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생전 처음으로 얼굴을 들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꼈다.강현시 병원. 송하나가 신현숙을 찾았을 때, 그녀는 남편을 부축해 벤치에 앉아 쉬고 있었다.“아줌마!”송하나는 재빨리 걸어갔다.“아저씨, 기분은 어떠세요? 검진 결과 나왔어요?”“방금 검사를 마쳤는데 결과는 아직 안 나왔어요.”신현숙은 잠시 망설이다 불안한 듯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다.“송 교수님, 그때 가져가신 약은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별문제 없는 거죠?”송하나의 눈빛이 미묘하게 응축되었다.그녀는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를 띤 채 고개를 들었다.“실험실 기기에 문제가 조금 생겨서 결과가 며칠 늦어질 것 같아요.”그녀는 어르신들이 충격을 받을까 봐 위험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사실을 신현숙에게 알리지 않았다.“안전을 위해서 당분간 그 약은 드시지 마세요.”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건넸다.“이건 우리 회사 약인데 아저씨께서 한 달 정도 드실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 이걸로 드세요.”“아이고, 송 교수님, 이걸... 이걸 어떻게 받아요. 일부러 여기까지 와주시고...”신현숙은 약을 받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그녀는 즉시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려 했다.“이 약 얼마예요? 저...”송하나는 재빨리 그녀의 손을 눌렀다.“아줌마, 정말 괜찮아요. 우리 회사가 심하 그룹과 함께 재단을 설립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분들을 지원할 예정인데 이 약은 제가 미리 신청해 둔 지원 물량이에요. 돈은 안 주셔도 돼요.”송하나의 손을 꽉 잡은 신현숙은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송 교수님, 정말 감사해요. 교수님 덕분에 살았어요. 정말 우리 집의 은인이세요...”“아줌마,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아저씨께서 회복하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기뻐요.”송하나는 그녀의 손을 토닥이고는 약 복용 주의사항을 꼼꼼히 일러주었다.그리고는 몸을 돌려 떠났다.이때 이강우는 비서로부터 전화를 받았다.회사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 바로 돌아가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그는 발걸음을 서두르려던 중 우연히 익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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