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그 아이가 경찰에 신고했던 전화를 제가 받았거든요.”임용우의 말에 이담은 순간 멍해졌다.그제야 기억이 떠올랐다.인신매매범에게 끌려간 뒤 약을 사러 나왔다가 몰래 숨어서 경찰에 신고했던 아이.하지만 아이는 돌아온 뒤 인신매매범에게 심하게 맞아서 거의 죽기 직전까지 갔고, 결국 약을 먹어야 할 시간을 놓치면서 목숨을 잃었다.아이에게는 인신매매범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몰래 숨어서 신고하는 방법밖에 없었다.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편의점 주인이 전화를 끊으면서 아이의 위치가 드러나고 말았다.당시 임용우도 서른을 갓 넘긴 젊은 나이였다.아이의 말이 정확하지 않았던 탓에 중요한 정보를 놓쳤고, 그 전화가 납치 사건과 관련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하지만 사건의 전말이 세상에 드러난 뒤, 그 아이의 참혹한 모습을 직접 보게 됐다.그날의 일은 이후에도 임용우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악몽으로 남았다.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이담이 무슨 말이라도 건네려던 순간, 임용우의 핸드폰이 울렸다.상대방의 말을 들은 그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알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병실을 나서기 전에도 임용우는 잊지 않고 말했다.“이담 씨, 몸부터 잘 추스르세요. 친구 분은 소식이 있으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이담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가 나가는 모습을 지켜봤다....이틀 뒤, 이담은 퇴원했다.그리고 은호와 함께 송지현의 장례식에 참석했다.하지만 장례식장을 찾은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권은석과 은호, 그리고 송지현의 비서 외에는 김씨 집안 사람들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장례 비용은 권은석이 부담했다. 원래 사람은 죽으면 고향으로 돌아가 묻히는 게 도리라고 했지만, 어쩐 일인지 권은석은 송지현을 강성시 묘지에 묻었다.장례를 마친 뒤 이담은 권은석, 은호와 함께 묘지를 빠져나왔다.강준은 먼저 차로 다가가 뒷좌석 문을 열었다.권은석이 이담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이담아, 네가 우리 곁에서 자란 게 아니다 보니 우리한테 폐 끼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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