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강준은 돌아오지 않았다.별아는 강준이 본가에서 밤새 무릎을 꿇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거리 모퉁이에 있는 작은 카페에 별아가 앉아 있었다.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이 공간을 채웠다.다시 살아 돌아온 이후, 별아는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수지에게도, 도설에게도, 그리고... 이겸에게도.이겸은 좋은 사람이었다.그래서 더더욱 괜히 그의 삶을 흔들고 싶지 않았다.짙은 커피 향이 퍼지는 가운데, 별아는 정교한 커피 잔을 손에 쥔 채 창밖의 세상을 바라봤다.많은 생각이 스쳤다.강준과의 결혼은 시작부터 요란했고 사랑도 세상을 뒤집을 만큼 격렬했지만, 신뢰는 어느 순간부터 조용히, 아주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였다.출산에 대한 기억은 별아에게 너무 깊은 상처를 남겼다.그건 말 몇 마디로 덮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고, 오직 시간만이 겨우 다독일 수 있는 고통이었다.그런 상처가 섞여 버린 결혼은 더 이상 순수할 수가 없었다.강준이 무슨 말을 하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이혼에 대한 생각은 전생에서도, 이번 생에서도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었다.다만 이번 생에서의 별아는, 이혼에 집착하지 않기로 했을 뿐이었다.별아는 떠나기로 결심했다.해 질 무렵, 별아는 강준에게 저녁을 함께 먹자고 했다.고급 레스토랑이 아니라, 연기가 자욱한 포장마차였다.사람 냄새가 가득한 곳.두 사람은 묵시적으로 전생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그저 아무 의미 없는 이야기들, 사소한 말들만 주고받았다.식사를 마친 뒤, 두 사람은 K시의 밤거리를 천천히 걸었다.화려한 불빛과 스쳐 가는 사람들, 끝없이 이어지는 도시의 소음 속에서.그리고 별아가 미리 예약해 둔 온천 호텔로 향했다.고급스러운 스위트룸, 테이블 위의 와인과 꽃, 은은하게 감도는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았다.강준과 별아는 여러 번 관계를 가졌다.마치 어떤 의식이라도 치르듯이.새벽빛이 스며들 무렵이 되어서야, 두 사람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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