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Bab 51 - Bab 60

100 Bab

제51화

하 유모는 들뜬 기색으로 말을 이어가며 빈 바구니를 거꾸로 뒤집더니 그 밑바닥의 한 겹을 벗겨냈다. 그러자 그 안에서 묵직한 장부가 나왔다.“남편이 그러더군요. 장부를 보니 강 마님께서 약속하신 대로라면 적어도 삼사천 냥은 손에 쥘 수 있다고요! 그럼 저희는 고향으로 돌아가 백 무의 전답을 사고 하인 둘을 사 들인다면 시골의 신분 높은 집안 아낙네로 살아갈 수 있지 않겠사옵니까?”강시아는 장부를 받아들며 차분히 넘겨보다가 입을 열었다.“지금은 곡가가 아직 안정되어 있으니 조금 더 멀리 나가 곡식을 사들여도 되겠다.”“멀리요? 그럼 남편한테 직접 상단을 따라 나서라고 할까요?”“아니. 상단을 따라다니면 오히려 눈에 잘 띈다. 창고에 남는 인원도 많지 않으니 조심해야 한다.”잠시 생각을 고르던 강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왕복 세 시진을 넘지 않는 곳까지만. 그 이상 멀리 가서는 안 된다.”하 유모도 수긍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예. 그 정도면 충분히 큰돈이니 더 바라지 않아도 됩니다.”이튿날, 강시아는 드디어 완성된 자수를 들고 조 씨 앞에 나섰다. 그녀는 두어 번 눈길을 주더니 잠시 멈칫하다가 손을 내저었다.“저기 두거라.”강시아는 더 말하려다 이내 입술을 다물고는 조용히 자수품을 내려놓고 물러설 참이었다. 그런데 마침 그때, 국공이 집으로 돌아왔다.조 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올렸다.“국공 어르신.”강시아도 즉각 뒤로 물러섰다. 영국공의 시선은 곧장 방 안에 비친 흰 빛에 머물렀다. 탁자 위에 펼쳐진 한 폭의 그림 같은 자수가 그의 눈길을 붙들었다.“이것은 무엇이냐?”조 씨가 답했다.“강 씨가 수놓은 관음상입니다. 태후 마마의 수례로 준비한 것이나 어머님께서 이미 홍산호를 준비하셨더군요.”영국공은 그것을 집어 들고는 눈을 반짝였다.“이것 보거라. 쌍면으로 수놓았구나. 여러 집안에서 산호를 준비했다 들었는데 이건 산호보다도 훨씬 낫지 않느냐?”강시아는 적절히 몸을 낮추었다.“첩의 수예가 졸렬하여 관음상이 아직 완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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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만약 이 자수품이 정말 태후 마마의 눈에 들었다면 장객 부인이 꼭 국공부에 들러 차 한 잔 하고 가시게.”그 말에 문 마님은 곧장 고개를 저었다.“마님, 과찬이옵니다. 저는 공을 보탠 것도 없는데, 차 한 잔 얻어 마시는 것은 부끄럽지요.”그녀의 시선이 관음상의 화상으로 향했다.“다만 이 법상에는 붉은 보석은 쓰이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조 씨는 의아해졌다.“어찌하여?”문 마님은 고개를 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저도 정확히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전하께서 구해 오신 몇 점, 이마에 붉은 보석을 박은 관음상들은 전부 부서졌다 들었습니다.”조 씨는 놀란 눈빛을 감추지 못하다가 곧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귀한 말씀 고맙네, 장객 부인. 그럼 이마에는 무엇을 써야 하겠나?”문 마님은 사람을 시켜 진열실 깊숙이 감춘 보석들을 모두 가져오게 했다. 하나하나 대조해 보았으나 어느 것도 흡족해 하지 못한듯, 한참을 고심한 끝에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가장 어울리는 건… 그 진주일 겁니다.”조 씨의 눈빛이 번뜩였다.“그 진주라면…?”문 마님은 천천히 대답했다.“예, 이미 이전에 강 마님께서 수놓았던 서수헌도 위에 박혀 있던 그것이지요.”말을 잇는 사이, 그녀의 눈길이 무심히 강시아 쪽을 스쳤다. 틀림없었다. 지금 그 진주는 그녀의 손에 있을 터였다. 그저 그녀가 과연 어떤 수로 그 진주를 다시 세상에 내놓아 국공부인 손에 쥐게 할지가 문제일 뿐.그때, 문 앞에서 시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장객 부인, 어떤 소년이 전해 내려오는 가보를 팔겠다 합니다.”“가보라고? 왜 전당포로 가지 않았다느냐?”문 마님이 되묻자 시녀가 대답했다.“소년 말로는, 전당포가 안목이 없어 터무니없이 낮은 값을 매겼다고 합니다.”“그렇다면 다른 전당포로 가라 하거라.”문 마님은 손을 내저었지만, 시녀는 끝내 미련을 버리지 못한 듯 다급히 덧붙였다.“장객 부인, 품질이 뛰어난 진주같습니다.”“진주라니?”문 마님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강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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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국공부인, 발걸음을 잠시 멈추시지요.”문 마님이 앞으로 나서며 부드럽게 웃었다.“송구하오나 염치없는 부탁이 한 가지 있습니다.”조 씨는 이날 기분이 한결 상쾌한 덕분에 태도 또한 너그러웠다.“장객 부인, 할 말이 있거든 바로 말해 보시게.”문 마님의 시선이 슬쩍 강시아에게로 옮겨졌다.“강 마님의 수를 보고 나니 저도 모르게 손이 근질거려 참기 어렵습니다. 대담하오나 감히 강 마님께 한 수 배우고 싶습니다.”조 씨가 고개를 돌려 강시아를 바라보았다.“강 씨, 네가 원한다면 남아서 가르쳐 보거라.”강시아는 단정히 몸을 낮추며 대답했다.“드물게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있으니 첩도 기꺼이 장객 부인을 위해 한 번 가르쳐 드리겠습니다.”두 사람은 다시 이층으로 올라갔는데, 새 찻잔이 놓이고 하얀 수증기가 올라와 앞을 아련히 가리고 있었다. 강시아는 서두르지 않고 찻잔을 가볍게 흔들었고 문 마님 또한 조급해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그저 마주 앉아 한 사발 가득 차오른 차를 모두 들이켰다.그때, 문 앞에서 작은 시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부인, 진주를 팔던 그 공자께서 오셨습니다.”문 마님은 눈길을 강시아에게 보내며 가볍게 웃었다.“그럼, 위로 모셔오거라.”계소만은 영문을 모르는듯 얼굴 가득 의아함을 보였다.“제가 이미 말하지 않았습니까? 누구도 만나지 않겠다고. 물건이 팔리면 돈만 주고 팔리지 않으면 돌려주면 될 것 아닙니까! 이토록 큰 상점에서 어찌 남의 물건을 삼키려 하는 것입니까?”윗방에서 이 소동을 들은 강시아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비록 시녀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으나 계소만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내 방 안으로 들어왔다.“강 누님께서 여기 계셨군요!”그의 얼굴엔 환한 기쁨이 번져 있었다. 그는 이제 할 일이 생겨서 달마다 은전도 받아 아우와 더는 굶주리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며칠 전 강 누님이 먹을 것과 옷가지를 보내주었을 때부터 그는 꼭 한 번 그녀의 얼굴을 보며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튿날에 국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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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문 마님은 막아설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걸음을 옮겨 나가는 강시아를 눈으로 배웅할 뿐이었다. 뒤에 서 있던 수녀 하나가 머뭇거리며 떠나가는 그림자를 바라보았으나 끝내 하고싶은 말을 삼켰다. 문 마님은 창가에 서서 아래를 굽어보았다. 사람들 사이로 마차에 오르는 여인의 모습이 희미하게 비쳤다. 그녀는 고요히 중얼거렸다.“서두를 것 없다. 그녀는 반드시 돌아올 테니.”곧장 몸을 돌려 계단을 내려가는 강시아의 눈빛에는 이미 다음 수를 준비해둔 것 같은 여유가 서려 있었다. 돌아오는 길, 그녀는 소매 속에 있는 은표를 꼭 움켜쥔 채 이마를 좁혔다. 자신 앞에서 가면을 벗기듯 위협하고는 또다시 아무렇지 않게 은표를 내미는 문 마님. 이건 협박임이 분명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붙잡지도 않고 여유롭게 놓아주었다. 그녀는 아직 다른 수를 감추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강시아는 치열을 깨물며 앞으로 다가올 그 그림자를 예감했다.“강 마님, 앞길이 막혔사옵니다.”마부의 목소리가 마차 밖에서 들려왔다. 그 순간, 강시아의 심장이 뚝 떨어지듯 무겁게 내려앉았다. 또다시, 지난번과 같은 기시감이 들었다.심지어 이번엔 갑자기 조 씨에게 불려 나와 미처 위심에게 알리지 못하고 길을 나섰기에, 오늘은 그녀를 지켜줄 호위도 없었다.강시아는 떨리는 손끝으로 차일을 젖혔는데, 앞은 큰 대로라, 오가는 사람이 많았다. 길가 좌우에는 성문 수비들이 일렬로 서서 붉은 홍등을 매달고 있었다. 남은 길은 좁디좁아 마차가 나아갈 수 없었기에 돌아가야 했다.“강 마님, 막상 물어보니 이 길 뿐만 아니라 근처에 있는 현무가도 등롱을 매다는 중이라 하옵니다. 돌아가는 길에도 풍수하 언덕길밖에 없을 겁니다.”만약 이것도 덫이라면 이번에도 과연 계소만 같은 이가 나타나 구해줄 수 있을까? 마부의 부르는 소리가 자꾸만 멀게 느껴졌다.“강 마님?”그가 되돌아본 순간, 강시아의 안색은 이미 종잇장처럼 창백해져 있었다.“강 마님, 무슨 일이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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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지난번 회월루에서 식사할 적에 제 옥패를 잃어버렸는데, 그 때 공자께서 주워가셨지요.”그녀의 말에 소공자는 일부러 뒤늦게 깨달은 듯 손바닥을 치며 답했다.“아, 이제야 생각났습니다. 백마사에서도 한 번 스쳐 뵌 적이 있습니다. 그럼, 마님은 영국공부의 규수이시겠군요.”그는 눈빛에 장난스러움을 담아 입가에 미묘한 미소를 걸었다.“그 옥은 참으로 특별하여 그날 이후로도 문득 떠올라 그 고운 마님께서 혹여 제게 내어주실 뜻은 없는지 생각하곤 했습니다.”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의미심장하게 덧붙였다.“이렇게 따지자면, 주 마님과도 인연이 깊다 할 수 있을 텐데...”그 말 끝에 그는 일부러 강시아의 성을 틀리게 불렀다.“공자, 제 성은 강입니다.”“아, 강 마님이라… 실례가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여쭙겠습니다. 혹시 그 옥패를 내어 주실 수는 없을까요?”그 물음에 강시아의 눈빛이 순간 차가워졌다.“송구합니다. 그 옥패는 선친께서 남겨주신 유물이라, 팔 수는 없습니다.”소공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섰다.“제가 경솔했네요.”그녀는 더이상 말을 잇지 않고 공손히 예를 올린 뒤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그의 눈은 한참이나 그녀의 뒷모습을 좇았다. 그는 손에 들린 갓 식은 전을 천천히 베어 물며 깊은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이윽고 그의 곁으로 검은 그림자가 스며들었다.“주인님. 이 길은 연위영과 가깝사옵니다. 만일 주종현이 첩실을 통해 은밀히 전갈을 주고받는다면… 소자가 곧장 저 여인을 붙잡아 오겠사옵니다.”그는 낮게 웃으며 명했다.“그녀 소매 속에 무언가 있다. 아까 말할 때 무의식적으로 왼쪽 소매를 감싸쥐며 불안해 하더군. 죽이진 말고 소매 속에 든 것을 가져오거라.”“명 받들겠사옵니다.”검은 그림자는 이내 허공으로 흩어지듯 사라졌다.강시아의 심장은 미친 듯이 쿵쿵 뛰기 시작했고 발걸음은 점점 빨라졌다. 뒤에 누군가가 쫓아오고 있다! 아까 그 사람일까, 아니면 송 가의 사람일까? 뒷덜미에 차가운 시선이 꽂히는 듯한 전율이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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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세자.”위심이 다가왔을 때, 눈에 들어온 것은 서로를 꼭 껴안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었다.그는 팔을 감싸 쥔 채 묵묵히 고개를 돌렸다.강시아는 위심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뜨거운 불길에 손을 댄 듯 번개같이 주종현의 품에서 몸을 뺐다. 이내 붉게 물든 얼굴로 서둘러 눈물을 훔친 뒤 고개를 들었는데, 곧 그의 팔에 번진 선혈이 보였다. “위심, 손!”주종현이 몸을 돌리며 물었다.“다친 것이냐?”위심은 한숨을 토해내며 대답했다.“그저 사소한 상처일 뿐이옵니다. 한데… 사람은 놓쳤사옵니다.”강시아가 주종현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그건… 그녀가 보낸 자가 아닙니까?”송하윤은 사랑과 증오가 극단적으로 갈린 인물이라 지난번에 실패했으니, 이번엔 다시 자객을 풀 가능성이 충분했다.주종현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아니다.”위심은 강시아를 흘끗 보더니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그때와 같은 무리이옵니다.”강시아는 조금 전 마주쳤던 그 사내를 떠올렸다. 그녀는 한바탕 울음을 터뜨리고 난 후라 목소리는 막힌 항아리처럼 흐릿하고 떨렸으며 억울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아까 제가 마주쳤던 그 사람은…”그러다가 그녀는 곧 말을 멈추었다. 자신도 정작 그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누구인 것이냐?”주종현의 시선이 닿자 강시아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지난번… 저희가 회월루에 있었을 때, 연아가 실수로 제 옥패를 창밖으로 떨어뜨린 적이 있었습니다. 한데 그 자가 먼저 제 옥패를 주웠지요.”그날 주종현은 추적을 피해 도망치던 중 창가에 서 있던 강시아와 연아를 보았다. 그래서 곧장 피풍을 던져두고 몸을 날려 그곳으로 향했을 뿐, 옥패가 누구 손에 들어갔는지는 미처 확인할 수 없었다.하지만 회월루는 성왕의 소유지였다.“그의 얼굴을 기억하느냐?”강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의복은 화려했는데, 손수 군밤을 사 먹더군요. 학자 같은 온화한 기품이 느껴졌습니다.”주종현과 위심의 시선이 교차했다.그가 바로 성왕인 것 같았다.“우선 저택으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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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비록 한 마디 말도 없었지만 저택 안의 미묘한 변화는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강시아가 물었다.“서방님, 집영위는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요?”주종현은 뜻밖이라는 듯 잠시 놀랐으나 이내 설명을 덧붙였다.“집영위는 폐하의 친위다. 폐하를 지키는 우림 위나 경성을 지키는 연위영과는 전혀 다르지.”그러고는 다시 되물었다.“어찌하여 그런 걸 묻는 것이냐?”강시아는 가볍게 응수한 뒤 덤덤히 대답했다.“얼마 전 연아를 데리고 몇 번 외출을 했는데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으나 저에게 두 번이나 묻더군요. 한데 저도 잘 몰라서요.”주종현은 더는 캐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강시아는 입을 꾹 다물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폐하의 친위…만약 전생에서 자신이 죽지 않았다면 과연 또다시 피비린내 나는 풍파가 휘몰아쳤을까? 조정의 당쟁 속에서 주종현은 폐하의 친위를 선택했었다. 그러나 폐하의 나이 또한…“세자, 강 마님, 도착했사옵니다.”주종현은 강시아의 손을 잡고 내리려 할 때, 자연스레 그녀의 팔을 받쳐 들다가 소매 속에 감춰진 무언가를 스쳤다.“이건 무엇이냐?”강시아는 순간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혹여 자신이 숨겨둔 거액이 들통날까 두려웠던 것이다. 그녀의 눈동자는 불안하게 흔들렸다.“그게… 돈전에서 백냥짜리 은표 한 장으로 바꿔둔 것입니다.”“은표라?”주종현이 먼저 마차에서 내렸다. 그러자 강시아도 재빨리 차에서 내리며 그를 흘끔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길에는 살짝 투정 섞인 원망이 담겨 있었다.“서방님께서는 귀하고 부유하시겠지만 첩은 가난합니다. 저는 연아가 장차 가난하게 자라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은전은 제가 그동안 모아온 것이고 지난번 서방님께서 하사하신 것도 함께 모아둔 것입니다. 연아에게 주어 훗날 혼수에 넣어 삶의 밑천으로 삼고자 한 것뿐이지요.”주종현은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잡아 올리며 마차에서 내려주었다.“앞으로 연아가 크면 내가 친히 혼수를 마련해 줄 것이다. 그러니 네가 걱정할 필요는 없지. 네 손에 쥔 그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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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연아는 깡충깡충 뛰어들어와 어머니의 품속에 파고들었다. 그러자 아이는 작은 코를 찡긋이며 말했다.“과자는 맛있습니다.”작은 강아지 콩뼈도 주인 따라 총총걸음으로 뒤쫓아 들어오더니 두 사람 곁을 두 바퀴 빙빙 돌고는 주인의 발끝에 몸을 웅크리고 편안히 누웠다.강시아는 딸아이를 안으며 나직이 타일렀다.“아무리 맛있어도 밥을 대신할 수는 없단다.”연아는 발밑의 콩뼈를 가리키며 반박했다.“콩뼈도 밥은 잘 안 먹고 뼈다귀만 좋아하습니까.”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콩뼈는 벌떡 일어나 깡깡 짖어댔다. 집에 처음 왔을 때보다 두 배는 자라 있었고 짖는 소리 또한 크고 우렁찼다. 연아는 손가락을 입에 가져가며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쉿, 콩뼈야 조용히 하거라. 고 유모가 들으면 널 쫓아낼 거야.”“누가 쫓아낸다고?”낯익은 음성과 함께 은은한 향기 또한 스며들어왔다. 그러자 연아가 눈을 반짝이며 외쳤다.“아버지, 밤떡!”주종현이 작은 접시를 탁자 위에 내려놓자 연아는 그의 곁에 바싹 붙었다.“정말 밤떡이네!”주종현은 아직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밤떡을 후후 불어 딸에게 건넸다.“이건 오늘 고 유모가 만든 것이다. 그 솜씨는 덕흥루 못지않지.”강시아도 물론 고 유모의 솜씨를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언제나 주종현만을 위해 준비된 것이기에, 다른 사람에게는 쉽게 돌아가지 않는 복이었다.“곧 밥 먹을 시간인데 서방님께서는 참 때도 잘 고르십니다.”강시아는 일어서서 떡을 치우려 했다.“이제 그만 드세요. 설강이 금세 부엌에서 올 겁니다.”그러나 주종현은 손을 뻗어 떡을 낚아챘다.“떡 한 조각이다. 밥은 날마다 먹는 건데 하루쯤 거른다고 무슨 대수겠느냐? 그렇지, 연아야?”“맞아요!”연아는 든든한 편을 얻은 듯 금세 눈웃음을 지으며 떡을 끌어안고는 도망치듯 내달렸다. 어미가 다시 빼앗아갈 세라 서둘러 품에 안고 숨겼다. 주종현은 눈처럼 맑고 사랑스러운 딸아이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났다. 비록 경성에서 그 누구도 자신처럼 정실을 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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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안 돼! 읍…”짧디짧은 몇 마디 뒤로는 무겁게 억눌린 거친 숨결만이 이어졌다. 마치 창밖의 비바람과 한 치도 물러섬 없이 기세를 겨루는 듯했다.강시아는 자신이 번번이 염라전의 문턱까지 내던져졌다가 또다시 거칠게 끌어올려지는 듯한 착각에 휘말렸다. 창백한 두 손은 그의 단단한 팔뚝에 얹어졌고, 가녀린 열 손가락은 그의 등살을 파고들었다. 그것은 마치 난폭함에 대한 마지막 항변 같았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더 격렬한 폭풍 같은 공격이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완전히 기절하듯 잠에 빠져들었다.그날 밤, 강시아는 몽롱한 나락 속에 잠겼다. 온몸이 마치 뼈마디 하나하나까지 뜯겨 나갔다가 다시 붙여진 듯, 산산이 부서졌다가 겨우 짜 맞춰진 듯한 피로가 남아 있었다.“마님! 큰일 났사옵니다, 아가씨께서 열이 났사옵니다!”문밖에서 설강의 다급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강시아는 번쩍 몸을 일으키다가 온몸의 힘이 풀려 그만 다시 쓰러질 뻔했다. 그녀는 서둘러 옷가지를 집어 몸에 걸쳤다.그런데 발을 내딛기도 전에 등 뒤에서 손 하나가 그녀를 끌어당겼다. 그가 아직 떠나지 않은 것이었다.“서, 서방님?”강시아는 놀라움에 눈을 크게 뜬 채 모든 동작을 잊어버렸다.주종현의 시선은 그녀의 흩어진 옷깃 아래 남겨진 흔적을 스치며 어둡게 가라앉았다.그는 이내 이불을 끌어 그녀를 감싸 덮었다.“이 꼴로 아이를 놀라게 하지 말거라. 내가 가보마.”놀라게 한다고? 강시아는 흐느적거리며 거울 앞에 다가가 확인한 후 스스로도 숨이 막힐 만큼 놀랐다. 그곳에 비친 건 마치 유령 같은 얼굴이었다.“연아는 어찌 되었느냐?”그녀가 서둘러 서쪽 작은 방으로 들어섰으나 의원은 막 돌아간 참이었다. 하 유모가 연아의 작은 몸을 꼭 안은 채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의원 말씀이 적체가 쌓여 열이 내려가지 않는다 하옵니다. 아이가 이렇게나 어린데 혹여 화병이라도 나면 어쩌나…!”연아는 그녀가 직접 키웠고 언제나 살뜰하고 붙임성 좋은 아이였다. 그러나 지금 그녀의 작은 얼굴은 벌겋게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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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이대로는 안 된다.주종현이 이곳에 머무는 동안 자신의 계책이 들통날까 두려워 이미 며칠째 하 유모에게 장부를 가져오지 못하게 했다.하대우와 자신은 본디 이익으로 얽혀 있는 사이였기에, 늘 눈을 도사리지 않으면 그가 언제 홀연히 돈을 훔쳐 달아날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주종현을 이 작은 뜰에서 내쫓아야 했다.“하 유모, 잠시 후 손수 잘하는 반찬 몇 가지를 만들어 고 유모께 전해 드리거라. 내가 철없이 고 유모의 충고를 오해했다 전하고 부디 고 유모께서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하거라.”하 유모는 그대로 따랐으나 전해진 음식은 모조리 내던져졌고, 그 광경은 집안의 어린 시녀들 눈에도 고스란히 들어왔다. 하 유모의 얼굴엔 순식간에 핏기가 다 사라져 있었다.강시아는 그녀를 달래며 위로한 뒤 이번엔 몰래 은팔찌 하나를 들려 보냈다.그러나 고 유모는 오래도록 큰 마님 곁을 모셔온 인물, 누구든 그녀에게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런데 오늘은 하찮은 첩실 하나가 감히 자신의 얼굴에 먹칠을 한 것도 모자라 반찬 몇 접시와 팔찌 하나로 마음을 돌리려 하다니 어림도 없는 망상에 불과했다.하 유모가 다시 찾아갔을 때 고 유모는 은팔찌와 사람을 함께 내쫓아버렸다. 정실이 곧 집안에 들어올 텐데 아이 하나만 둔 첩실이 뻔뻔하게 집안을 흔드는 꼴을 더는 용납하지 못했다. 그렇게 이 일은 순식간에 온 집안에 퍼졌고, 주종현이 돌아올 때 즈음에는 이미 강 마님은 총애를 믿고 오만을 부리며 세자를 좌지우지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큰 마님 곁의 고 유모조차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말로 둔갑해 있었다.그가 발걸음을 돌려 작은 뜰에 닿았을 때 뜰 안은 적막에 휩싸여 있었다. 문과 창은 모두 굳게 닫혀 있었고 개 짖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무슨 일이냐?”위심이 가볍게 기침을 하며 대답했다.“듣자 하니, 강 마님께서 세자의 총애를 믿고 사람을 업신여겼으며, 고 유모조차 안중에 두지 않는다 하옵니다.”주종현은 깜깜한 뜰을 한 번 둘러보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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