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출산의 밤, 하 대표님이 첫사랑을 따라 죽었다: Bab 331 - Bab 340

481 Bab

제331화

리나는 이를 악문 채 별아를 노려봤다. 금방이라도 달려들어 물어뜯을 듯한 눈빛이었다.“너 같은 게 뭔데 내 남자를 건드려? 꼬리 치고 다니는 여우 같은 년,. 그래서 집에도 안 돌아가게 만든 거잖아. 진짜 더럽고 뻔뻔해.”“그만해!!”호민의 목소리가 낮게 떨어졌다. 평소 좀처럼 드러나지 않던 차가운 기색이 리나를 향해 곧게 꽂혔다.리나는 그제야 울음을 터뜨렸다.주변의 시선이 쏠리자, 울다가 웃다가 감정이 뒤엉킨 채 점점 통제력을 잃어 갔다.“배호민, 너 지금 나한테 이러는 거야? 여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 변했어? 나한테 질린 거지?”리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좋아, 헤어지자. 네가 원하잖아. 그럼 난 돌아가서 기다릴게. 네가 다 놀고 나서, 직접 와서 나한테 이별 통보해.”리나는 울면서 그대로 뛰쳐나갔다.당황한 별아가 호민을 바라봤다.“오빠, 따라가 보세요. 혹시 또 무슨 일 생기면...”호민은 미간을 세게 눌렀다.그리고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이대로 가면 그 사람이 무슨 일을 당하기 전에, 내가 먼저 망가질 것 같아.”별아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수지가 그러던데요. 오빠랑 여자친구가 사이가 되게 좋다고...”호민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얼굴이었다.사람들 사이에서 말하는 ‘이야기’라는 건 대개 시작은 아름답다.흠잡을 수 없을 만큼.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 하나가 흐름을 완전히 바꿔 놓는다.“몇 년 전이야. 발렌타인데이였는데, 내가 하필 그날 야근이었어.”호민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리나가 전화를 해서 깜짝 선물이 있다고 하더라.”“그땐 정신이 없어서 뭘 하겠다는 건지 깊이 생각도 못 했어. 일만 얼른 끝내고 만나자고 했지.”호민은 잠시 말을 멈췄다.“근데 리나가 회사 근처까지 와 있었어. 그날 근처에서 행사가 있어서 사람이 엄청 많았고... 거기서 사고가 났어.”별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사고?’“어떤 일이 있었어요?”“성폭행이었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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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호텔 입구.리나는 비워진 맥주병 더미 한가운데에 앉아 있었다. 술에 취한 눈으로 호민을 올려다봤다.울다가 웃다가... 다시 울었다.“호민, 이제 나 안 사랑하는 거지?”눈물로 얼굴이 젖은 채, 리나는 호민의 차갑게 가라앉은 눈동자에서 마지막 미련이라도 읽어보려 애썼다.“나한테 아직 마음이 있긴 해? 아니면... 내가 그런 일을 겪고 난 뒤부터 한 번도 날 사랑한 적 없었던 거야?”“내가 더럽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한 번도 나한테 손대지 않았던 거잖아. 맞지?”호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복잡한 표정으로 리나를 바라볼 뿐이었다.그 시선만으로도 리나는 알아버렸다.사실, 이미 3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다만 알고 싶지 않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말해봐. 정말 내가 더럽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나랑 잠자리도 안 하고 키스도 포옹도 점점 안 하게 된 거야? 난 진짜 속마음이 듣고 싶어.”리나는 떨리는 입술로 물었다.이번엔 호민이 대답했다.“아니야.”“거짓말이잖아.”리나는 고개를 저었다.“리나, 지금 이 얘기가 무슨 의미가 있어? 너 나 사랑해? 너한테 나는 집착과 통제, 의심 말고 뭐였어?”“우리가 이렇게 사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해? 이건 사랑이 아니라 고문이야. 나는 이제 너무 지쳤어.”호민은 정말로 지쳐 있었다. 이 삶이 누군가를 살게 하는 게 아니라... 호민 자신도, 리나도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만하자, 리나. 내가 미안해.”리나는 울면서 웃었다.‘결국... 우리도 여기까지구나.’“밖에 있는 여자는 누구야? 오늘 본 송별아야? 아니면 더 숨겨둔 사람이 있어? 어디서 만났고, 이름은 뭐야? 나이는 몇 살이야? 무슨 일 해? 나보다 예뻐? 나보다 어려? 아직 경험 없어? 몇 번이나 잤어?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야?”리나의 질문은 멈추지 않았다.호민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을 뿐이다.“리나, 이제는 좀 차분하게 생각해봐. 네 인생에 내가 전부야? 아니면 끝도 없는 의심뿐이야? 우리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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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웃음을 참지 못한 별아가 코웃음을 쳤다.“이제는 나보고 엄마라고 안 불러.”“도대체 하강준이 그 말을 어떻게 입에 올렸는지 모르겠어.”수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별아는 담담하게 설명했다.“지금은 그냥 애잖아. 은준이가 나를 엄마라고 부르니까 옆에서 따라 부른 거지. 무슨 의미를 알고 부르겠어. 하강준이 뭘 알겠어.”수지는 소리를 낮춰 웃었다. 병실 앞이라는 걸 의식한 듯 크게 웃지는 못했다.“아, 맞다. 이건 아직 안 물어봤네. 약혼하고 나서 유 변호사님이랑은 어떻게 지내?”이번엔 별아가 수지를 바라보며 물었다.수지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속도를 늦춰 말을 꺼냈다.“사실 자주 보지는 않아. 유 씨 집안 본가에 가서 밥 몇 번 먹은 게 전부야. 그런데... 꽤 흥미롭더라.”“흥미롭다고?”별아가 웃으며 말했다.“이야기가 있다는 거네.”수지는 길게 숨을 내쉬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이야기라면 끝이 없어. 짧게 말하면, 유이겸이랑 나이도 비슷한 새엄마가 하나 있는데, 그 사람이 만만치 않아. 내가 그 집에 들어가면, 그쪽이 편할 일은 없을 거야. 단, 전제 조건이 있어.”“뭔데?”수지는 이를 살짝 드러내며 말했다.“유이겸이 편을 가르지 않아야지.”별아는 수지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수지는 옳은 일이면 절대 물러서지 않았고, 옳지 않아도 한 번 마음먹으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사람이었다.상대가 예의를 지키면 그만큼 예의를 돌려줬고, 상대가 무례하면 그 무례함이 어디까지 가는지 직접 보여주는 쪽이었다.“그래도 결혼하면 유 변호사님은 네 남편이잖아. 당연히 네 편을 들 거야. 대신 유 변호사님 체면은 좀 세워줘야지.”수지는 고개를 저었다.‘그 체면이라는 게... 가끔은 정말 세워주기 어렵다니까.’“알잖아, 나 괜히 참고 당하는 성격 아닌 거. 그런데 진화라는 사람, 유이겸 그 새엄마 말이야, 사람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버릇이 있어. 괜히 잘난 척도 심하고. 난 그런 태도가 제일 싫어.”“그래도 유지강 회장은 너한테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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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마크 교수는 말했다. 빠르면 반 년, 늦어도 그 정도면 강준의 지능은 일반적인 수준까지 회복될 수 있다고.별아에게는 충분히 축하할 만한 소식이었다.삶에 다시 기대할 만한 무언가가 생겼고, 그 기대감만으로도 별아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별아는 작업실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디자인을 하고, 샘플을 완성하고, 다음 시즌 신제품을 기획해 공개했다.몸은 고단했지만, 마음은 충만했다.호민은 K시로 돌아갔다.이번에는 배성그룹 부대표로 정식 복귀해, 그룹 전반의 사업 확장을 총괄하고 있었다.수지는 일과 결혼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이겸과는 어느새 꽤 오랫동안 얼굴을 보지 못했다.‘그럼 시천은?’별아가 정신없이 흔들리던 그 시간 동안, 시천 역시 자취를 감춘 듯 보였다.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게 살고 있었다.주말이면 별아는 여전히 강준에게 따뜻하게 옷을 입혀주고, 은준과 함께 놀이공원에 가거나, 소풍을 가거나, 가벼운 산행을 했다.별아는 강준의 손을 잡았다. 마치 아이의 손을 잡듯이.강준은 별아에게 깊이 의지하고 있었지만, 더 이상 별아를 엄마라고 부르지는 않았다.대신 별아의 이름을 불렀다.다만 별아를 바라보는 눈에는 아직 초점이 또렷하지 않았다.강준이 똑똑해진다는 건, 잃어버린 기억이 돌아온다는 뜻은 아니었다.지능이 회복되더라도 강준은 아마 별아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별아는 그 사실이 아쉽지는 않았다.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였다. 강준이 하루라도 빨리 건강해지는 것.강준이 어리숙하던 그 시간 동안, 별아는 다른 교수에게 연락해 여러 차례 다리 재활 치료를 진행했다.강준의 다리는 서서히 회복되고 있었다.이제 지팡이 없이도 아주 천천히지만 혼자서 걸을 수 있었다.별아는 그날을 기다렸다.강준이 완전히 회복되는 날.그때가 오면, 서로가 빚지지 않게 될 테니까....주말.별아는 노숙현과 함께 몇 가지 정성스러운 음식을 만들었다.은준은 강준과 함께 놀고 있었다.부자는 오목 두는 걸 특히 좋아했다.예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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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네, 사모님.”강준은 밥그릇에서 고개를 들었다.“나도 같이 출장 갈 거야.”“나는 일하러 가는 거야. 강준 데리고 가면 불편해. 집에서 얌전히 있어.”별아는 고기를 집어 강준의 그릇에 올려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다녀와서 솜사탕 사다 줄게. 응?”“싫어.”강준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 금방이라도 토라질 것 같은 얼굴이었다.“난 그냥 같이 갈 거야. 안 데려가면 나 기분 나빠질 거야.”별아는 웃음을 터뜨렸다.‘머리는 아직 많이 모자라지만...’‘하강준이라는 사람의 얼굴은 여전히 유별나게 잘생겼지.’‘특히 이렇게 삐치고 떼를 쓰는 표정은, 괜히 더 놀리고 싶게 만들거든.’별아는 손을 뻗어 강준의 코를 살짝 꼬집었다.“말 잘 들어야 좋은 아이야.”“난 좋은 아이 하기 싫어. 난 네 좋은 남편 할 거야.”그 말에 노숙현까지 웃음을 터뜨렸다.“사모님, 대표님이 드라마에 나오는 꼬마 남편 같아요. 남편이 뭔지도 모르면서 남편이 되겠대요.”별아도 그 말이 꽤 그럴듯하다고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지금은 그냥 애잖아요.”...식사를 마친 뒤, 별아는 강준의 재활 운동을 곁에서 지켜봤다.강준이 하루하루 나아지는 모습을 보며 별아는 스스로가 대단하다고 느꼈다.이만큼을 버텨낸 것도, 여기까지 온 것도.하루가 끝나자 별아는 온몸이 쑤셨다. 침대에 엎드린 채,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도 싫었다.그때 넓은 손이 별아의 허리에 닿았다.강준이라는 걸,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허리 주물러 주려고? 착하네. 고마워. 조금 있다가 보상해 줄게.”별아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예전에 은준도 별아의 허리를 주물러 준 적이 있었다.강준은 그걸 보고 따라 배웠다. 몇 번 도와주긴 했지만, 손이 서툴고 힘 조절이 잘 안 됐다.“조금만 살살 해줘.”별아가 말했다.강준의 눈빛이 살짝 가라앉으면서, 커다란 손이 별아의 등에 조심스럽게 움직였다.강준의 목의 울대가 살짝 움직였다.오늘은 유난히 편안했다. 별아는 금세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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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비행기가 이륙하자 별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이동 중, 별아는 호민에게 메시지를 보냈다.[호민 오빠, 이번엔 좀 변수가 생겼어요. 강준이 저를 따라왔어요. 강준부터 먼저 정리해야 오빠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곧 답장이 왔다.[강준도 같이 왔다고? 괜찮아. 강준 먼저 잘 챙겨. 우리 만나는 건 조금 늦춰도 돼.][네, 알았어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야 별아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강준은 말없이 별아의 팔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몸을 바짝 붙인 채, 마치 놓치면 안 되는 것처럼.이번 R시 출장은 호민이 눈여겨본 보석 원석 공급처 때문이었다.광산 현장까지 직접 들어가야 하는 일정이라, 원래라면 별아 혼자 움직이는 편이 훨씬 수월했다.그런데 강준이 함께 오면서 자연스럽게 신경이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이동 중 별아는 재환에게도 메시지를 보냈다.반드시 R시로 와서 강준을 데려가 달라는 내용이었다.이번 출장은 일정이 지나치게 빡빡했다.강준을 돌볼 여유도, 한 명의 환자를 책임질 상황도 아니었다.재환은 곧바로 알겠다고 답했다.“별아야... 준이 싫어?”강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별아는 잠시 멈칫했다.“왜 그렇게 생각해?”“비행기 아직 내리지도 않았는데, 벌써 나 K시로 돌려보내려고 하잖아. 준이 마음 아파. 준이 이제 별아랑 말 안 할 거야.”강준은 투덜거리며 고개를 돌렸다.분명히 삐친 얼굴이었다.별아는 급히 달랬다.“내가 강준 싫어해서 그런 거 아니야. 일 때문에 그런 거야. 일할 땐 내가 강준을 챙길 수가 없어. 호텔에 혼자 두는 것도 불안하고. 그래서 강 비서가 데려가 주는 게 맞는 거야. 응? 말 잘 들으면 안 될까?”“흥.”강준은 여전히 화가 나 있었다....비행기가 R시에 도착하자, 별아는 곧장 강준을 데리고 호텔로 향했다.“여기서 혼자 있을 수 있겠어? 나는 잠깐 거래처 사람을 만나야 해. 최대한 빨리 올게. 괜찮지?”말은 그렇게 했지만, 별아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강준은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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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큰 변화는 없어요. 여전히 좀 어리숙하긴 한데, 말도 잘 듣고 문제는 안 일으켜요.”“그래서 강준을 데리고 온 거야?”“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아니었어요. 일하러 온 거라서요. 은준이가 강준 비행기 표를 사줬더라고요.”“오빠도 아시잖아요, 은준이랑 강준이 둘이 붙어 있으면 꼭 사고를 치는 건 아닌데, 늘 빈틈이 생겨요.”“그걸 다 따지기도 뭐해서요. 강 비서한테 연락해서 K시로 데려가 달라고 해놨어요.”호민은 고개를 끄덕였다.“일단 가자.”...호텔.강준은 샤워를 마친 뒤였다.하얀 가운이 어깨에 느슨하게 걸쳐져 있었고, 물기를 막 닦아낸 머리카락 때문에 한층 편안해 보였다.문 여는 소리가 나자 강준은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시선이 마주쳤다.강준과 호민의 눈이 먼저 부딪혔다.“어, 오늘따라 얌전하네. 씻기까지 했어?”호민은 웃으며 안으로 들어와, 오는 길에 챙겨온 포장 음식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배고프지? 별아가 네 저녁 챙겨 달라고 하더라. 식기 전에 먹어.”강준은 호민을 빤히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별아는 강준이 삐친 줄 알고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미안해, 내가 너무 늦었지? 얼른 먹어. 먹고 나서 자자.”“먹여줘.”강준은 입술을 꾹 다문 채 말했다.별아는 익숙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손부터 씻고 올게.”별아는 욕실로 들어갔다.호민은 자연스럽게 강준 옆에 앉았다.방금 마주친 눈빛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의사로서 회복의 시기와 변화의 징후에 대해 호민은 별아보다 훨씬 예민했다.“강준, 설마 연기하는 거 아니지? 정신이 돌아온 거야? 아까 나 볼 때 눈이 전혀 멍하지 않던데.”“별아가 네가 나은 거 알면 떠날까 봐 일부러 숨기는 거 아니고?”“이게 네 스타일은 아니잖아. 예전엔 그렇게 뻔뻔하게 들이대더니, 왜 이렇게 소심해졌어.”“걱정 마. 나 별아랑 경쟁할 생각 없어. 난 동생처럼 생각해. 그래도 네가 질투하면, 다시 한번 붙어볼 마음이 없는 건 아니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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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그래, 그럼 가만히 서 있어.”호텔에는 일회용 세면도구가 준비되어 있었다.별아는 강준의 입가에 쉐이빙 폼을 뿌리고, 일회용 면도기를 집어 들었다.손목에 힘을 주지 않고, 아주 조심스럽게 강준의 턱선을 따라 수염을 정리해 나갔다.강준은 무릎을 살짝 굽힌 채 고개를 들고 있었다.별아의 손끝이 닿을 때마다, 세심하고 부드러운 움직임이 그대로 전해졌다.강준이 멍하니 있었을 때, 별아가 전동 면도기 사용법을 가르쳐줬다.이렇게 직접 면도를 해주는 건, 별아도 처음이었다.강준의 큰 손이 무의식적으로 별아의 허리를 감쌌다.“장난치지 말고, 가만히 있어.”별아는 강준이 그냥 아이처럼 보채는 거라고 생각했다.다른 의미는 전혀 떠올리지 않았다.강준은 말없이 손을 거뒀다. 정말로 얌전히 있었다.수염을 다 정리한 뒤, 별아는 얼굴에 스킨까지 발라주었다.“잘했어. 이제 가서 자.”은준을 재우듯, 자연스러운 손길이었다.“응.”강준은 욕실 밖으로 밀려났다.욕실 안에서는 물소리가 잔잔하게 이어졌다.반투명한 유리 너머로 수증기가 차올랐고, 온기가 번지며 물방울이 흘러내렸다.젖은 머리카락과 목과 어깨의 곡선, 움직일 때마다 달라지는 실루엣이 흐릿하게 드러났다.강준의 목에서 울대가 크게 한 번 움직였다.열기가 가슴을 지나 아랫배까지 내려왔다.욕실 문 손잡이를 쥔 손가락 마디가 점점 하얘졌다.‘이 문을 열기만 하면...’ 그때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강준? 밖에 있어?”심장이 덜컥 내려앉았고, 강준은 나쁜 짓을 들킨 아이처럼 손잡이에서 급히 손을 뗐다.“별아, 나... 조금 무서워. 빨리 나와주면 안 돼?”“무서우면 문 앞에서 기다려. 나 금방 끝나.”별아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유리 너머의 형체가 더 또렷해졌다.바디워시 향이 문틈을 타고 강준의 코로 스며들었다.예상치 못한 따뜻한 액체가 흘러내렸다.강준은 급히 손으로 막고, 휴지를 집어 코를 눌렀다.‘한심하네.’강준은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해야만, 이 들끓는 감각을 잠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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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남자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었다.별아는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너...”‘하강준이... 돌아온 거야?’‘더 이상 어리숙하지 않은 거야?’‘언제부터였지? 열 때문에 그런 건가, 아니면...’별아의 머릿속에 질문이 끝없이 떠올랐다.강준은 별아의 말을 기다리지 않았다. 얼굴을 별아의 가슴께에 파묻고, 큰 손으로 가느다란 등을 단단히 붙잡았다.“부탁이야, 별아야... 남은 인생을 네 곁에서 죗값을 치르게 해줘. 난 할 수 있어. 정말로... 그렇게 살고 싶어.”그제야 별아는 확신했다.강준은 이미 제정신으로 돌아와 있었다.기억도 잃지 않았다.별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정말로... 전부를 걸고 속죄하겠다는 걸까.’‘이 순간의 말은, 어디까지가 진심일까.’강준의 숨결이 별아의 희고 부드러운 목덜미를 태웠다.밀어내려고 해도, 빠져나올 틈이 없었다.강준은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입술을 가져왔다.겹쳐진 숨, 깊어지는 접촉, 물러설 여지를 주지 않는 집요함.남자의 체온이 점점 더 높아졌다.그날 밤의 관계를, 서로가 완전히 같은 마음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하지만 별아는 강준의 강렬한 열기를 밀어내지 않았다.강준이 원할 때마다, 별아는 그 흐름을 허락했다.한 번, 또 한 번.마지막이 가까워졌을 때, 별아는 강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숨 가쁘게 물었다.“네 허리는...”“너 만나고 나서, 다 나았어.”강준은 별아의 입술을 가볍게, 여러 번 눌렀다.서로의 숨이 고르게 섞일 때까지, 그렇게 안긴 채 잠들었다....이른 아침.강준이 눈을 떴을 때, 별아는 이미 방에 없었다.가슴 한쪽이 급격하게 식었다.강준은 곧바로 호민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내 와이프, 너랑 같이 있어?]탁자 위에 놓인 휴대전화가 진동했다.호민은 화면을 확인한 뒤, 시선을 거래처와 대화 중인 별아에게로 옮겼다.귀 아래와 목선에 애써 가린 흔적이 남아 있었다.‘하강준, 이 자식은 여전하네. 급한 성격 하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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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별아의 얼굴이 점점 더 달아올랐다. 무의식적으로 귀를 감싸 쥐는 바람에 오히려 더 눈에 띄고 말았다.호민은 의자에 느긋하게 등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이미 다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가볍게 웃을 뿐, 더 캐묻지는 않았다.별아는 강준이 깨어났다는 사실만큼은 호민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강준이... 이제 완전히 돌아왔어요. 더 이상 어리숙하지도 않고요.”“그럼 좋은 일이지.”호민은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단정하게 말했다.“저도... 좋은 일인 건 알아요.”별아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가라앉았다.“그런데...”말끝이 흐려졌다. 마음속은 정리되지 않은 감정들로 뒤엉켜 있었다.호민은 금방이라도 몸을 웅크릴 것 같은 별아를 보며, 웃어야 할지 한숨을 쉬어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이내 목소리를 낮추고, 부드럽게 말했다.“강준이 너를 잡아먹을까 봐 겁이 나? 그럴 사람 아니야. 돌아가. 너희 사이는, 언젠가는 제대로 얘기해야 해. 피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잖아.”별아는 잠시 말이 없었다가, 작게 대답했다.“네.”호텔로 돌아온 별아는 객실 문 앞에서 몇 차례 깊게 숨을 들이켰다.마음을 다잡은 뒤에야 문을 열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들어갔다.방 안은 비어 있었다.강준은 없었다.별아는 그제야 숨을 놓았다.‘강 비서가 와서... K시로 데려갔나 보다.’몸에 힘이 풀리자, 그대로 소파에 몸을 기대었다.피로가 밀려들었다.시간이 한참 지난 후, 별아가 눈을 떴을 때, 시야를 가득 채운 건 가까이 다가온 얼굴이었다.강준이 해맑게 웃고 있었다.별아는 놀라 숨이 막힐 뻔했다.“뭐 하는 거야?”“자고 있는 얼굴이 너무 예뻐서.”별아는 말문이 막혔다.강준을 밀어내고 욕실로 들어가 세수를 했다.찬물에 정신이 조금 돌아왔다.“이제 다 나았으면, K시로 돌아가.”별아가 말했다.강준은 돌아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너 일 끝날 때까지 같이 있고, 그 다음에 같이 갈 거야.”“하산그룹은 신경 안 써도 돼? 곧 주인이 바뀐다는 얘기 들었어.”별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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