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놓자, 비로소 내가 사랑을 알았다: Kabanata 451 - Kabanata 460

550 Kabanata

제451화

구경하던 사람들이 모두 흩어지자, 정우는 지훈의 어깨를 툭 두드린 뒤 자리를 떴다.침묵이 내려앉은 가운데 이담은 천천히 정신을 차렸다.설마 지훈이 이런 식으로 소동을 끝낼 줄은 몰랐다. 자신의 평판까지 신경 쓰지 않을 줄이야.사람들 앞에서 유부녀를 좋아한다고 인정하는 건 결국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다.“고 선생님, 정말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었어요.”지훈이 이담을 돌아봤다. 굳어 있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이번 일은 저 때문에 시작됐으니까 제가 마무리하는 게 맞아요. 심 선생님이 미안해할 필요는 없어요.”이담이 대답하기도 전에 지훈은 그녀를 지나쳐서 자리를 떠났다.이담은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마음이 복잡해졌다.한편 안나는 병원에서 벌어진 일을 진혁에게 모두 보고했다.진혁이 읽고 있던 잡지를 들고 있던 손이 멈칫했다.특히 이담이 ‘설령 이혼한다고 해도 고지훈과는 친구 사이일 뿐’이라고 말했다는 대목을 듣자, 굳어 있던 눈빛이 한결 누그러졌다.진혁은 잡지를 덮었다.“고씨 집안 사람과 관련된 일이라면 사모님께 맡기면 돼.”“사모님께 맡기면 고지훈 씨에게 기회를 주는 것 아닙니까?”안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지금도 대표님과 사모님의 관계는 여전히 어색하고 아무런 진전도 없었다.‘그렇다면 이 기회에 직접 나서서 도와주고, 사모님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게 낫지 않을까?’진혁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럴 일은 없을 거야.”‘고지훈에게 기회가 없다는 뜻일까? 아니면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뜻일까?’안나는 결국 그 말의 의미를 알아차리지 못했다....여정아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소식을 전해 들었다.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조희하고 양 기사가 정말 미친 거야?”곁을 지키고 있던 집사가 차를 따라주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양 기사님도 정말 어리석습니다. 평소 뒤로 돈을 챙기던 걸 사모님이 모를 거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사모님께서 진작 내보내려고 하셨지만 마땅한 구실이 없어서, 그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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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화

“좋아. 형수님이 그렇게까지 말해주시니 마음이 놓이네.”남자는 양세혁을 짓밟고 있던 발을 치웠다.“하지만 오늘은 반드시 돈을 받아야 해. 그러지 않으면 나도 더는 봐주지 않을 거야.”“물론이죠. 꼭 드릴게요.”여자는 엉망이 된 남편을 부축해서 일으키며 연신 허리를 굽신거렸다.“오늘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돈을 마련할게요!”남편의 핸드폰을 집어 든 여자는 떨리는 손으로 조희에게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조희가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에요?]“지금 6천만 원이 필요해요.”[아주머니, 우리 이미 금액을 정한 거 아니었어요? 지금 너무 무리한 요구라는 거 모르세요?]여자는 이를 악물었다.“당신이 시키는 대로 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됐어요? 사모님이 이미 다 알아버렸어요. 당신 이름까지 말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인 줄 알아요!”“난 모르겠어요. 지금 당장 6천만 원 내놔요. 안 그러면 우리만 죽는 게 아니에요. 당신도 무사하지 못할 거예요!”조희가 뭐라고 더 말하려고 했지만, 상대는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협박을 당했다는 사실보다 조희가 더 신경 쓰이는 건 여정아가 자신까지 찾아내는지 여부였다.여정아는 이미 양세혁 부부까지 찾아낸 상태였다.지금은 두 사람이 자신을 팔아넘기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었다.‘아예 조용히 처리할 수만 있다면...’조희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곧 서랍을 열고 약병 하나를 꺼냈다.양세혁 부부가 약속한 대로 돈을 받고 서로 모른 척하고 끝냈다면, 애초에 이런 짓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하지만 이쯤 되자, 욕심을 부린 그들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조희는 양세혁의 아내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집을 나섰다.양세혁의 집에 도착한 조희는 문을 두드렸다.잠시 후 여자가 천천히 문을 열었다.조희가 막 입을 열려던 순간, 문틈 너머로 낯선 남자의 구두가 보였다.조희는 뭔가 잘못됐다는 걸 직감했다. 하지만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아주머니,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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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수간호사의 말에 간호사들은 바로 입을 다물고 하나둘 흩어져서 각자 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여정아는 지훈의 사무실로 들어섰다.마침 안에 있던 정우도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했다.“어머님.”여정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지훈이랑 둘이 할 이야기가 있어서 그러는데, 잠깐 자리 좀 비켜주겠니?”“네.”정우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지훈을 한 번 바라본 뒤 사무실을 나섰다.그리고 문을 닫아주었다.지훈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았다.“무슨 일로 오셨어요?”“양세혁 부부 일은 이미 알아봤어. 설마 그 일에 조희까지 얽혀 있을 줄은 몰랐구나.”여정아는 시선을 내리깔았다.목소리에는 어딘가 난처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아들이 혹시 자신이 이 일에 개입했다고 오해할까 봐 진심으로 걱정하는 눈치였다.잠시 후 여정아가 고개를 들었다.그리고 다시 지훈의 얼굴을 바라봤다.혹시라도 표정에서 무언가 달라진 점이 보이지 않을까 살폈다.하지만 지훈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손가락으로 책상을 가볍게 두드렸다.뭔가 곰곰이 생각하는 듯했다.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그래서 오늘은 그 얘기를 하려고 오신 거예요?”“엄마는 걱정이 돼서 그런 거야...”“알아요. 어머니랑 상관없는 일인 거 알아요. 굳이 설명 안 하셔도 돼요.”그 말을 듣자 여정아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기뻐해야 할지, 서운하게 여겨야 할지 몰랐다.아들이 적어도 이 일을 자신이 꾸민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건 다행이었다.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도 아니었다.여정아는 돌아서서 방에서 나가려고 했다.그런데 문 앞에 이르러서 문득 걸음을 멈췄다.그리고 뒤돌아 물었다.“정말 심이담 아니면 안 되겠니?”지훈은 잠시 침묵했다.“아마 그럴 겁니다.”여정아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 진지하게 말했다.“그냥 이것만은 말해주고 싶구나. 심이담은 하진혁에게 마음이 있었잖아. 여자는 처음 가졌던 마음을 쉽게 잊지 못해.”지훈은 담담하게 되물었다.“어머니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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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이틀 뒤.방씨 집안과 소씨 집안의 결혼식이 항구에 정박한 호화 유람선에서 열렸다.두 집안이 초대한 하객은 많지 않았지만, 강성시에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재력가들이 대부분이었다.주차장에는 고급 승용차 수십 대가 줄지어 서 있었고, 배에 오르는 사람들도 하나같이 화려하게 차려입고 있었다.마치 성대한 잔치에 참석하러 온 듯한 모습이었다.소준우 부부와 신랑 신부는 배 앞에 서서 하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두 사람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축하 인사를 건네는 하객들에게도 친절하게 화답했다.“배에 타실 때 발 밑 조심하세요. 넘어지시면 안 돼요.”“사모님, 이쪽이 사위분인 거죠?”신유리와 몇 년째 알고 지낸 재력가 사모님이 봉투를 건넨 뒤 준영을 훑어봤다.“사위분이 정말 잘생겼네요. 따님이 복도 많은 모양이에요.”신유리는 잠시 표정이 굳어졌다가 곧바로 미소를 지었다.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준영이 예의 바르게 웃었다.“과찬이십니다.”“뭘요, 뭘. 그런데...”재력가 사모님은 문득 지원의 굳은 얼굴을 발견하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어... 이게...”그녀가 무슨 말을 더 하려는 순간, 옆에 있던 중년 남자가 얼른 그녀를 끌어당겼다.“됐어, 됐어. 인사는 나중에 하고 일단 배부터 타자. 여기서 사람들 막고 있으면 안 되지.”“아니, 그래도... 이렇게 좋은 날인데 신부가 좀 웃어야 하는 거 아니야?”“남의 일에 신경 쓰지 마.”지원은 손에 든 부케를 꽉 쥔 채, 입술을 꽉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준영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두 사람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웃는 법을 잊었어? 이게 당신이 말한 협조야?”그 순간 지원은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울상보다 더 어색한 웃음이었다.그래도 웃지 않는 것보다는 나았다.신유리는 몰래 딸을 바라봤다.마침 준영이 굳은 표정으로 지원을 위협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하지만 그 표정은 순식간에 사라졌다.신유리의 미소도 곧바로 굳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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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이담은 팔꿈치로 진혁의 허리를 쿡 찌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설마 스킨십이라도 하려는 거야?”진혁은 아주 자연스럽게 이담의 허리를 감싸 안은 채 사람들 사이를 지나갔다.“내 아내를 내가 안아주는 게 뭐 어때서?”사람들 눈에 두 사람은 누구보다 다정해 보였다.남자의 눈에는 아내를 향한 애정이 가득했고, 여자는 수줍은 듯하면서도 얌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마치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 같았다.그 모습이 공교롭게도 지훈의 눈에 그대로 들어왔다.이담은 지훈과 눈길이 마주치자 순간 멈칫했다.곧바로 시선을 피했지만, 진혁은 지훈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오히려 이담을 당당하게 끌어안은 채 지훈에게 다가갔다.“고지훈 씨도 남의 결혼식에 관심이 있나 봐요?”지훈은 담담하게 대답했다.“하 대표님도 관심이 있으신데 저라고 관심을 가지면 안 됩니까?”“마음대로 하시죠.”진혁은 잠시 말을 멈추고 지훈을 바라봤다.“어쩌면 오늘 여기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겠네요.”지훈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때 무대 위에서 방민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런데 이상하게도 방민호의 모습은 현장에 없었다.대신 대형 스크린에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방민호는 영상을 통해 하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처음부터 신랑 신부를 축복하는 말들이 이어졌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결혼을 축하하는 분위기에 흠뻑 젖어 있었다.그때 한 남자가 술잔을 들고 이담에게 다가왔다. 남자는 술잔을 건네면서 이담의 손에 종이쪽지 하나를 몰래 쥐여줬다.이담은 말없이 쪽지를 움켜쥐었다.곧바로 술잔을 옆에 내려놓은 뒤 조용히 사람들 사이에서 빠져나왔다.진혁과 지훈도 동시에 이담의 이상한 행동을 눈치챘다.홀 밖으로 나온 이담은 직원과 경호원의 시선을 피해서 CCTV 사각지대에 있는 한적한 곳으로 향했다.그곳에서 종이쪽지를 펼쳤다.적혀 있는 건 몇 개의 이름뿐이었다.아마 지원이 적어준 명단인 듯했다.그중에는 자신의 스승인 고승범과 강민준의 이름도 있었다.고승범은 오늘 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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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유람선은 넓게 탁 트인 수역을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었다.그런데 갑자기 닻이 물속으로 내려갔다.빠르게 움직이던 배가 갑자기 멈춰 서자 선내가 크게 흔들렸다. 홀에 있던 하객들 사이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술잔들이 일제히 바닥으로 떨어졌다.천장에 매달린 크리스털 샹들리에도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하마터면 중심을 잃을 뻔했던 이담은 급히 흔들리는 테이블을 붙잡았다.주변에서는 직원들과 경호원들이 어떻게든 현장을 진정시키려고 애쓰고 있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떠들썩하고 즐거웠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었다.사람들의 얼굴에는 불안과 의문이 가득했다.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지원과 준영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그 순간 누군가 이담의 손목을 잡고 기둥 뒤로 끌어당겼다.정신을 차린 이담이 고개를 들자, 다급함이 가득한 진혁의 눈과 마주쳤다.“내 곁에서 떨어지지 말라고 했잖아!”이담이 입술을 달싹거렸다.“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거야?”“그러니까 오지 말라고 했잖아.”“그럼 당신은?”이담이 되물었다.진혁이 갑자기 이담을 똑바로 바라봤다.“내가 죽든 말든 신경 쓰지 않을 거잖아.”이담은 말문이 막혔다.그때 유람선이 다시 크게 흔들렸다.물속으로 떨어진 거대한 닻이 강바닥의 돌을 긁으며 거친 소리를 냈다.조금만 잘못되면, 배가 옆으로 기울면서 그대로 뒤집혀 침몰할 것만 같았다.이담은 발밑이 휘청거리며 그대로 진혁의 품으로 쓰러졌다.진혁은 재빨리 기둥을 붙잡고 한쪽 팔로 이담을 단단히 감싸 안았다.주변에서는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고, 어른들도 겁에 질려 소리를 지르거나 서로를 탓하고 있었다.한참 뒤에야 배가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창밖을 바라봤지만, 사방 어디에도 육지는 보이지 않았다.유람선은 강 한가운데 멈춘 채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무슨 일이야? 배가 왜 안 움직여?”“배에 문제가 생긴 거 아니야? 빨리 구조 요청해!”“내 핸드폰 신호가 안 잡혀!”“나도 안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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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강민준은 갑자기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바라봤다.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출구로 몰려가면서 소리를 질렀다.“다들 진정하세요! 제발 질서를 좀 지키세요!”하지만 누구도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스크린에 시한폭탄의 카운트다운이 뜬 걸 확인한 순간, 죽음의 위협 앞에서 인간의 이성은 너무나 쉽게 무너졌다.하지만 홀의 문은 이미 안쪽에서 잠겨 있었다.사람들은 이곳에 갇힌 채 빠져나갈 방법이 없었다.게다가 문밖에 있던 경호원들도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그때 지훈이 몇 명의 선원들과 함께 아래층에서 올라왔다.하지만 현장은 이미 엉망진창이었다.지훈은 곧장 이담과 진혁에게 다가왔다.“배 안에는 구명요트가 한 척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나머지 구명요트는 전부 가져간 것 같아요.” “아마 우리가 모두 홀에 모여 있는 사이, 저쪽 사람들이 몰래 빠져나간 모양입니다.”강민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구명요트 한 척이면 대략 몇 명이나 탈 수 있습니까?”“열 명 남짓입니다.”지훈은 스크린에 표시된 카운트다운을 바라봤다.“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그렇겠죠. 설령 헤엄쳐 간다고 해도 이 거리로는 강 건너편까지 갈 수 없을 거예요.”“게다가 여기에는 노약자들도 있고... 그때 일은 당신이...”강민준이 남자에게 말을 꺼내려고 고개를 돌렸다.그런데 방금까지 자리에 있던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어디 갔지?”진혁이 아직 열려 있는 문을 바라봤다.“구명요트.”이담도 무언가를 알아차렸다.“혼자 빠져나가려는 건가요?”“저 인간이 미친 거야!”분노를 참지 못한 강민준이 남자를 막으라고 소리치려고 했다.하지만 이미 늦었다.창문을 깨고 있던 사람이 다급하게 외쳤다.“요트가 있어요! 누가 요트를 타고 나갔어요!”“우리를 버리고 갔어!”그 말이 끝나자마자.쾅!거대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폭발의 충격에 창문까지 덜덜 떨렸다.분노로 들끓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입을 다물었다.눈앞에서 요트에 타고 있던 세 사람이 불길에 휩싸였다.강 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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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맞아요, 맞아! 분명 이 배에 전파 방해 장치가 있는 거예요. 빨리 찾아요!”사람들은 이담의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눈앞에 한 줄기 희망이라도 남아 있다면,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진혁이 이담을 바라보며 말했다.“머리가 제법 잘 돌아가네.”이담은 그를 흘겨봤다.‘이런 상황에서도 농담이 나오나?’이담은 더는 상대하지 않고 사람들과 함께 전파 방해 장치를 찾기 시작했다.지훈은 몸을 돌리려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진혁을 바라봤다.“하 대표님은 별로 걱정이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고지훈 씨도 꽤 침착해 보이는데요?”지훈은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15분 뒤.직원들이 찾아낸 건 구명조끼 열 벌과 튜브 여섯 개뿐이었다.하지만 턱없이 부족했다.다행히 사람들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마침내 배 안에 숨겨져 있던 전파 방해 장치를 찾아냈다.그런데 누군가 장치를 부숴버리려는 순간, 진혁이 다급하게 외쳤다.“잠깐!”하지만 한발 늦었다.전파 방해 장치를 바닥에 내리치는 순간 주변이 순간 조용해졌다.그리고 스크린에 표시된 카운트다운이 갑자기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삐삐삐!날카로운 경고음이 홀 안을 뒤흔들었다.사람들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이제는 누구도 남을 배려할 여유가 없었다.사람들은 저마다 눈앞의 마지막 희망을 붙잡으려고 달려들었다.아이들의 울음소리.어른들의 고함소리.그리고 쉴 새 없이 울려대는 카운트다운 소리.세 가지 소리가 뒤엉키며 홀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그 순간 인간의 이기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이담은 그 자리에 그저 멍하니 서 있었다.전파 방해 장치만 없애면 어떻게든 살길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결국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내가 모두를 죽이게 만든 건가?’이담의 귀에서는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그때 누군가 이담의 손을 잡아끌며 밖으로 달렸다.이담은 미처 반응할 틈도 없었다.누가 자신을 끌고 가는지도 몰랐다.그저 누군가가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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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화

다시 눈을 떴을 때, 이담은 어느새 병실에 누워 있었다.곁을 지키고 있던 사람은 은호였다.“이담아, 깼어?”은호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이담을 바라봤다.“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오빠...”이담의 목은 바짝 말라 있었다.“여기가 어디예요?”“병원이야.”은호는 이담의 손을 꼭 잡았다.“의식을 잃었는데, 다행히 구조대가 제때 도착했어.”그 순간 이담의 머릿속에 한 가지가 번뜩 떠올랐다.이담은 갑자기 몸을 일으켰다.“하진혁은요?”은호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이담의 시선을 피했다.짧은 침묵만으로도 이담은 뭔가 잘못됐다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가슴이 꽉 조여들었다.“그 사람... 정말 죽은 거예요?”“그런 폭발에서 살아남기는 어려웠어.”이담은 가슴을 움켜쥔 채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오빠, 제가 잘못한 거예요? 제가 전파 방해 장치를 찾자고 하지 않았으면 우리에게 도망칠 시간이 충분했을 텐데...”“하진혁이 저를 밀어내지만 않았어도 살아서 빠져나올 수 있었을 거예요. 전 그 사람이 죽기를 바란 적이 없어요. 정말 그런 뜻은 아니었는데...”은호는 무너져 내리는 이담을 보자 곧바로 품에 안고 위로했다.“이담아, 네 잘못이 아니야.”이담은 은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소리 내어 울었다.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진혁이 이렇게 사라졌다는 사실은 더더욱 받아들일 수 없었다. 자신의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린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한편 지훈은 병실 밖에 서 있었다.안에서 들려오는 말을 듣자, 문을 열려던 손을 천천히 거뒀다.그리고 그대로 돌아섰다....사건 발생 사흘 뒤.이번 유람선 폭발 사건은 곧바로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는 사건이 됐다.유람선에 타고 있던 수백 명의 승객 가운데 6명이 목숨을 잃었고, 25명이 다쳤다.나머지 승객들은 모두 구조됐다.그리고 사망자 명단에는 진혁의 이름도 올라 있었다.진혁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큰 파장이 일었다.경성시 전체가 뒤숭숭해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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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0화

“나머지 권씨 집안 사람들은 제가 상대할게요.”은호가 서두르지 않고 입을 열었다.“아버지는 외가쪽만 신경 쓰시면 돼요. 그리고 이담은...”은호가 다정한 눈빛으로 이담을 바라봤다.“하고 싶은 거 하게 두세요.”이담은 순간 멍해졌다.가라앉아 있던 마음에도 조금씩 파문이 일었다.“은호 말이 맞아요. 저희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아버님은 걱정하지 마세요.”권은석이 김효섭을 안심시켰다.그 말을 듣고서야 김효섭도 한시름 놓은 듯했다.식사를 마친 뒤 은호는 이담을 서원 오피스텔로 데려다줬다.이담이 차에서 내리려는데, 은호가 문득 입을 열었다.“이담아, 계속 강성시에 있을 생각이야?”이담은 몇 초 동안 말이 없었다.“강성시에 있는 게 편해요. 그리고 선생님께 프로젝트를 끝까지 맡겠다고 약속했으니 중간에 그만둘 수는 없어요.”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은호를 바라봤다.“권씨 집안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예요?”“아무 일도 없어.”은호가 이담의 머리에 손을 얹고 쓰다듬었다.“그냥 물어본 거야. 넌 네 일이나 신경 써.”그러다 문득 생각난 듯 말을 이었다.“그리고 서원 오피스텔에서 지내지 마. 강변 쪽에 네가 살 집을 하나 마련해 뒀어. 여기보다 보안도 잘돼 있고 더 안전해. 병원에서도 멀지 않으니까 그쪽으로 옮겨.”“또 돈을 쓰신 거예요?”“그게 뭐 어때서. 넌 내 동생이잖아. 내 건 다 네 거야.”이담은 그의 말에 피식 웃었다.은호가 그런 이담을 바라봤다.“이제야 웃네.”이담은 순간 멈칫하며 표정이 굳어졌다.그리고 시선을 내리깔았다.마음 한구석이 다시 우울해졌다.은호는 이담이 진혁의 일로 오랫동안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아팠다.이담은 오피스텔로 돌아왔다.열쇠를 꺼내려는데 마침 밖에서 돌아온 지훈과 마주쳤다.그날 물속에서 이담을 감싸다 지훈도 많이 다쳤다.병원으로 옮겨진 뒤 팔을 몇 바늘이나 꿰매야 했다.“고 선생님, 다친 데는 괜찮으세요?”“별일 아니에요.”이담을 지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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