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담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소연에게 자신이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화제를 돌렸다.“소연 씨, 요 며칠 지원 씨 연락 온 적 있어요?”소연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그러고는 다시 물었다.“정말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닐까요?”“아무 일도 없어요.”“다만, 지금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예요.”“그럼 정말 강제로 결혼하게 된 거예요?”이담은 고개를 끄덕였다.“두 집안에서 이미 결혼 날짜까지 정했어요.”소연은 지원이 안쓰러웠다.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그 마음을 다 알 수 없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사랑하지 않는 남자에게 시집을 간다는 건 지원에게는 그 자체가 고통일 테니까.“심 선생님.”그때 매장의 판매 직원이 다가와서 웃으며 물었다.“아까 보신 차는 어떠셨어요? 마음에 드세요?”이담은 카드를 내밀었다.“살게요.”판매 직원은 웃으며 두 손으로 카드를 받아 들었다.“네. 그럼 바로 계약을 진행하겠습니다.”차량을 인도받은 뒤 이담은 소연을 집까지 데려다줬다.소연이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초연의 재판 날짜였다.누가 무슨 의도로 보낸 건지는 알 수 없었다.하지만 이담에게는 어쩌면 기회일지도 몰랐다.이대로 초연을 그냥 놓아줄 수는 없었다.이 결과만큼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한편, 호텔 아래 호숫가에 있는 레스토랑 발코니.진혁은 경호원의 핸드폰으로 이담에게 문자를 보낸 뒤, 곧바로 이담의 번호를 삭제했다.핸드폰을 경호원에게 돌려준 뒤, 혼자 발코니에 앉아 정원 한쪽을 붉게 물들인 단풍나무 숲을 바라봤다.“대표님, 정말 여유로워 보이시네요.”“소문대로 암에 걸린 게 사실인가 봅니다.”안나는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진혁의 뒤쪽에서 준영이 남자 두 사람을 데리고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멀찍이 서 있던 진혁의 경호원들이 곧바로 앞으로 나서면서 길을 막았다.준영의 경호원이 나서려고 하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