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첫사랑만 구한 남자: Bab 61 - Bab 70

100 Bab

제61화

이나은은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웃으며 말했다.“도영아, 괜히 아주머니 겁주지 마. 네가 그렇게 못 할 거라는 거 난 알아.”그녀는 오영희가 집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본 적이 있었다. 변도영이 정말로 그를 내치려 했다면 진작에 그렇게 했을 것이다.과연, 변도영은 눈꺼풀을 살짝 들어 올렸다.“별장에서 오래 지냈지만 제발 아주머니의 신분은 잊지 마세요. 나은이는 제 친구이자 별장의 주인입니다. 여기 온 건 쉬러 온 거지 아주머니 일을 덜어주러 온 게 아니에요.”오영희는 한숨 돌리며 안도했다. 막 고개를 끄덕이려던 순간, 옆에서 이나은이 다시 말했다.“하지만 도영아, 사실 별장에 머물고 싶은 건 내 생각이기도 해.”변도영은 의아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봤다.이나은은 입술을 꼭 다물었다가 열었다.“아주머니 말이 맞아. 지아가 떠난 뒤로 너 많이 야위었어. 곁에 돌봐줄 사람이 없으면 안 돼. 난 지아가 돌아올 때까지 잠시 대신해서 널 돌보고 싶어.”변도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자꾸 며칠 전 꾼 꿈이 떠올랐다.‘신지아 같은 성격에 나은이가 별장에 있다는 걸 알면 아마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겠지.’그런데 이나은은 변도영의 생각을 읽은 듯 또 말을 이었다.“그것뿐만은 아니야. 또 하나는...”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네가 마련해준 집이 정말 좋다는 건 알아. 하지만 며칠 동안 혼자 지내는 게 늘 불안했어. 무섭기도 했고...”옆에서 듣던 오영희가 눈을 굴리더니 곧장 거들었다.“대표님, 전 나은 씨가 들어와 사는 게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봐요. 이렇게 예쁘고 젊은 여자가 혼자 사는 건 위험해요. 게다가 해외 유학까지 다녀온 재원인데 밖에서 누군가 노리면 얼마나 위험하겠어요. 별장에 있는 게 훨씬 안전하죠.”그 말을 듣고 변도영은 예전에 이나은이 출장 왔다가 봉변을 당할 뻔한 일을 떠올렸다. 그날 신지아의 전화 때문에 제때 달려가지 못했었다. 그리고 그런 일은 여자에게 커다란 상처로 남는 법이다.‘하지만 지아가...’변도영이 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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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이나은은 고개를 끄덕이고 변도영에게 인사한 뒤, 오영희를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그녀의 기분은 무척 좋았다.생각보다 일이 훨씬 순조롭게 풀렸으니 말이다.이제 변도영 곁에 더 가까이 머물 수 있게 되었고 ‘변도영의 아내’ 자리도 멀지 않아 보였다.그런데 오영희가 옆에서 손님방을 소개하며 말했다.“나은 씨, 이 방이 꽤 괜찮아요. 조금 작긴 하지만 남향이라 하루 종일 햇볕이 잘 들어와요...”“아니요.”오영희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이나은은 어젯밤 묵었던 방을 가리켰다.“전 여기서 자는 게 편했어요. 이 방만 정리해주면 돼요.”오영희는 그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방향을 보고 얼굴이 굳었다.급히 손을 저으며 말했다.“그 방은 사모님 방이에요.”“알아요.”이나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내가 묵고 싶은 게 바로 이 방이에요.”“하지만...”오영희는 말끝을 흐렸다.이 별장에서라면 신지아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도 됐지만 그래도 그녀는 변씨 가문의 안주인이었다. 부재 중에 그녀의 방을 다른 여자에게 내준다는 건 화근이 될 수 있었다.그러나 아까 이나은을 대하는 변도영의 태도를 떠올리니 또 함부로 거절할 수도 없었다. 게다가 앞으로 이나은이 여기서 살게 된다면 반쯤은 자기 고용주나 마찬가지 아닌가. 괜히 심기를 잘못 거슬렀다가 큰일이 날 수도 있었다.어쩔 줄 몰라 하던 오영희는 겨우 입을 열었다.“그럼... 제가 다시 대표님께 여쭤볼게요...”그녀가 몸을 돌려 내려가려 하자 이나은이 가볍게 말했다.“그래도 돼요. 다만... 이 일자리를 잃을 각오는 하셔야겠지만.”자신 있게 내려가려던 오영희는 그 말을 듣자 갑자기 얼어붙었다.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놀란 얼굴로 이나은을 바라보며 ‘네?’ 하고 짧게 소리를 냈다.이나은은 가볍게 웃으며 물었다.“아주머니, 이 별장에서 얼마나 지냈죠?”오영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대답했다.“5년이요. 대표님이 사모님과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들어왔으니까요.”그녀는 점점 더 불안해졌다.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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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오영희는 여전히 망설였다.그게 혹시 변도영이 화가 나서 한 말이 아닐까 싶었던 것이다.하지만 곧 생각을 접었다. 변도영은 좀처럼 그런 식으로 감정을 내뱉지 않았다. 신지아가 잘못을 저지르면 처벌한다고 말한 뒤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사람이었다.한 번은 ‘신지아는 내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고 결혼한 지 5년이 지나도록 신지아는 단 한 번도 임신하지 못했다.그 사실을 떠올리자 오영희의 눈빛이 점점 또렷해졌다.그 표정을 본 이나은은 자신의 말이 효과를 거뒀음을 알았다.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곱고 하얀 손을 오영희의 어깨에 얹고 부드럽게 말했다.“아주머니, 도영이가 나를 별장에 머물게 한 이유가 아직도 안 보이세요? 혹시 못 느끼셨다 해도... 신지아는 이제 돌아올 수 없다는 건 아시겠죠? 그렇다면 이 방, 아주머니 눈에는 손님방으로 안 보이시나요?”결국 오영희는 완전히 설득당했다.이나은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이 방은 따로 정리 안 해도 돼요. 필요 없는 물건은 제가 알아서 치울게요. 대신 그 시간에 제가 누군지, 또 나와 도영이 사이가 어떤지 알아보세요. 앞으로 어디에 줄을 서야 할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그 말을 끝으로 이나은은 더는 말하지 않고 방 안으로 성큼 들어갔다.오영희는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두어 분쯤 지나서야 정신을 차린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부성 그룹에서 일하는 아들이었다.“아들, 엄마 도와서 사람 하나만 좀 알아봐 줘.”...아침 식사를 마친 뒤, 변도영은 별장을 떠났다.차가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는 무심코 휴대폰을 꺼내 신지아의 답장이 없는 메시지를 확인했다.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가슴에 차올랐다.‘이렇게 오랫동안 답이 없다라...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직접 신지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신호음이 두 번 울리기도 전에 자동으로 끊겨 버렸다.변도영의 미간이 더 깊이 찌푸려졌다.말로 설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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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변도영이 문을 밀고 들어갔다.예상했던 어수선한 광경은 없었다. 오히려 물건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고 바닥은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했다.신발장 옆에는 막 꺼낸 듯한 슬리퍼가 놓여 있었고 싸움의 흔적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분명 집주인이 단순히 외출한 듯했다.변도영은 안도할 틈도 없이 시선을 돌리며 집안을 훑었다. 그러고는 다시 인상을 찌푸렸다.집은 너무 작았다.방을 다 합쳐봐야 별장 거실만큼도 되지 않았다.비록 물건은 많지 않았지만 협소한 공간 탓에 답답하고 빽빽해 보였다.‘이런 데서... 어떻게 살아온 거지?’그는 불만스러운 눈빛으로 둘러보다가 벽에 걸린 달력을 발견했다.다음 달 15일이 굵은 붉은색 동그라미로 표시되어 있었다.신지아는 늘 중요한 날이나 기념일을 달력에 표시하는 습관이 있었지만 변도영의 기억 속에 그날은 특별한 의미가 없었다.‘무슨 뜻이지?’생각이 채 정리되기도 전에 양준명이 급히 들어왔다.“대표님, 단지 CCTV를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신지아 씨가 외출한 기록도 찾았습니다.”그는 조심스러웠다. 변도영이 이 영상을 보고 분노할 걸 직감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은 지체할 수 없어 결국 태블릿을 내밀었다.변도영은 눈치채지 못한 채 곧장 영상을 재생했다.화면 속 시간은 막 해가 떠오를 무렵이었다.한 대의 회색 승용차가 아파트 앞에 멈춰 있었다.차 자체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방패처럼 반짝이는 황금색 번호판은 차주의 비범한 신분을 드러내고 있었다.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던 변도영은 곧 이상함을 감지했다.10분쯤 뒤, 신지아가 화면에 나타났다.그녀는 남색 빛의 롱 원피스를 입고 머리를 대충 틀어 올린 단정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차림이었다.그러고는 차를 발견하자 망설임 없이 다가가 미소를 지으며 뒷좌석 문을 열고 타버렸다.“상대를 아는 것 같으니 안전한 듯합니다.”양준명은 변도영의 안색을 살피며 조심스레 말했다.차 안의 남자 얼굴은 분간할 수 없었지만 어쩐지 어제 봤던 그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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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필요 없어.”변도영은 차갑게 내뱉었다.“그리고 내가 여기 온 흔적은 전부 지워버려.”그는 신지아가 우쭐대게 두지 않을 생각이었다.그녀가 원한다면 혼자서 마음껏 놀게 두면 된다.과연 이런 수작을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었다.결연히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양준명은 이마에 맺힌 땀을 훔쳤다.속으로는 혀를 끌끌 찼다.변도영 곁에 오래 있었지만 지금 같은 태도는 드물었다.마치 아이처럼 삐치고 심술부리는 것 같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걱정하더니 이제는 태연한 척,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굴었다.이러면 신지아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양준명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지만 감히 말로 꺼낼 수는 없었다.괜히 불을 지폈다가는 더 큰 화를 입을 테니, 그저 시키는 대로 따를 뿐이었다....한편, 신지아는 고우빈의 차를 타고 변씨 가문 별장 앞에 도착했다.어제 처방받은 약이 잘 들었고 하룻밤 쉬고 나니 발목의 통증은 거의 사라졌다.원래 그녀는 혼자 차를 몰고 오려 했지만 외출 소식을 들은 고우빈이 주저 없이 차를 몰고 와 태워주었다.그가 이미 집 앞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신지아는 오히려 미안했다.고우빈은 막 귀국한 터인데 자신이 괜히 짐이 되는 것 같아서였다.하지만 고우빈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어차피 오늘 계약도 하기로 했잖아. 게다가 나도 이제 막 돌아와서 네 도움이 필요할 일이 많아.”이렇게 말하는데 더는 사양할 수 없었다.차가 멈추자 신지아는 내려서 자신이 5년을 살았던 별장을 향해 걸어갔다.화단에는 갖가지 꽃들이 만발해 있었고 현관 앞 그네는 바람에 살짝 흔들리고 있었다.겉모습은 떠날 때와 다르지 않았다. 사람만 달라졌을 뿐이었다.이제는 더 이상 이곳이 자신의 집 같지 않았다.사실 신지아도 다시 오고 싶진 않았다.다만 그날 갑자기 집을 나서느라 미처 챙기지 못한 물건이 있었고 어젯밤 이나은이 올린 사진 속에서 자신이 5년 동안 정성껏 키운 모란이 잎이 누렇게 변한 걸 보았던 것이다.변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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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그녀는 더 이상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고집하지 않고 다시 한번 설명했다.“안에 안 들어가도 돼요. 다만 제가 두고 온 게 있어서, 좀 찾아다 주시겠어요?”신지아는 물건이 어디 있는지 오영희에게 알려줬다.게다가 침실에 둔 화분 몇 개도 있었다.말을 막 끝내자 오영희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아, 그 침실은 지금 이미 이나은 씨 방이에요. 제가 함부로 들어갈 수는 없고 먼저 이나은 씨께 양해를 구해야 해요. 동의하셔야 제가 들어가죠.”신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기에 오영희의 말을 들어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신지아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자 오영희는 옆으로 가 전화를 걸었다.그녀가 전화기 너머의 사람에게 공손히 말하며 목소리까지 한껏 낮춘 모습을 보자, 신지아는 예전에 오영희가 자기 방에 들어와 몰래 옷을 입어보던 일이 떠올랐다. 그때는 한 번도 허락을 구한 적이 없었다.그런데 이제 이나은으로 바뀌자 태도가 이렇게나 공손해졌다.오영희는 원래 상대를 보며 태도를 바꾸는 사람이었다.그 태도만 봐도 변도영이 이나은을 얼마나 아끼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곧 전화를 끊은 오영희는 다시 냉랭한 얼굴로 돌아와 말했다.“잠시만 기다리세요. 제가 가져다드릴게요.”신지아는 현관 앞에서 기다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오영희가 별장에서 나오더니 물건들은 신지아 품에 툭 밀어 넣었다.“이것밖에 못 찾았어요. 나머지 쓸모없는 것들은 아마 나은 씨가 정리해버린 것 같네요.”그 말에 오영희는 고소하다는 듯 신지아를 바라봤다.분명 신지아가 속상해하고 그때의 결정을 후회하며 괴로워할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뜻밖에도 자기 물건이 버려졌다는 사실을 들었는데도 신지아의 표정은 줄곧 차분했다.간단히 확인만 하고는 몸을 돌려 가까이 대기하던 차 쪽으로 걸어갔다.차에서 잘생긴 남자가 내려와 신지아의 물건을 받아 들었다.그제야 오영희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했다.‘그래서 화를 안 냈던 거구나. 이미 다른 기댈 곳을 찾았으니까.’물론 재벌가 사람들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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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부성 그룹이 UME의 최대 투자자가 되는 순간, 그녀와 변도영은 피할 수 없이 다시 얽히게 될 것이다.신지아는 더 이상 변도영과 어떤 관계도 맺고 싶지 않았다.고우빈은 입가를 살짝 올리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거절할게.”그가 이렇게 단호히 답하는 걸 보고 신지아는 조금 놀랐다.그녀 기억 속의 고우빈은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 감정을 일에 섞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부성 그룹은 연성시 전체에서 명망 높은 기업이고 그들의 투자는 UME 입장에서는 가장 큰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신지아는 당연히 고우빈이 설득할 거라 생각했었다.그녀의 생각을 읽은 듯 고우빈이 말을 이었다.“부성 그룹 투자가 들어오면야 좋지. 하지만 그게 없어도 지금 UME 프로젝트 열기를 생각하면 투자자 끌어오는 건 어렵지 않아. 하지만 넌 달라...”그는 시선을 낮추어 그녀를 바라봤다.“UME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네가 만든 기술 덕분이야. 네가 없었다면 UME는 진작 무너졌을 거라고. 만약 네 기술과 변도영의 돈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난 언제나 너를 고를 거야.”다른 사람이 했다면 듣기 좋은 말이라 치부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 말을 하는 사람은 고우빈이었다.UME 초창기, 기술을 아는 건 신지아와 고우빈 단 두 명뿐이었다.그녀는 개발에 강했고 그는 알고리즘을 다듬는 데 뛰어났다.사소한 기능 하나를 위해서도 로봇이 더 완벽하고 정확한 결과를 내도록 하려고 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언성을 높이며 토론하고는 했다.사적으로는 친구였지만 기술 문제에서는 절대 양보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의문이 있으면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그들의 세계에 ‘완벽’이란 없었다. 언제나 ‘더 나은 것’만 존재했다.하지만 UME를 떠나기 전, 신지아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기술을 완성했다.UME뿐 아니라 다른 회사들까지 앞다퉈 모방할 정도였다.수년이 지나 제품이 여러 차례 개편되고 발전했어도 가장 밑바탕에 깔린 핵심 로직은 여전히 그녀가 만든 그 기술이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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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사람들은 습관처럼 여전히 신씨 가문을 4대 가문에 넣어 말했지만 실제로는 변씨 가문과의 혼인 관계 때문에 숫자만 채워주는 셈이었다.엄밀히 따지면 사실상 3대 가문뿐이었다.그리고 그 세 가문 가운데서도 변씨 가문과 윤씨 가문은 힘이 엇비슷했고 사업 영역도 많이 겹쳤기에 연성시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두 집안은 거의 공공연한 숙적이라 불렸다.물론 다투는 건 다투는 것이고 겉으로는 체면을 지켜야 했다.그래서 두 집안이 연회를 주최할 때면 형식적으로는 상대 가문도 초대했지만 상대는 늘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오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은 방계 인물을 보내 얼굴만 비추고 마는 게 보통이었다.직계의 실권자가 직접 참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변도영은 책상 위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때, 사무실 문이 열렸다.이나은이 짙은 적색 슈트 차림에 하이힐을 신고 들어왔다. 손에는 보온 도시락통이 들려 있었다.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도영아, 이제 점심 먹어야지. 아주머니 말로는 구내식당 음식을 별로 안 좋아한다 해서 집에서 직접 해왔어. 한번 먹어봐.”말을 마치자마자 다정하게 옆에 있는 티테이블을 정리하고 도시락통에서 음식을 하나씩 꺼내 가지런히 놓았다.그러다 양준명이 아직 나가지 않은 걸 보고는 웃으며 말했다.“양 비서님도 같이 드세요.”“아, 아닙니다. 전 구내식당이 편해서요.”양준명은 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대표님, 그럼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변도영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이나은에게도 인사하고 서둘러 나갔다.솔직히 좀 낯설었다.예전에 신지아가 점심밥을 가져올 때는, 결코 이렇게 무턱대고 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았다.항상 먼저 비서에게 양해를 구하고 변도영의 업무가 끝났다는 신호를 받은 뒤에야 들어오곤 했다.하지만 이번에 이나은이 바로 들어왔는데도 변도영은 아무 말이 없었다.비서 입장에서 그걸 지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양준명이 떠난 뒤, 이나은이 입을 열었다.“방금 도영이 네가 양 비서님하고 얘기하는 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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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신지아가 전화를 받은 건 집에 막 도착했을 때였다.고우빈이 그녀를 직접 데려다주고 갔다.이미 계약은 마무리됐고 내일부터 출근하기로 약속까지 끝난 상태였다.UME의 사무실 주소도 정해졌는데 그녀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았다.고우빈은 아직 집을 구하지 못해 호텔에 묵고 있었고 신지아는 원래 같이 집을 보러 다니고 싶었지만 그는 그녀의 발목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며 끝내 허락하지 않았다.결국 신지아는 혼자 먼저 집으로 돌아왔다.현관문을 열자마자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변씨 가문 별장에 침입 사건이 있었던 뒤로, 신지아는 큰 트라우마가 남아 있었다. 게다가 지금은 혼자 살고 있었기에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집을 나설 때마다 현관 안쪽 발 매트를 일부러 특정한 위치에 두곤 했다.그런데 지금, 발 매트에 분명 누군가 건드린 흔적이 있었다.신지아는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문을 닫은 뒤 곧바로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CCTV를 확인하겠다고 했다.하지만 상대는 단칼에 거절하며 비아냥거렸다.“아가씨, 이런 데 사는 사람이 뭘 그렇게 겁내요? 여기 사는 사람들 형편에 도둑이 들어와도 훔치기는커녕 오히려 불쌍해서 돈이라도 놓고 가겠구먼...”“괜히 쓸데없는 걱정 마세요. 아무 일도 없을 겁니다.”말도 안 되는 소리에 신지아는 분했지만 관리인이 말한 것도 사실이었다.이 동네 아파트는 낡기로 유명했고 사는 이들도 대체로 절약하는 노인들이나 돈 없는 서민들이었다. 조금만 여유 있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이곳을 선택하지 않았을 터였다.그래도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자신의 안전을 두고 모험을 할 수는 없었다.몇 번이나 확인했지만 관리소는 CCTV 제공을 거부했다. 결국 신지아가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압박하자 그제야 마지못해 그녀가 집을 비운 시간대의 영상을 보내줬다.확인해보니 실제로 집 안에 들어간 사람은 없었다.그렇다면 자신이 괜히 예민했던 걸 수도 있고 아니면 누군가 CCTV를 조작한 걸 수도 있었다.만약 후자라면 그녀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었다.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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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신지아는 그의 말에 순간 얼어붙었다.가장 변도영을 사랑했던 그 시절, 그녀는 참 많은 바보 같은 짓을 했다.심지어 변도영을 돌보고 가까이 있고 싶어서 직접 그의 비서가 되겠다고 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그 말을 꺼내자마자 변도영은 연줄로 들어오는 불공정한 방식은 싫다며 단칼에 거절했다.그녀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그래서 몰래 부성 그룹에 이력서를 냈다.조금이라도 쉽게 뽑히기 위해 희망 급여도 턱없이 낮게 적었다.그 결과 면접 과정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이며 수많은 경쟁자를 제치고 올라갔다.그러나 마지막 관문에서 변도영과 마주쳤을 때, 그는 얼굴빛을 굳히더니 아예 면담조차 하지 않고 그녀를 탈락시켰다.사후에 이유를 묻자 변도영은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변씨 가문이 아무리 몰락해도 여자가 바깥에서 얼굴 내밀 필요는 없어.”그랬던 변도영이 이제는 먼저 자신을 부성 그룹으로 부르고 있었다.게다가 대놓고 하는‘특혜’였다.이나은과 함께한 뒤, 그는 정말 달라졌다.신지아가 비꼬듯 물었다.“이게 뭐예요? 보상이라도 되는 건가요?”“그렇게 생각해도 돼.”변도영이 답했다.“...”짧은 침묵이 흘렀다.변도영은 그녀가 감격해서 말이 없는 거라 짐작했다.그동안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곁에 남으려 했던 그녀에게 이제 자신이 직접 기회를 주고 있으니 말이다.“하지만 조건이 있어.”그는 아침에 신지아가 다른 남자의 차를 타고 가는 걸 떠올리며 괜히 짜증이 올라왔다.“무슨 생각을 하든 상관없지만 그 잘못된 관계는 당장 끊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잘못된 관계?’신지아는 그제야 무슨 뜻인지 깨달았다.‘이혼 말하는 건가? 한 달도 못 기다리겠다 이거야?’신지아는 쓸쓸하게 웃었다.“저도 빨리 끝내고 싶어요. 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줘요.”그녀는 옆에 걸린 달력을 바라봤다.“27일만 더.”이 말을 듣자 변도영은 그녀의 집에 있던 달력에 표시된 날짜가 떠올랐다.계산해보니 정확히 27일이었다.처음에는 그 날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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