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태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용변은 잦으십니까?”“잦습니다. 요즘은 한밤중에도 한 번은 꼭 일어나십니다. 예전에는 잠이 깊어, 밤에 깨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국공은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최 태의, 어머니께서는 평소 감기조차 드물었습니다. 헌데 며칠 사이 벌써 두 번이나 실신하셨습니다.”대성조는 효를 으뜸으로 여긴다. 큰 마님이 세상을 뜨면 자신과 현이는 삼 년 상을 치러야 한다.여 씨 가문의 형제들은 아직도 머물고 있지만 조정은 이미 판이 바뀌었다. 다시 돌아간다 해도 변두리의 작은 관직이 고작일 터.한때 문전성시를 이루던 여 씨 가문을, 지금은 누가 기억이나 할까?여 각로라 불리던 이름은 이미 진 각로로 바뀐 지 오래였다.최 태의는 맥받침을 거두며 말했다.“국공께서는 크게 염려하지 마십시오. 탕약을 조금 더 처방하겠습니다. 다만 연세가 있으니 젊은 사람과 같을 수는 없습니다. 다시 실신하신다면 각별히 경계해야 합니다.”그때 주종현이 급히 돌아왔다. 월동문을 막 지나려는 순간, 그는 송하윤이 쪼그려 앉아 작은 종이 봉지의 가루를 탕약에 붓는 장면을 보았다.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그는 다가가 그녀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쥐었다.“무슨 짓을 하는 것이냐!”노란 가루는 아직 저어지지 못한 채 탕약 위에 둥둥 떠 있었다. 눈에 띄게 선명했다. 송하윤은 고통에 얼굴을 찌푸리며 끌려 일어섰다. 손에 쥔 종이 봉지도 그대로 드러났다.“현이 오라버니… 아니, 세, 세자님…”눈동자에 스치는 불안이 그의 눈을 피해 가지 못했다.“무엇을 넣은 것이냐?”그의 손가락에 힘이 더해졌다. 송하윤의 손목이 하얗게 질리며 눈물이 맺혔다.“세자님, 오해… 오해하신 겁니다.”마당의 소란에 방 안 사람들이 나왔다. 국공은 송하윤이 또 아들과 얽힌 모습을 보고 언성을 높였다.“탕약 하나도 제대로 못 달이느냐! 큰 마님이 저토록 감싸주셨는데!”주종현은 그녀의 손에서 종이 봉지를 빼앗았다.씁쓸한 약 냄새가 배어 있었다.그는 차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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