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E 건물 앞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려던 참에 신지아는 이미 고우빈이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는 걸 봤다.가볍게 인사를 나눈 뒤, 둘은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엘리베이터에서 막 나오자마자 사내에서 격한 언성이 들려왔다.“오늘 고 대표님이 신입을 기술팀 부장으로 데려왔다면서요?”“그뿐만이 아니래요. 대학만 졸업했지 대학원도 안 나왔고 5년 동안 결혼생활에만 전념한 전업주부라던데요?”“게다가 여자라고요?”한 남자가 놀란 듯 소리쳤다.“5년 동안 경력 공백이 있는 전업주부가 바로 기술팀 팀장이라뇨? 고 대표님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거래요?”UME에 남아 있는 직원들은 대체로 학력이 화려했다. 해외 명문대 출신이 아니더라도 국내 주요 대학의 박사, 못해도 석사 졸업자가 대부분이었다.그런데 치열하게 경쟁해도 얻기 힘든 부장 자리를 오랜 기간 일을 쉰 전업주부가 갑자기 꿰찬 것이다.사람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그때 누군가 조심스레 말했다.“이력서를 보니까 고 대표님이랑 동문이더라고요. 예쁘게 생기긴 했는데... 왠지 화근이 될 것 같아요. 들으니까 이번에 고 대표님이 부성 그룹 투자도 거절한 게 그 여자 때문이라던데...”“화근이죠, 화근! 안 돼요, 난 도저히 못 참아요. 당장 가서 고 대표님한테 따질 거예요!”조금 전 말한 그 남자가 얼굴을 붉히며 사무실 밖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그러다 마침 신지아와 고우빈이 정면에서 마주쳤다.신지아는 자신이 기술팀 팀장으로 가면 논란이 생기리라 각오했지만 출근 첫날부터 이렇게 시끄럽게 터질 줄은 몰랐다.민망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었다.하지만 고우빈은 태연했다. 마치 당연한 일이라도 되는 듯 말이다.그는 남자 앞에 서서 담담히 말했다.“불만 있으면 지금 말해요.”남자는 고우빈이 직접 나타날 줄은 생각도 못 한 듯 잠시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다 결국 분을 못 참고 터뜨렸다.“고 대표님, UME가 여기까지 오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다들 압니다. 저희가 해외 생활 접고 따라온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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