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밖에서 하민재는 웃는 얼굴로 어리둥절해 하는 서인호를 배웅했다. 차가 멀리 사라지자마자 금세 표정이 싹 변했다.위층으로 올라가 변도영을 보자마자 짜증 섞인 얼굴로 말했다.“형, 저 사람 진짜 눈치도 없네. 형이 그렇게 높은 가격까지 불러줬는데도 UME에서 안 나오겠다잖아. 저렇게 고집 센 사람은 처음 봐.”UME가 투자받을 뜻이 없다는 걸 알게 된 뒤, 변도영은 양준명에게 UME의 기술 담당자를 알아보게 했다.그날 밤 내내 온갖 회유와 협박을 쏟아내며 심지어 UME보다 세 배나 높은 조건까지 내걸었지만 상대는 완강했다.뭐라 해도 서인호의 대답은 늘 같았다.“UME는 제가 직접 키워온 거나 마찬가지예요. 제 아이 같은 거죠. 남의 아이가 더 잘났다고 해서 그 집 식모 노릇을 할 순 없잖아요. 또 제 아이가 가난하다고 버려둘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하민재도 고집 센 사람은 많이 봤지만 이 정도로 완고한 건 처음이었다.아무리 이익이 중요하다고 설득해도 통하지 않았다.급기야 흥분해서 칼까지 꺼냈지만 서인호는 끝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그는 결국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변도영은 그저 미묘하게 눈썹만 올렸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하민재는 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잠시 뒤, 번뜩이는 눈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그럼 오늘 내가 사람 불러서 처리해버릴까? 형이 못 갖는 거라면 UME도 절대 못 가지게.”그러자 변도영이 느긋하게 시선만 들어 올리며 말했다.“그래.”“...진짜야?’변도영은 가볍게 말했다.“네가 이미 결심했는데 내가 막아봤자 뭐하겠냐.”“...”‘그럴 마음은 전혀 없었지... 그냥 말만 한 건데.’그런데도 변도영이 전혀 당황하지 않는 걸 보고 뭔가 눈치챈 듯 물었다.“형, 벌써 다른 방법을 떠올린 거지? 다른 수가 있는 거지?”변도영은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아까 그 사람이 말했잖아. UME의 핵심 기술이랑 알고리즘은 자기 손에서 나온 게 아니라고. 그 말은 UME 뒤에 숨은 고수가 있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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