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북받친 별아가 남정을 조심스럽게 안았다.“감사합니다.”남정은 힘겹게 손을 들어 별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이 아이가... 뭘 그런 걸로 고맙다고 해.”남정의 목소리는 약했지만 또렷했다.“엄마는 다 겪어본 사람이야. 감정이라는 게, 억지로 붙잡는다고 되는 게 아니란 것도 알고 있고.”“강준이는 내 아들이라서, 누구보다 잘되길 바라지만, 네 행복도 그만큼 중요해.”별아는 남정의 마른 어깨에 이마를 대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남정은 창밖으로 기울어 가는 노을을 바라봤다.시선은 멀리, 오래된 시간 너머를 향해 있었다.“인생이 길다 보니, 가끔은 돌아가는 길을 걷게 되기도 해. 그게 길을 잘못 들어서가 아니라, 내가 뭘 원하는지 제대로 알기 위해서일 때도 있더라.”남정은 천천히 숨을 고른 뒤, 다시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별아야, 두려워하지 말고 네 마음을 따라가. 끝이 어디든 어떤 결과든, 엄마는 다 이해하고 다 받아들일게.”별아는 고개를 들었다. 눈앞이 흐릿해질 만큼 눈물이 차올랐다.남정의 마음은, 시어머니라는 이름을 넘어 이미 어머니의 그것에 가까웠다.별아의 가슴이 따뜻하게 데워졌다.그때 강준이 병실로 들어왔다.남정과 별아가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 정확한 사정은 몰랐지만 병과 관련된 일임을 짐작했다.강준의 마음도 함께 요동쳤다.“어머니.”별아는 눈가를 재빨리 닦고 강준을 바라봤다.“의사 선생님은 뭐라고 하셨어?”“어머니 상태는 생각보다 좋아요. 수술만 잘하면 괜찮다고 했어요. 이후엔 충분히 회복하면 되고요.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래요.”강준의 말이, 어머니 앞에서 일부러 밝게 꾸며낸 말인지, 있는 그대로인지 별아는 알 수 없었다.하지만 그 말만으로도 별아는 안도했다.“어머니, 치료할 수 있는 병이에요. 무서워하지 마세요. 제가 계속 곁에 있을게요.”“고맙다, 별아야.”별아는 남정이 잠들 때까지 곁을 지켰다.남정의 호흡이 고르게 가라앉은 걸 확인한 뒤에야, 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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