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서 운전기사가 전화를 걸었다.“사장님, 소준우를 면회하러 온 사람이 있습니다.”[누군데?]“젊은 여자 두 명입니다. 그중 한 명은 어디선가 본 사람 같기도 합니다.”방민호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그 말을 듣자 담배를 피우던 손이 잠시 멈췄다.뭔가 생각하던 방민호가 입을 열었다.[낯이 익다면 내가 본 적이 있겠지.]“사장님, 제가 따라붙을까요?”[아니야.]방민호는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끈 뒤 핸드폰을 탁자 위에 던졌다.그리고 롤렉스 시계를 손목에 찼다.그때 송지현이 등을 돌린 채 스타킹을 신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얼마 전 카페에서 너희 자매하고 닮은 여자를 봤어. 그 여자가 네 조카야?”송지현은 침대 머리맡에 놓인 빨간 가죽 가방을 집어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왜? 내 조카한테 관심이라도 생겼어?”“난 그런 취향 없어.”방민호는 셔츠를 걸쳐 입었다.“그런데 그 계집애, 어디선가 본 것 같단 말이지.”송지현이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당연히 봤겠지. 그 아이는 그때 여섯 아이 중 유일한 여자아이였으니까. 그러니까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그 말이 떨어지자, 방민호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면서 표정도 순식간에 굳었다.그때 그 여자아이의 모습을 방민호는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여린 몸에 또래보다 훨씬 어려 보였지만, 유일하게 겁에 질려서 울지 않았던 아이였다.애초에 계획에는 없던 아이였다.그런데 하필 그 아이가 그들의 모습을 봐 버렸다.방민호도 처음부터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성실하게 살아가며, 상류층 사람들의 뒤를 봐주고 온갖 심부름을 도맡던 사람이었다.하지만 그에게는 돈이 필요했다.어머니가 투석을 받을 때마다 엄청난 돈이 들어갔기 때문이다.그때의 방민호에게 자존심이나 명예 따위는 돈보다 중요하지 않았다.고씨 집안의 도움으로 29살의 젊은 나이에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남들이 보기에는 앞날이 창창했고, 승승장구하는 인생이었다.하지만 방민호는 알고 있었다.자신은 그저 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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