쳤어? 그런... 그런 요구를 승낙할 수 있다고?”‘수치심이라는 게 있기는 한 건가?’신지아는 오히려 의아해하며 말했다.“그 요구는 도영 씨가 제시한 거잖아요. 제가 승낙하기를 바라고 제시한 게 아니었어요?”변도영은 그녀의 말에 막혀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분노는 치밀어 오르는데 오히려 힘없이 터져 나왔다 .“그럼 다른 남자가 그런 요구를 해도 승낙할 거야? 신지아, 언제 그렇게 음란해진 거야? 나는 왜 몰랐을까?”‘음란?’그 말이 들리는 순간 신지아는 마치 피가 잠시 멈춘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곧 다시 차분함을 되찾고 속으로 냉소하며 천천히 말했다.“어떻게 모르셨겠어요? 모르셨다면 변 대표님께서도 저와 이혼한 후 몰래 제 셋방에 찾아와 그런 입에 담기 힘든 일을 벌이셨을 리가 없겠죠?”“나는...”그날 밤을 떠올린 변도영은 숨이 턱 막히며 뱉지도 삼키지도 못하는 기분에 사로잡혔다.사실 그날의 일은 자신도 또렷하게 기억나지 않았다 .이나은이 걱정돼서 따라갔다가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었고 누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갔는지도 기억이 흐릿했다.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고 이제 와서 따져봤자 아무 의미도 없었다.게다가 상대는 여자였고 남자인 자신이 이나은을 찾아가 추궁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변도영이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자 신지아는 말을 이었다.“하지만 도영 씨 말이 틀린 건 아니에요. 저도 제가 그렇게 보수적인 사람은 아니라는 건 인정해요. 결혼했다고 해서 무조건 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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