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이곳은 깊은 숲이었고 주변에는 먹을 수 있는 야생 열매도 있었으며 호수도 가까워 물 걱정은 덜 했다.밤이면 신지아는 큰 잎을 몇 장 펼쳐두어 마실 수 있는 이슬을 모았다.생존 조건만 놓고 보면 아주 나쁘지는 않은 셈이었다.문제는 여기엔 소독약도, 해열제도 없다는 것.신지아는 차가운 물을 계속 떠와 윤형우의 열을 식혀주는 수밖에 없었다.불빛 아래 비치는 그의 얼굴은 점점 더 창백해져 있었다.윤형우는 눈을 감고 있었고 잠든 건지, 기절한 건지 알 수 없었다.두 사람은 며칠 동안 두려움과 불안을 잊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이야기뿐이었다.어린 시절의 장난스러웠던 기억부터 성인이 된 후 느낀 것들, 좋아하는 음식과 색, 주식 이야기, 그리고 각자 바라보는 현재 상업계의 흐름까지.고작 이틀, 사흘 사이에 두 사람은 한 달 치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지금 윤형우가 잠든 듯하자 신지아는 조심스럽게 그의 이마에 손을 댔다.그리고 뜨겁게 달궈진 손수건을 떼어내며 깨끗한 물을 가지러 일어나려 했다.그때, 윤형우가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밖에 비 와.”신지아는 동굴 입구 쪽을 힐끗 봤다.밖은 새까맣고 동굴은 방음이 잘 돼 빗소리가 거의 들리지도 않았기에 그녀는 윤형우가 어떻게 알았는지 의아했다.“오래전부터 내리고 있었으니까 곧 그칠 거예요.”그녀가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윤형우가 신지아의 손목을 잡았다.뜨거운 손바닥이 닿자 그녀는 손목이 간질거리듯 떨렸다.“지아야, 며칠 사이에 네가 정말 고생이 많네.”목소리는 쉬었는데 이상하게도 어딘가 사람 마음을 흔드는 울림이 있었다.신지아는 어리둥절했다.“왜 갑자기 이러세요? 그리고 사실 저만 아니었으면 형우 씨는 이렇게 되지도 않았을 거예요.”신지아는 윤형우가 또 농담이나 장난스러운 말로 분위기를 흐릴 줄 알았다.하지만 윤형우의 입에서 나온 말은 예상 밖이었다.“비가 그치면 넌 이곳을 떠나. 혼자라도 살 방법을 찾아야지.”신지아는 그대로 얼어붙었다.“왜요? 그럼 형우 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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