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의 가슴속에 옅은 아릿함이 스며들었다.눈빛에 감출 수 없는 실망감을 드러내며 그는 입을 열었다.“나와 양나정 사이에는 아무런 오해가 없어. 있다면 양나정이 오해한 것뿐이야. 앞으로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게 아니라면 이혼이란 두 글자는 다시는 꺼내지 마.”송남지는 멍하니 하정훈을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은 진지했고 농담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그렇다면 내가 오해한 건가?’송남지는 멋쩍게 말했다.“미안해요, 나는 당신들이...”하정훈은 굳은 표정을 지으며 언짢은 듯한 모습이었다.분위기가 잠시 무겁게 가라앉았다.송남지는 숨을 들이쉬며 먼저 화제를 돌렸다.“짐은 이미 다 쌌어요, 이제 가요!”하정훈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고 송남지보다 먼저 잽싸게 캐리어를 집어 들었다.송남지는 양손을 비운 채 하정훈의 뒤를 따랐다.그는 화가 난 것 같았다.송남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내가 이혼이란 말을 꺼내 정훈 씨를 불쾌하게 만든 걸까? 하지만 나는 정훈 씨가 먼저 말하기 어려워할까 봐 배려해서 선뜻 먼저 꺼낸 것뿐이라고 분명히 설명도 했는데.’송남지는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하정훈의 뒤를 따라 호텔을 나섰다.남성 하씨 가문의 사람들이 배웅을 나왔지만 하정훈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고 심지어 형식적인 미소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하현준과 신미정은 따뜻하게 환송하며 말했다.“정훈아, 시간 나면 남성에 자주 놀러 오렴. 이번에 손님이 너무 많아서 너희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부분이 있더라도 너와 남지가 너그럽게 이해해 주렴.”송남지는 상냥하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하정훈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서정우가 농담 섞인 어조로 짓궂게 물었다.“형님, 형수님이랑 싸우셨어요? 왜 이렇게 분위기가 냉랭해요?”서정우 옆에 있던 하슬기는 몰래 큭큭 웃으며 속으로 생각했다.‘분명 오빠랑 나정이가 오해를 풀고 다시 시작하기로 했겠지. 송남지는 이 사실을 알고 속상해서 울고불고 난리를 쳤을 거고, 그래서 지금 분위기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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