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이담은 가족들과 함께 식탁에 앉아 저녁을 먹었다.김미영은 계속 이담의 앞접시에 반찬을 올려주면서, 맛있는 음식은 전부 이담에게 챙겨줬다.“아가, 많이 먹어. 그래야 얼른 크지.”이담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네.”권은석은 직접 김미영의 앞접시에 음식을 덜어주며 달랬다.“우리 아가는 벌써 다 컸어.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김미영은 남편의 젓가락을 살짝 밀어내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나 혼자서도 밥 먹을 수 있어. 아가가 여기 있잖아.”“알았어, 알았어.”권은석은 그녀가 원하는 건 뭐든 맞춰줬다.이담은 아이처럼 행복해하는 김미영을 바라보다가 은호에게 물었다.“오빠, 엄마 상태는 어때요? 좀 나아졌어요?”“가끔 정신이 돌아오실 때가 있어. 하지만 금방 다시 지금처럼 되시고.”은호가 잠시 말을 멈췄다.“그래도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서 상태는 꽤 안정적이야.”이담은 눈을 내리깔았다.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저녁 식사를 마치자, 고용인이 이담을 방으로 안내했다.궁전처럼 화려하게 꾸며진 침실이었다.권은석이 딸을 그리워하는 김미영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기 위해 직접 마련한 방이었다.수십 년 동안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관리하는 사람이 꾸준히 드나들며 깨끗하게 유지해왔다.이담은 짐을 정리해놓고 발코니로 나갔다.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저택이 높은 곳에 자리한 덕분에, 산 아래 펼쳐진 도시의 고층 빌딩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그때 핸드폰 화면이 갑자기 밝아졌다.문자 한 통이 와 있었다.이담은 별생각 없이 메시지를 확인했다.낯선 번호로 사진 한 장이 전송되어 있었다.사진 속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이담은 그대로 굳어버렸다.익숙하면서도 어딘가 낯선 얼굴을 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봤다....다음 날.이담은 전날 받은 사진 때문에 제대로 잠들지 못했다.권은석은 이담이 갑자기 낯선 곳에 와서 잘 적응하지 못한 탓이라고만 생각했다.그래서 오늘 밤에는 김미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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