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얼른 사인해! 강우 돈 쓸 땐 절대 주저하지 마. 네가 안 써도 어차피 다른 사람한테 쓸 거잖아!”송하나는 할머니의 말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송태리와 김지영의 속 터지는 꼴을 보고 있자니 내내 마음속을 맴돌았던 머뭇거림도 순식간에 사라졌다.그들은 늘 송하나를 괴롭히길 좋아했는데 이번에 드디어 송하나가 반격할 차례였다!그녀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계약서에 서명했다.“축하드립니다, 송하나 씨! 오늘부로 하나 씨는 저희의 귀한 로열층 소유주가 되십니다!”분양 상담사는 적절한 타이밍에 축하를 건넸다.한편 이강우는 결제된 카드를 받아 안주머니에 넣었다.“할머니, 이제 가도 돼요?”홍경자는 마침내 흐뭇한 미소가 번지고 파리 쫓아내듯이 손을 휘저었다.“그래, 가봐. 난 저 가족들 꼴 보기 싫으니까 앞으로 이런 불량한 인간들 데리고 내 앞에서 얼쩡거리지 마. 보기만 해도 짜증 나니까!”이강우는 표정이 굳어버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송태리를 힘껏 끌어안고, 안색이 잔뜩 일그러진 그녀의 부모님까지 모시고서 빠르게 모델하우스를 빠져나갔다.송하나는 묵직한 계약서를 손에 들고, 초라하게 떠나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송태리와 김지영이 분노에 차서 어찌할 바를 모르던 모습을 다시 떠올리니 마음속에 오랫동안 쌓여 있던 답답함이 마침내 시원하게 해소됐다.홍경자는 그녀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어때, 속이 좀 풀려?”송하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속이 따뜻하면서도 후련해졌다.할머니가 지켜주니 이렇게 좋은걸.이강우는 송태리와 일행을 데리고 모델하우스 정문을 막 나서는데 휴대폰이 다급하게 울렸다.그는 전화를 받자마자 상대방의 보고를 듣고는 얼굴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고, 주변 공기마저 싸늘해졌다.이원 그룹이 개발 중인 상업 프로젝트에서 심각한 안전사고가 발생했으며 인명 피해 가능성도 있었다.“알았어. 바로 갈게.”그는 전화를 끊고,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송태리도 수상한 낌새를 알아채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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