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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별이 되어 빛나리: Kabanata 121 - Kabanata 130

197 Kabanata

제121화

‘이게 뭐지?’송하나는 이 개자식을 4년을 따라다녔지만 결국 상처만 남기고 빈털터리로 떠났다.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돈을 흥청망청 쓰며 송태리를 식사에 초대하면서 그녀의 모든 장애물을 제거해 줄 수 있다는 말인가?“누가 이강우 씨의 카드가 필요하대요?”차설아는 손을 들어 카드를 바닥에 내던졌다.카드는 공중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초라하게 떨어졌다.“이 대표님은 정말 기세도, 수완도 대단하네요.”그녀는 이강우를 똑바로 바라보며 불만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돈으로 이강우 씨의 애인을 위해 분풀이하겠다는 거죠? 이 돈 참 더러워요!”예상치 못한 그녀의 끈질김에 이강우의 얼굴이 굳어졌다.“원하는 게 뭐죠?”“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요!”차설아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한 시간 반을 기다렸어요. 오늘 이 식사는 꼭 먹어야겠어요!”말을 마치고 난 그녀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레스토랑 안으로 뛰어들 기세였다.그녀는 이곳에 남아 이 개 같은 두 남녀를 불쾌하게 만들고 싶었다.“경호원.”더는 그녀와 말 섞을 생각 없었던 이강우는 차갑게 두 글자를 내뱉었다.검은 양복을 입은 두 명의 경호원이 즉시 앞으로 나와 차설아의 팔을 양쪽에서 붙잡았다.“놔!”차설아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지만 경호원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눈앞에서 이강우가 송태리의 허리를 다정하게 감싸 안고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마음속에서 형언할 수 없는 비통함이 밀려왔다.이 비통함은 더더욱 송하나를 향한 것이었다.‘왜? 왜 하나는 그렇게 가슴을 찢는 고통과 끝없는 상처를 견뎌야만 했던 거지? 어째서 뻔뻔한 내연녀 송태리는 이강우의 무한한 편애와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거야?’“너무해! 너무 하다고!”차설아는 분노에 눈앞이 캄캄해지고 가슴이 격렬하게 오르내렸다.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이강우와 송태리의 눈에 거슬릴 만큼 다정한 뒷모습을 향해 미친 듯이 촬영 버튼을 눌렀다.그녀는 재빨리 송하나와의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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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그녀는 문 앞에 다가갔지만 바로 열지는 않고 차가운 도어 스코프에 눈을 가까이 댔다.희미한 복도 조명 아래, 크고 곧은 실루엣이 시야를 거의 가득 채웠다.익숙한, 그리고 묘한 압박감을 주는 그 윤곽을 보는 순간 그녀는 단번에 누군지 알아보았다.‘이강우!’송하나의는 눈살을 찌푸렸다.‘여기엔 왜 왔지?’방해받은 본능적 불쾌감과 거부감이 순식간에 솟아올랐다.그녀는 반사적으로 한 발 뒤로 물러서며 집 안에 아무도 없는 척했다.그러나 문밖의 이강우는 마치 그녀가 안에 있는 걸 확신하고 있는 듯했다.잠시의 정적 뒤, 노크 소리가 다시 울렸다.송하나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이웃들을 깨울까 걱정된 그녀는 한숨을 고르게 들이마신 뒤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강 대표님, 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시죠?”목소리는 차갑고 멀게 느껴졌다.이강우의 시선은 가장 먼저 그녀의 손목에 꽂혔다.헐렁한 잠옷 소매 사이로 하얀 붕대가 얼핏 보였다.그의 짙은 눈썹이 미세하게 흔들렸다.어떤 인사도, 늦은 시간 찾아온 이유에 대한 설명도 없이 그는 곧바로 양복 안쪽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건넸다.“이거 흉터 제거에 좋아. 발라 봐.”송하나는 잠시 멈칫했다.상자에 찍힌 낯선 문자를 내려다보던 그녀는 망설임 없이 손을 뻗어 그것을 받아들었다.“감사합니다. 이 대표님.”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담담했다. 고마움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평평한 어조였다.“더 볼 일 없으면 전 쉬어야겠어요.”고맙다는 말과 함께 문을 닫으려 했다.하지만 문이 거의 닫히기 직전, 뼈마디가 분명한 손이 뻗어 나와 문을 짚으며 막아섰다.송하나가 문을 힘껏 닫았기 때문에 문짝이 그의 손등을 세게 찍었다.그러나 그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고 아픈 기색이 전혀 없었다.“아직 할 말이 남았어.”송하나의 눈에는 경계심이 선명하게 떠올랐다.“무슨 일이죠?”이강우는 그녀의 냉담한 눈빛을 바라보며 설명할 수 없는 초조함을 느꼈다.그러나 그녀의 감정은 무시한 채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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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이강우의 눈빛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무슨 뜻이야?”“말 그대로예요.”송하나는 눈도 피하지 않고 냉정하게 맞받아쳤다.입가에 서늘한 미소까지 떠올렸다.“저한테든, 제 친구한테든, 다시는 함부로 시비 걸지 말라고요. 그 여자의 저열한 수작을 아무도 모를 거로 생각하지 마세요. 다음번엔 이렇게 말로 끝나지 않을 거예요.”말을 마치자마자 송하나는 더는 그를 보지도 않고 문을 닫아버렸다.쾅!두꺼운 방범 문이 단호하게 닫히며 문밖의 모든 소리와 이강우의 잿빛으로 굳은 얼굴까지 모두 차단해버렸다.다음 날 아침, 이원 그룹 대표 사무실.이강우는 외투를 벗어 걸며 어제 못다 씻어낸 피로와 짜증이 묻은 얼굴로 책상 앞에 섰다.그때 비서가 서류와 손바닥만 한 작은 택배 상자를 들고 조심스레 들어왔다.“이 대표님, 좋은 아침입니다.”비서는 서류를 내려놓고 말했다.“이건 서명이 필요한 급한 서류들이에요. 그리고...”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익명으로 온 상자를 서류 옆에 조심스레 놓았다.“아침 일찍 퀵으로 온 거예요. 이 대표님께 직접 전달하라고 했다네요.”이강우는 신경 쓰지 않은 채 서류부터 넘겼다.비서는 분위기를 살피고 사무실에서 나갔다.이강우는 급한 문서를 모두 처리한 후 그제야 시야 한편에 놓인 작은 상자가 눈에 들어왔다.‘누가 아침부터 이런 걸 보냈지?’그는 짜증 섞인 인상을 지으며 테이프를 뜯었다.상자 안에는 다른 물건 없이 어젯밤 그가 송하나에게 건넸던 흉터 연고 하나만 달랑 들어있었다.포장도 그대로였다.손도 대지 않은 채 그대로 되돌아온 것이다.이강우의 손이 경련하듯 상자와 약을 바닥으로 쓸어냈다.순식간에 피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오르며 말로 표현하기 힘든 분노가 전신을 뒤흔들었다.그는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눈빛이 음침하게 변했다.그녀는 그의 호의를 거절했을 뿐 아니라 일부러 이런 방식으로 완전히 관계를 잘라내려 했다.마치 이 관계를 1초라도 더 유지하고 있으면 더럽혀지는 것처럼 말이다.‘송하나! 좋아. 아주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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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윤태오는 그의 압박감 가득한 기세를 느끼며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이전에 회사 분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송을 취하할 수밖에 없었어요. 지금은 상대측이 이미 합의 의사를 밝혔으니...”그는 조심스럽게 덧붙였다.“대표님, 이 시점에서 다시 자료를 정리해서 법원에 상소를 제기하고 이혼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하시는 게 어떨까요?”‘이혼’이라는 두 글자가 차가운 바늘처럼 순식간에 그의 신경을 긁었다.‘이혼 절차를 진행하자고? 송하나가 다른 남자에게 가도록 조건을 만든다는 것이잖아?’어젯밤의 냉랭한 눈빛과 문을 닫아버리던 단호한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알 수 없는 불안감과 거부감이 가슴을 먹먹하게 죄었다.이는 복잡한 비즈니스 문제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다.그는 갑자기 넓은 가죽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찌푸린 미간을 힘껏 문지르며, 가슴을 뚫고 나올 듯한 답답함을 억누르려 했다.잠시의 정적이 흐른 후, 이강우는 깊게 숨을 내쉬고 눈을 감았다.“잠시 보류해요.”입가에 짜증이 배이며 자기도 모르게 도망가고 싶었다.“알겠습니다.”윤태오는 더 묻지 않고 고개를 살짝 끄덕인 후 서류를 챙겨 들고 밖으로 나가며 문을 닫았다.텅 빈 사무실에는 이강우와 바닥에 나뒹구는, 유난히 눈에 거슬리는 연고만 남겨졌다.이강우는 넥타이를 느슨하게 잡아당겼다.처음에는 이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현진 바이오테크.송하나가 사무실에 들어서자 임효민이 벌떡 일어나 인사했다.“하나 언니, 안녕하세요!”“네.”단 한 음절이 얼음장처럼 차갑게 들려왔다.임효민의 웃음이 사라지며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자기도 모르게 옷자락을 꽉 잡았다.분명 송하나가 두 사람 사이가 틀어진 척해야 한다고 했다.하지만...하나 언니의 눈빛이 진짜로 미움을 받는 느낌이 들 정도로 너무 리얼했다.“하나 언니...”임효민은 준비해 둔 파일을 내밀었다.“어제 얘기하신 데이터예요. 정리 다 마쳤어요.”송하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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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그녀는 손목의 통증을 억누르고, 발걸음을 재촉해 대표 사무실로 향했다.문을 열고 들어서자, 서유준이 조사 보고서를 보며 찌푸린 채 앉아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그녀가 들어오는 것을 본 그는 손에 든 펜을 내려놓고 시선을 그녀에게 돌리며 미묘하게 걱정 어린 어조로 말했다.“아까 꽤 소란스럽던데 무슨 일이야?”“아무 일 아니에요. 임효민이 데이터를 너무 엉망으로 해서 화가 좀 났어요.”서유준은 소파 옆으로 가서 송하나에게 앉으라고 눈짓했다.송하나는 소파에 앉아 등을 곧게 펴고 두 손을 무릎 위에 겹쳐 올렸다.“선배 말이 맞았어요. 임효민이 확실히 믿음이 가지 않네요.”서유준은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그렇다면 능력이 직무에 맞지 않는다는 말인데 더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겠어. 지금 바로 인사팀에 연락해서 새로 채용하라고 할게.”그는 책상 위 내선 전화를 집으려 손을 뻗었다.“잠깐만요!”송하나는 거의 무심결에 말이 튀어나왔다.그녀는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지금은 안 돼요. 선배. 한 번만 더 기회를 주고 서로 맞춰볼게요. 제 요구가 너무 컸던 걸지도 모르고요.”서유준의 손길이 잠시 멈췄다.그는 송하나를 바라보며 조금 의아해했다.‘왜 믿을 수 없는 신입에게 다시 기회를 주려 하는 거지?’그의 의심이 짙어져 갈 때 송하나는 방금 자기도 모르게 마주 잡은 손을 움직였다.왼쪽 소매가 살짝 말려 올라가며 안쪽의 붕대와 그 위에 번진 선명한 빨간 자국이 드러났다.서유준의 동공이 순간 수축했다.아까 그녀 얼굴이 평소보다 창백하다고 느꼈는데 지금 그 핏자국을 보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송하나, 손이 왜 그래?”이제 임효민 문제는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그는 몸을 앞으로 숙이고 송하나가 가리려 한 손목을 뚫어지게 바라봤다.송하나는 본능적으로 왼손을 몸 뒤로 숨겼다.“괜찮아요. 별일 아니에요. 아침에 집에서 과일 깎다가 살짝 베였어요.”“과일 깎다가 손목이 다칠 수 있어?”서유준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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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그 장면의 조화로움에 심장이 묘하게 긴장되고 알 수 없는 질투가 살며시 피어올랐다.이강우는 그녀의 명목상 남편이었다.비록 관계가 소원해도 법적 구속력이 있다.서유준은 그녀의 선배이자 상사이니 매일 함께하는 친한 존재다.하지만 심성빈은...그저 업무상 만날 수 있는 외부인에 불과했다.심지어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친구조차 아니었다.심성빈은 그 감정을 급히 억눌렀다.서유준과 송하나는 문 쪽을 바라보는 순간, 이미 얼굴에 적절한 미소를 띠었다.그는 먼저 손을 내밀었다.“서 대표님, 실례했네요.”서유준과 악수를 하고 송하나에게도 정중히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심 대표님.”심성빈의 시선이 무심하게 그녀의 손목을 스쳤지만 그 눈빛으로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송하나 씨, 손을... 다치신 건가요?”송하나는 반사적으로 소매로 손목을 가리며 평온하게 답했다.“조금 다쳤을 뿐 괜찮아요. 신경 써주셔서 고마워요.”심성빈은 더는 묻지 않고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서유준의 앞으로 밀었다.“서 대표님, 이렇게 찾아온 건 중요한 일 때문이에요. 방금 받은 최신 매출 데이터인데, 저희가 공동 개발한 약의 판매량이 급격히 줄었고, 상황이 좋지 않아요.”서유준과 송하나는 동시에 놀랐다.서유준은 서류를 집어 들고 빠르게 훑어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이 약은 이전까지 안정적인 판매량을 유지했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급감한 거죠?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 건가요? 유통인가요? 아니면...”송하나 역시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었다.이 약은 현진 바이오테크가 정성껏 연구 개발한 것으로, 효과가 좋고 입소문도 좋았다.갑자기 이런 일이 생길 이유가 없었다.심성빈은 비서가 가져온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저도 아래 직원들에게 원인을 조사하라고 했지만 아직 단서는 없어요. 그래서 일부러 서 대표님과 송하나 씨와 함께 논의하려고 온 거예요. 약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지, 아니면 시장에 변수가 생긴 건지 확인하려고요.”서유준은 미간을 찌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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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송하나는 잠시 망설이다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아니에요. 심 대표님, 저 혼자 가도 돼요.”하지만 심성빈은 매우 고집스러웠다.“심하 그룹과 현진 바이오테크는 협력 관계예요. 이 약의 판매량은 심하 그룹의 이익에도 영향을 미쳐요. 제가 함께 가면 한 사람이라도 더 신경 쓸 수 있고, 더 빨리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송하나는 잠시 생각하더니 그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판단했다.시간을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심성빈의 차에 올라탔다.강현시 병원에 도착한 송하나와 심성빈은 곧장 입원 병동으로 향했다.당시 진료를 담당했던 의사에게 문의해보니 첫 번째 약을 사용했던 환자들은 이미 진작에 퇴원했다고 했다.환자들의 구체적인 주소를 묻자 의사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환자들의 개인 정보는 비밀이라 정말 죄송하지만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송하나가 난감해하고 있을 때 심성빈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그는 몇 마디 말로 환자 몇 명의 주소를 알아냈다.“친구가 병원 기록실에 있어서 좀 부탁했어요.”그는 태연하게 설명했다.“갑시다. 먼저 정씨 성을 가진 이 환자분부터 보러 가죠. 주소가 제일 가까워요.”차는 시내를 벗어나 교외의 마을로 향했다.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길은 더욱 험해졌다.오랫동안 손질되지 않은 도로는 울퉁불퉁하고, 가끔 비가 내려 남은 물이 작은 웅덩이를 이루기도 했다.심성빈은 마을 입구에 차를 세우고 송하나와 함께 걸었다.송하나는 작은 웅덩이를 막 건너려다 미끄러질 뻔했다.심성빈이 재빨리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조심해요. 여기 길이 좋지 않아요.”그의 손바닥은 따뜻했고 동작은 부드러웠다.송하나는 중심을 잡고 나서 급히 팔을 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고마워요.”좁은 골목 몇 개를 지나자 양쪽에 얼룩덜룩한 벽을 한 집들이 보였다.빨랫줄에는 알록달록한 옷들이 걸려 있었다.송하나는 길가에 있던 한 아줌마에게 물었다.“아주머니, 혹시 신현숙 씨 아세요? 남편분이 얼마 전에 강현시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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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병 치료 때문에 평생 모은 돈을 다 써버렸어요. 지금은 닥치는 대로 일하고 고철 줍는 것으로 겨우 생활비를 벌어요. 이렇게 초라한 모습 보여 드려 부끄럽네요.”“신현숙 씨,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다시 좋아질 거예요.”송하나는 물컵을 받아들었다.“아저씨는 왜 안 보이세요? 지금 몸은 어떠세요?”“훨씬 좋아졌어요. 여러분이 개발한 약 덕분에 이제는 땅을 딛고 걸을 수 있게 됐어요!”신현숙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며 눈가의 주름까지 펴졌다.“아까 마늘 사러 나갔는데 곧 돌아올 거예요.”송하나는 신현숙과 몇 마디 더 이야기를 나눴다.신현숙은 옆에서 조용히 서 있는 심성빈을 발견했다.“송 교수님, 이분은 남자친구세요? 정말 잘생기셨네요.”심성빈은 물을 한 모금 마시다가 그 말을 듣고 갑자기 콜록거렸다.“콜록콜록.”낡은 집안에서 기침 소리가 유난히 또렷하게 울렸다.송하나는 조금 당황하며 서둘러 설명했다.“아니에요. 아줌마, 이분은 우리 회사 파트너이신 심 대표님이세요. 상황 파악을 위해 같이 오셨어요.”그녀는 잠시 뜸을 들이다 적절한 단어를 찾았다.“음... 친구예요.”신현숙은 깨닫고는 웃으며 머리를 툭 쳤다.“이런, 제가 괜한 말을 했네요. 심 대표님, 죄송해요. 제가 입이 좀 가벼워요.”심성빈은 옅은 미소를 띠며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그는 오히려 그 말이 사실이 되기를 바랐다.그녀의 남자친구가 될 수 있다면...바로 그때, 문밖에서 느리고 무거운 발소리가 들리더니 흰 머리카락에 마른 체형의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문을 열고 들어왔다.그의 얼굴에는 병색이 엿보였지만 컨디션은 송하나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아 보였다.“돌아왔어요?”신현숙은 서둘러 부축하러 나섰다.“누가 왔는지 봐요. 송 교수님이 특별히 저희를 보러 오셨어요!”어르신은 송하나를 보고 눈빛을 반짝였다.“송 교수님? 아이고, 이렇게 수고를 끼쳐드리다니 정말 고맙네요.”“아저씨, 안녕하세요. 어서 앉으세요.”송하나와 심성빈은 모두 일어섰다.어르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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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판매량 급감의 원인을 찾았다.“아저씨, 이 약을 언제부터 드셨어요? 혹시 부작용은 없었나요?”송하나가 계속 물었다.“일주일 됐어요.”정인철이 대답을 이어갔다.“이전 약보다 효과가 느린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쓸 만해서 돈이라도 아끼려고요. 특별한 부작용은 못 느꼈어요.”“아줌마, 남은 약 한 알만 제게 주실 수 있나요?”송하나는 부드럽게 말했다.“회사에 가져가서 성분을 검사해보고 기준에 적합한지 확인해봐야 할 것 같아요. 혹시 몸에 해로울까 봐요.”“그럼요!”신현숙은 흔쾌히 승낙했다.“안에 몇 알 안 남았어요. 다 가져가세요. 교수님은 전문가이니 좀 봐주세요. 만약 안 좋으면 바로 끊을게요.”송하나는 약상자를 가방에 넣고는 지갑에서 지폐 몇 장을 꺼냈다.“아줌마, 이 약값 받으세요. 저희가 산 거로 할게요.”“아이고, 그러면 안 되죠!”신현숙은 서둘러 그녀의 손을 막으며 돈을 다시 밀어냈다.“애초에 교수님의 약이 아니었으면 이이 목숨도 못 건졌을 거예요. 이런 작은 일로 뭘 돈을 받아요. 약 검사해주는 것도 감사한데.”송하나는 할 수 없이 돈을 다시 집어넣었다.그때, 신현숙이 고개를 들어 벽에 걸린 낡은 벽시계를 보았다.“식사할 시간이 다 됐어요. 송 교수님, 심 대표님, 여기서 식사하고 가세요. 제가 금방 밥할게요.”“아니요. 아줌마. 저희는 급히 돌아가서 해야 할 일이 있어요.”송하나는 일어서서 작별 인사를 했다.“아저씨께 이 약은 이제 드시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내일 저희가 약 몇 박스 보내드릴게요.”“아니, 어떻게....”신현숙은 다시 거절하려 했지만 송하나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사양하지 마세요. 우선 아저씨 몸부터 건강히 회복하시는 게 중요해요.”송하나는 손을 흔들었다.“먼저 가봐야겠어요. 다음에 다시 찾아뵐게요.”신현숙은 그들을 문밖까지 배웅했다.차에 올라탄 심성빈은 송하나가 가방에서 꺼낸 약상자를 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무래도 이 바이오 회사의 실체를 빨리 파악해야 할 것 같아요.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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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실험실.몇 시간 동안 긴급 검사를 진행한 끝에 최종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송하나는 결과지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모방 약에 유해 성분이 포함되어 있었다.이 성분은 단기적으로 증상을 억제할 수 있지만 장기 복용 시 중추 신경을 훼손하고, 심각한 경우 인지 장애를 유발하거나 치매를 일으킬 수도 있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이것은 모방 약이 아니라 약효를 가장한 만성 독극물이었다.그녀는 보고서를 들고 서유준의 사무실로 뛰어갔다.보고서를 받아든 서유준은 미간을 찌푸렸다.“이놈들이 정말 미쳤군! 이건 단순히 이익을 위한 모방이 아니라 명백한 살인이야!”그는 차 키를 잡고 밖으로 나섰다.“가자, 심하 그룹으로. 그쪽에서 뭘 알아냈는지 보자.”그들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심성빈과 마주쳤다.“심 대표님.”서유준은 먼저 악수를 하며 직설적으로 물었다.“지금 심 대표님을 찾아가던 참이었어요. 조사 결과가 나왔어요?”심성빈의 얼굴은 심각했다.“상황이 좋지 않아요. 안으로 들어가서 자세히 이야기하죠.”세 사람은 재빨리 회의실로 들어갔다.심성빈은 별다른 인사 없이 바로 조사 상황을 펼쳐놓았다.“약상자 정보로 추적해 본 결과 제조사 정보도 모두 위조였습니다. 등록 주소는 교외의 철거 지역인데 존재하지 않더군요. 이건 명백한 유령 회사이며 배후에는 누군가가 조종하고 있을 겁니다.”송하나는 분석 보고서를 건넸다.“더 큰 문제는 이거예요. 장기 복용 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거예요.”심성빈은 보고서를 보고 얼굴이 더욱 일그러졌다.세 사람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다.서유준이 먼저 해결책을 제시했다.“당면한 과제는 손실을 줄이는 거예요. 저는 당장 공개적인 경고를 발표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언론과 협력하여 이 가짜 약의 위험성을 폭로하여 모든 환자가 즉시 복용을 중단하도록 경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더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게 해서는 안 돼요.”“그 방법은 위험 부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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