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하시윤은 점심이 다 돼서야 눈을 떴다.어제 몸 좀 썼다고 잠이 어찌나 잘 오던지, 오랜만에 푹 잔 기분이었다.침대 위에서 한참 뒹굴거리다 시간을 확인하고서야 겨우 몸을 일으켰다.씻고 내려가 간단히 밥을 먹은 뒤, 하시윤은 택시를 타고 백화점으로 향했다.지윤정이 예전에 눈여겨봤던 그 목걸이를 결국 샀다.어제 통화하면서 케이크는 최예원이 맡기로 했고, 하시윤은 과일이랑 간식거리를 사 가기로 했었다.천천히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다 약속 시간에 맞춰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지윤정의 집으로 갔다.지윤정이 사는 곳은 투룸 짜리 월세였다. 크진 않았지만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어서 사람 사는 냄새가 났다.도착했을 땐 이미 최예원이 와 있었다.최예원이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시윤 씨, 얼른 들어와.”하시윤은 들고 온 짐을 내려놓고 고개를 돌렸다.주방에서는 지윤정이 분주하게 요리 중이었다.하시윤이 다가가 물었다.“도와드릴까요?”“아니에요.”지윤정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오늘은 제가 초대한 거잖아요. 손님들한테 일을 시키면 안 되죠. 두 분은 그냥 앉아서 TV 보세요.”말을 마친 지윤정은 슬쩍 하시윤을 보더니 다시 최예원 쪽을 힐끗 봤다.최예원은 이미 거실 소파에 앉아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리고 있었다. 그제야 지윤정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승우 씨도 오시기로 했어요.”하시윤은 별일 아니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지윤정이 괜히 눈치를 보며 설명했다.“제가 예원 씨한테 전화했을 때 마침 승우 씨가 옆에 계셨거든요. 그래서 안 물어보기도 좀 그렇고... 그래서 같이 오시겠냐고 했는데 승우 씨 입장에서도 거절하기 애매했을 거예요.”“괜찮아요.”하시윤이 담담하게 말했다.“모르는 사람도 아닌데요.”지윤정은 안도한 듯 웃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저번에 제가 괜한 소리를 해서... 솔직히 좀 후회했어요. 혹시 시윤 씨가 마음 불편해할까 봐요. 그런데 제가 나중에 좀 지켜보니까, 승우 씨는 딱히 다른 마음은 없는 것 같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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