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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첫사랑만 구한 남자: Chapter 351 - Chapter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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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화

변도영은 이나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봤다.이내 신지아를 발견한 그의 표정은 점점 굳기 시작했다.지금 그녀의 손목은 거친 끈에 꽉 묶여 있었고 변도영은 멀리서도 신지아의 손목을 파고든 붉은 자국을 또렷하게 볼 수 있었다.그는 가슴이 이유 없이 세게 저렸다.이나은 역시 변도영의 시선이 신지아에게 꽂힌 걸 확인하고는 이를 악물었다.그리고 겨우 가라앉았던 큰 상실감이 다시 밀려왔다.변도영이 그들을 처음 발견한 이후 지금까지 그는 이나은을 딱 한 번 스치듯 쳐다볼 뿐이었지만 신지아에게는 시선이 오래도록 머물러 있었다.조금 전 위험 때문에 잠잠해졌던 질투심이 다시 피어오르기 시작한 이나은은 고개를 돌려 신지아 쪽을 바라봤다.그리고 신지아의 손목을 묶은 끈을 보는 순간 머릿속에 위험한 생각이 스쳤다.‘저 줄이 끊어지면 좋겠어. 그러면 신지아는 떨어질 거고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을 텐데.’이런 생각이 들자 이나은은 스스로로 놀라 흠칫했지만 다행히 아무도 그녀의 표정 보고 있지 않았다.곧, 변도영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정민수를 바라봤다.바로 앞에 있는 납치범을 발견한 그의 눈빛은 싸늘하게 식어갔다.“나 혼자 왔고 돈과 차는 다 여기 있어. 약속대로 이제 사람부터 풀어.”변도영의 짧은 한마디에 정민수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풀어주는 건 상관없지.”그는 시선을 들어 신지아와 이나은을 번갈아 훑어보더니 계속 말했다.“사람은 여기 두 명 다 있으니까 한 사람만 골라서 데려가.”정민수의 말에 세 사람 모두 멍해졌다.“그게 무슨 뜻이야?”변도영의 목소리는 한층 더 차가워졌다.그리고 동시에 그는 정민수의 의도를 희미하게 짐작했다.곧, 정민수는 씩 웃으며 비아냥거리듯 말을 이어갔다.“말 그대로야. 60억에 차 한 대 정도면 한 사람 목숨값이지.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그는 손에 들고 있던 칼을 들어 올리더니 칼날을 팽팽하게 당겨진 줄과 나무 사이에 맞댔다.“이 칼, 꽤 잘 들어. 내가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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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그 말은 정민수의 급소를 건드린 듯 그의 표정은 서서히 굳어갔다.“내가 남자인지 아닌지는 네가 제일 잘 알잖아. 네가 다쳐서 아파도, 죽어도 안 무서워한다는 거 나도 알아. 그래서 난 널 안 다치게 할 거고 죽게도 안 할 거야. 대신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게끔 만들어 줄 거야. 네가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한때 널 사랑했던 사람,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네 손으로 선택해서 다른 한 명을 죽게 만드는 거지. 어떤 선택을 하든 결국 평생 후회하게 될 거야. 매일, 매 순간, 고통 속에서 살아가도록.”신지아는 정민수의 말에 기가 막히고 허탈했다.‘복수는 두 사람 문제 아니었어? 나를 끌어들이는 건 무슨 의도지? 변도영 씨가 나 때문에 고통받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혹시 나를 선택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내가 죽으면 변도영은 잠깐 미안해하고 성대한 장례식을 치러주기나 하겠지.’그게 전부다.변도영이 하루 종일 차마 견딜 수 없을 만큼 괴로워할 확률은 전혀 없어 보였다.솔직히 말해 신지아를 잡아 온 것보다 차라리 변하늘을 잡는 게 백배는 더 효과적일 것이다.신지아는 어이가 없어 속으로 헛웃음을 터뜨리면서도 한편으론 서서히 깨달았다.오늘 여기서 죽을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아이도, 변도영의 선택 앞에서 죽었다.그리고 이제 자신도 똑같은 방식으로 아이를 따라가게 되는 걸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생각할수록 온몸이 싸늘해졌다.신지아는 시선을 산 아래로 떨어진 울창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숲으로 돌렸다.혹시 떨어져도 매달릴 만한 곳이 있는지 찾아보기 위해서였다.죽지만 않는다면, 반쯤 부러져도 살아남을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하지만 너무 높았다.두어 번 내려다본 것만으로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고개를 돌리려던 찰나, 시야 한쪽에 뭔가가 스쳤다.외딴 산길, 멀리서 흐릿하게 움직이는 몇 개의 그림자.신지아의 눈이 살짝 커졌다.절벽 끝에서 화가 나 날 선 말들을 다 쏟아낸 정민수는 한결 차분해진 표정이었다.그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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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변도영의 말에 현장에 있던 모두가 멈칫했다.정민수는 고개를 갸웃거렸고 이나은의 안색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신지아는 처음에 자기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심지어 변도영 본인조차 눈빛이 흔들렸으니 더 말할 것도 없었다.사실 방금 신지아의 이름은 거의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것이었다.본인도 놀랄 정도로.정민수는 잠시 침묵하더니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신지아 씨라고? 정말 그렇게 정한 거야?”“변 대표님, 각도 찾는 중입니다.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주세요.”그때, 이어피스에서 양준명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변도영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팽팽하게 도드라진 힘줄, 땀에 젖은 손바닥, 그럼에도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곧, 정민수는 느긋하게 물었다.“재밌네. 업계에서 이런 소문이 돌잖아? 신지아 씨가 널 도덕적으로 몰아붙여 결혼한 거라고. 그래서 그렇게 오래 이나은 씨를 잊지 못한 거라고. 지나간 몇 년 동안 넌 이나은 씨 편을 들면서 신지아 씨를 얼마나 힘들게 했는데? 네가 사랑한 사람은 이나은 씨잖아. 그런데 왜 이런 순간에 신지아 씨를 택하는 거야?”그는 일부러 시선을 이나은에게 돌렸다.“이런 대답을 들은 이나은 씨 기분은... 과연 어떨까?”이나은은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만큼 주먹을 세게 쥐고 있었다.그녀의 안색은 창백했고 눈가는 붉게 물들어 있었다.솔직히 이나은도 의심한 적 있다.변도영이 신지아에게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걸.하지만 모두가 말했다.그가 사랑한 건 이나은이라는 사실을.게다가 최근 변도영의 태도, 이나은을 챙기고 약혼을 결정하며 약혼식을 직접 준비하기까지 했다.그런 걸 옆에서 다 지켜본 그녀는 스스로에게 되뇌었다.‘조금 신경 쓰였던 거뿐이야. 그래도 결국 사랑하는 사람은 나야.’그런데 지금 변도영의 무의식적인 반응과 선택은 이나은의 모든 희망을 한순간에 산산조각 냈다.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마음 한구석을 지배해오던 불안과 두려움이 지금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이나은은 입술을 깨물었다.그리고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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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변도영의 이마 위로 핏줄이 도드라졌다.그날의 교통사고, 그리고 세상에 나오지도 못한 아이의 묘비가 눈앞에 겹쳐 숨이 가빠졌다.그때, 옆에서 이나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지아야, 도영이한테 제대로 생각할 시간을 좀 주자. 응? 두 사람은 부부로서 오랜 시간을 함께했잖아. 난 도영이가 널 사랑했다고 믿어. 그래서 결국 널 선택할 거라고 믿고.”그녀는 억울한 듯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아까 내가 아이 얘기를 한 건 도영이더러 나를 선택해달라는 뜻이 아니었어. 그저 이 아이에 대해 아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그래.”이나은은 고개를 숙였다.“나는 세상에서 잊힐 수 있지만 이 아이의 존재는 아무도 모르고 나와 함께 억울하게 죽는 건 싫었어. 적어도 아이의 아버지에게는 알려야 하잖아.”단 몇 마디만으로 이나은은 자신을 희생적이고 착한 여자로, 신지아를 살아남기 위해 질투하고 발악하는 여자로 만들어버렸다.신지아는 말문이 막혔다.만약 자신이 당사자가 아니었다면 방금 저 말에 넘어갈 뻔했을지도 몰랐다.그럴 정도로 이나은의 말은 완벽했고 교묘했다.곧, 신지아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그리고 변도영의 복잡한 표정을 보는 순간 더 이상 발버둥 쳐 봐야 의미가 없음을 깨달았다.그래서 그녀는 눈을 감고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변도영 씨는 결국 이나은 씨를 믿겠지.’아마 이나은도 그걸 알고 있는 듯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그녀는 고개를 떨군 채 복잡한 감정이 뒤섞인 변도영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그 순간, 변도영이 고개를 들었다.그의 검은 눈동자는 차분한 듯 보였지만 수많은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나은아.”그 한마디에 이나은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이제 된 거야. 도영이는 나를 선택할 거야.’하지만 이내 그녀의 세상은 처참하게 무너졌다.“미안해.”마치 얼음물을 뒤집어쓴 듯 이나은은 그대로 얼어붙었다.“뭐라고?”“이번엔... 정말 미안해.”변도영이 낮은 숨을 내쉬고는 정민수를 향해 말했다.“난 지아가 살아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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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남자의 주먹에 맞은 정민수의 코와 눈에서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얼마 후, 남자는 그의 기력이 완전히 빠진 걸 확인한 뒤에야 공격을 멈췄고 변도영은 남자의 얼굴을 보자 묘하게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그리고 잠시 후에야 기억이 번쩍 떠올랐다.신지아 곁을 지키던 경호원.“윤형우 씨?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그때, 절벽 아래쪽에서 갑자기 소리가 들리자 변도영은 온몸이 굳어버렸다.그는 몸을 최대한 앞으로 기울여 절벽 아래를 확인했다.그리고 그 순간 아주 가까운 곳에 굵지도 가늘지도 않은 나무 기둥 하나가 튀어 나와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그 나무를 한 손으로 붙잡고 매달린 사람, 그리고 다른 손으로는 신지아의 몸이 묶여 있는 줄을 필사적으로 잡고 있는 사람.윤형우였다.그리고 신지아는 살아 있었다.그 사실을 깨닫자 변도영의 심장이 크게 요동쳤다.정민수는 이미 정신이 반쯤 날아간 상태였다.그가 데려온 무리와 정체불명의 또 다른 세력이 뒤엉켜 싸우고 있었다.양준명과 저격수도 이상함을 눈치채고 이쪽으로 뛰어오고 있었다.“이쪽으로 와! 빨리 사람부터 구해! 당장 줄부터 가져와!”변도영은 절규하듯 외치며 몸을 일으켰다.신지아를 묶었던 줄의 남은 한쪽이 여전히 나무에 감겨 있었다.그는 손을 떨며 줄을 풀었지만 길이가 턱없이 부족했다.“나은이부터 풀어! 나은이를 묶고 있던 줄을 지금 당장 가져와!”변도영이 또다시 소리쳤다.윤형우가 매달려 있는 나무가 얼마나 버틸지 모르거니와 그의 체력이 언제 한계를 맞을지 모른다.시간이 없으니 단 1초라도 빨리 신지아를 끌어올려야 했다.양준명과 사람들은 그제야 사태를 파악하고 정신없이 이나은에게 묶인 줄을 푸느라 달려들었다.이나은은 허공에 매달린 채 아래를 내려다보았다.변도영이 자신부터 구하지 않고 줄 때문에 신지아부터 살리려 한다는 걸 깨닫는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아주 진한 질투심과 슬픔이 올라왔다.그리고 절벽 아래 죽음에 가까운 자리에서 버티고 있는 윤형우와 신지아를 보자 마음 깊은 곳에 억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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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그가 끝까지 버티고 있다는 걸 신지아는 이미 알고 있었다.‘침착해. 침착해야 돼.’신지아는 스스로를 다독였다.위쪽에서는 아직도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지금 상황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구하러 오기나 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었다.그들에게 모든 희망을 걸 수도 없었다.신지아는 주변을 둘러보았다.혹시라도 발을 디딜 곳이나 두 사람이 잠시라도 버틸 만한 지점이 있을까 싶어서 고민했지만 없었다.근처의 절벽은 모두 가파르게 깎여 있었고 윤형우가 붙잡고 있는 나무가 바로 이 일대를 통틀어 유일하게 지지할 수 있는 것이었다.여기까지 오기 위해 그가 어떤 공포와 난관을 버텨냈을지 떠올랐지만 지금은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다.윤형우의 팔은 점점 더 떨리고 있었다.신지아는 이를 꽉 깨물고는 결국 결심한 듯 말했다.“윤형우 씨, 손 놔요.”그를 더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자기 한 명 죽는 게, 둘 다 죽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이 세상에 더 이상 자신을 붙잡아줄 사람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죽는 게 무서울 것도 없었다.하지만 윤형우는 아니었다.그는 이 위험을 감당할 이유가 없다.“윤씨 가문에는 아직 형우 씨가 필요해요.”신지아가 조용히 말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윤형우는 무너졌고 더 이상 태연한 척할 수도 없었다.그는 이를 꽉 물고 거의 감각이 사라진 팔의 통증을 참더니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하지만 나는 네가 필요해.”윤형우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지아야,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난 너를 절대 놓지 않을 거야.”그리고 결국 그도 버티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변 대표님! 대체 지금 뭐 하고 계세요?”“금방 갑니다. 버티세요! 절대 손 놓지 마시고요!”위에서 변도영의 목소리가 들리자 윤형우는 비웃듯 한숨을 내쉬었다.‘당연히 손 못 놓지. 내가 지금 누구를 잡고 있는데.’손을 놓는다는 선택지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하세요!”그는 다시 고함을 질렀다.솔직히 상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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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윤형우가 아래를 내려다보자 신지아가 마치 끊어진 연처럼 급격하게 추락하는 모습이 보였다.“지아야!”윤형우는 절규했다.그리고 거의 망설임도 없이 그는 붙잡고 있던 나무를 놓아버리고 그대로 신지아를 따라 뛰어내렸다.바로 그때, 절벽 아래서 울린 소리를 들은 변도영은 이나은의 줄을 자르려고 들고 있던 칼을 쥔 채 그대로 굳어버렸다.귀에 선명하게 들리는 소리는 자기 심장을 그대로 쥐어짜는 것 같았다.‘뭐지?’변도영은 손이 덜덜 떨렸고 심장도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윤형우 씨! 지아는 어떻게 된 거죠?”그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물었지만 몇 초가 지나도 대답이 없었다.“변 대표님.”양준명은 목소리가 갈라지고 눈이 빨갛게 충혈된 채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방금 윤형우 씨랑 신지아 씨가 같이... 떨어졌습니다.”변도영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이물 악문 채 억지로 정신을 다잡았다.이나은은 거친 줄이 살을 파고들어 아파서 신음을 흘렸지만 이번엔 변도영은 듣지도 않았다.그는 거의 폭력적으로 줄을 뜯어내고는 바로 절벽으로 뛰어갔다.“줄! 줄 준비됐습니다! 윤형우 씨, 지아 데리고 올라오세요!”말을 마친 그는 바로 줄을 절벽 아래로 던졌지만 아무 반응도 없었다.십여 초가 지나도 줄 끝은 허공에서 그대로 허우적거릴 뿐이었다.“신지아, 대답해! 잘 들리지? 너 지금 살아있는 거지? 아무 소리라도 내서 위치라도 알려줘!”변도영은 목이 점점 터져라 외쳤다.“윤형우 씨!”하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는 침묵이 이어졌고 그는 완전히 무너졌다.곧, 변도영은 거의 광기 어린 얼굴로 양준명의 손을 잡으며 외쳤다.“줄을 나한테 넘겨. 내가 직접 내려갈 거야.”그러자 양준명이 재빠르게 그의 허리를 붙잡으며 말렸다.“대표님, 안 됩니다! 위험합니다!”이내 다른 보디가드들도 우르르 몰려와 변도영을 강제로 끌어올렸다.“놔, 당장 놓으라고 했지? 꺼져! 다 꺼지라고!”그의 목소리가 잠길 때까지 절벽 아래에서는 끝내 아무 기척도 없었다.“지아야! 신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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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하지만 이미 확인했듯 줄은 단단하게 묶여 있었다.만약 그게 풀리지 않는 매듭이었다면 신지아가 스스로 풀어낼 수 있을 리가 없다.그런데 왜 신지아의 매듭은 풀 수 있었고 이나은의 매듭은 풀리지 않았을까?양준명이 이런 의문에 빠져 있던 찰나, 변도영이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며 피를 토했다.“도영아!”“대표님!”양준명은 더 생각할 여유도 없이 즉시 병원에 연락했다.곧바로 경호원들에게 변도영을 부축하게 하고 충격이 가시지 않아 떨고 있는 이나은까지 함께 병원으로 이동시켰다.이나은이 있는 이상, 양준명은 현장에 남아 구조대와 경찰을 부르고 신지아와 윤형우를 찾을 방법을 마련하기로 했다.현장은 완전히 아수라장이었다.그래서 누구도 보지 못했다.그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누군가가 조용히 몸을 돌려 사라지는 것을....바닷가, 바람은 마치 거센 파도처럼 불어왔다.검은 롱코트를 입은 고우빈의 옷자락이 허공에서 파닥였고 윤재혁은 수많은 보디가드를 대동한 채 그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그때, 무언가 눈에 띈 듯 윤재혁이 발걸음을 멈추며 손을 들었다.그러자 보디가드 한 명이 재빨리 다가와 그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이자 윤재혁은 수평선과 맞닿은 바다를 바라보다가 주변을 쓱 훑었다.“여기는 전에 왔던 덴 것 같은데... 지금 절 가지고 노시는 겁니까?”지난 20일 넘게 고우빈은 그들을 이 근처만 뱅글뱅글 돌게 했다.윤재혁은 이미 인내심이 바닥났다.고우빈이 고이진의 행방을 안다고 하지 않았다면 진작 폭발했을 것이다.바로 몇 초 전까지만 해도 그는 고우빈의 말, 고이진이 이 근처에 있다는 말을 아직 믿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확신할 수 있었다.고우빈이 그들을 같은 장소에서 빙빙 돌린 것뿐이라고.윤재혁은 곧바로 허리춤에 손을 얹더니 자연스럽고 빠른 속도로 총을 뽑아 들고 고우빈을 겨누었다.보통 사람이라면 소리 지르거나 주저앉을 상황이지만 고우빈은 놀라지도, 당황하지도 않고 윤재혁을 가만히 쳐다봤다.이 근처는 인적도 드물기에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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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고우빈은 핏빛으로 물든 윤재혁의 눈동자를 정면으로 마주했지만 두려움 따위는 없었다.그저 마음속으로 한 가지 사실에 안도할 뿐.다행히 신지아가 그의 곁에 없다는 것, 그리고 지금 윤재혁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신지아가 아니라는 것.그렇지 않았다면 윤재혁이 또 무슨 짓을 저질렀을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짧고 무거운 침묵이 두 사람 사이에 맴돌던 무렵, 윤재혁의 얼굴에서 서서히 살기가 걷히기 시작했다.그 변화가 너무 갑작스러운 나머지 고우빈은 멍해졌다.윤재혁은 비웃음 섞인 한숨을 내쉬며 고우빈의 옷깃을 손으로 가볍게 정돈해 줬다.“고이진이 떠난 건 신지아 씨가 만든 일입니다.”윤재혁의 목소리는 낮고 또렷했다.“만약 고이진이 죽었다면 신지아 씨도 그 옆에 묻히게 할 겁니다.”그는 마지막 단어를 유난히 또렷하게 내뱉었다.“귀국해.”단호하게 명령한 뒤, 윤재혁은 돌아서 걸어가려 했다.고우빈은 얼마간 굳어 있다가 두 주먹을 꽉 쥐었다.그리고 윤재혁의 등을 바라본 찰나, 그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했다.고우빈이 번개 같은 속도로 윤재혁 뒤로 달려가 두 팔로 그의 목을 휘감아 꺾어 버린 것이다.동작은 빠르고 과감해 윤재혁조차 순간적으로 멈칫했을 정도였다.늘 온화하고 사람들과 몸싸움조차 하지 않는 고우빈의 이미지 때문이기도 했다.게다가 윤재혁은 늘 손을 대는 쪽이지 당하는 쪽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보디가드들이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일제히 총을 겨누었고 수십 개의 총구가 고우빈을 향했다.하지만 고우빈은 그들을 향해 딱 한 번, 곁눈질을 할 뿐 팔에 힘을 더 주며 윤재혁의 목을 조르는 손을 절대 풀지 않았다.“전원 물러서세요.”그는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안 그러면 저도 죽겠지만 윤재혁 씨도 같이 갈 겁니다.”윤재혁은 목이 짓눌린 채 비틀거렸다.지금 자신이 이런 꼴로 협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웃음부터 새어 나왔다.그러나 그는 두 손을 살짝 들어 순순히 항복하는 모양을 취한 뒤 보디가드들을 향해 손짓했다.“물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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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그러나 동시에 윤재혁도 번개처럼 반응해 두 손으로 고우빈의 팔을 움켜쥐더니 힘으로 뒤로 꺾어 올렸다.순식간에 형세가 뒤집혔다.고우빈은 대응할 틈도 없이 제압당했고 팔을 꽉 잡힌 채 아무리 몸부림쳐도 빠져나올 수 없었다.방금 전까지 윤재혁이 벼랑 끝에 몰린 쪽이었다면 지금은 고우빈이 완전히 제압당한 꼴이었다.윤재혁이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고우빈 씨, 전 당신이 꽤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신지아 씨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남자잖아요. 그런데 모르는 게 하나 있나 본데... 오래전부터 전 이미 사람을 붙여서 신지아 씨를 감시하게 했습니다. 만약 오늘 안에 이진이를 못 보면... 신지아 씨의 결말은 죽음뿐입니다.”냉기가 실린 목소리였다.윤재혁의 눈빛 속에 드리워진 짙은 그림자를 보자 고우빈은 심장이 떨렸다.하지만 그는 일말의 대비를 하고 있었다.윤재혁이라면 분명 이런 극단적인 수를 쓸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윤형우 씨가 있으면 사고가 날 리 없어.’그렇게 생각하던 바로 그때, 가까운 곳에서 진동음이 울렸다.가장 가까이 있던 보디가드가 전화를 받더니 곧 표정이 굳어버렸다.보디가드는 빠르게 앞으로 다가와 윤재혁의 귀에 대고 무언가를 속삭였다.둘이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알 수 없지만 윤재혁의 안색은 잿빛처럼 어두워졌다.“확실해?”그러자 보디가드가 고개를 끄덕였다.“직접 봤답니다.”잠깐의 정적 끝에 윤재혁은 고우빈의 팔을 놓아줬다.표정은 묘하게 일그러져 있었지만 눈빛에는 알 수 없는 웃음기까지 스쳤다.그의 얼굴을 본 순간 고우빈은 불길한 느낌이 들어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신지아 씨가 죽었다고 합니다.”윤재혁이 담담히 말했다.그 순간, 고우빈은 머릿속에서 뭔가가 터지는 듯 정신을 못 차렸고 제자리에 얼어붙었다.‘말도 안 돼. 이건 말도 안 된다고!’신지아 곁에는 고우빈이 붙여둔 보디가드도 있고 윤형우도 있었다.‘어떻게...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지금 나한테 거짓말을 하는 건가?’하지만 지금 윤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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