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강도 웃으며 다가와 속삭였다.“마님, 세자께서는 분명 마님을 다르게 대하고 계시옵니다.”다르게 대하다니?그녀가 아는 것은 단 하나. 자신이 억압과 핍박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 끝에야 다시 태어났다는 사실 뿐이었다.강시아는 미소만 띠고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발걸음을 옮겨 앞으로 걸어갔다.하 유모와 설강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는데, 왠지… 마님의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잠시 후 산문 앞에 이르렀을 때, 한 아이가 부주의한 탓에 강시아와 부딪혀 버렸다. 아이의 몸은 중심을 잃고 그대로 넘어져 사지가 허공에 떠올랐다. 그녀가 몸을 굽혀 아이를 일으켜 세우는 순간, 손바닥 위로 은밀히 무언가가 쑤욱 밀려 들어왔다. 강시아는 놀라 몹시 당황했지만, 이내 아무 일 없는 듯 소매 안으로 곧장 감췄다.“조심해야지. 천천히 뛰거라.”그녀는 아이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는데, 순간, 가슴속이 환히 트이며 마음이 시원해졌다.뒤이어 여 마님의 그림자가 인파 속에 파묻히듯 사라졌다.이때 하 유모와 설강이 곧장 뒤따라 와 물었다.“마님, 괜찮으시옵니까?”강시아의 입가가 가볍게 올라갔다.“괜찮다. 아이가 힘이 세봤자 뭐 얼마나 세겠느냐? 어서 돌아가자.”두 사람은 다시금 눈을 마주쳤다.아까 까지만 해도 기운 없어 보이더니 지금은 또 즐거워 보이네?그날 가장 신이 난 사람은 단연 연아였다. 그녀는 뛰어 놀다가 지쳐 마차에 올라타자마자 곯아떨어졌다.주종현은 이미 곤히 잠든 그녀를 품에 안고 강시아의 살짝 올라간 입꼬리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엔 넘칠 듯한 기쁨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오늘은 어쩐 일로 이렇게 즐거워 보이느냐?”강시아는 고개를 돌려 그를 본 후에야 비로소 자신의 뺨이 뻐근하다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계속 웃고 있던 것이었다.강시아는 얼른 손으로 뺨을 매만지며 말했다.“그렇네요. 오랜만에 이렇게 즐겁네요. 늘 저택 안에만 갇혀 지내다가 나와보니… 연아도 이젠 컸는데, 그 조그만 마당은 벌써부터 좁아 터졌거든요.”단지, 이 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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