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윤은 아무것도 못 들은 척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연재윤이 한숨을 내쉬며 변명을 늘어놓았다.“아, 주변에 사람 없으면 이놈의 입이 방정이라니까요. 시윤 씨, 제 말은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세요. 아시겠죠?”서지혁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곧이어 화제를 돌렸다.“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회장님이 아무 말씀도 안 하셨어요?”연재윤은 조금 생각하더니 대답했다.“책임자가 서 대표님이라는 걸 알고, 또 서 대표님이랑 계약한 걸 알고 좀 놀라신 눈치더라고요.”그가 덧붙였다.“영감님은 서 회장님이랑 손잡고 싶어 하셨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책임자가 대표님으로 바뀌니까 영 미덥지가 않으신 모양이에요. 오늘 식사 자리에서 아마 대표님 밑바닥까지 훑어보려 들 텐데, 마음 단단히 먹는 게 좋을걸요?”서지혁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훑어본다고요? 저를요? 그거참 재미있겠네요.”“절대 그 영감님 우습게 보지 마세요. 성격이 아주 지랄 맞거든요. 저도 이제 한계라니까요.”연재윤은 소파에 몸을 깊숙이 기댔다.“큰아들도 사람 구실 못 하게 키워놓은 거 보면 그게 다 자식 탓만은 아니지 않겠어요? 본인 교육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걸 좀 반성해야죠. 아니면 그냥 연성 그룹 종자가 문제인 건가?”그러더니 그는 갑자기 낄낄거리며 웃기 시작했다.“아, 나도 별종인 거 보니까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가 여기 하나 더 있네요.”하시윤은 뭐가 저렇게 즐거운지 알 수 없었지만 연재윤은 몸까지 들썩이며 한참을 웃어댔다.조명 아래 번쩍이는 커다란 귀걸이와 심드렁한 눈매, 그리고 완벽하게 차려입은 슈트의 조합은 그야말로 ‘점잖은 쓰레기’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모습이었다.서지혁은 그의 말을 받아주는 대신 하시윤의 손을 끌어당겨 그녀의 약지에 끼워진 반지를 만지작거렸다.십여 분이 지나자 밖이 소란스러워지더니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 서강 그룹과 연성 그룹의 실무 직원들이었다.하지만 연성 그룹의 회장 연상훈은 보이지 않았다.그 모습을 본 연재윤이 거침없이 내뱉었다.“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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