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출산의 밤, 하 대표님이 첫사랑을 따라 죽었다: Bab 321 - Bab 330

481 Bab

제321화

남훈이 한 발짝 다가서려는 순간, 별아의 눈빛이 날카롭게 박혔다.살기를 숨기지 않은 시선이었다.“고남훈, 한 발자국만 더 와 봐. 오늘 여기서 네 숨통을 끊어 놓을 거야.”여자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보통은 위협이 되지 않는다.더군다나 별아는 겉보기엔 지나치게 여리고,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여자다.이 상황에서의 살기는 오히려 어설픈 허세나 유혹처럼 보일 법했다.“형수님, 이게 무슨 과격한 환영이에요?”남훈은 웃으며 오히려 별아 쪽으로 다가왔다.별아는 이를 악물고 다시 경고했다.“오지 말라고 했어. 한 번만 더 움직여 봐.”남훈은 그 말을 전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내딛는 순간, 별아가 손에 든 소화기를 그대로 남훈의 머리를 향해 휘둘렀다.피할 틈도 없이, 둔탁한 소리와 함께 남훈의 머리가 크게 흔들렸다.순식간에 남훈의 머리가 찢어지면서, 극심한 통증에 남훈은 거의 정신을 잃을 뻔했다.“송별아... 너 나까지 치는 거야... 윽...”수연은 그 광경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기대했던 남자가 전혀 쓸모없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밀었다.수연은 남훈의 다리를 거칠게 걷어찼다.“이 쓸모없는 인간. 덩치는 커다래서 뭐 해, 여자 하나도 못 제압해?”남훈은 어지럼증에 시야가 흔들렸다.‘저 여자, 보기랑 다르네. 저렇게까지 나올 줄은 몰랐어.’‘이러다 사람들이 몰려오면 끝장이야. 여긴 오래 있을 곳이 아니야.’남훈은 거의 기다시피 병실을 빠져나갔다.수연은 더 이상 도움을 받을 수도 없었고, 머리에서 흐르는 피 때문에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었다.주저 없이 수연을 제압한 별아는, 몇 번의 움직임만으로 수연의 손과 몸을 묶어 버렸다.“얌전히 있어. 넌 나중에 처리할 테니까.”별아는 곧바로 강준에게 다가갔다.그 순간, 강준의 얼굴빛이 비정상적으로 어둡게 변해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하강준... 하강준... 선생님, 선생님!”별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고개를 숙여 장비를 확인하는 순간, 상황이 단번에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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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강준은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겼다. 큰 탈 없이 다시 돌아왔다고 해도 될 만큼, 의료진은 그렇게 판단했다.의사는 강준의 신체 은밀한 부위에서 미세한 바늘 자국을 발견했고, 그 흔적은 정자 채취가 이루어졌다는 정황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공교롭게도 그 자극이 강준의 특정 신경을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그 자극 때문에 오히려 의식 회복이 조금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습니다.”의사의 말은 모두에게 희망을 주었다.지금 상황에서는 그 어떤 긍정적인 가능성도 소중했다.“강 비서님, 남수연은 안정 쪽으로 보냈나요?”재환이 고개를 숙여 답했다.“네. 이미 조치했습니다. 그쪽 의료진에게도 충분히 전달해 두었습니다.”안정정신의료원은 일반적인 정신과 병원과는 달랐다. 그곳은 사회에서 더 이상 받아 줄 곳이 없는 사람들, 정신이 무너져 방치될 수밖에 없는 이들이 모이는 곳이었다.높은 담장도 철문도 없다. 대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바깥과 철저하게 차단되었다.재환은 충분한 자금을 병원 측에 전달하자, 병원장은 ‘특별 관리’라는 말로 그 뜻을 이해했다.남수연이 그 안에서 편안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남수연이 아이를 그렇게 원했죠.”별아의 시선이 깊게 가라앉았다.햇빛이 왼쪽 얼굴을 세차게 비추고 있었고, 오른쪽은 짙은 그림자에 잠겨 있었다.그 옆모습은 사냥을 앞둔 맹수처럼 차분하면서도 냉혹했다.“병원장에게 전해주세요. 반드시... 남수연의 소원을 들어주라고.”재환은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날 이후 재환은 경호원을 배치했다. 병실 밖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지켰고, 허가되지 않은 사람은 누구도 발을 들일 수 없었다....며칠 뒤, 별아가 강준의 몸을 닦아주고 잠시 숨을 돌리려던 참이었다.그때 병실 밖에서 소란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냥 하 대표 얼굴만 좀 보러 온 거예요. 제가 하 대표 장인인데, 무슨 남 취급을 이렇게 해요?”“정말 하 대표 장인이에요. 별아만 나오게 해 봐요. 제가 거짓말하는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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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마동기는 마치 더러운 것 위에 내려앉아 날개를 비비는 파리 같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뒤집혔다. 별아는 더 이상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듯 돌아서서 자리를 뜨려고 했다.그때 마동기가 포기하지 못하고 다시 불러 세웠다.“그럼 돈 안 빌려줘도 돼. 대신 하늘이한테 신장 하나만 기증해. 하늘이는 아직 어리잖아. 네가 하늘이를 살리면 그거야말로 큰 공덕이지. 하늘이는 네 친동생이야.”별아가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 최소한의 예의만 남아 있지 않았다면, 그대로 뺨을 한 대 치고 싶었다.‘돈 안 되니까 이제는 장기야?’“마하늘 씨 아버지가 본인인데, 왜 본인은 안 하세요? 아내한테는 신장 상태 안 좋다고 거짓말해 놓고, 자기 딸이 죽어 가는 걸 눈 뜨고 보고도 신장 하나 못 내놓은 사람이 할 말이에요?”“이런 인간은 정말... 짐승보다 못하네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제 신장으로 당신 가족을 살릴 생각 없습니다. 꿈도 꾸지 마세요.”‘날 뭘로 보는 거야.’‘돈 안 되면 장기, 장기 안 되면 또 뭐?’‘내가 너희한테 빚졌어? 미쳤나!’“그렇게 나오면 나도 가만 안 있지.”마동기는 낡은 물건 몇 가지를 꺼내 들었다.“너도 네 친엄마 이야기, 궁금하지 않겠어? 네 엄마 말이야, 살아 있을 때 그렇게 떳떳하게 살지는 못했어. 내가 불쌍해서 애 하나 안겨준 거지. 내가 아니었으면 네 엄마 인생은...”말이 끝나기도 전에, 별아의 시선이 칼날처럼 마동기의 얼굴 위에 내려앉았다.‘사람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비열해질 수 있지.’‘자기 아이를 낳아 준 여자를 이렇게까지 깎아내리다니.’‘마동기가 없는 인생은 성립도 안 되는 줄 아는 건가.’‘자기 자신이 구세주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네.’“그래서요? 결국 강간범이라는 말씀이시죠?”“뭐... 뭐라고?”마동기는 말끝을 흐리며 눈을 굴렸다.“강간범이라니, 말이 심하네. 난 네 엄마 은인이라고.”“어디가 은인이죠? 살릴 수 있었던 사람을 외면하고, 태어난 아이를 버려 놓고요? 그게 은인이에요?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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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그날의 말다툼은 별아의 기운을 완전히 소진시켜 놓았다.병실로 돌아온 뒤 별아는 그대로 몸을 던지듯 누워 버렸고, 그 상태로 오후 내내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다.해가 기울 무렵이 되어서야 자세를 바꿔 강준의 병상 옆에 엎드렸다.잠든 것도 깨어 있는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한밤중이 되어서야 배고픔이 밀려왔다. 그제야 별아는 정신을 차렸다.별아의 식사는 늘 엉망이었다. 입맛도 없었고, 기분은 계속 가라앉아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 몇 숟가락 뜨는 게 전부였다.수지와 이겸은 약혼식을 마친 뒤 한 번 병원을 찾았고, 강준의 안부를 묻는 김에 별아와 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다.하지만 아무리 다정한 말도... 다른 사람의 위로로는 이미 금이 간 별아의 마음을 채울 수 없었다....강준은 그렇게 반년을 누워 있었다.별아는 어느 순간부터 강준이 다시 눈을 뜨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국 강준을 집으로 데려와 직접 돌보기로 했다.강준이 숨을 쉬고 있는 한, 아이에게는 아버지가 있는 것이니까.별아는 어느새 말없이 존재하는 강준에게 익숙해져 있었다.남정은 남수연의 일 이후로 계속해서 자신을 탓했다. 별아가 몇 번이나 ‘어머님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해도, 남정의 죄책감은 좀처럼 옅어지지 않았다.시간은 특별할 것 없이 흘러갔다.은준은 어린이집 한별반에서 맑은반으로 올라갔다.집에는 노숙현이 상주하며 도와주고 있었고, 그 덕분에 별아는 다시 정상적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하태산은 진차균을 보내서 종종 집안 상황을 물어왔다.반면 하명식의 발길은 뜸해졌다. 요즘은 고남훈을 하산그룹에 들이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말이 돌았지만, 사실인지는 알 수 없었다.해 질 무렵, 저녁을 마친 별아는 강준의 침대 옆에 앉아 책을 읽어 주곤 했다.대부분은 학창 시절 별아가 좋아하던 고전 문학들이었다.강준은 여전히 아무 반응이 없었다.별아는 이제 와서야, 의사가 했던 ‘곧 깨어날 수도 있다’는 말이 단순한 위로였던 게 아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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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강준은 정말로 예전의 강준이 아니었다.의사가 다시 찾아와 상태를 확인한 뒤, 진단은 거의 확정에 가까웠다.별아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차를 몰고 노숙현과 함께 강준을 다시 병원으로 데려갔다.머리부터 발끝까지 할 수 있는 검사는 전부 다시 진행했다.검사 결과를 하나하나 확인하던 의사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폐 수술 과정에서 사용된 약물이 뇌신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일정 부분 손상이 확인됐고요. 기억 상실과 인지 저하는... 거의 확실하다고 보셔야 합니다. 너무 큰 기대는 안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별아는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의사의 소매를 붙잡고 몇 번이나 되물었다.“정말 회복이 안 되는 건가요? 평생 아무도 못 알아보고...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나요?”의사는 조심스럽게 말을 골랐다.“완전히 지능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다만 현재 상태는 성인이라기보다는, 일곱이나 여덟 살 아이와 비슷합니다.”“기본적인 일상생활은 가능합니다. 뇌 기능에 도움이 되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서 지켜보세요. 아주 드물지만... 기적 같은 회복 사례도 없지는 않습니다.”또 기다리라는 말이었다.미래를, 기적을, 하늘의 변덕을.별아가 원한 답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폐는요... 폐 상태는 지금 어떤가요?”“영상상으로는 회복이 나쁘지 않습니다. 기능적으로는 앞으로 10년 정도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별아는 그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10년이면 괜찮다’는 판단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머릿속이 점점 복잡해졌다.불안이 쌓이고, 숨이 막히고, 앞날이 보이지 않았다.별아는 강준이 짐이 될까 봐 두려운 게 아니었다.그저 다시 예전의 강준으로 돌아오길 바랐을 뿐이었다.그게 이렇게 어려운 일일 줄은 몰랐다....사흘이 걸렸다.강준이 앞으로 10년 동안 지금의 상태로 살 수도 있고, 그 이후에는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별아는 생각의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이렇게라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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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재환은 걸음을 옮기며 별아에게 조용히 상황을 설명했다.둘은 곧바로 2층에 도착했다.연한 크림빛의 나무문. 여기저기 남은 얼룩이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다. 오래된 병동 특유의 분위기가 문 앞에 서는 순간부터 느껴졌다.병원장은 이미 그 앞에서 오래 기다린 듯 보였다.“사모님, 이 안쪽 공기가 그다지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혹시 모르니 이걸 먼저 쓰시는 게 어떻겠습니까.”병원장이 마스크 한 장을 내밀었다.별아는 손을 들고 가볍게 거절했다.“괜찮아요.”비위를 맞추려고 미소를 지은 병원장은 마스크를 거두고, 열쇠로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자마자 복도를 가로지르는 바람이 한 번 훑고 지나갔다.공기 속에 섞인 냄새는 상상 이상이었다. 며칠이나 방치된 부패한 것보다도 더 견디기 힘든 악취였다.남수연은 방 한쪽, 가장 구석진 곳에 웅크린 채 앉아 있었다. 상의는 제멋대로 찢겨 있었고, 아래에는 속옷 하나뿐이었다.불룩하게 나온 배가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 문 여는 소리가 들리자, 수연은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났다.그녀의 입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새어 나왔다.웃음과 울음이 뒤섞여서 이어졌다.한때 그렇게 오만하고, 제멋대로이며, 타인의 목숨조차 가볍게 여기던 그 여자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이곳으로 남수연을 보낸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악행을 저지른 사람에게는 그에 걸맞은 대가가 따르는 법이었다.“남수연.”재환이 이름을 불렀다.수연의 몸이 크게 떨렸다. 목소리를 알아본 듯했다. 조심스럽게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붉게 충혈된 눈에 먼지와 얼룩으로 범벅이 된 얼굴은 거리의 부랑자와 다를 바 없었다.“남수연, 사모님께서 보러 오셨다.”병원장이 다시 한번 알려주었다.수연은 별아를 알아보자 통제력을 잃은 듯 앞으로 달려들었다.재환이 움직이기도 전에 병원장이 먼저 발을 내질렀다.“얌전히 있어. 사모님께 손이라도 대면, 그땐 정말 각오해야 할 거야.”발길질은 정확히 수연의 배를 가격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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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악한 사람은 결국 그에 걸맞은 대가를 치르게 된다.그 누구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별아의 삶은 다시 제 흐름을 찾기 시작했다.낮에는 일을 하고, 밤이 되면 강준을 재우는 것이 하루의 마무리였다.강준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지 않았다. 밥이 나오면 스스로 먹었고, 배가 고프면 배고프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무엇보다 별아라는 존재에도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고, 별아의 이름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가끔은 은준을 따라 하듯 멍한 얼굴로 별아를 보며 ‘엄마’라고 부르기도 했다.은준은 그럴 때마다 바로잡았다.“아니야, 아빠. 엄마는 내 엄마야.”하지만 강준은 늘 그걸 잘 기억하지 못했다.주말이 되면 별아는 한 손으로 은준의 손을, 다른 한 손으로 강준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셋이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달라졌다.“저건 뭐야? 나 저거 먹고 싶어.”강준이 멍한 얼굴로 솜사탕을 파는 노점을 가리켰다.알록달록한 색이 눈에 띄는 모양이었다.“색도 예쁘고 맛있어 보여. 엄마, 하나 사 주면 안 돼?”“아빠, 엄마는 내 엄마야. 아빠 엄마 아니야. 아빠, 기억해. 아무렇게나 부르면 안 돼.”은준이 괜히 어른스럽게 나섰다.“내가 아빠 거 사올게.”은준은 언제 이렇게 컸는지, 작은 다리를 바쁘게 움직이며 금세 달려 나갔다.잠시 뒤, 은준은 서로 다른 색의 솜사탕 두 개를 들고 돌아왔다.“아빠는 이거 먹어. 이거 파란색. 핑크색은 엄마 거.”별아의 마음 한구석이 찡해지면서도 동시에 꽉 차오르는 기분이 들었다.별아는 은준의 부드러운 머리칼을 쓰다듬었다.“괜찮아. 엄마는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해. 너랑 아빠가 하나씩 먹어.”“그래도 한 입만 먹어 봐. 진짜 달아.”은준이 솜사탕을 별아의 입 앞으로 가져왔다.“엄마, 아... 해.”별아는 웃으며 조심스럽게 한 입을 베어 물었다.‘정말 달다. 삶도 이 정도만 달면 좋을 텐데.’큰 사람 하나, 작은 사람 하나.두 사람이 솜사탕을 나눠 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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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강준은 가슴을 움켜쥔 채 몸을 웅크렸다. 고통에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나쁜 사람... 나쁜 사람...”“아빠, 괜찮아...?”은준은 강준을 보자 마음이 급해졌다. 그대로 달려가 시비를 걸던 남자를 주먹으로 쳤다.남자는 다리를 휘둘러서 은준을 밀쳐냈다.“이 꼬마야, 계속 까불면 너도 같이 맞는 거야.”별아는 급히 은준을 끌어안고 일으켜 세웠다.“괜찮아? 다친 데 없지? 아빠 옆에 가서 잘 보고 있어.”은준은 이를 악물고 남자를 노려보다가 강준 곁으로 돌아갔다.이 남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였다. 별아는 오늘 이 자리를 그냥 피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왜 사람을 때려요? 정신 나간 거 아니에요?”“맞아, 나 좀 아파. 상사병이거든.”남자는 비틀린 웃음을 흘렸다.“하강준이 예쁜 아내랑 결혼했다는 거, 진작부터 알고 있었어. K시에서 제일 예쁘다더니, 운도 좋지. 머리가 그렇게 됐는데도 아내가 옆에 딱 붙어 있네.”남자는 웃음을 키우며 별아의 손목을 붙잡아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하강준 여자 맛이 그렇게 좋다던데, 나도 한 번쯤은 봐야 하지 않겠어? 나랑 살면 좋은 거 다 누릴 수 있어. 바보 하나 지키는 것보다 훨씬 낫잖아.”짝!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별아의 손바닥이 남자의 뺨에 꽂혔다.남자는 턱을 한 번 굴렸다.“미쳤나, 감히 나를 쳐?”손을 들어 다시 때리려는 찰나였다.별아는 눈을 감았다.‘맞으면 맞는 거지. 맞고 바로 신고하면 돼. 이 모욕은 그냥 넘길 수 없어.’하지만 예상한 고통은 오지 않았다.높이 들린 남자의 손목이 공중에서 멈춰 있었다. 거친 손이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남자는 통증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배호민? 왜 네가 여기 있어? 놔, 아프다고.”“이 쓰레기 같은 놈.”호민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여자랑 애들 괴롭히는 것 말고 할 줄 아는 게 뭐야? 강준이 지금 이런 상태라고 해서 평생 이럴 거라고 생각하지 마.”“강준이 정신 차리고 나서 네가 어떤 꼴을 당할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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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하지만 이 결정은 호민이 대신 내려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치료가 가능하다면 그게 제일 좋지.”호민은 최대한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수술이 잘 되면 강준은 서서히 좋아질 거야. 일도, 일상도 전보다 훨씬 나아질 수 있고. 만약 수술을 해도 큰 변화가 없다면,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거잖아. 그럼 후회는 덜하지 않겠어?”별아는 고개를 들어 배호민을 바라봤다.호민에 대한 신뢰는 분명했다. 다만 이 선택을 정말로 해도 되는지, 그 가능성에 모든 걸 걸어도 되는지는 스스로 생각해 보고 싶었다.“오빠... 조금만 더 생각해 보고 답해도 될까요?”“그래.”지금의 강준은 일상생활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문제는 ‘일’이었다.현재의 강준은 사실상 하씨 가문에서 밀려난 존재나 다름없었다.하태산이 아무리 손자의 회복을 바란다 해도, 강준이 예전처럼 돌아오기 어렵다는 현실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바보가 된 후계자’라는 사실 자체가 하씨 가문에게는 감추고 싶은 치부였다.하산그룹은 이미 공식 석상에서 강준의 이름을 하나씩 지워 가고 있었다.하명식은 고남훈을 이사회에 들였고, 주요 인물들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면서 하산그룹의 핵심부로 끌어들이고 있었다.모든 수순은 고남훈이 언젠가 하산그룹을 넘겨받기 위한 준비였다.설령 수술이 성공해 강준이 회복된다 해도, 다시 하산그룹의 중심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하씨 가문은 늘 그래 왔다. 혈연보다 이익이 먼저였고, 강준도 예외는 아니었다.그럼에도 단 한 사람.강준이 어떤 모습이든 변함없이 아끼는 사람이 있었다.남정은 매일같이 경전을 외우며 기도를 올렸다.강준이 다시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마음만큼은 그 어떤 계산도 섞이지 않은 진심이었다.이제 하산그룹의 주인이 되는 문제는 중요하지 않았다.강준이 무사히 온전히 살아가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했다.병원에서 돌아온 밤, 별아는 강준의 침대 옆에 앉아 있었다.강준은 아무것도 모른 채 순하고도 억울한 눈빛으로 별아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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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그냥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다른 뜻은 없었어요.”별아는 숨김없이 말했다.호민도 별아의 성격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이 시계를 받지 않으면, 별아는 아마 오늘 밤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할 게 분명했다.“알겠어. 대신 이번 한 번뿐이야.”호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다음에 또 이렇게 비싼 거 주면, 그땐 진짜 화낼 거야.”“네.”별아의 얼굴에 그제야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호민은 별아 앞에서 바로 차고 있던 시계를 풀고 새 시계를 찼다.“안목은 여전하네. 역시 보석 디자이너답다.”“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에요.”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차가운 물이 얼굴로 쏟아졌다.별아는 전혀 대비하지 못한 채 그대로 물을 맞았다. 눈도 제대로 뜰 수도 없었고, 몸에 걸친 맞춤 정장은 반쪽이 흠뻑 젖어 버렸다.“아... 뭐예요?”호민은 고개를 돌려 물을 뿌린 사람을 확인했다.“뭐야, 오리나? 너 지금 제정신이야?”호민은 급히 티슈를 뽑아 별아에게 건넸다.그리고 직원을 불렀다.“이분 좀 안내해 주세요. 정리할 수 있게요.”별아는 리나를 한 번 바라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대로 직원의 안내를 따라 자리를 떴다.‘사진으로 본 적 있는 얼굴이야. 호민 오빠 여자친구였지.’‘그런데 왜 여기에...? 아마 오해겠지.’‘그래서 물을 뿌린 거겠지.’“여사님, 이쪽에 세면실이 있고요. 안에 건조기도 준비돼 있습니다.”직원이 문 앞까지 안내했다.별아는 고개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했다.“네, 감사합니다.”...카페 안.오리나는 마치 현장을 들킨 본처처럼 호민에게 다가가 그대로 뺨을 때렸다.“역시 그럴 줄 알았어. 왜 그렇게 K시에 자주 오는지 이상하다 했더니, 부모님 보러 오는 것도 아니고, 동생 결혼식 도와주는 것도 아니었네.”리나는 목소리를 높였다.“여기서 여자랑 놀아나고 있었구나. 저 여자는 누구야? 네가 숨겨둔 여자야? 배호민, 말해.”날카로운 목소리에 카페 안의 시선들이 하나둘 모였다.호민은 맞은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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