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송하나가 회사에 나왔을 때 임효민은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었고, 이마에 빨갛게 부은 자국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이마가 왜 그래요?”송하나는 가까이 다가가며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이에 임효민이 시선을 피하더니 무심코 앞머리로 이마를 가렸다.“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언니. 어젯밤에 일어나다가 실수로 문틀에 부딪혔어요.”송하나는 서랍에서 연고를 하나 꺼냈다.“이거 붓기 가라앉히는 데 효과 좋으니까 꼭 발라요.”연고를 건네받는 임효민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고마워요, 하나 언니...”이때 서유준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심하 그룹과의 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된 걸 축하하는 의미로 금요일 밤에 회식 한번 합시다. 모두들 제시간에 참석해 주세요.”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무실 안은 즉시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서유준의 시선은 송하나의 얼굴에 머물렀다.“하나야, 이번 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된 건 네 공이 가장 커.”송하나가 가볍게 웃었다.“다 같이 노력한 결과죠.”시간이 흘러 어느새 금요일이 되었다.퇴근까지 한 시간이 남았을 무렵, 임효민의 휴대폰이 갑자기 진동했다.열어 보니 송태리한테서 온 문자였다.[이제 마지막 날이야. 결정했어?]임효민은 화면을 노려보았다.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떨리는 손으로 한 글자를 입력했다.[네.]그녀에게는 엄마 말고 다른 가족이 없다.엄마가 충격받는 걸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문자를 전송한 순간, 온몸에 기운이 쫙 빠져버렸다.임효민은 심호흡하고 송하나 앞으로 다가갔다.그녀는 책상 위의 빈 컵을 들더니 의도적인 경쾌한 목소리로 말했다.“하나 언니, 제가 커피 한 잔 더 타드릴게요.”“땡큐.”송하나는 한창 데이터를 확인하느라 그녀의 달라진 표정을 눈치채지 못했다.한편 탕비실에 간 임효민은 손이 너무 떨려 커피잔을 제대로 잡기도 어려웠다.그녀는 겨우 흰색 가루 봉지를 뜯어서 컵에 쏟으려다가 대뜸 동작을 멈췄다.머릿속에 문득 송하나가 자신을 얼마나 잘 챙겨줬던지 일련의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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