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놓자, 비로소 내가 사랑을 알았다: Chapter 441 - Chapter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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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화

“우리가 알고 지낸 세월이 몇 년인데, 내가 당신 속을 모를 것 같아?”방민호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송지현에게 다가갔다.“당신이 원하는 건 준영의 아이를 이용해서 나를 잡아두는 거잖아.”“준영이는 그 아이한테 관심도 없지만, 난 달라.”“어쨌든 방씨 집안의 유일한 혈육이고 내 친손자니까. 앞으로 또 이런 아이가 생긴다는 보장도 없고.”송지현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옆으로 가서 앉았다.“소지원도 아이를 못 낳는 건 아니잖아.”“내가 그 아이를 이용해서 당신을 붙잡다니, 말이 돼?”“그 여자가 언제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지.”방민호는 그녀 앞에 멈춰 섰다. 그러다 갑자기 몸을 숙이더니, 가까이 다가가며 비웃었다.“아니면 당신 나이에 나한테 아들 하나 더 낳아주는 것도 나쁘지 않고.”“미쳤어?”송지현이 버럭 소리쳤다. 그녀는 아이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를 견디기 힘들었다.그때 죽은 아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방민호는 느긋하게 몸을 일으켰다.그리고 송지현을 등진 채 통유리창 앞에 멈춰 섰다.“내 아들 결혼식에 당신이 그토록 잊지 못하고 사랑했던 권은석도 초대했어.”송지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 사람을 왜 초대했어?”“왜? 아직도 그 사람이 신경 쓰여?”송지현은 대답하지 않았다.방민호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으면서 코웃음을 쳤다.“그 사람만 초대한 게 아니야.”“고씨 집안하고 하씨 집안도. 강성시에서 이름 좀 날린 사람들은 거의 다 올 거야.”“그날이면 내가 그동안 당했던 억울함과 고통이 무엇이었는지, 그 사람들도 똑똑히 알게 되겠지.”송지현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일은 권은석과 아무 상관도 없어!”“상관이 없기는 왜 없어?”방민호가 고개를 돌려 송지현을 바라봤다.“내 여자가 그동안 그 남자를 잊지 못했는데, 내가 가만히 놔둘 것 같아? 죽여버려야지!”송지현은 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고개를 돌렸다.“방민호, 우리 사이는 이미 끝났어. 난 당신 여자가 아니야.”“끝나긴 뭘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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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준영은 잠시 말을 멈췄다. 그러더니 갑자기 한 손으로 지원의 턱을 움켜쥐었다.“사실 나는 평생 여자한테 어떻게 잘해줘야 하는지 모르고 살았거든요.”“결혼식에서는 당신들 뜻대로 해줄게요. 그러니까 핸드폰 주세요!”지원은 애써 눈물을 머금었다.눈가가 눈물로 흐릿하게 젖어 있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았다.준영은 말없이 지원을 바라봤다.지원은 절세미인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그동안 그가 만났던 여자들에 비하면 외모는 조금 평범한 편이었다.그렇다고 못생긴 것도 아니었다. 보면 볼수록 괜찮은 얼굴이었다.무엇보다도 지원에게는 그동안 준영이 만나왔던 여자들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장난기와 영리함이 있었다.적어도 비위를 맞추려고 애쓰지도 않았고, 거짓된 감정을 꾸며내지도 않았다.그런 지원을 보면서 준영은 처음으로 엉뚱한 생각을 했다.만약 마음을 다잡고 지원과 정말 부부로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우스워서 준영은 곧 정신을 차렸다.준영은 지원의 턱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누구한테 무슨 메시지를 보냈든 상관없어요.”“결혼식 날까지 부모님이 무사하길 바란다면 얌전히 신부 노릇이나 해요.”준영은 그대로 침실을 빠져나갔다.지원은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설마 이렇게 쉽게 물러날 줄은 몰랐기에....오후가 되자 이담은 다시 지원의 집을 찾았다.이번에는 마침 신유리가 집에 있었다.고용인은 이담을 알아봤다.“아, 그때 그분이네요?”신유리는 인기척을 듣고 계단을 따라 내려왔다.“손님이 왔어요?”고용인은 이담에게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한 뒤 신유리에게 다가가서 뭔가를 말했다.잠시 후 신유리가 모습을 드러냈다.문밖에 서 있는 이담을 본 그녀는 잠시 멈칫했다.그러다 뭔가 떠올랐는지 놀란 얼굴로 말했다.“심이담 씨죠? 어서 들어오세요.”이담을 알아본 신유리가 서둘러 고용인에게 차를 내오라고 했다.이담은 신유리와 함께 거실로 들어갔다.이담을 반갑게 맞은 신유리는 고용인에게 간식까지 준비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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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신유리가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이렇게 마주치다니, 하 대표님도 오셨네요.”그러고는 이담을 바라봤다.“설마 하 대표님이랑 같이 오신 건 아니죠?”이담은 시선을 피하면서 어색하게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우연히 마주친 거예요.”“사모님도 와 있었군요. 잘됐네요. 오늘은 하 대표님도 사모님도 우리 집에서 식사하고 가세요. 집에 이렇게 사람이 모인 것도 정말 오랜만이네요!”소준우가 신유리에게 말했다.신유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주방에 저녁 준비하라고 할게요.”진혁은 소준우를 따라 자리에 앉았다.하필이면 이담의 맞은편이었다.이담은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놓인 찻잔을 들어 형식적으로 한 모금 마셨다.“사모님이 저희 딸과 꽤 가까우시다고 들었습니다. 오늘도 딸아이 때문에 찾아오신 겁니까?”소준우가 문득 이담을 바라봤다.이담은 동작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였다.“집에 있는 줄 알고 찾아왔어요.”“아쉽게도 지금은 없네요. 그래도 다음 주 결혼식에는 하 대표님과 함께 참석하시면 되겠군요.”이담은 입술을 살짝 올리면서 웃었다.그러고는 저도 모르게 시선을 내렸다.소준우는 방씨 집안과의 혼사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소씨 집안이 방씨 집안의 혼사에 다른 목적이 있다는 걸 의심하게 만들 수 있을까?진혁이 생각에 잠긴 이담을 힐끗 바라봤다.그러고는 아무렇지 않게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입을 열었다.“방민호 씨가 야심이 크고 처세에도 능하다는 소문이 있더군요.”“소 대표님께서는 외동딸을 시집보내는 일인데, 방씨 집안을 정말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십니까?”소준우는 순간 멈칫했다.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저도 그 사람과 자주 만나는 사이는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저희 회사 사정은 하 대표님도 잘 아시잖습니까.”“그 사람이 NL그룹 지분 10퍼센트를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설마 우리 소씨 집안의 재산까지 탐내겠습니까?”NL그룹 지분 10퍼센트라면 핵심 주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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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이담은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시선이 진혁에게 향했다.진혁은 여전히 태연한 얼굴이었다.무슨 생각을 하는지 좀처럼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이담이 입을 열려던 순간, 바깥 복도를 지나던 신유리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안쪽을 들여다봤다.“하 대표님, 사모님, 두 분이 여기서 뭐 하세요?”이담이 대답하기도 전에 진혁이 태연하게 받아넘겼다.“제 아내가 화장실에 너무 오래 있어서요. 혹시 길을 잃은 건 아닌가 걱정돼서 찾으러 왔습니다.”그 말에 신유리가 웃음을 터뜨렸다.“하 대표님도 참 농담을 잘하시네요. 저희 집이 그렇게 클 리가 없잖아요. 그래도 밖에 나와서까지 사모님을 챙기는 걸 보니 두 분 사이가 참 좋은가 봐요.”진혁이 고개를 돌려 이담을 바라봤다. 눈빛에는 은근한 다정함이 묻어 있었다.“네. 아주 좋습니다.”이담이 진혁을 흘겨봤다. 그리고 신유리에게 다가가며 말했다.“죄송해요. 괜히 신경 쓰시게 했네요.”“아니에요. 부부라면 원래 그렇게 사이좋게 지내는 거죠. 게다가 두 분은 아직 젊으시잖아요.”이담은 어색하게 웃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신유리를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저녁 식사 준비가 끝났다.이담과 진혁은 소준우 부부와 함께 식탁에 앉았다.소준우가 고용인에게 자신이 아껴두었던 술을 가져오라고 했다.이담이 잠시 멈칫하더니 진혁을 힐끗 바라봤다.“몸 상태도 안 좋은데 술 한잔 마시고 쓰러지는 거 아니야?”진혁도 이담을 바라보고 있었다.소준우는 그 말을 듣자 순간 멈칫하더니, 뭔가 떠올랐는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아, 하 대표님이 지금 몸이 안 좋다는 걸 깜빡했네요. 사모님이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그럼 술은 됐습니다. 차라도 한잔하시죠.”진혁이 입술을 살짝 다물었다가 담담하게 말했다.“괜찮습니다. 소 대표님과 가볍게 한잔하는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소준우는 혹시라도 진혁을 제대로 대접하지 못할까 걱정하고 있었다.그런데 진혁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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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이담은 진혁의 뜨거운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됐고, 이거 놔.”진혁은 웃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았다.그러고는 이담을 놓아주고 아무렇지도 않게 옷매무새를 정리했다.“지원 씨 일은 이제 신경 쓰지 마.”“내 친구야!”“이 결혼을 바꿀 능력조차 없는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하려고?”진혁이 이담을 바라봤다.“설마 결혼식도 시작하기 전에 둘이 도망치게 할 생각이야?”이담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결혼식이 예정대로 치러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방씨 집안에서도 지원 씨를 건드리지 않을 거야.”진혁이 피식 웃었다.“그런데 지금 소씨 집안에서 혼사를 깨겠다고 나서면 오히려 지원 씨가 위험해질 수 있어. 너도 걱정하고 있었으니까 아무 말도 안 한 거잖아. 그렇지?”이담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진혁은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그뿐만 아니라 이담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짚어냈다.하지만 이담의 마음 한구석은 괜히 분했다.이담은 몸을 돌렸다.“나 갈게.”진혁은 그 자리에 서서 멀어지는 이담의 뒷모습을 바라봤다.마치 아무런 미련도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다음 날.이담은 교도소에 있는 초연을 찾아갔다.초연이 이담 앞에서 이렇게 초라한 모습을 보인 건 처음이었다.선고를 받은 뒤로 초연은 날카로움도 오만함도 모두 잃어버린 듯했다.앙상하게 마른 얼굴에는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교도관이 수화기를 받으라고 손짓하자 그제야 초연이 반응했다.초연이 무거운 손으로 수화기를 귀에 가져다 댔다.그리고 창 너머에 앉아 있는 이담을 무표정하게 바라봤다.“비웃고 싶으면 비웃어. 어차피 네가 이겼으니까.”“정말 나한테 진 거라고 생각해?”초연은 대답하지 않았다.이담이 계속 말했다.“넌 결국 네 허영심 때문에 모든 걸 잃은 거야. 그때 하진혁이랑 제대로 만났다면 어쩌면 내가 끼어들 일도 없었을 거야.”“네가 뭘 알아?”초연이 비웃듯 말했다. 목소리는 거칠게 쉬어 있었다.“난 부모도 없이 자랐어.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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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초연은 무의식적으로 손에 힘을 꽉 줬다. 순식간에 표정이 차갑게 굳어졌다.“무슨 헛소리야?”“겉으로는 믿지 않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이미 눈치챘잖아.”이담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초연을 바라봤다.“사실 네 손목에 있는 붉은 점을 보지 않았다면 나도 몰랐을 거야.”“헛소리 그만해! 그런 말 하나도 안 믿어!”초연의 감정이 순식간에 폭발했다.“설령 그 사람들이 내 친부모라고 해도 뭐가 달라져! 나를 낳기만 했지, 나를 키워주기라도 했어?” “난 그 사람들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어. 죽었다고 해도 기억하지도 않을 거야!”초연 자신은 버림받은 사람이었다.그런데 자신을 버린 부모와 동생을 왜 인정해야 하는가?정작 자신을 버린 사람들에게 왜 죄책감을 느껴야 한단 말인가?이담이 손목시계를 확인했다.면회 시간이 이제 1분밖에 남지 않았다.“네가 버림받은 건 어머니 때문이 아니야.”“너희 할머니한테 끌려가서 팔린 거야. 어머니가 나를 입양한 것도 버림받은 너를 대신하고 싶었기 때문이야.”“그런데도 어머니는 네 손목에 있는 그 점을 기억하고 있었어. 결국 자기 친딸의 손에 죽고 말았지만.”초연의 몸이 그대로 굳었다.순간, 이윤정이 추락했던 날이 떠올랐다.그때 이윤정의 손을 붙잡았을 때, 자신을 바라보던 그 눈빛.이상하게도 그 눈에는 더 이상 원망이 남아 있지 않았다.당시에는 이윤정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관심조차 없었다.그런데 이제야 그때 이윤정의 입 모양이 무슨 말을 하고 있었는지 알 것 같았다.이담은 초연이 반응할 틈도 주지 않았다.수화기를 내려놓고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돌아섰다.초연은 다시 여자 경찰에게 이끌려 어두컴컴한 복도로 돌아갔다.천창으로 스며든 한 줄기 햇빛이 바닥을 비추고 있었다.하지만 초연이 머물 곳은 어둠뿐이었다.평생 자신을 키운 양아버지를 구렁텅이를 기어 다니는 더러운 벌레처럼 여기며 멸시했었다.그런데 결국 자신도 그 벌레가 되어버렸다....이담이 교도소를 나서자마자 핸드폰으로 메시지 한 통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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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이담의 등골이 서늘해지면서 손바닥에서는 식은땀이 배어 나왔다.‘혹시 나를 알아본 건가?’지원도 이담의 이상한 기색을 눈치챈 듯 얼른 말을 끊었다.“저 그냥 동료랑 커피 한잔 마신 거예요. 조금 있다가 들어갈게요!”방민호는 시선을 거두었다.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준영이랑 잘 지내기만 하면 다 잘 풀릴 거다. 나도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갈 테니 너희끼리 이야기 나눠라.”“조심해서 들어가세요.”지원이 고개를 끄덕였다.방민호는 이담을 힐끗 바라본 뒤 뭔가 생각하는 듯 2층으로 올라갔다.이담은 꽉 쥐었던 손에 천천히 힘을 풀었다.방민호가 자신을 알아봤는지는 알 수 없었다.하지만 어린 시절의 기억이 남긴 공포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뼛속 깊이 새겨진 것처럼 여전히 그녀를 짓눌렀다.“아까 왜 그랬어요? 방민호 씨를 많이 무서워하는 것 같은데요?”지원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이담은 정신을 차리고 바짝 마른 입술을 살짝 적셨다.“확실히 좀 무서운 사람이긴 하네요.”“저 인간이 좀 음침하긴 하죠. 진짜 무서워요.”지원도 공감하듯 입꼬리를 살짝 당겼다.“저도 그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그러다 뭔가 생각난 듯 지원이 2층을 바라봤다.“그런데 저 사람이 2층에 올라갔다는 건 분명 누군가 만나러 간 거겠죠? 십중팔구 여자일 거예요!”“그걸 어떻게 알아요?”지원은 목소리를 낮췄다.“제가 그날 그 사람한테 붙잡힌 것도 여자랑 이야기하는 걸 봤기 때문이에요. 둘이 아무래도 평범한 사이가 아닌 것 같더라고요.”“게다가 방민호 씨는 진작 이혼했다던데요. 지금까지 재혼하지 않았다고 여자가 없는 건 아니잖아요.”이담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리고 2층을 올려다봤다.‘그 여자가 송지현일까?’그날 법원에서 있었던 일 이후, 뒤에서 모든 일을 꾸민 사람은 정작 제대로 된 처벌도 받지 않았다.반면 다미와 증거 조작을 도운 사람들은 모두 징계를 받고 자리에서 쫓겨났다.‘방민호가 뒤를 봐준 건가?’이담은 문득 그냥 넘겨서는 안 될 일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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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이담이 망설이며 대답하지 못하자 효령은 더는 캐묻지 않았다.“억지로 결정하려고 하지 마세요.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선택하면 돼요.”이담은 시선을 내리며 살짝 웃었다. 그리고 사적인 감정 이야기는 더 묻지 않고 다른 화제로 말을 돌렸다.효령은 돌아가기 전에 이담의 연락처를 받아갔다.이담이 사무실로 돌아오자, 정우가 기다렸다는 듯 효령과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계속 캐물었다.그 모습을 보니 이담도 괜히 궁금해졌다.“효령 씨가 저랑 무슨 얘기를 했는지 그렇게 궁금해요?”정우가 팔짱을 꼈다.“효령 누나가 뭐라고 하던가요?”이담은 일부러 생각하는 척했다.“별 얘기를 다 하던데요. 그러니까...”“그러니까 뭐요?”“최 선생님 작은어머니가 될 뻔했다는 얘기까지 하던데요.”이담이 웃으며 정우를 바라봤다.정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무슨 작은어머니예요. 우리 작은아버지 전 여자친구만 해도 강성시에서 경성시까지 줄을 세울 정도예요.” “효령 누나가 진짜 우리 작은아버지를 사랑했다는 것도 전 못 믿겠고요.”이담은 놀란 얼굴로 물었다.“설마 효령 씨를 짝사랑하는 거예요?”“저...”정우가 잠시 말을 멈췄다.그러더니 이담을 바라보며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제가 효령 누나를 좋아하는 건 보이면서, 지훈이가 심 선생님을 좋아하는 건 안 보여요?”이담은 웃음을 거뒀다.그리고 품에 들고 있던 서류를 정우에게 안겨줬다.“전 적어도 자기 분수는 알아요. 이거나 갖다 주세요.”“이제 사람까지 부려먹어요? 심 선생님...”“안 갖다 주면 효령 씨한테 정우 씨가 근무 시간에 접수처 간호사한테 작업 걸었다고 말할 거예요.”정우는 눈을 크게 뜨면서 화가 나서 펄쩍 뛰었다.“심 선생님이 이런 사람인 줄은 몰랐네요. 정말 교활하고 약았어요!”이담이 환하게 웃었다.“칭찬으로 들을게요.”정우는 서류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지훈이 외래 진료를 마치고 돌아오자, 정우는 곧장 찾아가 이담에게 당한 일을 일러바쳤다.지훈은 손에 들고 있던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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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조희는 핸드폰을 꽉 쥔 채 분한 마음을 삭이지 못했다.그러다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바로 여정아의 운전기사였다.예전에 초연이 지훈의 여자친구인 척하면서 여정아를 이용해 이담을 상대하려고 했을 때, 그 운전기사를 찾아준 것도 조희였다.그 일로 운전기사는 해고됐지만, 돈을 받은 뒤로는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그 돈도 이제 거의 다 썼겠지?’그 생각이 들자 조희의 눈빛에 자신감이 돌았다....다음 날.이담은 소연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그런데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계속 이쪽으로 향하는 게 느껴졌다.소연도 눈치를 챘는지 물었다.“사람들이 계속 우리를 보는 것 같은데요?”소연은 젓가락으로 밥을 뒤적이며 어깨를 으쓱했다.“그런 것 같네요. 일단 밥이나 먹어요.”“그 소문 진짜래? 심 선생님 결혼했다는 거?”마침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온 수군거림이 이담의 귀에 들어왔다.이담의 손이 멈췄다.더는 밥이 들어가지 않았다.“맞아. 결혼한 사람이 고 선생님이랑 붙어 다니면서 오해 살 만한 행동을 하던데. 남편은 알고 있나?”“누가 알아? 결혼한 사람이 바람을 피우는 게 더 자극적이긴 하지.”“당신들...”소연이 벌떡 일어나려고 했지만 이담이 손을 뻗어 그녀를 붙잡았다.소연은 하려던 말을 삼키고 간호사들을 노려봤다.그러고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아무것도 모르면서 입만 살아서는.”이담이 담담하게 말했다.“저 사람들한테 설명할 필요 없어요. 어차피.”잠시 말을 멈춘 이담이 피식 웃었다.“뒤에서 남 험담하는 데 무슨 머리까지 필요하겠어요.”소연이 결국 피식 웃었다.이담의 목소리가 크지는 않았지만, 그 말을 들은 간호사들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하지만 먼저 뒤에서 수군거린 건 자신들이었다.게다가 당사자에게까지 들켰으니 더는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이담과 소연이 각자 과로 돌아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병원 안에 갑자기 소란이 벌어졌다.한 여자가 이담을 지목하며 찾아온 것이었다.이담이 간호사 스테이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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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정우는 지훈을 바라봤다. 왠지 모르게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그래도 친구인데 위로는 해줘야 했다. 정우가 지훈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이거 참 난감하게 됐네. 심 선생님도 어쩔 수 없어서 그렇게 말한 거겠지?”그 말을 하지 않았으면 그나마 나았을지도 몰랐다.정우의 말이 끝나자, 지훈의 표정이 더욱 차갑게 굳어졌다.지훈은 사람들 사이로 걸어 들어갔다.“제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겁니까?”지훈의 목소리를 듣자, 이담은 순간 멈칫했지만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다.이번 일은 겉으로는 자신을 겨냥한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자신과 지훈의 관계에 관한 일이었다.자신이 아직 이혼하지 않은 건 사실이었다.하지만 지훈과도 아직 그 이상의 관계로 넘어간 적은 없었다.게다가 고승범은 자신의 선생님이었다.설령 서로 그런 마음이 있다고 해도 쉽게 넘을 수 있는 선이 아니었다.정우가 능청스럽게 웃으며 다가왔다.그러고는 바닥에 주저앉아 난리를 치고 있는 임산부를 바라봤다. 그러다 여자가 들고 있던 사진을 발견하자 잽싸게 낚아챘다.“어이쿠, 이거 심 선생님 사진 아니에요? 요즘 병원에 와서 난동 부리는 사람들은 의사 사진까지 들고 와서 돈을 뜯어내나요?”“뭐, 뭐라고요? 누가 돈을 뜯으러 왔다는 거예요!”여자가 화를 내며 벌떡 일어났다.“난 우리 남편 억울한 걸 따지러 온 거예요!” “당신네 병원 의사가 권력 있는 집안에 붙어서 결혼한 사람이 도련님한테 꼬리 치고 다니는 바람에 우리 남편이 쫓겨났다고요!”정우가 웃었다.“그런데 남편분이 쫓겨난 거랑 심 선생님이 고지훈한테 꼬리를 쳤다는 게 무슨 상관인데요?”여자는 말문이 막혔다. 그러더니 짜증스럽게 쏘아붙였다.“당신이 뭔데 남의 일에 끼어들어요? 계속 이러면 당신도 신고할 거예요!”“지훈아, 들었지? 나 신고한대.”정우가 지훈에게 다가가 말했다.“이거 고씨 집안이랑 심 선생님 명예까지 걸린 일이잖아.”‘고씨 집안?’여자는 그제야 뭔가 깨달은 듯 눈을 크게 떴다.지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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