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나온 김에 서인준이 몇 마디 더 보탰다.“형도 나처럼 심연정을 별로 안 좋아해서 그랬을 수도 있는데, 내가 듣기로는 4년 전 그 사건 이후로 아빠 태도가 꽤 유해졌었대. 엄마는 여전히 고집을 꺾지 않으셨지만 말이야.”그는 서지혁을 빤히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그때 아빠가 집안이나 인품이나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참한 아가씨들을 몇 명 골라서 형 의사를 물었는데 형이 단칼에 다 거절했었잖아?”그는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대체 왜 그랬던 거야?”서지혁이 차 문을 열며 말했다.“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그가 덧붙였다.“아빠는 그냥 툭 던져본 거고 나도 그냥 한 귀로 흘린 얘기야. 그게 어떻게 네 귀에까지 들어갔대.”서인준이 낄낄거리며 조수석에 올라탔다.“엄마한테 들었지. 아빠가 쓸데없는 데 참견한다고 투덜거리시더라고. 부부끼리 은밀하게 상의까지 한 거 보면 아빠는 나름 진지하셨던 게 분명해.”“그래?”서지혁이 시동을 걸었다.“너무 오래된 일이라 기억도 안 난다.”서인준은 안전벨트를 매며 형을 힐끗 쳐다봤다.“어려서부터 같이 자라온 심연정도 싫다, 다른 집안 귀한 따님들도 다 싫다 했잖아. 형이 그때 형수님을 끔찍하게 싫어했다는 걸 몰랐다면 난 형이 내내 형수님을 기다린 줄 알았을 거야.”서지혁이 헛웃음을 터뜨렸다.“너 소설 써도 되겠다.”차가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서인준은 창밖을 내다보며 중얼거렸다.“둘이 제대로 알고 지낸 지 얼마나 됐다고 그렇게 마음을 다 줬나 몰라. 내가 아는 형은 그렇게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드는 타입이 아닌데 말이지. 그렇다고 형이 예전부터 형수님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고 보기에는 또 앞뒤가 안 맞고.”혼자 생각하다 머리가 꼬였는지 그는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저었다.“모르겠다, 몰라. 내가 형 생각을 어떻게 알아.”서지혁은 대꾸 없이 액셀을 깊게 밟았다.가는 길에 그는 하시윤에게 전화를 두 번이나 걸었지만 받는 사람은 없었다. 곁에서 지켜보던 서인준이 의외라는 듯 물었다.“웬일이야? 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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