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역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일에 대해 자신이 먼저 입을 열 자격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아람과 아설이 인심을 써서 두 마지기를 구 숙모에게 나누어 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말이다. “안 됩니다.”아람이 단호하게 잘랐다.“작년에 베푼 선의가 지금 어떤 결과로 돌아왔습니까? 정말로 땅이 필요했다면, 마땅히 땅을 되찾을 방법을 찾았겠지요. 지금 토지 문서는 관아에 있습니다. 조 씨처럼 앉아서 값을 올리지도 않을 테니 원래 값으로 충분히 되찾을 수도 있습니다.”석 포두도 결국 한마디 거들었다.“아 마님께서는 모르시겠지만 정말로 살 길이 막막하지 않았다면 이런 짓은 하지 않았을 겁니다.”아람은 석 포두가 저자들과 같은 마을 사람 출신이기에 혈연이나 혼맥으로 엮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크게 무언가를 돕지 않는다 해도 말 한 두마디를 보태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이 땅들은 모두 조 씨한테서 몰수한 것입니다. 강제로 빼앗았던 땅과 아직 판결을 기다리는 땅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전부 토지 문서가 분명한 땅입니다. 만약 오늘 이 집이 두 마지기를 차지하고, 모레는 저 집이 두 마지기를 차지한다면 마을 사람들은 이 땅들이 어차피 조 씨한테서 거둬들인 무주지라 생각하고 마음대로 차지해도 된다고 여기지 않겠습니까? 그때가 되면 현령이 와서 쫓아내야 합니까, 아니면 석 포두가 직접 나서야 합니까?”아람의 말은 차분했으나 날카로웠다.“선의가 지나치면, 은혜가 아니라 원망이 됩니다. 산적을 토벌한 공이 아무리 커도, 현령이 자기 살을 베어 백성을 살렸다 해도, 사람들은 침 한 번씩 뱉고 돌아설 수가 있습니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앞서 말하던 구 숙모 집 말고도 두 집이 논두렁을 파헤치며 자기 땅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거기 무얼 하는 것입니까? 그 땅이 당신들의 땅입니까, 마음대로 파헤치게!”방금까지 구 숙모네 집을 두둔하던 석 포두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체면이 땅바닥에 떨어진 기분이었다. 유재 어머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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