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남지의 가슴에서는 식은땀이 솟아났다.그녀의 생각은 윤해진의 비행기 사고 소식을 들었던 그 날 밤으로 되돌아갔다.그 당시 그의 처지는 지금과 어떤 면에서는 완전히 똑같았다.한쪽에는 아이를 가진 허상미가, 다른 한쪽에는 이미 윤씨 가문과 관계를 끊은 그녀 자신이 있었다.송남지는 윤해진의 선택이 아마 그날 밤 비행기 사고 때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는 분명 허상미를, 윤씨 가문의 씨앗을 선택할 것이다.그러나 잠시 후, 송남지가 다시 눈을 들었을 때, 역광 속에 나타난 하정훈의 모습은 유난히 늠름했다.그는 발로 불타는 나무문을 걷어찼다.그 순간, 천지가 고요해졌다. 고요한 세상 속에서 그는 그녀의 영웅처럼, 윤해진이 아직 허상미와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그녀에게 곧장 달려왔다.바로 그 순간, 송남지는 오늘이 윤해진이 비행기 사고를 당했던 그 날 밤과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날 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자신의 남편이 거짓 죽음을 택하고 결국 다른 여자를 위한 ‘씨앗을 뿌리는 기계'로 전락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하정훈이 있다. 불길로 인해 낡은 집 전체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었다.뜨거운 열기가 파도처럼 밀려왔다.하정훈은 불길 속에서 뛰쳐나와 바닥에 쓰러진 송남지를 와락 껴안고 그녀를 품에 단단히 안은 채 밖으로 미친 듯이 달려나갔다.숨 막힐 듯한 휘발유 냄새와 맹렬한 불길이 타오르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품에 안긴 송남지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허상미가 끔찍하게 불에 타는 모습을 보았다.불길은 이미 그녀의 다리를 덮쳤고 살을 타는 냄새에 송남지는 역겨움을 느꼈다.바로 그때, 윤해진은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는 허상미를 발로 차 버렸다.허상미의 눈에는 충격과 절망이 스쳐 지나갔고 절규하는 목소리가 맹렬한 불길 속에서 울려 퍼졌다. “윤강현, 내 배 속에 있는 건 윤씨 가문의 핏줄이야!”윤해진은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는 불길 속에서 잠시 멈춰 섰지만 허상미를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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