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혁이 웃으며 잔을 들었다.“제 안목도 꽤 훌륭한 편이죠.”그 말에 연정훈이 얼른 맞장구를 쳤다.“그럼요, 서 대표님 안목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죠. 사실 시윤 씨가 우리 회사 식당에 딱 두 번 나타났을 때도 난리가 났었어요. 다른 부서 사람들이 시윤 씨 누구냐고 얼마나 캐묻고 다녔는지 모릅니다. 강수호만 아니었어도 줄 선 남자들 한 트럭이었을걸요?”서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거봐, 내가 먼저 채 가길 천만다행이라니까.”비즈니스 냄새 물씬 풍기는 낯간지러운 칭찬 릴레이를 더는 듣기 힘들었는지 하시윤이 서둘러 말을 끊었다.“자자, 다들 식사나 하세요.”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라 식사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꽤 길게 이어졌다. 처음에 시킨 술 몇 병이 금세 비워졌고 도중에 술병이 몇 차례 더 추가되었다. 적당히 배를 채운 하시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에 마련된 소파에 몸을 기댔다.지윤정이 슬그머니 다가와 그녀를 유심히 살피더니 의아한 듯 물었다.“시윤 씨, 뭔가 좀 달라졌는데?”하시윤은 화장 때문인가 싶어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화장을 연하게 해서 그런가? 안색이 좀 별로예요?”“아니요, 그게 아니라...”지윤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진지하게 훑어봤다.“안색은 전보다 훨씬 좋아요. 뭐랄까... 그냥 좀 더 예뻐졌어요.”확신이 서지 않는지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에이, 설명이 안 되네요. 얼굴은 그대로인데 분위기가 확 변했어요.”묘하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구석이 생겼다고나 할까.그 말에 하시윤은 웃음을 터뜨렸다.“그럼 내가 오늘 화장을 기가 막히게 잘했나 보네요.”대화는 거기서 마무리되었고 두 사람은 각자 휴대폰을 뒤적이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문득 하시윤은 아까 서지혁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임신한 여자에게는 특유의 분위기가 풍긴다던 그 말. 어쩌면 지윤정이 느낀 게 바로 그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쳤다.추가로 시킨 술까지 다 비워지자 술자리는 끝이 났다. 다들 취기가 오르긴 했지만 정신은 말짱했다. 식당 입구에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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