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윤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예원 씨는 참 속이 깊으시네요.”최예원은 조금 씁쓸하게 웃었다.“말만 그렇게 하는 거지, 사실 속으로는 여전히 미련이 남아서 포기가 안 돼.”하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당연한 일이었고, 누구라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이후로 이 화제는 끊겼다.느긋하게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끝낸 후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사방에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 세 사람은 식당 문을 나섰다.문 앞에 이르렀을 때 마침 누군가 안으로 들어오려 하고 있었다.몇 걸음 떨어진 거리에서 하시윤은 상대방을 바라보았다.평범한 외모에 키가 크고 삐쩍 마른 체형인 남자였는데 하시윤은 요즘 부쩍 마른 사람에게 예민했던 터라 두어 번 더 유심히 쳐다보았다.남자는 광대뼈가 조금 도드라지고 볼이 핼쑥하긴 했지만, 그리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었다. 키가 크고 삐쩍 마른 체형은 길거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부류였다.하시윤은 약간 안심했다. 지윤정은 하시윤의 팔짱을 낀 채 여전히 쉴 새 없이 재잘거리고 있었다.하시윤은 나직하게 대꾸하며 계속 밖으로 걸어갔다.그런데 식당 문을 채 나서기도 전에, 뒤에 있던 두 사내가 갑자기 앞으로 거칠게 밀치고 들어왔다.하시윤과 지윤정은 옆으로 심하게 휘청거렸고, 그 바람에 걸음이 우뚝 멈추고 말았다.길을 가로막은 두 사내는 나란히 서서 삐쩍 마른 남자의 정면을 가로막았다. 실수인 척 남자의 앞길을 완전히 차단한 그들은 남자가 이리저리 피하려 해도 요리조리 움직이며 절대 길을 비켜주지 않았다.남자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이봐요, 당신들 지금 뭐 하는 거야?”말을 뱉는 순간, 남자는 고개를 들어 하시윤이 있는 쪽을 다급하게 쳐다보았다. 표정에는 초조함이 가득했다.상황이 이쯤 되니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하시윤은 단번에 눈치를 챘다. 저 남자는 분명 자신을 노리고 접근한 인간이었다.하시윤은 즉시 지윤정의 어깨를 끌어당겼다.“이쪽으로 가요.”지윤정과 최예원은 영문을 모른 채 따라갔다.최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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