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준은 뉘엿뉘엿 해가 질 무렵 서지혁의 집을 찾았다. 그는 곧장 2층 서재로 올라갔다. 양사 간에 합작 중인 프로젝트가 있어 결재 서류를 들고 정식 업무차 방문한 것이었다.마당에서 모래놀이를 하던 서정우는 삼촌이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힐끔 보더니 그저 반갑게 인사를 한 번 건넬 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잠시 후 꼬마 정우는 장난감 삽을 손에 쥐고 거실로 쪼르르 들어왔다.“엄마.”하시윤은 소파에 앉아 서시은과 놀아주는 중이었다.“응, 왜 그래?”서정우가 물었다.“재윤 삼촌은 왜 요즘 며칠 동안 안 와요?”하시윤은 짐짓 놀라며 아이를 바라보았다.“재윤 삼촌 멀리 출장 간 거 몰랐어?”전혀 몰랐던 서정우는 얼른 다가와 소파 위로 기어오르며 물었다.“그럼 언제 돌아와요?”“한참 걸릴 거야.”하시윤이 다정하게 타이르며 물었다.“왜, 삼촌이 보고 싶어?”서정우가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보고 싶어요.”“삼촌이 보고 싶은 거야, 아니면 삼촌이 사다 주는 장난감이 갖고 싶은 거야?”“삼촌이 보고 싶은 거예요.”서정우가 아주 사뭇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삼촌은 오면 항상 나랑 같이 놀아줬단 말이에요.”하시윤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듣고 보니 정말 그랬다. 연재윤은 매번 이 집에 올 때마다 바쁜 업무가 있든 없든 마당에서 서정우와 먼저 한바탕 놀아주곤 했다.가끔은 돕는답시고 훼방을 놓아 서정우를 곤란하게 만들 때도 있었지만 이 집에 와서 서정우와 가장 많이 놀아준 사람은 단연 연재윤이었다.하시윤이 서정우를 보며 제안했다.“그럼 삼촌한테 영상 통화 한번 걸어볼까? 얼굴 보게.”“네!”서정우는 신이 나서 잽싸게 마당으로 달려가 장난감 삽을 제자리에 둔 뒤 다시 쪼르르 들어와 소파 위로 올라왔다.엄마를 빤히 바라보던 서시은도 오빠의 말을 흉내 냈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오빠가 하는 말은 무조건 따라 하겠다는 듯 제법 다부진 목소리였다.“네!”말을 마친 서시은은 오빠를 돌아보며 눈꼬리가 휘어지게 활짝 웃었다.“오빠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